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
2007년.
액플이 발표한 에이폰이 세계를 강타하고, 시대는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의 정전식 멀티 터치 스크린. 그것만으로 산업이 변화하고 심지어는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부를 안겨주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었지만.
액플의 대주주가 가지는 사교계에서의 파워는 엄청났다.
거기에 우리는 앞으로 떠오를 기업에도 다수 투자를 해둔 상태였다.
플러스, 에이전시로서의 성공까지.
회귀로 빨게 된 꿀이었지만.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분명 일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누군가는 전생과는 달리 크게 손해를 볼 테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말했듯, 나는 누군가에게 이해를 구하고자 이 길을 걸어가는 게 아니니까.
나는 내 꿈을 위해서 간다.
프로레슬링 업계의 아이콘.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업계 자체에 변혁을 가져올 사람이 되기 위해서.
2007년 1월 17일.
킹스 럼블 2007을 2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각본 회의에 참석했다.
테이커와 나의 각본.
레슬 임페리움까지 시작되는 본격적인 대립에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케인과 테이커, 각본팀장까지.
다들 좀 피곤한 얼굴이었다.
이유는 무척 간단했는데.
막상 여기까지 이야기를 끌어오는 건 좋았지만, 가장 결정적으로 내가 테이커를 배신할 이유에서 문제가 생겼다.
나는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었고.
나머지 세 사람은 어떻게든 그 고집을 꺾으려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신.”
각본 팀장이 종이를 내밀었다.
“네가 테이커를 배신할 만한 이유에 대해서 준비해온 게 있는데 말이다.”
“별로라니까요.”
“…….”
“여기까지 왔는데 너무 구질구질하게 굴지 말죠. 화끈하게 배신합시다.”
“후우.”
한숨을 내쉬는 각본 팀장.
이해는 한다.
확실히 내 캐릭터는 멋졌다.
팬들이 정말로 사랑했고, 대립과 경기 하나하나가 엄청난 반응을 얻어냈다.
그렇기에 턴 힐을 통해서 스타성에 가해질 손상을 줄여보고 싶은 거겠지.
나에게 나름의 이유를 부여하면서.
팬들이 나의 배신에 어느 정도의 당위성을 느끼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짓이었다.
“상대가 테이커잖아요.”
“그렇지.”
“어차피 붙어봤자 야유는 나와요. 그러니까 차라리 여기에서 제가 화끈하게 욕을 먹어줘야 할 타이밍입니다.”
내 배신에 당위성은 없다.
“테이커와의 즐거운 시간은 모두 제가 그린 큰 그림의 일부였다는 거죠.”
“큰 그림?”
“하나밖에 더 있습니까?”
나는 테이커를 돌아보았다.
“레슬 임페리움 연승 저지.”
“…….”
“그걸 위해서 지금까지 테이커와 태그 팀을 맺고 활동을 해왔다고?”
“예, 저는 테이커에 걸맞은 남자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 성장해온 겁니다.”
이전까지의 내 상대들이 어땠나.
그렉 하트.
러셀 하트.
케인 맥센.
“그렉은 은퇴하기 직전이었고, 러셀은 저보다 위상이 명백히 낮았으며, 케인은 선수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죠.”
하지만 테이커는 달랐다.
이 업계, 프로레슬링의 정점.
그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전 계속해서 증명해온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와 테이커의 태그 팀 이미지에마저 큰 손상이…….”
“됐어.”
테이커가 각본 팀장의 말을 끊었다.
“멋진 이유지. 애초부터 나와 태그 팀으로 활약한 이유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니. 일관적이고 신다운 행동이야.”
“그렇다니까요.”
겨우 한 사람의 동의를 얻어낸 나는 활짝 웃으며 설명을 계속 이어나갔다.
“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의 일관성.
20여 년의 커리어 내내 그게 지속되어야만 좋은 선수라고 할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내 목적은 같았다.
“저는 이 업계의 정점에 서고 싶으며, 그런 저에게 테이커는 타도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네?”
