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레슬링의 신-299화 (299/634)

299.

ACW의 락커룸.

그곳에 모인 선수들은 지금 이 사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은 PWA의 습격 각본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그리고 그것은 한 남자가 계속 선수들을 선동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게 말이나 돼?!”

케빈 대시가 소리쳤다.

그와 친구인 스카티 홀은 ACW의 메인 이벤터급 선수들로, 로건 다음으로 백스테이지에서 힘이 강했다.

2미터가 넘는 거구의 그는 밥줄이 끊긴 마술사의 비둘기처럼 끊임없이 조잘대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아니, 차라리 비둘기가 나았다.

‘사료를 주면 닥칠 테니까.’

크로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줄곧, 입을 다물고 있는 그였지만 지금 사태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물론, 스포트라이트는 분명히 그쪽으로 향할 터였다. 아마 ACW가 습격을 받아서 박살이 나고 말겠지.

하지만 그건 다시 말해, 재건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뜻이었다.

확실히 말해 현재의 ACW는 WWF를 꺾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다들 융합되지 못하고, 각자 어떻게든 더 돈을 많이 벌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다들 PWA의 습격 각본에 적개심을 내보이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받을 스포트라이트가 줄어드니까.

하지만 분명히.

이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ACW가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터였다.

일단 시청률과, 세간에서 이야기가 도는 것만 봐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당장 사료가 준다고 이 원숭이들은 다들 불만을 토로했다.

“아니, 생각해보라고! 그놈들이 와서 우리 자리를 빼앗으면 이 나이트로에서 우리는 대체 뭘 하는데!”

“맞아! 이건 생존권의 문제라고!”

“가서 항의를 하자! 아무래도 비숍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

바로 그때였다.

락커룸의 문이 드르륵 열리며 덩치 큰 사내가 안으로 들어왔다.

선글라스에 특유의 수염.

“로건?”

“다들 모여 있었군.”

“몸은 괜찮으십니까?”

“그래, 걱정해줘서 고맙군.”

놀랍게도 그에게 가장 먼저 다가간 것은 안쪽에 있던 대시와 홀이었다.

두 사람은 로건의 ‘딸랑이’였다.

진심으로 따르는 건 아니고, 이길 수 없으니 숙이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로건이 주인공인 현재의 ACW 각본에는 순응하는 것이었다.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아, 이번에 그 PWA 놈들이 침공해오는 각본에 대해서 잠깐…….”

“그거 잘 됐군. 나도 그 이야기를 좀 하려고 여기에 왔는데.”

“그, 그렇습니까?”

“멋진 각본이지?”

“…….”

“…….”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두 사람.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릴 뻔했던 크로우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이어지는 로건의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락커룸 내에서 갑작스러운 일로 인해서 놀랐을 거라고 생각한다만. 이건 분명히 대박을 칠 거야.”

“그, 그렇습니까?”

“시청률이 증명하지 않았나. 특히 대시, 자네 연기 정말로 좋았어. 경기 끝나고 곧장 백스테이지로 빠졌잖아.”

“아, 제가 이번 사태에서 정말로 놀랐다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했더니 자연스럽게 그리 되더군요. 하하하!”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말한다.

사실, 그때 좀 당황하기는 했다.

심판이 갑자기 다가와 상황을 설명하고 거기에 맞춰서 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같은 말을 듣자마자 대시가 링 밖으로 나간 것은 그 각본을 맞춰주기 싫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결과적으로 역대급의 장면이 나왔으니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때, 로건이 구석진 자리에 가만히 서있던 크로우를 돌아보았다.

“크로우.”

“……? 예.”

“자네도 아주 멋지게 잘해줬네.”

“감사합니다.”

일단 대답은 했지만.

평소 로건이 보이던 태도가 아니였던 터라 크로우는 의아함을 느꼈다.

도대체 그 신이라는 놈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저 자존심 강한 ‘캡틴 로건’이 각본을 받아들인 것일까.

링 위에서 보여준 모습은 알고 있음에도, 링 아래에서는 어떤지 몰랐던 크로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PWA의 크루들을 이끌고 신 본인이 직접 ACW의 경기장을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 * *

시선들이 사나웠다.

‘대충 예상은 했는데.’

