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레슬링의 신-461화 (461/634)

461.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케인 맥센은 이곳까지 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은 그날의 데이터를 잠시 머릿속에 떠올렸다.

‘분명…….’

레슬 임페리움 VS 스타게이트.

두 단체 모두 2,000만 가구를 넘기는 페이퍼뷰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 업계의 역사에 남을 만한 대성공이었다.

말인즉슨, 그날 미국 내의 TV 시청 가구 중 약 3할은 프로레슬링의 페이퍼뷰에 돈을 소비했다는 이야기였다.

두 단체의 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가히 지상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수퍼볼에 버금갈 정도였다.

작년에 벌어진 스크류잡 사건이 거기에 분명히 큰 영향을 끼쳤을 터지만.

어쨌거나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두 단체는 정면 대결을 시작했다.

시작 직후는 비슷했다.

레슬 임페리움 : 1,600만 가구.

스타게이트 : 1,580만 가구.

대략 그 정도.

실제로는 디테일한 자료를 봤지만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았다. 러프하게 기억하고 있는 정도로 충분했다.

쇼가 계속 이어지면서 두 페이퍼뷰의 시청률은 점차 올라갔지만, 중반 이후로는 확실히 WWF가 더 우세해졌다.

레슬 임페리움 : 1850만.

스타게이트 : 1700만.

대략 그 정도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메인이벤트가 시작되면서 달라졌다.

두 쇼 모두 시청률이 2,000만에 육박하더니 비등비등한 싸움을 이어나갔다.

그게 바로 메인이벤트의 힘이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스타게이트는 2,000만의 벽을 깼고.

레슬 임페리움은 그러지 못했다.

결론을 내리자면 메인이벤트는 스타게이트의 승리. 그리고 쇼 전체를 따졌을 때는 레슬 임페리움의 승리였다.

“최종적으로는 저희가 이겼죠.”

티파니는 그걸 이렇게 설명했다.

자잘한 전투에서는 WWF가 이겼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쟁에서는 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주주들이란 향후 자신의 이득을 생각하고 움직이기 마련이잖아요?”

간단히 정리해서, 바트 맥센은 의결권을 지닌 주주들이 메리트를 느낄 만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말이었다.

WWF는 이번 정면 대결을 통해서 완벽하게 ACW를 밟아 눌렀어야만 했다.

왜냐면 ACW는 2011년, 단체가 거의 멸망하기 직전까지 내몰렸으니까.

스폰서들이 발을 빼고 회사를 지탱하던 슈퍼스타들의 탈단과 계약 종료로 정말 어려운 상황을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신은 그런 ACW로 가서 고작 1년 만에 회사를 기사회생시켰죠.”

도산하기 직전의 단체를 그런 식으로 되살린 건 분명 그가 로건을 다시 회사로 데려오면서 이루어낸 업적이었다.

물론, 러셀 오메가와 크로우, 크리스 젠코, 코디 로스 같은 스타들도 각자 위치에서 잘 해주기는 했지만.

그들이 펼친 드라마의 중심에 신이라는 선수가 로건과 함께 서있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리라.

말하자면 신은, 이번 대결을 통해 시대가 변했음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었다.

더 이상 바트 맥센과 WWF가 내세우는 프로레슬링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업계는 성장했으며, 다양한 자본이 유입되었고, 바트 맥센이 만들어낸 왕국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신은 자신과 러셀 오메가의 대결이 팍과 시나의 대결보다 더 낫다는 것까지 증명을 해보였죠.”

“그건 확실히 그렇군.”

케인 맥센은 순순히 인정했다.

분명 팬들은, 그동안 딱히 접점을 갖지 못했던 아이콘 간의 대결보다 10년 넘게 이어져온 신과 러셀의 라이벌리를 더 흥미롭게 느끼는 듯했다.

“그런 상황에서 신, 러셀 같은 아이코닉 스타와 척을 진 아버지는 주주들에게 매력적인 경영자가 아닌 거죠.”

하지만 티파니는 달랐다.

그녀는 두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자신의 입장과 비전을 설명하며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주주들이 흥미롭게 여기는 단체 간의 콜라보에 WWF와 ACW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러므로.

