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
그렇게 우리는 일단 드류 맥킨마이어에 대한 부킹을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나는 녀석을 11월의 링 서바이벌까지 어떻게든 선수로서 어엿하게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면, 드류는 포함인 거죠?”
티파니가 물었다.
“그렇지.”
“나머지는? 대니얼 라이언도 제거 매치 멤버에 포함시킬 생각이라고 했죠?”
“맞아. 드류의 성장에 대니얼이 도움을 주면서 최종적으로 두 사람이 멤버에 포함될 수 있도록 각본을 짜보자고.”
일단 내 계획은 그러했다.
“그럼 일단 드류가 져야겠네요.”
“그래, 10월 말까지는 져야겠지.”
나와의 경기가 계기가 되어서 말이다.
뭔가 어그러지는 거다.
WWF에서 ‘미래의 월드 챔피언’으로 소개를 받고 화려한 데뷔를 꿈꿨던 드류의 위상이 나락까지 떨어지는 거지.
팬들은 점차 승리를 위해 필사적으로 싸워나가는 놈에게 관심을 가질 터다.
그리고 남은 건 하나.
“자기 자신을 담아낸 진솔한 마이크워크 한 번이면 턴 페이스 되는 거지.”
나는 확신에 차 이야기했다.
그 스토리는 실제로 드류 맥킨마이어의 인생을 담고 있었기에 스스로 연기를 할 때도 몰입할 수 있을 터였다.
녀석은 실제로 과중한 기대를 받았고 그에 걸맞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팬이나 회사로부터 한 번 외면을 받았다.
그렇게 ‘드류 턴 페이스’ 프로젝트는 얼티밋 언더독이라고 불리는 대니얼 라이언과의 대립으로 시작되었다.
9월 4주차의 PWA 위클리 쇼.
메인이벤트로 경기를 가진 드류 맥킨마이어와 대니얼 라이언. 거기에서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하나 발생했다.
‘훨씬 낫군.’
대니얼과 경기가 잡힌 걸 알게 되자마자 드류는 그 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훈련 시간 외에도 최대한 합을 맞췄고.
덕분에 이전까지의 녀석에 비해서 반응이 훨씬 더 잘 나온 경기가 되었다.
비록.
뻐억!
경기 중간에 드류가 안면을 잘못 때리면서 대니얼이 크게 나뒹굴었지만 그 요소가 경기를 더 격렬하게 만들었다.
‘일장일단이 있지.’
그렇게 경기는 좋은 반응을 얻어내며 대니얼 라이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후로 드류는 경기를 끝내고 퇴근하려던 대니얼을 붙잡아 캔 맥주를 하나 건네며 따로 또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 죄송합니다. 선배님.”
“너무 신경 쓰지 마. 경기를 하다 보면 종종 있는 일이니까. 이렇게 하면서 천천히 감을 익혀나가면 되는 일이지.”
대니얼은 그렇게 드류를 격려했다.
좋은 현상이었다.
혹시나 싶어 퇴근하지 않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던 나는 괜한 걱정이었음을 깨닫고는 빙긋 웃고 말았다.
역시 다들 신인을 배려해주었다.
되도록 성격이 괜찮은 사람들만 모으기는 했지만, 나는 어쩐지 감격스러운 기분이 드는 걸 느꼈다.
이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였다.
과거의 프로레슬링 업계는 똥 군기가 만연한 곳이었지만, 현 세대의 선수들은 대부분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과거의 선수들은 한차례 실패를 겪고 업계로 흘러들어온 이들이 많았고, 그렇기에 프로레슬링에 대한 존중보다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서로를 견제하고 자연스럽게 똥 군기가 만연하는 락커룸을 만들었던 거다.
그때는 그야말로 정글과도 같았다.
나 역시도 전생에는 이런저런 선배들에게 많이 굴려지고 엄청 힘들었는데.
팁 하나 들을라치면 한 달은 짐을 대신 들어줘야 하는 식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그들을 보고 자란 우리 세대의 선수들은 대부분이 프로레슬링이라는 것에 대한 열정이 있는 남자들이었다.
그렇기에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은 상대방이 기본만 지키면 옛날 레슬러들처럼 호되게 굴지는 않았다.