갑작스러운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테이커가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꼬마, 너의 계획에서 한 가지 결여된 부분이 있는데. 뭐라고 생각하나?”
“어……. 어쩌면 팬들이 절 너무 사랑해서 환호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거?”
“아니다.”
내 농담이 구렸는지 한숨을 내쉰 테이커가 두건까지도 천천히 벗었다.
스르륵 흘러내리는 검은색 머리칼.
‘남자 머릿결이 뭐 저리 좋아.’
그렇게 생각하던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우 테이커의 변화를 알아차렸다.
검은색 아이라인.
그 모습은 분명히.
“장의사로군요.”
“그래, 데스밸리 출신의 장의사. 그게 나의 본모습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널 위해 아껴둔 캐릭터기도 하지.”
“…….”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바이커 기믹도 물론 멋지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테이커의 기믹은 바로 장의사 캐릭터였다.
검은 중절모와 코트.
공포의 마왕처럼 나타난 그는 이제 이 업계에서 가장 큰 이름이 되었다.
팬들의 꿈이자 희망, 그리고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물론 그런 테이커를 내가 이겨야 정말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법이었다.
“감사합니다. 테이커.”
“이번에는 툼 스톤도 쓸 거다.”
“그렇게 나와줘야죠.”
“너 역시도 그걸 써야겠지.”
안티 크라이스트.
하나가 나오면 다시 하나가.
그런 식으로 배신이 확실하게 정해지자 다음 계획 역시도 척척 정해졌다.
신기하게도 나이 차이는 꽤 났지만 테이커와 나는 정말로 죽이 잘 맞았다.
하지만 그 후로 이어진 제안은, 사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음……?”
“킹스 럼블에서의 배신 이후, 너는 3월 초의 네버 이스케이프에서 오튼에게 U.S. 챔피언 벨트를 잃는 거였지?”
“옙, 그게 낫겠죠.”
태그 팀 타이틀은 킹스 럼블에서 테이커를 배신하며 자연히 잃을 테니까.
“그렇다면 내가 네버 이스케이프에서 장의사 기믹으로 복귀하면 되겠군.”
“어, 설마.”
“내 연승을 끊을 남자가 오튼 따위에게 타이틀을 그냥 내주게 둘 수는 없지.”
“…….”
오튼은 불행의 별자리 아래에서 태어난 게 아닐까 싶어졌다.
어쨌거나.
테이커의 말은 간단했다.
U.S. 챔피언십 경기 후반부에 장의사 기믹으로 깜짝 등장하면서 날 놀라게 해 타이틀을 빼앗기도록 한다는 거다.
내가 종소리와 함께 등장한 테이커에게 시선이 팔린 사이 오튼이 롤 업 같은 방식으로 가져간다는 거겠지.
그렇게 되면 내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타이틀을 내주고 테이커와의 대립에 집중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테이커와 내가 몇 마디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대강 틀이 잡혔다.
나는 옆에 있던 두 사람을 돌아봤다.
케인 맥센과 각본 팀장.
줄곧 나의 턴 힐에 이유를 붙이고 싶어 했던 두 사람은 말문이 턱 막혔다.
나는 싱긋 웃으며 물어보았다.
“어떻습니까?”
“……제기랄.”
“확실히, 정말 멋지겠군.”
이걸로 정해졌다.
일단은 킹스 럼블부터.
* * *
킹스 럼블.
양대 브랜드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 초대형 페이퍼뷰의 가장 큰 특징은.
물론, 30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전통적인 제거 매치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 우승자는 레슬 임페리움에서 메인 챔피언에 도전할 권리를 갖게 된다.
전생에는 테이커가 올해의 우승자였다.
그는 레슬 임페리움에서 챔피언인 바티스타를 꺾고 우승하면서 연승 기록을 지킴과 동시에 타이틀을 획득했다.
거물과 거물 간의 경기였지만 딱히 긴장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물론, 결국에 테이커가 이기는 결말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바티스타가 아무리 그때 당시 버닝콩의 시나에 맞선 랙다운의 얼굴이었다고 한들 상대가 너무나도 강력했다.