이길 수밖에 없었다.

“이 파티로 확실히 증명되었군요.”

“…….”

“저희가 이겼어요. 케인.”

상쾌한 표정으로 이야기한 티파니 맥센은 핸드백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 모습을 본 케인은 피식 웃었다.

졌다.

아버지는 완벽하게 패배했다.

신은 WWF를 버리고 나갔지만, 그로써 프로레슬링 업계가 바트 맥센의 아래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동시에 후련했다.

케인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좀 끊지 그래.”

“음…… 슬슬 그래야겠네요.”

“뭐?”

너무 시원한 대답에 좀 놀랐다.

티파니는 담배를 손에 들고 있던 휴대용 재떨이에 곧바로 비벼 끄더니, 핸드백에서 담배갑을 꺼내 버리고 왔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케인 맥센은 이내 되물었다.

“뭐, 뭐야?”

“이제 안 피워도 될 것 같아서.”

티파니는 시원하게 웃었다.

“드디어 제 꿈이 이루어졌네요.”

“……왕이 되는 것?”

“네. 이제야…… 천국에 있을 에디 앞에서 가슴을 펼 수 있을 것 같아.”

케인의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

시청률을 위해서 에디의 죽음을 모독한 전과가 그에게는 있기 때문이었다.

티파니 맥센은 그것을 혐오했다.

어렸을 적부터 락커룸에서 선수들과 함께 자란 그녀는 그들을 도구로 대하는 바트의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속이 후련하네요. 정말로.”

“축하해.”

“고마워요. 케인.”

티파니는 씨익 웃었다.

“이제는 제 시대로군요! 혁명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아야겠어요.”

“하하하, 열심히 하라고.”

케인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모든 것이 명백해졌다.

파티를 즐기고 있는 주주들을 돌아본 그는 이 업계의 눈부신 발전을 느꼈다.

그러자니 쓸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견했다.

“하아, 그럼.”

길게 한숨을 내쉰 그는 모든 사실이 명백해졌음을 느끼고는 이야기했다.

“아버지에게 전화 한 통 때리고, 나도 좀 마음 편히 파티를 즐겨야겠군.”

“술은 적당히 마셔요.”

“널 축하하는 날인데 그럴 수야 없지! ……그런데, 그 녀석은 어디 있어?”

“누구요?”

“네 파트너.”

“당신 뒤에요.”

“응?”

그 말에 뒤를 돌아본 케인은 거구의 사내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

바로.

할리 레이시였다.

술에 취해 얼굴이 새빨개진 그가 다가와 케인 맥센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할리?”

“오~ 케인. 왔구먼.”

“마, 많이 드셨네요.”

“좋은 밤 아닌가! 내 아들인 신이 챔피언이 됐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티파니를 지지하기 위해 와줬으니까!”

호쾌하게 웃는 할리 레이시.

전설적인 레슬러이자 PWA의 수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무척 건강해 보였다.

하지만 티파니 맥센은 그런 할리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다시 소개했다.

“오늘 제 파트너에요. ……오셔서 바로 비싼 샴페인을 보고 눈이 돌아가더니 30분 전부터 만취 상태지만.”

“무슨 소리야? 신은?”

“어디를 갔겠어요?”

티파니는 피식 웃었다.

신은 여기에 오지 않았다.

* * *

Show Must Go On.

그것은 바트 맥센이 언제나 가슴 속에 품고 살아왔던 이정표와도 같은 말.

그렇기에 그는 아버지가 병상에서 위독할 때조차 끝까지 현장을 감독했다.

왜냐면.

쇼는 계속되어야 하니까.

그래서 오늘도 그는 대결의 ‘결과’가 나오는 파티에 참석하는 대신 경기장에서 자신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다.

매주 좋은 퀄리티의 위클리 쇼를 선보이기 위해서 그는 거의 20년도 더 넘게 이런 생활을 지속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묵묵히 일을 하던 중.

바트는 자정을 넘겨서야 미국 동부에 있는 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결과를 들었다.

자신의 패배였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러냐.”

그는 의외로 무덤덤했다.

