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
2010년 1월 31일 일요일.
킹스 럼블의 성대한 막이 올랐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Waaaaaaaaaaaaaaaaaagggghhh!]
심장을 강타하는 듯한 환호였다.
경기장 바닥과 벽이 그 목소리로 인해 울리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
오늘 모인 관객의 수는 172,804명.
이 업계의 유례없는 성공가도를 나타내는 듯한 엄청난 숫자에, 관계자들 모두가 흥분을 금치 못했다.
동료들과 함께 락커룸에 있던 나는 목구멍을 타고 오르는 듯한 부담감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런 가운데.
쇼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경기에 나선 레이 미스테리우스를 향해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분위기가 삽시간에 좋아졌다.
팬-페이버릿 플레이어가 가지는 힘은 그만큼 거대했다.
나는 레이가 펼치는 경기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역시 레전드.’
그 존재가 우리의 힘이 되어주었다.
레전드 선수인 레이가 그렇게 분위기를 잡아주자, 뒤를 이어서 각 선수들이 협력해 멋진 쇼를 만들어나갔다.
이것이 프로레슬링 단체였다.
드류 맥킨마이어와 사모아 고 같은 미드 카더 라인 역시도 충분하고.
게다가 일반적인 단체가 아니라 각자 PWA나 WWF로 소속이 나뉜 상태에서 각기 드라마를 가지고 있다.
팬들은 분명히 그 결말이 어떻게 될 건지 보고 싶어 여기에 왔을 터였다.
큰돈을 지불해가며.
그 기대에 응해주자.
아무렴, 나는 우승자니까.
그런 각오와 함께 시작된 럼블 매치.
올해는 특별히 페이퍼뷰의 메인이벤트가 아니라 세미 메인 이벤트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더 팍의 복귀가 가지는 파급력에, 경기 이후 내가 러셀에게 도전하는 퍼포먼스가 추가로 있기 때문이었다.
즉, 럼블 매치가 끝나고 나면 팬들은 분명히 내가 마지막 메인이벤트에 등장하리라 기대하게 될 테니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었다.
물론, 이제 막 복귀한 더 팍이 첫 경기에서 패배하는 건 그 이미지에 좋지 못하겠지만.
그는 어차피 레슬 임페리움 시즌이 되어서야 다시 복귀를 할 테고, 그사이 이미지 손상은 희미해질 터였다.
즉, 현역 선수들을 강자로 밀어주는 이 부킹은 지극히 합리적이었다.
‘아주 좋아.’
나는 웃으며 순서를 기다렸다.
럼블 매치의 1번은 롤프 지글러.
그리고 2번은 바로 사모아 고.
[GOE! GOE! GOE! GOE! GOE! GOE! GOE! GOE! GOE! GOE!]
팬들의 압도적인 챈트 속에 자신의 카리스마를 뽐낸 고가 겁에 질린 지글러를 넘기며 그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오늘 럼블 매치의 리드 보이는 그가 아니라 바로 3번 선수였다.
C.M. 펑크.
[Boooooooooooooooooooooo-!!]
내가 없는 사이, 링 서바이벌 이후에 완전히 악역으로 자리 잡은 펑크.
그를 중심으로 시작되는 럼블 매치는 환상적이다 싶을 정도로 역겨웠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역겹다’는 말은 대단히 좋다는 의미였다.
그만큼 펑크는 자신의 비겁한 캐릭터성을 잘 살려서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얄밉게 탈락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끈질기게 살아남았고, 30번까지의 경기에서 초반 10번까지 사모아 고와 경기를 잘 만들었다.
그리고 11번.
링에 등장한 것은.
[I Hear Voices In My Head-!!]
[Waaaaaaaaaaaaaaaaaaggghhh!]
랜스 오튼이었다.
주홍빛 석양과도 같은 조명 아래에.
등장 음악과 함께 링으로 달려오며 입장하던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녀석은 일부러 어슬렁어슬렁 걸었다.
마치 뱀처럼.
천천히 어깨를 풀며 목을 툭툭 치는 퍼포먼스와, 여유로운 눈빛.
그야말로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링 위의 펑크가 당황하는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랜스 오튼은 그렇게 팬들의 기대 속에 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내 고를 탈락시키고, 멋진 퍼포먼스와 함께 링을 휘저었다.
[Yeeeeeeeeeeeeeeaaaahhh!!]
그 뒤에 있던 펑크가 비겁하게 오튼을 노렸으나, 오히려 반격에 당했다.
이어지는 R.K.O.
투콰앙-!!
[Yeeeeeeeeeeeeeeeeeeaaaahhh!!]
팬들이 더 큰 환호를 보냈고, 그렇게 럼블 매치의 중반부가 시작되었다.