대니얼도 드류가 가진 재능을 알아보고, 자신에게 예의까지 갖추는 태도를 보이니 완전히 한 팀원으로서 생각해주는 거겠지.
그랬다.
우리는 경쟁하는 동시에 협력한다.
옛날 선수들이 거기에서 경쟁으로 좀 더 치우쳐져 있다면, 우리들은 반대로 협력 쪽에 좀 더 치우쳐져 있는 거다.
지금의 PWA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예전에 GCW에 있을 때가 생각났다.
선수들 모두가 다 함께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협력했고, 그것을 돕는 크루원들도 각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다음 주에 문제가 발생했다.
10월 2주차의 PWA 위클리 쇼.
드류 맥킨마이어 VS AK 스타일스.
AK 스타일스의 승리로 예정된 싱글 매치의 중반부, 지켜보고 있던 크루원들의 안색이 순간적으로 창백해졌다.
[Waaaaaaaaaaaaaaaaaagggghhh!!]
팬들은 아직 눈치를 채지 못했다.
하지만 바닥에 쓰러진 AK 스타일스는 명백히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듯했다.
“잠깐, 심각한 건가? 확인해봐!”
쇼의 총괄을 맡고 있던 할리 레이시의 명령으로 링 위의 심판과 무전이 오갔다.
하지만 나는 곧바로 알아차렸다.
‘부상이군.’
불행한 사고였다.
AK 스타일스가 로프를 밟고 뛰어오르던 시점에서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바닥에 어깨부터 떨어졌다.
“…….”
로프를 제대로 안 닦아둔 건가?
아니, 그건 아니다. 분명히 경기 전에 제대로 닦아두는 걸 내가 보았으니까.
이건 그냥 불행한 사고였다.
‘하지만.’
혹여나 지금 이 사고가 지금 AK를 상대하고 있는 드류의 멘탈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다.
상대가 부상을 입으면 자기 잘못이 아니라도 누구든 책임감을 느끼니까.
바로 그때, 답이 돌아왔다.
“부상이 맞답니다!”
“어떻게 하죠. 할리?”
“…….”
침묵하던 할리가 날 돌아보았다.
일단 지켜보자.
여기에서는 베테랑인 AK와 링 위에서 조율을 맡고 있는 심판의 선택을 믿자.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AK의 옆에 대자로 뻗어 있던 드류 맥킨마이어가 돌연 몸을 둥글게 말았다.
직후, 핸드스프링으로 벌떡 일어났다.
2미터 가까운 거구에 몸통도 두꺼운 사내가 벌떡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팬들은 다시금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Uoooooooooooooooohhhhh!]
‘이 자식.’
한 꺼풀 벗었군.
어떻게든 지시가 내려올 때까지 팬들의 반응을 이어가려고 시간을 끌었다.
저게 바로 일류와 이류의 차이.
녀석은 방금 그 벽을 넘어섰다.
단지 남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않고 그 이상의 것을 스스로 달성해냈다.
자신이 누군지를 보여주었다.
어느새 고릴라 포지션의 팀원들은 드류를 믿고 경기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일어나! 어서! 싸우자고!!]
투지를 보이는 드류.
AK가 부상을 당했기에 먼저 공격하지 않는 것이었지만 그 모습은 순간적으로 팬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되었다.
자기 가슴을 퍽퍽 때리며 야성적으로 AK에게 일어나라고 종용하는 드류.
그것을 본 AK가 로프에 기대어 앉더니 그대로 오른팔을 머리 위로 들었다.
거기에서 이야기가 떠올랐다.
지금 드류의 모습을 통해 내 머릿속에서 그가 보여줄 드라마가 수정되었다.
“할리.”
“그래, 신. 뭐냐.”
내 말에 할리가 바로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이쪽이 아이디어를 내놓기를 기다린 것 같았다. 나는 모니터링TV를 보고는 내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
“노 콘테스트로 끝내죠.”
“지금 일어섰는데?”
노 콘테스트.
경기를 무효로 한다는 뜻이었다.
이게 가장 일반적인 선택이긴 했다.
AK의 부상을 생각해서라도 그냥 경기를 무효로 돌리고 끝내는 게 맞았다.