경기장에 도착해서 락커룸을 쪽으로 걸어가는 도중, 나는 이곳이 확실하게 적지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우리의 ‘습격’ 각본을 ACW에 소속된 모두가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일이 성사된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의 헤드인 터너와 비숍, 로건이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문득 누군가 한 말이 떠올랐다.

거대한 환호나, 거대한 증오.

둘 중 하나를 받고 있을 때 인간은 자신의 대단함을 실감하는 게 아닐까.

그 말이 맞았다.

링 위.

그리고 아래에서까지.

나는 지금 이 판에서 나 자신이 가장 뜨거운 인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를 위해 준비된 락커룸은 경기장의 가장 안쪽에 마련된 것이었다.

거기에 도착해 짐을 푼 나는 시간을 확인하며 다른 선수들을 돌아보았다.

절대 그럴 것 같지 않았던 녀석들이 다들 어딘가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사모아 고.

쟈니 에이스.

AK 스타일스.

C.M. 펑크까지.

나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뭘 그렇게 긴장들을 했어?”

“……끄응.”

“아, 아니 왠지 좀.”

“내가 겁쟁이들을 모아왔나.”

그 말에 또 발끈하는 선수들.

그래도 자존심은 남아 있다.

그거면 됐다.

“다들 이리 모여 봐.”

나는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우리는 동그랗게 모여 섰다.

“우리는 이제 몇 시간 뒤면 링에 올라가 캡틴 로건의 복귀를 망칠 거야.”

누군가 침을 꿀꺽 삼켰다.

캡틴 로건이 누구인가.

프로레슬링의 아이콘이다.

우리는 그런 그를 박살 내고 ACW의 링을 점거할 생각이었다. 그야말로 해적들의 습격인 셈이었다.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아?”

나는 네 사람을 자극했다.

“ACW의 팬들이 야유를 보내겠지. 우리 팬들은 좋아할 테고. 우리는 오늘 밤 새롭게 역사를 쓰는 거야.”

그걸 기대해 이번 쇼의 암표 값이 무려 수십 배 가까이 올랐다고 한다.

“쫄지 마. 잘할 것만 생각해.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자신을 떠올려.”

파괴 전차, 사모아 고.

공중기의 달인, 쟈니 에이스.

슈퍼 테크니션 A.K. 스타일스.

과격한 선동가, C.M. 펑크.

그리고 이들의 캡틴인 나까지.

우리는 오늘 밤, 전설을 만든다.

다들 긴장이 좀 풀린 것 같았다.

고가 먼저 입을 열었다.

“좋아, 대장. 어디 해보자고.”

“노친네들이 별거 있겠어?”

“우리가 더 나아.”

“한번 제대로 보여주자고. 우리 시대의 프로레슬링이 뭔지 말이야.”

마음에 들었다.

* * *

그렇게 쇼가 시작되었다.

마찬가지로 메인이벤트가 되어서야 나설 예정이었던 우리는 락커룸에서 대기를 타며 나이트로를 지켜보았다.

ACW 측에서는 우리의 ‘도발’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들의 ‘각본’대로 쇼를 이어갔다.

각 선수들이 나와서 경기를 가지고 대립을 이어가며 팬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했으나, 통하진 않았다.

지금 이곳에 모인 2만 명의 팬들은 모두 우리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든 게 의도대로였다.

지금까지 이어져온 ‘각본’을 부수고 우리가 난입함으로써, ACW와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펼쳐갈 예정이었다.

지금까지, 황금시대를 재현한 듯한 선과 악의 싸움이 아니라 좀 더 현실의 영역을 끌어온 듯한 프로레슬링.

바로 그게 펼쳐지려고 했다.

“PWA 여러분! 이동해주세요!”

다섯 번째의 경기가 끝난 뒤, ACW 측의 직원이 들어와 상황을 전했다.

준비를 끝마치고 있던 나는 팀원들과 함께 각자의 위치로 이동했다.

습격이라고 해서 모두 우르르 나가서 다구리를 놓는 방식은 아니었다.

우리는 우리대로 쿨하게.

일단은 내가 먼저 캡틴 로건의 복귀를 깽판 놓으면서 관객석을 통해 링으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이쪽입니다.”