자신의 강함을 뽐내듯 선수들을 차례차례 탈락시키는 오튼과 그 마수를 피해서 이리저리 도망치는 C.M. 펑크.
그런 가운데, 내 차례가 돌아왔다.
“신 선수, 준비해주세요!”
음향팀 막내의 전달을 들은 난 곧바로 재킷을 걸치고 복도로 나섰다.
21번, 22번, 23번, 24번 선수가 출전했고, 뒤이어 내 차례가 찾아왔다.
2010 킹스 럼블 엔트리 넘버 25.
[10! 9! 8!]
팬들이 카운트를 시작했다.
“신!”
바로 그때, 날 부르는 목소리.
뒤를 돌아보자 헤드셋을 쓰고 있던 바트 맥센이 내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3! 2! 1!]
BAAAAAAAAAAAAAAAAAMMM!!
부저가 울리는 소리.
그와 함께 테마가 시작되었다.
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
모니터링TV로 바깥을 확인했다.
지면에 분사되는 연기.
치솟는 파이로.
경기장의 조명이 모두 꺼지며 이윽고 흰색의 조명만이 입장로 위를 신성하게 물들였다.
빠밤-빠밤-빠밤-빠밤-!
빠밤-빠밤-빠밤-빠밤-!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팬들의 환호.
테마의 연주.
최고의 시간.
나는 커튼을 걷고 나섰다.
[Yeeeeeeeeeeeeeeeaaaahhhh!!]
심장을 두들기는 환호.
연기를 꿰뚫고 내가 링으로 나서자 그 소리는 한층 더 커졌다. 링 위의 선수들도 경악해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돌아왔다.
SIN.
현재 이 업계에서 등장만으로도 팬들을 전율시키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
그런 내가 링으로 들어섰다.
“이런 씨……!”
가장 먼저 달려드는 펑크의 안면에 헤드벗을 먹이고, 이어서 빅 죠의 안면을 향해 힘껏 슈퍼 킥을 날렸다.
쫘악-!!
그 큰 덩치의 안면까지 별다른 무리 없이 킥을 차낸 뒤, 나는 그대로 링에 있던 선수들을 정리해내기 시작했다.
경기의 후반부로 가는 포석이었다.
제거된 선수들 중에는 코디 로스도 포함되었다. 나는 그렇게 링 서바이벌의 복수를 훌륭히 해냈다.
이제 남은 선수는 넷.
빅죠와 나, 펑크와 오튼까지.
이렇게 네 명의 선수가 각 코너에 서서 서로를 노려보는 상황이었다.
[Waaaaaaaaaaaaaaaaagggghhh!!]
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 속에서 우리들은 동시에 펑크를 돌아보았다.
고개를 내젓는 펑크.
“No……! No!!”
펑크가 내 쪽으로 돌아섰다.
“신! 우리는 팀이었잖아!!”
“무슨 팀?”
“P! W! A!”
“지랄.”
어떻게든 매달려 보려고 하는 펑크에게 나는 슈퍼 킥으로 응수를 했다.
쫘악-!
휘청거리는 펑크의 몸.
그를 향해 달려든 빅죠가 그대로 펑크의 안면에 있는 힘껏 펀치를 날렸다.
W.M.D.
Weapon of Mass Destruction.
대량 살상 무기라는 뜻을 가진 빅죠의 피니시 무브로 펑크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하나가 더 남았다.
R.K.O.
투콰앙-!
세 번이나 안면으로 이어지는 피니시 무브를 맞은 펑크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Yeeeeeeeeeeeeeeaaaahhhh!!]
팬들은 속이 시원하다는 듯 찬사를 보냈고, 뒤이어 펑크를 일으켜 세운 내가 그대로 링 밖으로 던지려 했다.
그 순간 이어지는 빅죠의 배신.
펑크를 내보내려는 틈을 타 역으로 내 머리를 붙잡은 빅죠가 그대로 링 바깥으로 나를 힘껏 내던졌다.
[Uooooooooooooooooooohhhh!]
경악을 금치 못하는 팬들.
하지만 나는 로프를 붙잡고 버텼다.
“크윽!”
그리고 빅죠는 내 손을 로프에서 떨쳐내 탈락시키려고 들었다.
바로 그 순간.
뒤쪽의 오튼이 빅죠의 다리를 붙잡고 그대로 로프 밖으로 넘기려 했다.
하지만 빅죠는 체중 200Kg을 넘기는 몬스터 급의 빅 맨. 웬만한 선수는 혼자서 들어 올리지도 못했다.
그렇기에 내 도움이 필요했다.
[Yeeeeeeeeeeeeeaaaaaahhhh!!]