왜냐면 AK의 부상은 각본 외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팬들도 아쉽지만 우리들의 선택을 분명 이해해줄 터였다.
하지만 이 업계에서는 그런 상황에서도 경기를 이어나가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아마, 대부분 백스테이지의 관계자들은 경기를 어떻게든 계속해서 이어나가리라 생각하고 있었을 터였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노 콘테스트를 제안했다. 그 이유가 바로 무엇인가.
이를 통해서 드류 맥킨마이어를 팬들의 페이버릿으로 만들 아이디어가 순간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그게 내 가장 섹시한 점이다.
“일단 경기는 계속 이어갑니다.”
“그리고?”
“AK가 부상을 견뎌내고 계속 싸우다가 못 이기고 쓰러지는 거죠. 드류는 핀 하지 않고 노 콘테스트를 요구하고요.”
그리고 AK를 데리고 돌아온다.
“부상조차 각본으로 쓰자는 건가.”
“그뿐이겠습니까? 이번 일을 가지고 티셔츠도 발매할 겁니다. AK의 완쾌를 비는 Save The AK 티셔츠를 말이죠.”
“미친놈이군.”
내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는지 껄껄 웃은 할리가 그대로 지시를 내렸다.
억지로 일어난 AK가 드류와 계속해서 경기를 이어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어지는 흐름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다.
AK의 상태는 척 보기에도 이상했다.
식은땀을 흘렸고 눈빛도 반 정도 맛이 가서 제정신으로 보이지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이 각본대로 노 콘테스트로 경기를 이어가는 사이, 고릴라 포지션에서는 AK를 위한 준비를 했다.
“들것 가져오라고 해!”
“자동차도 준비하고!”
나는 경기를 계속 지켜보았다.
나로서도 배울 게 있는 경기였다.
각종 페이퍼뷰, 위클리 쇼의 경기들을 모조리 챙겨보는 내가 보기에도 방금 드류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충분히 상위권에 위치한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었다.
‘의식은 하지 않았겠지만.’
그렇기에 더 좋았다.
두 사람이 호쾌한 난타전을 벌였다.
[Yeeeeeeeeeeeeeeaaaahhhh!!]
팬들 역시 선수로서 강한 근성을 보여주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선과 악을 초월해 큰 환호만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드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쓰러진 AK의 앞에서 나처럼 로프를 붙잡은 드류가 피니시 무브를 준비했다.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AK.
그리고 힘껏 내달린 드류는 AK에게 피니시 무브를 꽂지 않고 멈춰 섰다.
AK가 천천히 쓰러졌다.
[Uoooooooooooooooohhhhh……!]
순간 경악하는 팬들.
그걸로 힘이 다했다.
모두가 당황한 사이, 드류 맥킨마이어와 심판이 대화를 나누는 게 잡혔다.
그리고 경기의 결과가 나왔다.
[AK 스타일스의 부상으로 이 경기는 노 콘테스트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허무한 결말.
하지만 그건 뒤를 이은 드류 맥킨마이어의 행동으로 인해 순간 바뀌었다.
드류가 매너를 보였다.
건방진 악역인 그의 내면에서 무언가 기분 좋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AK에게 말을 걸고 조심스럽게 부축한 드류가 함께 백스테이지로 퇴장했다.
안 그래도 요 몇 주 동안 패배하면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던 그였기에 팬들은 자연스럽게 박수를 보내주었다.
짝짝짝짝짝.
내 예상이 들어맞았다.
그렇게 드류의 부축을 받아 백스테이지로 돌아온 AK의 부상은 꽤 심각했다.
응급처치를 받은 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 검사를 받았는데.
어깨가 빠지면서 동시에 인대가 파열됐는데 무리하게 끼우고 경기를 해서 장기 결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결과를 들은 AK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이내 우리에게 사과를 했다.
“미안, 내가 실수로…….”
“괜찮아. 네 몸부터 신경 써.”
“하아, 왜 이런 실수를.”
한숨을 내쉬는 AK.
나는 그 마음을 십분 이해했다.
부상을 입으면 그 순간 느껴지는 마음은 허탈감이었다. 자신의 단기적인 목표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것 같고, 스스로에 대한 원망감, 일을 한 팀원들에 대한 미안함이 들지.
나는 그걸 위로했다.
