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레슬링의 신-422화 (422/634)

422.

계획한대로 일이 진행되어갔다.

나는 PWA에서 새로운 기믹이 어떤지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에게 잡을 받으면서 계속해서 활약을 해나갔고.

동시에 러셀은 ACW에서 스탠 슈타이너와의 대립을 빌드 업 해나가면서 페이퍼뷰에서 결전을 치르기로 했다.

‘거기에서는 분명 승리를 하겠지.’

그런 식으로.

녀석과 나는 제각기 다른 단체에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퓨드를 맺어 나가고 있는 셈이었다.

우리가 딱히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도, 팬들과 언론에서 아예 그와 같은 기사들을 써서 흥미를 돋구었다.

신 vs 러셀 오메가.

Alpha vs Omega.

그런 식으로 특집 기사나 칼럼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프로레슬링 전문 팟캐스트 채널에서도 꾸준히 우리에 대해 다뤘다.

이게 바로 현대의 대립이었다.

생각한 대로 흘러갔다.

돌고 돌아 다시 과거로 돌아갔다.

80년대의 선수들은 프로레슬링 업계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현실에서도 기믹을 유지하는 케이페이브라는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유지했다.

선역과 악역은 아무리 친해도 절대로 같이 다니지 않았고, 일부러 다른 호텔 방을 잡았으며, 만약에 같이 있다가 걸리기라도 하면 바로 싸워댔다.

지금도 그런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그때는 가상의 것을 현실로 가져왔다면, 이제는 현실이 가상에 융합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러셀과 나는 실제로 서로에게 호승심을 느꼈다. 그리고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왔다.

그런 환경이.

드라마가.

각본이 되었다.

팬들은 우리 두 사람의 대결이 프로레슬링 역사상 가장 큰 무대에서 펼쳐지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건 그를 향한 전진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친구인 부커나 거트로부터 연락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계속해서 러셀의 경기를 챙겨보았다.

뭐, 사실 시간이 날 때면 항상 전 세계의 프로레슬링을 모니터링하는 나이기는 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그 경기는 정말 진지하게 봤다.

그렇게 찾아온 5월 4주차.

ACW의 페이퍼뷰, 하이퍼 브롤.

세미 메인이벤트로 편성된 러셀 오메가와 스탠 슈타이너의 경기는 나를 무척이나 놀라게 만들었다.

‘이렇게 끔찍할 줄이야.’

등 부상과 근육 펌핑의 영향일까.

스탠 슈타이너는 경기가 시작한 뒤로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숨을 헐떡거렸고, 협조적으로 굴지도 않았다.

아직까지 러셀이 ACW 락커룸 내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긴.’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도 여전히 스탠 슈타이너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을 크로우가 지켜주고 있다고 했지.

그런 두 사람의 상황은 무시하고 대립을 하게 만든 ACW 관계자들의 두뇌 수준이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걸 느꼈다.

러셀은 그런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아내 어떻게든 반응을 끌어 올렸다.

그가 택한 방법은 간단했다.

이 경기를 ‘진짜’로 만드는 거다.

지쳐서 자신의 차례임에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스탠.

그 앞에서 러셀은 내가 자주 하듯이 스탠의 뺨을 귀엽다는 듯 어루만졌다.

아주 귀여운 것을 만지듯이.

스탠 슈타이너는 하얀 머리니까 말티즈 같은 느낌의 강아지를 만지듯.

거기에.

스탠은 진짜로 열이 받았다.

[크아아아아!!]

[스탠 슈타이너! 러셀 오메가의 도발에 정말로 화가난 것 같습니다!]

[아! 클로스라인! 엄청난 소리가 납니다! 충격이 정말 상당하겠는데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저 남자의 괴력을 한번 보세요! 놀랍습니다!!]

해설도 뭐…….

‘아예 최악까지는 아니군.’

그렇다고 좋지는 않았지만.

러셀은 스탠 슈타이너의 성질을 자극함으로서 투지를 불어넣는 방식을 선택했고 그것이 아주 잘 먹혔다.

하지만 위험한 방식이기는 했다.

콰앙-!

[벨리 투 벨리 수플렉스!]

