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레슬링의 신-570화 (570/634)

Dark Match 56.

만약 프로레슬링에서 경쟁이라는 요소가 있다면 그 대부분은 경기 이전에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막상 정치 싸움도 경쟁이기는 했다.

치팅에 가까웠지만.

멋진 몸을 만드는 거나.

강해 보이는 인상이나.

경기력이나 힘을 기른다던가.

그 모든 요소가, 재능이라는 영역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경쟁이라는 단어와 정말로 잘 어울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경기에서는 격투기의 형식을 빌려 드라마를 만들었다.

서로 협력하면서.

띄워줄 상대는 확실하게 띄워주고.

패배한 상대는 희생하거나, 혹은 두 사람 다 뜨는 방법 역시도 존재했다.

지금 드류와 핀의 경기가 그랬다.

서서히 피치를 올려가며 싸워나가던 두 사람은 경기의 종반부에 접어들면서 거의 혈전을 벌일 정도였다.

핀의 페인팅이 벗겨졌다.

드류의 몸에 페인팅이 묻었다.

[Drew! Drew! Drew! Drew! Drew! Drew! Drew! Drew! Drew! Drew!]

[FInn! FInn! FInn! FInn! FInn! FInn! FInn! FInn! FInn! FInn! FInn!]

점차 커져가는 환호.

쩌억!

드류의 글래스고 키스가 이어졌다.

중심을 잃고 넘어가려던 핀이 달려들어 다시 슬링 블레이드를 날렸다.

투콰앙-!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드류.

뒤이어 핀은 번쩍 뛰어올라 탑 턴버클 위에 중심을 잡고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비의 일격(Coup De Grâce).

힘껏 뛰어오른 핀이 마치 먹잇감을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다리를 모았다.

다이빙 더블 풋 스톰프.

프로레슬링에서 가장 접수하기 까다로운 기술로 손꼽히는 피니시 무브.

그걸 드류는 피해냈다.

옆으로 굴러서 쿠 데 그라로부터 벗어난 드류는 그대로 등을 매트에 힘껏 튕기며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릎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바닥에 착지함과 동시에 앞으로 구른 핀.

그 뒤에 서있던 드류는 핀이 돌아본 순간 달려들며 다리를 들어올렸다.

클레이모어.

쩌억-!!

[Uooooooooooooooooohhhh?!]

팬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싱글 레그 드롭킥.

핀의 안면을 짓이길 기세로 꽂힌 클레이모어. 두 사람이 함께 링 위를 나뒹굴었고 이내 핀 폴이 이어졌다.

[1……!]

[2……!]

[3……!!]

땡땡땡-!!

[Waaaaaaaaaaaaaaaggghhh!!]

경기의 승자는 드류 맥킨마이어.

링 위에 널브러진 두 사람의 모습에서 이 경기의 치열함이 설명되었다.

정말로 좋은 경기였다.

락커룸의 선수들 모두가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신도 고개를 끄덕였다.

‘잘 하는군.’

페이퍼뷰 오프닝 매치.

그것도 레슬링 월드 시리즈.

그 이름에 걸맞았다.

경기는 계속 이어졌다.

연합군 1 : 혁명군 0

딱히 뭔가를 걸지는 않았다.

어찌 보면 자존심을 건 싸움이었다.

메인이벤트를 포함해 열한 경기.

경기가 이어지면서 각 팀이 한 점씩 득점 하는 식으로 쇼가 진행되었다.

연합군 1 : 혁명군 1

연합군 1 : 혁명군 2

연합군 2 : 혁명군 2

3, 4, 그리고.

연합군 4 : 혁명군 4

여기에서 연합군이 득점을 하나 더 하면서 경기는 세미 메인이벤트로 이어질 예정이었다.

그리고.

“후우.”

딘 앰브루스는 심호흡을 했다.

자신의 차례가 다가오는 순간은 언제나 떨리기 마련이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더 긴장한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 룰 자체가 하드코어했다.

일단 토네이도 매치.

그리고 폴스 카운트 애니웨어.

그 상대가 와이엇 패밀리.