나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사람들 몰래 경기장 뒤쪽으로 빠져나갔다.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링TV를 통해 쇼의 흐름이 계속 파악되었다.

광고가 막 끝났고, 화면이 다시금 경기장 전체를 비추는 것으로 전환되며 메인이벤트가 시작되려고 했다.

그리고 한 남자의 음악이 나왔다.

빰~! 빰~! 빰빰~! 빰빠바밤~!!

조금은 유치한 멜로디.

하지만 이 업계에선 전설의 노래.

Real American.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번쩍거리는 조명과 함께 캡틴 로건이 활기찬 제스처와 함께 링으로 걸어 나왔다.

[Waaaaaaaaaaaaaaagggggghhh!]

갑작스러운 복귀에 쏟아지는 환호.

아무리 역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들, 표면적으로는 거센 환호만이 나왔다.

로건은 그런 남자였다.

붉은 두건에 노란 티셔츠.

그와 함께 불꽃을 형상화한 듯한 롱 팬츠까지.

그야말로 열정이란 것을 몸으로 보여주며 링 위로 올라갔다.

마이크를 잡은 그가 소리쳤다.

[캡틴 로건이 돌아왔네! 형제여!!]

Brother.

로건이 누군가를 지칭하거나 할 때 항상 어미에 붙이고는 하는 수식어.

그 또한 만화적이었다.

[Yeeeeeeeeeeeeaaaaahhh!!]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거셌다.

그들은 링으로 돌아온 영웅을 환영하며 정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관객용 입구 바로 옆에 준비된 작은 대기실에 들어온 나는 마이크워크를 이어가는 로건을 보며 생각했다.

황혼이다.

가장 아름답지만.

결국 져버릴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없는 동안 겁도 없이 이 ACW의 링에 들어와 깽판을 놓은 녀석이 있다고 들었는데.]

[Boooooooooooooooooo-!!]

거센 야유가 터졌다.

역시 ACW 팬들의 충성심은 높았다.

그러니까 역반응이 일더라도 그 목소리가 크지 않고 묻히는 것이었다.

하지만 ACW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WWF를 누르고 정상에 서는 것이다.

그렇기에 시청률을 비롯한 각종 지표가 점점 떨어지자 위기감을 느꼈다.

‘그래서 계약이 성립된 거지.’

[What You Gonna Do! Brother!!]

로건이 자신의 시그니처 대사를 외치며 로프를 붙잡고 세게 흔들었다.

그때쯤 하여 나는 방금까지 앉아있던 철제 의자를 들고 벌떡 일어섰다.

“슬슬 가죠.”

“예, 이쪽입니다.”

직원이 나를 안내했다.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자 로비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날 알아보았다.

“어, 신?!”

“여긴 왜 온 거냐!!”

적대적인 시선들.

하지만 번에는 미리 자리에 있던 보안 요원들이 사람들을 제지해주었다.

“꺼져라!!”

“네 단체로 돌아가!!”

“우우우우우우우-!!”

분노를 토해내는 사람들.

그 앞에서 싱긋 웃어 보인 나는 철제 의자를 어깨에 걸치고 나아갔다.

좋아, 이제 시작이다.

사람들로 가득 찬 경기장.

[나는 또 다시 그놈들이……!]

호기롭게 말을 이어가던 로건이 신호를 받고 우연인 척 날 돌아보았다.

그리고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나타났구나! 신!]

그 말에 돌아본 관객들이 나를 알아보고 흥분해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Booooooooooooooooooo-!!]

귀가 먹먹해지는 게, 아주 죽여줬다.

“꺼져라!!”

“여긴 또 왜 온 거냐!!”

과몰입해 흥분한 사람들이 내게 마구잡이로 팝콘을 던져댔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계단을 내려갔다.

누군가 길을 막아서려고 하기도 했으나 로건이 타이밍 좋게 도와주었다.

[어디 한번 덤벼봐라!!]

그 말에 길을 막아서려던 사람들도 다들 비켜섰다. 나는 피식 웃으며 계단을 내려가 바리게이트를 넘었다.

그대로 링으로 들어가자 로건이 마이크를 내던지고 호기롭게 소리쳤다.

“덤벼봐라!!”

하지만 난 싸울 준비를 마친 그를 무시하고 지나친 뒤, 바닥에 얌전히 떨어져 있던 마이크를 주워들었다.