“알겠다.”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왕이 내려갈 때였다.

“후우.”

한숨을 내쉰 그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면서 패배라는 감각을 느꼈다.

그리고 얼마 후, 사무실을 나왔다.

정장 타이를 끌러낸 바트는 어둠에 휩싸인 복도를 걸어 아무도 없는 경기장을 지나 링 위로 향했다.

2만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링.

30년간 이어진 커리어를 돌아보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고 첫 10년간 전국에 난립하는 수많은 단체를 격파한 뒤 세를 불려 나갔고.

그 이후 20년간은 미국 문화의 한 요소로서 자리 잡고 위클리 쇼를 통해 전 세계에 프로레슬링을 공급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끝이었다.

프로레슬링은 더 이상 바트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존재가 되었다.

‘여기까지로군.’

이제는 티파니와 신이 그 뒤를 이어받아 계속해서 쇼를 만들어나가겠지.

“그것도, 나쁘지 않군.”

어쨌든 쇼는 계속될 테니까.

노인을 이 순간에 묻고서.

바로 그때였다.

철컹!

어둠 속에 불이 들어왔다.

링 전체를 비추는 조명이 켜졌고 바트 맥센은 피식 웃으면서 기다렸다.

발소리가 들려왔다.

저벅, 저벅…….

다가오는 그림자.

영혼을 빼앗는 악마.

아니, 말했듯.

악마조차 그에게 영혼을 팔리라.

녀석이 링에 올라왔고.

“모든 건 이곳에서 시작되었지.”

바트 맥센은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링. 여기는 아무런 가치도 없어. 하지만 누군가의 피가, 눈물이, 영혼이.”

이곳에 가치를 불어넣어 주었다.

“반세기야. 아니, 링컨 대통령도 프로레슬러였으니 정확히 따지자면 한 세기가 넘었지. 이 일은 그렇게 오랫동안 발전해오고 하나의 문화가 되었네.”

캡틴 로건이 베트남전의 패배로 인해 아픔을 젖어 있던 미국인들에게 긍지를.

락콜드 스티비 스틴은 일에 지쳐 고통스러워하던 노동자들에게 기쁨을.

그리고.

“시나는 인생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쓰러지려는 모든 이들에게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며 용기를 주었지.”

그게 프로레슬링이었다.

바트 맥센은 그걸 만들어왔다.

“그렇다면 자네는 무엇인가.”

“…….”

“신. 자네는 대체 어떤 이들의 영혼을 사로잡아, 이곳에까지 이르렀나?”

바트 맥센은 뒤를 돌아보았다.

신이 재킷을 입고 서 있었다.

조명 바깥에 있던 그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고, 바트 맥센과 마주보았다.

그리고 대답했다.

“패배자들의 꿈을 위해.”

신은 자신을 그렇게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든 가지고 있는 영혼의 긍지를 증명하기 위해 싸웠다.

“당신은 존 마이클스의 약물 중독을 무시했지. 그 남자가 약물에 찌들어 망가져 가는 동안 가만히 놔두었어.”

“…….”

“당신은 에디 비테레로의 진통제 중독을 무시했지. 그래서 그 남자는 결국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말았어.”

“…….”

“당신은 러셀 오메가의 커리어를 무시했지. 그리고 프로레슬링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큰 잘못을 저질렀어.”

“나는 자네의 영혼을 짓밟았군.”

“그래, 맞아.”

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트는 미소를 지었다.

“쿵-퓨리가 뭐냐고, 대체.”

그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수십 년의 인생을 돌아와 이곳에 섰고, 결국 자신을 무시하던 가장 강력한 사내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바트 맥센은 이해했다.

“프로레슬링은 서부극이지.”

폴 헤이건의 말이었다.

“축하하네, 새로운 보안관.”

“…….”

“자네는 내가 알고 함께 일해온 이들을 통틀어, 역사상 최고의 프로레슬러일세.”

바트 맥센이 다가왔다.

“이리 될 줄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그는 설명했다.

“목표를 향한 악마와도 같은 집념.”

높은 의식, 그를 실행하기 위해서 죽기 직전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는 끈기.

