266.
“신, 나와라.”
테이커의 말에 2만여 명의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입장로를 돌아보았다.
리벤지의 애프터 쇼.
한 달간의 결산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퍼뷰가 끝난 뒤 나온 결과를 보여주고 다음 대립으로 넘어가는 단계.
거기에서 가장 먼저 링에 오른 테이커가 자신이 리벤지에서 멋진 경기 끝에 제압한 신을 불러낸 것이었다.
‘나와라.’
딱히 그 외에 다른 말은 없었다.
테이커가 무슨 감정일지.
신이 어떻게 대답할지.
팬들은 물론, 두 사람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붙었으니 다시 팀이 되어 리그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게 멋진 전개였다.
더욱이 레이&랜스 태그가 지난 경기 이후로 완전히 박살 나기도 했고.
그런 모든 요소가 합쳐지고, 팬들의 염원을 받은 신이 링에 올라왔다.
[Uh-Oh-Oh-Oh-Oh-Oh-!]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려는 듯 그 테마를 힘차게 따라서 부르는 팬들.
하지만 링 위에 오른 신은 호락호락 팬들이 원하는 바를 이뤄주지 않았다.
“목은 좀 어때? 테이커.”
“죽는 줄 알았다.”
“안티 크라이스트라고 해. 그거. 당신 같은 이들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내가 직접 개발해낸 기술이지.”
“아이러니하군.”
“그러게 말이야.”
두 사람이 씨익 웃었다.
테이커의 기믹은 어디까지나 데드맨.
하지만 신은 그를 반대로 여겼다.
수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언제나 정상에 우뚝 서있는 그의 모습은 프로레슬링이란 종교의 선지자와도 같다.
그렇기에 그를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힘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어, 신의 곁으로 다가온 테이커가 망설임 없이 그 머리에 손을 얹었다.
지난 경기 때와 같은 행동을 본 팬들이 순간적으로 놀라 숨을 삼켰다.
그때 신은 분명히 테이커의 안면을 향해 펀치를 날림으로써 화답했다.
테이커 역시 그것을 알고서 한 행동이었다.
그렇기에 단순한 행동이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기류가 흘렀다.
아주 미묘한.
긴장감이.
이어, 후, 하고 한숨을 내뱉은 신이 머리 위에 얹어져 있는 테이커의 손을 낚아채서 자신의 앞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악수를 했다.
[Yeeeeeeeeeeeeeeeeaaahhhh!!]
그제야 안심한 팬들이 두 사람을 향해 엄청난 환호를 보내주었다.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신, 테이커 역시 거기에 화답하며 두 사람은 리벤지에서의 앙금을 풀어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참 걸작이었다.
신이 마이크를 잡았다.
“우리가 전반전을 죽 쒀서 그런지, 아직 리그에는 신-테이커가 제압하지 못한 멍청한 놈들이 많이 있거든?”
[Waaaaaaaaaaaaaaaggggghhhh!!]
“슈퍼 태그 리그! 확실히 전반전은 우리가 좀 죽을 쒔지!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어! 우리는 반드시! 하반기 리그에서 우승하고 8월의 섬머 수플렉스에서 타이틀을 가져오고 말겠어!!”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팬들이 엄청난 환호로 응답했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졌다.
두 사람은 더 이상 태그 리그 전반기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 아니었다.
‘The Penom’과 ‘The Breaker’.
최강 태그가 완성되었다.
* * *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
태그 팀이 재결성되고 며칠 뒤.
총괄 프로듀서인 케인 맥센과의 미팅 자리에서 테이커는 팬들의 현재 심리에 대해 그런 식으로 설명했다.
최강 태그.
온갖 드라마를 써내려간 끝에 신과 테이커라는 조합은 당초 팬들이 원했던 완벽한 팀으로 완성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져선 안 돼.”
팬들이 그걸 원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일반적인 스포츠에서는 아무리 강팀이라도 불의의 일격을 맞아 연승이 깨지는 게 빈번한 일이다.
하지만 프로레슬링은 달랐다.
선수들 사이의 드라마가 명확하고 개연성이 있다면, 팬들은 압도적인 연승을 기록하더라도 즐겁게 받아들였다.
럼블 매치에서 1번으로 출전한 선수가 온갖 고난 끝에 결국 우승을 차지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케인도 그에 동의했다.