생각해보면 테이커는 언제나 그랬다.
레슬 임페리움 경기에서만큼은 트리플H 정도를 제외하면 언제나 ‘테이커가 이기겠지.’ 싶은 구도를 만들었다.
그 트리플H도, 각본에서의 위상이 아니라 백스테이지에서의 흉흉한 소문으로 팬들이 조마조마해 하는 것에 가까웠다.
자신을 최고의 레슬러로 남기고 싶은 헌터가 정치질을 벌여 기어코 테이커의 연승마저 깨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결과적으로 그런 일은 없었지만.
‘헌터가 각본에 손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수준의 현실적 사건이 개입하지 않으면 테이커는 결코 의심받지 않았다.
그렇기에 브룩 레스너 따위와의 경기에서 깨졌을 때 모두 엄청난 충격을 느꼈다.
이 업계에 헌신하지도 않고 오히려 모독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인 개자식에게 테이커의 연승이 깨졌으니 말이다.
이후로 WWF 유니버스는 망가졌다.
푸시를 받아낸 브룩 레스너는 이후 절대적인 강자로 떠오르면서 회사의 생태계 교란종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브룩과 다른 현역 선수들 간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시청률은 점점 하락했고.
회사는 그것을 기점으로 몰락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독이 든 성배’였다.
이제는 그 앞에 내가 서있었지만.
2007년 킹스 럼블.
15만의 관객이 경기장에 운집한 가운데, 선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신-테이커 vs 레갈리아’의 태그 팀 챔피언십 경기는 중간에 배치되었다.
테이커와 함께 경기를 보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자니, 얼마 지나지 않아 상상도 못한 인물이 우리를 찾아왔다.
바트 맥센이었다.
“다들 컨디션은 좀 어떤가?”
“회장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테이커가 바트에게 다가가 깍듯하게 인사를 건넸다.
“잘 지내셨습니까.”
“그래, 오늘 경기도 기대하겠네.”
웃으며 대답한 바트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신.”
“……어, 여긴 웬일이세요?”
바트는 쇼를 지휘할 때는 절대 고릴라 포지션을 뜨지 않는 걸로 유명한데.
“광고 중이라서 말이야. 두 사람에게 격려라도 해줄까 하고 잠시 들렀지.”
테이커의 어깨를 툭툭 치는 바트.
“턴 힐을 한다면서.”
“예, 기쁘시겠어요.”
“아니, 내게 돈을 벌어다주는 선수가 그런 선택을 해서 아쉬울 뿐이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말하신다.
“하지만 이해는 하네. 상대가 테이커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한 바트는 그대로 격려(?)를 마치고 락커룸을 나갔다.
꽤나 의미심장한 행동이었다.
왜 굳이 격려를 하러 왔나 했더니.
나를 ‘놀리러’ 온 것이었다.
테이커에게 맞서서 싸우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한 내가 처참하게 몰락하리라 생각하고 안심한 거겠지.
착각이었지만.
“회장님께서는 당신이 자기 대리자로서 절 박살 내길 원하는 눈치인데요.”
테이커가 쓰게 웃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괜찮겠어요?”
“뭐가 말이냐.”
“저에게 져주는 거요.”
“난 너와 바트를 믿는다.”
“전 그렇다 쳐도 바트는 왜……?”
“결국 올바른 선택을 할 거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
그럼에 어찌 보자면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바트 자신이 가장 신뢰하고 있는 선수가 그걸 저버리려 하고 있으니까.
내가 신경 쓸 바는 아니었지만, 그는 정말 외로운 인간일지도 모른다.
* * *
그렇게 시작된 태그 팀 챔피언 매치.
우리는 평소처럼 압도적인 환호를 받으며 레갈리아를 박살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링 아래에 서있는 오튼이 심판의 주의를 끌고 반칙을 저지르면서 경기는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로프 반동 직후,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체드의 턱을 걷어차는 테이커의 빅 붓.
길쭉한 다리가 쭉 뻗으며 이어진 공격에 팬들이 큰 환호성을 보내주었다.