[엄청난 힘입니다! 러셀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래도 역시.

‘나라도 저렇게 했겠지.’

스탠 슈타이너의 체력은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최소한의 경기를 위해서는 분명히 힘을 내줘야 했다.

그걸 러셀은 상대의 성질을 돋우면서 싸우도록 의지를 불어넣었고 방법은 먹혀서 확실하게 경기는 다시금 활력을 되찾았다.

문제는.

‘안 아프나.’

스탠 슈타이너는 정말로 무자비하다 싶을 정도로 러셀에게 기술을 썼다.

붕붕 날아다니는 러셀.

그나마 그게 레슬링의 형식을 띄고 있는 이유는 러셀의 뒤에서 그를 지켜주고 있는 크로우의 존재 덕이겠지.

그러다 스탠이 지쳐서 숨을 헐떡거리면 좀 쉬라며 러셀이 경기를 주도하는 식으로 계속 싸움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쇼였으나 러셀과 스탠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그와 다른 의미로 즐길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를 보던 나는 깨달았다.

[Russell! Russell! Russell! Russell! Russell! Russell! Russell! Russell!]

팬들의 환호성 속에 서있는 러셀은 확실히 스타의 자질이 있는 선수였다.

전생의 ACW는 그런 스타를 발굴해내지 못해 WWF를 역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링 위에 서서 팬들의 호응을 끌어모으고 있는 녀석은, 분명 이 ACW에서 앞으로 큰 활약을 펼칠 터였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마지막 기술이 들어갔다.

격렬한 싸움 끝에 스탠 슈타이너는 결국 완전히 뻗어버렸고, 러셀은 그런 녀석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비틀거리는 스탠.

그 뒤로 돌아들어가서 허리를 숙이고 스탠을 목마 태우는 러셀 오메가.

[Uoooooooooooooooooohhhh!!]

[아! 드디어 나오려고 하는 건가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기술명을 아까 들었죠! 러셀 오메가의 새로운 피니시 무브!! 추락했으나 자신의 길을 계속해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새로운 필살기!!]

화면이 순간 멀어졌다.

러셀은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비틀거리다 이내 앞으로 기운 스탠 슈타이너의 머리를 잡고 당기며 러셀 오메가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스탠의 머리가 지면에 꽂혔다.

투-콰앙-!!

그 이름하야.

[One Winged Angel!]

[One Winged Angel!]

흥분해 소리치는 해설자들.

그와 함께 이어지는 핀 폴.

승부는 이미 결정되었다.

[1……!]

[2……!]

[3……!]

땡땡땡-!

[Yeeeeeeeeeeeeeaaaaahhhh!!]

러셀의 승리와 함께 이어지는 팬들의 환호, 그리고 그 새로운 테마 음악.

녀석의 새로운 피니시 무브는, 굳이 말하자면 재현에 가까운 행위였다.

한 번 지독한 배신을 겪고 추락한 러셀 오메가는, 그렇게 거꾸로 떨어져 지면에 추락하는 것을 재현했다.

그렇기에 이름이.

One Winged Angel.

편익의 천사.

뭐.

여기에 러셀이 옛날에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의 악당이 가진 별명을 오마주해서 쓰는 거라고 하는데.

확실히 잘 어울리기는 했다.

‘나쁘지 않군.’

그렇게 승리가 결정된 러셀이 팬들의 앞에서 세리모니를 펼쳤고, 그런 가운데 나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

이 정도는 되어줘야지.

* * *

그렇게 러셀 오메가를 비롯한 선수들이 어느 정도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ACW 하이퍼 브롤의 판매량은 처참해서 이전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nWo와 할리우드 로건이라는 괴물을 앞세워서 WWF를 침공하던 이전 ACW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들 WWF라는 회사를 등지고 나온 내 선택을 비웃을 테고 사실 그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지금 당장 ACW는 바람 앞의 등불이었고 타이거 앞의 버니와 같았다.

하지만 나는 팬들을 믿었다.

그리고 몇 가지 요소들로 인해서 눈에 보이는 것보다 지금의 상황이 불리하지는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반격은 곧바로 시작될 예정이었다.

내가 WWF와 한 계약이 끝나면.