빅죠가 자신의 다리에 매달린 오튼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 나는 안전하게 링 안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오튼을 도와 빅죠의 반대편 다리를 붙잡고 있는 힘껏 들어올렸다.
“크아아-!!”
[Uooooooooooooooooooohhh!!]
내 힘이 더해진 끝에 지면에 돌처럼 박혀 있던 빅죠의 발이 위로 들렸다.
그리고 로프 밖으로 넘어갔다.
[Yeeeeeeeeeeeeeeeeeaaahhh!!]
팬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상대를 탑 로프 위로 넘겨야만 하는 킹스 럼블 매치에서, 가장 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빅죠를 탈락시켰다.
나와 오튼의 협력으로 인해.
“허억, 허억…….”
큰일을 해낸 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옆에 선 오튼을 돌아보았다.
녀석이 웃으며 내게 말했다.
“그걸 드냐?”
“같이 든 거잖아.”
빅 죠까지, ‘셋’이 같이 말이다.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Orton! Orton! Orton! Orton! Orton! Orton! Orton! Orton! Orton! Orton!]
팬들의 챈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두 사람은 잠시 나란히 서서 곁눈질로 서로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역시나.’
멋진 반응이었다.
오튼과 나 역시도 숱한 경기를 통해 성장해오며 라이벌리를 맺어왔으니까.
그런 열광적인 반응 속에 다른 선수들이 뒤이어 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6번 리틀 트루스.
27번 잭 스웨어.
28번 코피 퀸스턴.
29번 크리스 젠코.
그들 모두가 적어도 미드 카더 선의 출중한 선수들이고, 심지어 크리스 젠코는 업계의 레전드 선수였지만.
오튼과 나, 그리고 펑크를 당해내지는 못했고, 차례차례 탈락을 당했다.
그렇게 마지막 선수인 30번을 남겨둔 상태에서 링에 남은 선수는 넷.
나, 젠코, 오튼, 그리고 펑크.
그런 상황에서 시작된 카운트.
[3! 2! 1!]
BAAAAAAAAAAAAAAAAAAMMMM!!
부저가 힘차게 울림과 동시에.
[Uooooooooooooooooohhhh!!]
[BRRRRRRRRR!! Apple Douch-!]
빰-빠밤-빰-!!
빰-빠밤-빰-!!
숀 시나가 링에 모습을 드러냈다.
팬들의 어마어마한 환호.
그리고 적대자들의 야유.
[Shawn Cena S-ck~!]
[Shawn Cena S-ck~!]
[Shawn Cena S-ck~!]
음악에 맞춰 이어지는 챈트.
그것은 슈퍼 히어로를 향해 세상이 보내는 역경이었고, 시나는 웃으며 그 야유를 받아들였다.
일반적인 선수라면 정신이 나갔을지도 모르는 인간의 증오와 야유를 등에 업고, 지금까지 꿋꿋이 걸어왔다.
그런 숀 시나의 등장.
링으로 올라온 그가 티셔츠를 벗어던지자 여기에 있던 모두가 긴장했다.
내가 웃으며 소리쳤다.
“왔구나! 시나!”
거기에 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해보자고. 신.”
서로에 대한 격려.
하지만 이어지는 건 난타전이었다.
퍼억-!
뻑!!
서로 안면을 한 대씩.
[Uooooooooooooooooooohhhh!!]
생각도 못한 곳에서 성사된 드림 매치. 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거기에 펑크가 끼어들었다.
순간 서로 한 발자국씩 물러선 사이, 시나의 뒷목을 붙잡은 펑크가 그대로 링 바깥으로 던져버리려고 했다.
[Booooooooooooooooooooo-!!]
순간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시나는 거기에 당해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넘기려던 펑크를 반대로 손쉽게 넘겨버리고 말았다.
[Yeeeeeeeeeeeeeeaaaahhhh!!]
순간 쏟아지는 환호.
갑자기 탈락하게 된 펑크는 어안이 벙벙해진 채 있다가 바닥을 연신 내리쳤다.
그것으로 남게 된 파이널 포.
나, 젠코, 오튼, 그리고 시나.
이상의 선수들이 각자 거리를 벌리고 서로를 노려보는 가운데, 가장 먼저 공세로 보인 것은 바로 시나였다.
녀석이 오튼에게 달려들어서 펀치를 날렸고, 그걸 지켜보던 젠코는 그런 시나를 공격하며 삼파전이 벌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오튼과 젠코에게 동시에 공격 받은 시나는 점차 무너졌다.
선역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시나를 도와주면서 두 강자들이 비겁한 짓을 하지 못하게 해야 맞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싸움을 이어가는 세 사람을 바라보던 나는 이내 피식 웃고는 시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Yeeeeeeeeeeeeeeeeeaaaahhhh!!]