[Waaaaaaaaaaaaaaggggghhhhh!!]
팬들은 나와 테이커의 승리를 확신하며 마음 편히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것을 노리고 부킹된 경기였다.
심플하고 즐겁게.
나와 테이커가 협력해 찌질한 악역들인 레갈리아를 화끈하게 조지는 것을 보면서 다들 즐거워하는 편안한 경기.
그렇기에 경기 후반부에 이어진 배신이 모두에게 훨씬 큰 충격을 주었다.
[SIN With Taker!]
짝! 짝! 짝짝짝!
[SIN With Taker!]
짝! 짝! 짝짝짝!
[SIN With Taker!]
짝! 짝! 짝짝짝!
팬들의 챈트가 이어지는 와중.
테이커가 체드를 들고 내던지려던 와중, 심판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미터가 넘는 거한의 몸에 부딪친 충격으로 인해 심판이 바닥에 쓰러졌다.
판정을 내릴 자가 없어지자 레갈리아에게는 절호의 상황이 찾아왔다.
[Uoooooooooooohhhh!]
그것을 알아차린 팬들이 탄성을 내뱉었고, 테이커 역시도 조금 놀랐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테이커!!”
버럭 소리친 나는 그의 믿음직한 파트너로서 링에 나가 행동을 종용했다.
거기에 팬들은 다시금 우리가 지지 않으리란 걸 믿고 환호를 보내주었다.
[Waaaaaaaaaaaaggghhh!!]
테이커도 고개를 끄덕였고 체드에게 라스트 라이드를 사용하기 위해 머리채를 붙잡고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나는 코디와 오튼이 함부로 링으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녀석들을 경계했다.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팬들의 환호성이 절정에 치달았다.
지금 이 순간, 신-테이커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강력한 팀이었다.
링 아래의 오튼도.
링 사이드의 코디도.
링으로 들어 오려다가도 내가 앞으로 나서 위협하니 쉽게 들어오지 못했다.
돌아보자 씨익 웃은 테이커가 그대로 체드를 힘차게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한 박자 스텝을 밟은 나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테이커의 가슴팍을 걷어찼다.
쩌억-!
동시에 울려 퍼지는 강렬한 타격음.
테이커의 몸이 그대로 뒤로 넘어가며 체드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팬들의 반응은.
없었다.
정적.
경기장 내에 침묵이 감돌았다.
라스트 라이드를 자세히 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던 15만 명은 그 자세 그대로 굳어져서 움직이지 못했다.
쓰러진 심판도.
공격을 받은 테이커와 거기에 휘말려 높은 곳에서 떨어지게 된 체드도.
지켜보던 오튼과 코디 역시.
모두가 움직이지 못하는 가운데.
“허억, 헉…….”
숨을 몰아쉬며 테이커를 내려다보고 있던 나는 이내 링 아래로 내려왔다.
굳어져 물러나는 오튼의 등을 떠밀어 링 위로 올려 보내고, 나는 링 벨 옆에 보관 중이던 재킷과 선글라스, U.S. 챔피언 벨트를 들고 돌아섰다.
진짜, 존나 기분 나쁜 침묵이었다.
내가 입장로를 통해 백스테이지로 퇴장하는 동안에도 모두가 그런 행동의 이유를 알지 못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입장로의 중앙.
내가 뒤로 돌아서자 그 신호에 맞춰 레갈리아 삼인방이 테이커를 무자비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R.K.O.부터 시작해서 각종 공격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제야 팬들이 정신을 차리고 야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Boooooooooooooooooooo-!!]
왜야! 왜냐고!
신! 다시 올라가!
근처의 사람들이 소리쳤지만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그걸 지켜보았다.
쓰러진 테이커를 체드가 커버했고, 오튼이 억지로 일으켜 세운 심판이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카운트를 셌다.
나는 선글라스를 쓰고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뒤로 돌아섰다.
1……!
2……!
3……!
땡땡땡!
배신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명확히 말해 배신은 아니었지만.
모두 내가 계획한 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팬들은 경악과 충격에 휩싸인 채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럼블 매치 반응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