물론, WWF 측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고 조건을 한 가지 걸어왔다.

상호 계약 해지 합의서에 사인을 하고 싶으면 나보고 직접 찾아오시란다.

그것도 혼자서.

장소는 바로 캘리포니아 말리부에 위치한 맥센 패밀리의 대저택이었다.

티파니는 내가 혼자 가는 것을 어쩐지 좀 염려하는 눈치였으나 사실 이야기를 듣자마자 대충 알아차렸다.

바트 맥센이 나와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말로 꼴도 보기 싫은 인간이었으나 나 역시 그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선전포고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그래야겠지.’

나는 초인종을 눌렀다.

문이 열렸고, 정원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자 케인 맥센이 날 맞아주었다.

“신, 오랜만이군.”

씁쓸한 미소를 짓는 케인.

우리와 바트의 사이에 껴서 사실상 제일 불편한 상황을 겪고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악수 정도는 해주었다.

그렇게 지난번에 로건의 집에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안내되어 집무실에 있던 바트 맥센을 찾아갔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방.

의자에 앉아 있던 바트는 내가 방안으로 들어서자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를 권했다.

“앉게.”

“그러죠.”

“여기 서류.”

그러더니 곧장 서류를 내밀었다.

두 장 모두에 사인을 하고, 바트 역시도 사인을 했다. 그런 식으로 우리 두 사람의 계약 관계가 끝이 났다.

서류 중 하나를 챙겨서 가방에 넣은 나는 그대로 바트 맥센을 바라보았다.

“이걸로 끝이군요.”

“그렇게 되었군.”

“아쉽지 않으십니까?”

“그야 물론, 아쉽지.”

의외로 솔직하게 대답하신다.

“자네 같이 좋은 선수를 내 손으로 묻어버려야만 한다는 게 안타까워.”

지나치게 솔직하시군.

“하지만 뭐 어쩌겠나. 자네가 자네의 마지막 기회를 걷어찬 셈인 것을.”

“기회요.”

“그래, 월드 챔피언이라는 자리에 동양인 최초로 오를 수 있는 기회.”

WWF에서는 그렇게 나왔다.

나의 소유권 포기로, 월드 챔피언십의 변동은 일어나지 않았고 공석이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WWF의 챔피언 히스토리에도 남지 않게 되었다.

바트 맥센다운 방식이었다.

“안타까운 일이야.”

“저는 잘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나는 곧바로 받아쳤다.

“안 그렇습니까? 제가 거기에서 당신 개가 되었다면 그동안 제가 쌓아온 드라마는 완전히 물거품이 되겠죠.”

그렇기에 하지 않았다.

나는 바트 맥센의 대적자였다.

그에게 반대하기 위해 WWF를 나왔고 PWA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난 그런 식으로 이 업계에서 살아왔다.

아니, 업계뿐만이 아니지.

실제로도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 내가, 그의 가장 더러운 면모를 보고도 이 회사에 붙어있을 것 같다면 바트는 큰 착각을 한 것이었다.

“영감.”

나는 싱긋 웃으며 일어섰다.

바트와 나 사이에 있는 책상에 손을 얹고는 반대편의 의자에 앉아 위풍당당한 그 얼굴을 노려보았다.

말하자면 그 자리는 왕좌였다.

그리고 나는 그걸 빼앗는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가실 때 의자는 챙겨드리죠.”

“참, 자네를 보면 신기하단 말이야.”

그러자니 바트가 웃음을 터뜨렸다.

“자네는 사업가인가, 프로레슬러인가? 어느 쪽인지 참 모르겠어.”

“사업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다면 저는 프로레슬러로 살았겠죠.”

나는 막힘없이 대답했다.

거기에 바트가 씨익 웃었다.

“애초부터 이걸 생각했군.”

“…….”

“언제부터였나? 언제부터 나와 이런 방식으로 대적해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말도 안 되는 짓이야. 가난한 세탁소의 동양인 하나가. 그것도 집안의 지원 하나 없이 여기까지 올라와서 내 목을 쳐내려고 할 줄이야. 신기하군.”

그는 지금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마치 자네는 주인공 같아.”

“…….”