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AK의 부상으로 드류의 주가가 순간 크게 올랐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는 AK의 부상을 좀 더 이용해 드류 맥킨마이어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었다.
목요일 아침.
회사의 공식 성명으로 AK 스타일스가 실제 부상을 당했다는 기사가 나갔다.
이후 그 팬들이 쾌유를 기원하는 꽃다발과 팬레터를 보냈고, 그것을 통해서 한 가지 사실이 더욱 확실해졌다.
AK 스타일스는 현재 PWA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분명 10월 3주차의 쇼에서 드류는 턴 페이스 할 수 있을 터였다.
* * *
링 서바이벌 대립이 시작될 11월을 얼마 두지 않은 10월 3주차의 수요일.
바트 맥센으로부터 팀 멤버 구성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러셀 하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PWA의 시청이었다.
이건 경쟁이었다.
두 팀을 구성했을 때 반응의 총합을 어느 쪽이 더 끌어낼 수 있을 것이냐.
그것을 위해서는 일단 두 팀이 협력해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또 중요했다.
거기에서 필요한 게 일단 PWA 출신으로 반응을 얻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C.M. 펑크와 사모아 고.
기존에 받던 팬들의 리스펙트에 더해, 외부에서 온 선수라는 매력까지 착실히 쌓아온 이들이다. 두 사람은 분명 링 서바이벌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터였다.
더군다나 PWA에서 이적해왔지만 지금은 WWF 선수라는 소속도 확실히 한다면 앞으로도 잘 적응할 수 있겠지.
그렇게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며 상대 팀인 PWA는 어떤 식으로 선수들을 구성할까 지켜보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은 흥미로운 시도를 했다.
‘저게 될까?’ 싶으면서도 기어코 반응이 나오는 것이, 러셀뿐 아니라 지켜보는 모든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저건 분명히 신의 작품이다.
사무실에 앉아 오랜만에 TV를 켠 바트 맥센은 자연히 그런 생각을 했다.
딱히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단지 다음 보고가 올라올 때까지 시간이 잠깐 남았고, 자연히 채널이 돌아가다 PWA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Waaaaaaaaaaaaaaaaaaaggghhh!!]
WWF를 제외한 다른 방송은 잘 보지 않았던 그였으나 팬들의 엄청난 반응으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나저나.’
PWA에 저런 좋은 선수가 있다니.
깜짝 놀랐다.
검은색의 긴 머리에 수염을 잔뜩 기른 사내가 오토바이에서 천천히 내렸다.
검은 재킷에 떡 벌어진 어깨. 선글라스까지. 전성기의 테이커를 닮은 모습.
거기에 뭔가 더 핸섬한 이미지.
오토바이 뒷좌석에 아무렇게나 꽃다발을 꽂아둔 디테일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오토바이에서 내린 사내가 천천히 병원으로 걸어 들어갔다. 바트 맥센은 멍하니 그 모습에 빠져들었다.
저런 선수가 WWF에 있었다면 분명히 메인 이벤터로 푸시를 해줬을 텐데.
‘나중에 계약을 권유해봐야겠군.’
그런 생각을 한 순간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 병실 안으로 들어선 거구의 사내가 침대 위에서 부상을 입은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이어진 말.
[신경이 좀 쓰여서 말이야.]
“……?”
뭔가 좀 익숙한 악센트인데.
뭐지?
누구지?
“……드류 맥킨마이어?”
바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설마 그럴 리가.
WWF에서는 특유의 유약한 성격으로 인해 제대로 크지 못하고 내쳐졌는데.
‘언제 저렇게 성장했지?’
황당해하는 바트 맥센의 눈앞에서 드류 맥킨마이어와 AK 스타일스의 백스테이지 세그먼트가 시작되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백스테이지가 아니라 Hospital이었지만.
[너한테 꽃이라니. 안 어울리는데.]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병문안도 안 어울려.]
AK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그래도 고맙군.]
“크윽…….”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바트는 알 수 없는 굴욕감에 휩싸여 이를 갈았다.
자신이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밀어주었지만 결국 실패했던 선수가 타 단체에서 이렇게 크게 성장을 하다니!
“시이이인……!”
프로모터로서 이보다 더한 굴욕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