[Boooooooooooooooooo-!!]

팬들의 야유 속에서 의아해 날 돌아보는 로건. 나는 피식 웃으며 의자를 펼치고 반대로 해 그 위에 앉았다.

그 정의로운 캐릭터는 절대로 싸울 의지가 없는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끊임없는 야유 속에서 그를 공격하는 대신 말을 꺼냈다.

“당신이 여기서 제일 강한가?”

[Booooooooooooooooooooo-!!]

“대답해봐. 가장 강한 게 누구지?”

우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쏟아지는 야유 속에서 가만히 서있던 로건이 이내 새 마이크를 쥐었다.

그리고 씨익 웃어 보였다.

“싸움이 하고 싶은 거냐?”

자, 지금 상황은 이러하다.

나는 시비를 걸러 왔고.

로건은 그걸 받아주고 있다.

그렇기에 팬들도 오랜만에 누구 하나 빠짐없이 집중을 하고 있었다.

나는 어느새 아이콘의 앞에서도 꿀리지 않은 남자가 된 것이었다.

그 상대로 충분한.

하지만 아니다.

다들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닌데?”

나는 싸우러 온 게 아니다.

“너희 벨트 있으면 좀 달라고. 우리 경기장 벽이 어딘가 좀 휑하거든.”

빼앗으러 온 거지.

기존의 규칙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단체를 넘어서서 그 외부, 다시 말해 이 유니버스의 밖에서 들어온 내가 모든 규칙을 부수고 있었다.

“만약 네가 벨트를 원……!”

“아, 적당히 하라고. 로건.”

나는 이 각본에 현실을 끼얹었다.

“적당히 좀 해. 뭔 나이 50 먹은 영감이 아직도 그러고 있어? 어차피 일 끝난 다음에 시가 하나 물고 이 짓도 힘들다면서 신세 한탄할 거잖아?!”

“나는 이들을 앞에 두고 절대 지치지 않아!! 나는 캡틴……!”

“적당히 하라고, 로건! 벨트나 넘겨! ACW 병신들아! 제기랄, 그냥 달라고~! 사람 패는 것도 지쳤어! 매번 틀딱들 앞에서 야유나 받고! 이게 생각보다 우울해지는 일이란 말이지!”

나는 그렇게 양아치처럼 굴었다.

아니, 뭐.

말하자면 해적이겠지.

지금까지의 ACW를 모조리 불태우고 그들의 모든 걸 빼앗아갈 해적.

내가 하는 말에 깊이 몰입한 관객들은 입 한 번 뻥끗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의를 부르짖는 만화의 캐릭터.

그리고 현실에서 그를 조롱하는 나.

어느 쪽이 이 싸움을 이기고 있는가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당연했다.

“안 그래도 요새 정신 상담 좀 받고 있거든. 당신들처럼 주제 파악 못하는 인간들 때려잡는 게 너~무 좋은데, 이게 이상한 걸까 싶어서 말이야.”

그렇게 말한 순간이었다.

[What Up, Mach?!]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날카로운 기타 연주의 테마곡.

[Waaaaaaaaaaaaaagggghhh!!]

정의의 미국인! 캡틴 로건을 구하기 위해 그 친구 랭 새비지가 나왔다!

팬들은 환호하며 그를 맞이했다.

랭 새비지가 거대한 근육을 자랑하며 링 위로 힘차게 달려왔다. 로건이 환하게 웃으며 그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콰앙-!

타이밍 좋게 관객석에서 뛰쳐나온 사모아 고가 그에게 태클을 먹였다.

숄더 블록.

어깨로 들이 받쳐 힘차게 입장로 반대편으로 나가떨어지는 랭 새비지.

[Uooooooooooooooooohhhh?!]

순간 관객석의 팬들이 충격에 빠져 비명을 내질렀다.

숨을 씩씩 몰아쉰 파괴 전차가 나를 돌아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나는 여유롭게 그를 칭찬했다.

“멋졌어, 고.”

“저건 무슨…….”

“혼자서 온다고는 안 했는데.”

나는 씨익 웃어 보였다.

ACW와 그 팬들 모두가 완전히 내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는 상황.

나는 짧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This is Pirates, Bast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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