“프로레슬링이라는 드라마가 아니라 이 현실의 주인공 말이야.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일이 이렇게 잘 풀리나?”

“직접 생각하시죠.”

“아니, 답이 궁금한 게 아니야. 어차피 알고 싶지도 않거든. 다만 지금이 상황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건지 자네가 좀 알아줬으면 하는 거지.”

그 말이 맞았다.

20살에 집을 나와, 작디작은 캠핑 카 하나에 몸을 싣고 프로레슬링이라는 꿈을 지금까지 키워온 청년.

하지만 그는 GCW에 입사한 직후 눈부실 정도의 성과를 보이며 사업과 선수, 양쪽에서 가공할 성과를 냈다.

“마치 그래, 신(神)이 이 상황을 만들어낸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드는군.”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나는 어이가 없어 같이 웃었다.

재미있는 말이었다.

신이 지금 이 상황을 만들었다니.

그렇다고도 느낀다.

아무에게도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실제로 그런 기적을 체험한 인간이었고 그로 인해 여기까지 왔으니까.

전생의 기억을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인물은, 대체 왜 그렇게 하였을까?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의문.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무언가가 뭘 이유로 나를 이렇게 만들었느냐 같은 공상 과학 소설의 내용이 아니었다.

나는 여기에 있다.

그리고 원하는 게 있다.

그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눈앞의 남자를 쓰러뜨리고 반드시, 이 시대와 프로레슬링을 나 자신의 방식으로 이끌어가고 말 테다.

그러자니 바트가 대답했다.

“뭔가, 이걸 바라고 있던 기분이야.”

“……예?”

“자네와 함께 가는 것도 좋았겠지. 우리는 분명 이 업계 전체를 먹고 원하는 대로 주무를 수 있었을 걸세.”

하지만 역시.

그게 아닌 쪽이 더 좋았다.

바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이게 신(神)에 의해 만들어진 상황이라면, 그에게 감사해야겠군.”

그는 분명히, 이 바트 맥센이라는 악당을 벌하기 위해서 그를 보냈겠지만.

“나로 인해서 자살한 사람의 숫자만 열 명이 넘어가. 유서에 내 이름을 적고 저주한 이들의 원념은 내가 죽고 난 후에도 계속해서 날 따라다니겠지.”

하지만.

바트 맥센은 개의치 않았다.

“패배자들이 죽든 말든, 그 가족이 슬퍼하며 나를 저주하든 말든,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여기까지 올라왔네.”

왜냐면.

“나는 이 업계를 사랑해서, 바로 여기를 내 걸로 만들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는 그런 유형의 인간인 거야.”

“흥미롭군요. 저도 그런데.”

“알아. 하지만 업계는 하나지.”

그리고 우리의 생각은 달랐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구 하나가 .44 매그넘이 들어있는 리볼버를 입에 물고 방아쇠를 당길 각오로 싸워야 마땅하지 않나 싶군. 안 그런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나는, 자네 이후로도 날 죽이기 위해 오는 수많은 이들에게 신의 명령보다 .44 매그넘 탄환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친절하게 가르쳐줄 생각이네.”

바트는 손을 내밀었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악수.

그리고 내가 한마디를 보탰다.

“그렇다면 제가 만약 승리하게 된다면, 회장님 댁으로 .44 매그넘 탄 하나와 더트 해리에서 사용된 리볼버를 스페셜 각인까지 해서 보내드리죠.”

“그럼 나도 한 자루 보내지. 거기에는 내 이름을 직접 파서 넣겠네.”

“그럼 저는 ‘쿵-퓨리’라고 쓰죠.”

“……SIN이 아니라?”

“예, 솔직히 하나 말씀드릴까요?”

나는 빙긋 웃었다.

바트가 고개를 갸웃거렸고.

나는 그가 알아듣지 못하게.

하지만 전생의 일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스스로가 다짐하듯, 그렇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건넸다.

“I’m A God Damn Martial Arts, Kung-Fu Mother Fu-king Ninja.”

쿵푸.

닌자.

쿵-퓨리.

그는 분명히 바트 맥센으로 인해 입 안에 총구를 넣고 방아쇠를 당겨야만 했던, 전생의 나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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