그리고 주변의 인물들을 포섭하고 자신을 위해서 일하게 만드는 카리스마.

“그 모든 게 나와 닮았군.”

“……솔직하게 말할까?”

“뭐지?”

“당신과 닮은 게 하나 더 있어.”

“호오, 무엇인가.”

“나는 아무도 믿지 않았어.”

신은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회귀 전, 김준호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나아가 자신을 비참하게 하는 모든 이들을 증오했다.

숀 시나.

러셀 하트.

바쿠.

할리 레이시.

애덤.

그 외 레슬러들.

티파니 맥센.

바트 맥센.

더 나아가 프로레슬링 업계 전체를.

“하지만 찌질하게 군다고 뭐가 바뀌겠어. 나는 증명하는 수밖에 없었지.”

“좋은 자세일세.”

“그리고 깨달았지. 사실, 원래가 그런 거야.”

인생은 지독한 외로움과의 투쟁이다.

좌절, 열등감, 비교의식 같은 것들.

그 외로움 바깥에 있는 타인을 믿을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단지.

자신이 너무 외롭기에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을 원망했을 뿐이었다.

“내가 신뢰할 수 없는 놈인데 어떻게 나를 믿어줄 수 있었겠어? ……그래서 나는 나를 증명해 보였던 거야.”

그러자 많은 게 바뀌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정말로 모든 게 변했다고 말할 정도의 인생이 되었다.

“당신도 그렇잖아?”

“내가?”

“그러니 나를 좋아하게 된 거지.”

신은 비릿하게 웃었다.

“당신, 프로레슬러가 되고 싶었잖아.”

“………….”

바트 맥센의 말문이 막혔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잠시 과거가 스쳐지나갔다.

[아빠! 나도 프로레슬러가 될래요!]

오랜 옛날,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단체의 선수들을 보면서 품었던 꿈.

하지만 물론.

케인 맥센이 그랬듯, 바트 맥센은 프로레슬러가 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탐했다.

자신의 단체에서.

자신의 아래에서.

소모되도록 했다.

“그래서였군.”

바트 맥센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자네는 그래서 다른 사람을 믿게 된 거야. 남들이 가진 신념을 믿으면서 함께 나아가자 말할 수 있었던 거지.”

그걸 하지 못했던 바트 맥센은 남을 믿지 못했고, 그 야망을 채워주는 식으로밖에 행동할 수가 없었다.

바트 맥센은 느꼈다.

자신의 안에 있던 지독한 외로움이, 아주 약간은 채워져 가는 듯한 감정을.

그러자니 신은 눈썹을 찡그렸다.

“아니, 근데 어이가 없네.”

“……?”

“영감, 당신이야말로 프로레슬링 역사상 최고의 악당 아닙니까? 근데 뭐, 프로레슬러가 되지 못해서 사람이 삐뚤어져?”

“나, 나는 로건처럼 되고 싶었단 말이다. ……빌어먹을 프로레슬러 놈.”

“아유, 그 양반 꼴은 보셨수? 당신은 남들한테 쓰레기 짓 한 거 죄다 잘 세탁해서 지금도 존경받는 회장님이지만, 로건은 내가 안 도와줬으면 마지막까지 추하게 살다가 인생 종 쳤을걸?”

“그놈은 욕심이 너무 과해.”

“예예, 자기소개 잘 들었고요.”

신은 어깨에 메고 있던 백팩을 앞으로 해서 그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저녁은 드셨습니까. 회장님.”

“……아직 안 먹었다.”

“저한테 좋은 게 있죠.”

신은 뭔가를 꺼냈다.

보드카.

그리고 담배 케이스.

“그게 뭔가.”

“저녁이죠.”

신이 담배를 내밀었다.

“보드카 한 잔에 담배 두 개비.”

실제로 그는 전생에 가난했던 인부 시절 자주 이런 식으로 저녁을 때웠다.

잠시 어안이 벙벙해져 서있던 바트는 이내 담배를 받아 입에 물었다.

신도 담배를 물었고.

치이-.

불이 붙었다.

치솟는 연기.

그리고 신이 잔을 꺼내 내밀었다.

두 사람은 술잔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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