“물론, 신-테이커 팀은 앞으로 갖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예정입니다.”
그게 맞다.
리그의 후반전.
신-테이커가 연승을 기록하면서 끝내 태그 팀 타이틀까지 따내는 각본은 분명히 큰 호응을 얻을 터였다.
“그나저나, 이번에 분열한 레이&랜스 대신에 투입될 팀을 하나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인데요.”
“그리고 하나 더.”
“음?”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려던 케인은 테이커가 다시 원래 화제를 붙잡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모든 경기에서 나보다 신을 더 활약하게 만들고자 하는데.”
“어느 정도로요?”
“열 경기 중 여덟 경기 정도는 녀석이 피니시를 하게 만들 생각이다.”
“핫 태그는요?”
“하지 않아.”
테이커가 단언했다.
“우리는 앞으로 모든 경기에서 상대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당하지 않고 압도적인 실력 차를 보여줄 거다.”
“……그렇게 되면 이전까지의 태그 리그에서 쌓은 상대 선수들의 위상이 아무런 의미가 없겠는데요.”
“아니지.”
테이커가 고개를 내저었다.
“이걸 위해 쌓아온 거다.”
“신에게 몰아주려고?”
“그래, 녀석이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되었지.”
“거기에 더블 타이틀 홀더, 내년에는 레슬 임페리움에서 재대결…….”
흥미로운 듯 이야기하는 케인.
분명히 월드 타이틀은 ‘따위’로 보일 정도로 밀어주겠다고 결론을 냈지만.
정말로 초대형 푸시였다.
“확인 차 묻는 건데, 신이 이 푸시를 소화해낼 수 있을까요?”
과연 역반응은 나오지 않을 것인가.
케인도 레슬 임페리움에서 신을 상대해본 만큼 그의 능력에 대한 의심은 안 했지만, 그럼에도 테이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다.
그런 케인의 물음에 테이커는 아무란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물론이지.”
“역시, 그렇죠. 그 자식.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 완전체니까.”
팬들도 그것을 알았다.
경기력, 세그먼트, 기믹, 심지어는 보는 맛까지.
신은 무엇 하나 부족한 점 없이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렇기에 그 어떤 푸시를 해도 신은 분명히 체하지 않고 받아먹을 터였다.
테이커도 동의했다.
“그래, 경기를 같이 뛰어보니 알겠더군. 현재는 브롤러 스타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올라운더가 더 맞아.”
테이커는 신이 백스테이지에서 선수들에게 했던 조언을 잠시 떠올렸다.
그 정도로 세심한 조언은 분명 엄청난 경험을 쌓아야 가능한 것이었다.
이제 20대 중반인 녀석이 대체 어디서 그 정도의 경험치를 쌓은 것일까 생각하면 문득 의문이 들 때도 있었지만.
팬들이 그렇듯, 선수들 역시도 실력만 좋다면 문제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요새 화려한 무브를 섞어 쓰기 시작한 게 반응이 좋은가 봐요. 기술 구사력이 너무 완벽하니까.”
“러셀인가? 그 친구의 영향을 받아서라는 설정인데. 그런 걸 보자면 디테일도 정말 죽여주는 놈이야.”
“그러게요. 그런 설정을 일일이 생각하면서 선수 생활을 하는 선수는 베테랑 중에서도 드문데 말이죠.”
“그래서, 허락했던 거다.”
“……그 기술을요?”
케인이 눈썹을 찡그렸다.
‘안티 크라이스트’.
그 파급력은 생각보다 컸다.
회사에서 봉인한 수직낙하기.
자칫하면 상대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극한의 난이도를 가진 무브.
일단 허락하긴 했지만, 나중에 아버지가 전화로 쌍욕을 해대는 탓에 수습하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반응은 좋았지만.’
그래도 역시.
너무나도 위험한 무브였던 만큼 아주 약간 마음을 졸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테이커는 기술을 맞을 때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는 모양이다.
“나는 낙법만 제대로 친다면 아무리 맞아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래요? 왜요?”
“의지가 느껴졌으니까.”
테이커가 씨익 웃었다.
“잘 들어라. 케인. 상대를 죽일 수도 있는 무브를 시전하는 건 시전자에게 있어도 심적인 부담이 큰 거다.”
하지만 신은 그걸 감수했다.