[Booooooooooooooooooo-!!]
환호와 야유가 뒤섞였다.
하지만 환호 쪽이 조금 더 컸다.
팬들은 단순한 선과 악을 떠나, 이런 상황에서도 시나를 공격함으로써 승리를 쟁취하고자 하는 내가 특별하다고 여기는 것이었다.
그렇다.
이게 나에게 맞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시나는 시나답게 그걸 이겨내 보였다.
[Let’s Go! Cena! Let’s Go! Cena! Let’s Go! Cena! Let’s Go! Cena!]
팬들의 응원을 받고 일어난 녀석이 그대로 우리들에게 펀치를 날렸다.
퍼억-!
그 해머링에 맞은 나는 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니 자리에서 일어선 시나가 엄청난 기합과 함께 젠코를 들었다.
Attitude Adjustment.
[Uoooooooooooooooohhhhh!!]
팬들의 환호 속에 시나는 그대로 있는 힘껏 젠코를 링 밖으로 넘겨버렸다.
파이널 쓰리.
우리 셋은 다시 얼굴을 마주했다.
나와 오튼, 그리고 시나까지.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팬들이 그 조합에 환호했고.
시나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다녀와라. 신.”
“끝나고, 허억. 맥주, 먹자.”
“축하 겸 그렇게 해도 되겠지.”
오튼은 역시 오튼이군.
쓰게 웃은 나는 그대로 시나를 향해 헤드벗을 날리면서 공격을 시작했다.
빠가악-!
[Yeeeeeeeeeeeeeeaaaahhhh!!]
팬들이 환호를 보냈고.
이어서 나는 오튼의 뺨을 갈겼다.
쫘악-!
거기에 분노한 오튼이 내 가슴에 찹을 날리면서 그대로 반격에 들어갔다.
그리고 시나도 거기 끼어들었다.
우리 세 사람은 그대로 링에서 마지막 싸움을 벌이며 누가 우승하더라도 절대 이상하지 않을 장면을 연출했다.
The Viper, 랜스 오튼.
The Champ, 숀 시나.
거기에 맞서는 나, SIN.
팬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의식 속에서 나는 심장을 사납게 울리게 하는 팬들의 챈트를 들었다.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SIN!]
그리고 이어지는 건.
“크아아악-!!”
러닝 니.
빠악!!
날카로운 타격음과 함께 거기에 얻어맞은 오튼이 링 밖으로 넘어갔다.
[Uoooooooooooooooooohhhh!!]
마침내 파이널 투.
옛 시대의 재현.
내가 처음으로 출전했던 킹스 럼블.
그때 나는 시나와 마지막으로 맞붙어 져주면서 그를 한껏 띄워주었다.
이제는 상황이 반대였다.
“으아아아!!”
오튼을 탈락시킨 뒤, 시나가 쓰러져 있는 내 머리를 붙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어깨 위로 들어올렸다.
다시 한 번 AA 포지션.
[Uooooooooooooooohhhhh!!]
팬들이 놀라 바라보는 가운데.
지난 럼블과 같은 상황.
하지만 이제는 정반대였다.
나는 시나의 어깨 뒤쪽으로 빠져나와 그대로 녀석의 등을 힘껏 밀었다.
반대편 로프로 달려가 그대로 반동을 취하고 나를 향해 돌아오는 시나.
나는 그런 녀석을 번쩍 들었다.
팬들은 숨조차 쉬지 못했다.
스쿱 파워 슬램 포지션에서 옆으로 돌아, 버텨낸 그 자세는 바로 내 상징.
역십자.
Antichrist.
시나는 이걸 받을 자격이 있다.
버티지는 못하겠지만!
투콰앙-!!!
정수리부터 바닥에 떨어진 시나의 몸이 그대로 반대편으로 나가떨어졌다.
반응은 없었다.
팬들은 숨조차 쉬지 못했다.
드디어.
기어코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선수를 상대로 안티크라이스트라는 환상의 기술이 터진 순간이었다.
다들 제대로 말조차 하지 못했다.
시나의 팬들은 입을 다물었고.
내 팬들은 감격해 눈물을 삼켰다.
그리고.
나는 쓰러진 시나의 뒷목을 잡고 일으켜 세워 링 밖으로 힘껏 던져버렸다.
[Yeeeeeeeeeeeeeeeeaaaahhhh!!]
땡땡땡!!
내 승리가 정해진 순간 팬들이 참았던 환호성을 토해내며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나의 2년 연속 우승으로.
결전의 준비가 끝났다.
남은 건 더 팍과 러셀 하트의 경기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