정확히는, 망설이지 않고 테이커로부터 반응을 빼앗아오기 위한 무기로써 그것을 활용했다.
그렇기에 믿었다.
만약 실수를 한다면 자기 자신도 선수 생명이 끝나는 상황에서, 놈이 절대 아무런 근거 없이 그런 제안을 해올 리가 없다고.
그처럼 기술은 완벽했다.
머리에 팔을 둘러 수직으로 꽂히는 상태에서 비틀어지지 않도록 막고.
거기에 자기 팔뚝이 먼저 땅에 닿게 함으로써 신은 테이커의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시켜주었다.
덕분에 그대로 쓰러지면서 어깨로 낙법을 쳤다. 충격 자체는 상당했지만 가장 위험한 목은 확실히 보호되었다.
“그때 느꼈지.”
몇 번을 맞아줘도 괜찮겠다.
그렇게 이야기한 테이커는 쩔어줬던 관객들의 반응을 생각하며 웃었다.
그리고 잠시.
“…….”
지금 상황 자체에 순간적으로 이질감을 느낀 케인이 눈을 끔뻑거렸다.
‘그러고 보니.’
테이커가 이렇게 선수 하나를 콕 지정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던가?
그것도 이렇게 지속적으로.
같이 일을 해도 그는 무뚝뚝하게 상대의 제안을 듣고 승낙하는, 다소 수동적인 성향의 선수였다.
프로레슬링에 대한 열정보다는 이것을 ‘일’로서 생각하는 쪽에 가까웠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항상 해내는 선수.
그렇기에 딱히 욕심은 없었고, 무슨 제안을 받아도 합리적이라면 받아들이는 식으로 일을 해왔다.
그런 테이커가 지금은 신에 대해서 팬처럼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다니.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
그리고 약간의 당황스러운 예감.
“어, 테이커?”
“무슨 일이지?”
“저기, 설마 이번 레슬 임페리움에서 신에게 져줄 생각은 아니겠죠?”
“일단은 그럴 생각이다.”
“…….”
황당해하는 케인.
그도 당연했다.
캐스켓-테이커는 1991년 레슬 임페리움에서 첫 승리를 한 이후, 현재까지 1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것이 테이커가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었다. 그는 레슬 임페리움 자체를 상징하는 선수였다.
팬들은 테이커의 이 연승 기록이 불멸로 남기를 원했다. 그리고 회사 역시 계속해서 그러길 원할 터였다.
왜냐면 테이커가 그렇게 한 계단 한 계단 쌓아올린 승리는, 분명히 팬들이 기대한대로의 전개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약간 걱정이 됐다.
“그것까지는…… 못 받아먹지 않을까요.”
누구라도 체할 터였다.
“그렇게 생각하나?”
“예, 당장 당신이 평범하게 잡을 해줘도 체할지 몰라서 이렇게 신경 써서 푸시를 해주는 건데, 연승 기록 저지는 너무 크지 않을까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꼭 그래야 합니까?”
케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테이커의 연승 기록.
그게 유지된다면 앞으로 불멸의 기록으로써 테이커를 상징하는 형태로 계속해서 남아있을 터였다.
회사에서도 그게 주류 의견이었다.
분명 테이커는 이미 절대적인 위상을 쌓은 선수였기에, 아무 후배에게나 그 연승을 넘기기는 힘들었다.
그나마 이야기가 나오는 건, 테이커와 같은 시기를 거쳐 온 선수들.
트리플H나 카인 같은 베테랑.
하지만 그들은 나이도 있고 이미 충분히 위상을 쌓았기에 연승 기록을 깨더라도 큰 효용성은 없었다.
즉, 이런 상황이었다.
테이커는 절대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고, 누군가 그걸 저지한다면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옳다.
하지만 팬들이 테이커의 연승 기록이 깨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태라, 그 상대는 반드시 체한다.
선역과 악역을 떠나, 엄청난 야유를 먹게 된다는 거다.
즉, 그걸 소화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테이커는 은퇴할 때까지 쭈욱 연승을 하게 만들자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내 벨트를 놈에게 주는 거다.”
테이커는 결심이 확고한 얼굴이었다.
“연승이라는 벨트지. 그놈은 분명히 받아먹을 거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노력하고 있는 걸 테니까.”
“끄응, 잘 모르겠네요.”
“케인.”
테이커가 선글라스를 벗었다.
“녀석이 아니면 안 된다.”
“…….”
“시나? 안 돼. 절대 재기할 수 없을 거다. 오튼? 그나마 낫지. 하지만 본인이 결코 하려 하지 않을 거다.”
그 외에도 각자 이유가 존재했다.
와이엇은 경기력이 부족했고, 러셀은 테이커 앞에 서서 그 연승을 종결시킬 만한 위상을 쌓지 못했다.
“그리고 바티스타는 너무 늙었어.”
“그, 건 그렇죠.”
“나는 젊고, 이 일에 대한 열정이 있으며, 실제로 잘하는데다가, 본인 스스로 연승 기록을 받고 싶어 하는 녀석을 원한다.”
“그게, 신이군요.”
“거기다 협조성도 있지. 그 녀석은 헌터처럼 욕심 부리지 않고 결국 때가 되면 자기 자리를 넘겨줄 거다.”
“그렇겠죠.”
“거기다 기믹도 나와 비슷해. 나는 녀석이 내 뒤를 이어줬으면 한다.”
“……일단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보죠.”
“그래.”
“왜 그래야 합니까? 대부분은 당신이 은퇴할 때까지 연승을 계속 이어나가는 시나리오를 원하고 있는데요.”
“나는 언젠가 은퇴하니까.”
“……예?”
“텍사스 깡촌 출신의 마크 갤러웨이를 지금까지 키워주고, 이 정도의 명예와 부, 영광을 안겨준 이 회사에 뭔가를 남겨주고 떠나고 싶다.”
헌터가 랜스 오튼과 바티스타란 걸물을 키워낸 것처럼, 테이커 역시도 최대한 후배들을 키워주고 싶었다.
그중 하나가 시나였고.
다른 하나는 신이 되었으면 했다.
테이커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헌신’이라는 말, 그 자체를 상징화한 듯한 선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늦기 전에 뭔가를 남기고 싶은 것이다.
자신이 은퇴한 이후에도 이 업계가 계속 이어지도록.
“그 녀석은 언젠가 이 회사…… 아니, 업계 자체를 크게 띄울 거다. 바트 영감도 언젠가 분명 알게 될 거야.”
“하지만 그 영감이 문제란 말이죠.”
그게 두 번째 문제.
동시에 가장 큰 문제였다.
“아버지가 그걸 허락할까요?”
“……그건, 뭐.”
절대 아니겠지.
두 사람은 순간 같은 생각을 하고는 서로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자니 잠시 고민하던 테이커가 이어 황당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실수는 언제나 일어나는 법이지.”
그렇게 한다면 바트의 허가가 없이도 연승을 넘겨줄 수가 있었다.
* * *
2006년 8월 29일 스포츠 매거진.
[New Tag Team Champion!]
- 신과 테이커가 나란히 랙다운 태그 팀 챔피언 벨트를 들고 있다.
2006년 10월 15일 스포츠 매거진.
[New United States Champion!]
- 신이 ‘어렵사리’ 따낸 U.S. 챔피언 벨트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있다.
티파니는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신이 ‘어렵사리’ U.S. 챔피언을 따낸 이유는, 사실 간단했다.
‘이 바로 직전에 태그 팀 챔피언 벨트를 걸고 경기를 했기 때문이었지.’
하지만 빌드 업은 완벽했다.
팬들은 마침내 신이 이기자 그야말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을 보내주었다.
그걸로 정해졌다.
더블 타이틀 홀더.
이로부터 2주 뒤에 발매된 10월 31일 스포츠 매거진에서도 또 다시 신에 대한 기사가 다뤄졌다.
두 개의 벨트를 각각 어깨에 휘감은 신이 링으로 입장하는 사진이었다.
그걸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히히히.”
묘한 웃음소리를 낸 티파니는 각각 표지가 상하지 않도록 보호 필름을 붙인 잡지를 책장에 슬쩍 꽂아두었다.
그걸로 한 칸이 가득 찼다.
“멋진데.”
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자료로만 구성해서 벌써 벽 한쪽이 가득했다.
3미터가 넘는 책장을 가만히 올려다본 티파니는 저도 모르게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힘내요. 신.”
이제 12월.
선수들의 위협으로부터 타이틀을 지켜낸 신은, 이제 랙다운에서 범접하지 못할 선수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