업계의 전설적인 스테이블.

하지만.

“스쿼드 준비해주세요!”

동료들이 함께였다.

일어선 나머지 멤버들과 주먹을 맞댄 딘은 긴장을 풀기 위해 소리쳤다.

“좋아, 가자. 다 조지고 오자.”

“너무 긴장한 거 아니냐?”

“전혀.”

세스의 말에 고개를 내젓는 딘.

로만이 한마디를 보탰다.

“할 수 있어.”

“…….”

“…….”

묘하게 말이 없는 녀석이라 그럴까.

한마디 한마디의 무게감이 컸다.

그렇게 긴장을 풀고 락커룸 밖으로 나온 스쿼드 멤버들은 자신들만의 특별한 입장 씬을 위해서 이동했다.

“야, 긴장했냐?”

“쫄지 말고 가!”

“힘내라!”

복도에 나와 있던 선배들이 격려(?)를 해주었고 덕분에 긴장이 풀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이 나타났다.

“신.”

“표정들 펴고.”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런 너희들에게 내가 존경하는 레슬러가 해주었던 명언을 들려주지.”

“음?”

다들 집중했다.

그러자니 신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까짓 거 죽기밖에 더 하겠냐.”

“누가, 해준 말이죠? 테이커?”

아니, 그런 사람이 했다기에는 말의 무게감이 좀 떨어지지 않나.

그렇게 세스가 생각한 순간이었다.

“있어. SIN이라고.”

“…….”

“…….”

“푸흡.”

로만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완전히 긴장이 풀어졌다.

신은 정말 존경스러운 선배였다.

앞으로도 그 아래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생각하며 그들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 로비 방면으로 향했다.

9 경기가 막 끝났다.

광고가 나가는 동안, 세 사람은 머리에 물을 뿌려서 머리를 적셔두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조명의 열기 때문이었다.

물로 머리를 적시고 나가도 경기가 끝날 때쯤에는 뽀송뽀송해질 정도였고 그렇기에 물이 없으면 링 위에서 마구 굴러 산발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곱슬 계통인 로만과 세스는 경기 중간에도 물로 머리를 적실 정도로 여기에 큰 신경을 썼다.

동시에.

터프해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가시죠.”

직원의 오더.

스쿼드 멤버들은 눈앞의 문을 열고 경기 입장을 위해 로비로 나갔다.

“오오오-!”

“로만! 딘! 세스!”

“사랑해! 로만!!”

“딘! 어제 공항에서 널 봤어!”

“악수 좀 해줘요!”

눈치 빠른 관객들이 몇몇 로비로 나와서 그들을 응원해주었고 보안요원들이 길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 사이로 이동해.

노래를 기다렸다.

“후우.”

심호흡 직후.

[Sierra! Quebec! Uniform! Alfa! Delta! The Squad……!]

신호가 떨어졌다.

“가자! 새끼들아!!”

버럭 소리치는 딘.

그 뒤를 이어 스쿼드는 보안 요원들이 열어주는 문을 통과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Waaaaaaaaaaaaaaaaagggghhh!!]

몸이 저릿저릿해지는 환호.

‘이런 걸.’

아니, 이보다 더한 걸.

신은 항상 이런 압박감 속에서 링으로 나가 경기를 펼쳐왔다는 말인가.

셋 모두가 생각했다.

클래스 자체가 다르다고.

20만을 초과한 관객.

수용치의 한계까지 담아낸 경기장은 계단을 내려가 링으로 들어가는 것만 하더라도 일반 경기장의 수 배 길이.

셋은 서로를 용기의 근거로 삼아 경기장 안까지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Squad! Squad! Squad! Squad! Squad! Squad! Squad! Squad!]

챈트를 보내는 팬들.

뒤이어 와이엇 패밀리가 등장했다.

조명이 꺼지고.

팬들이 스마트폰의 플래시 라이트를 이용해 입장 씬을 더더욱 빛내주었다.

장관이었다.

링으로 올라온 와이엇 패밀리.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땡땡땡-!!

[Yeeeeeeeeeeeeeeeeeaaaahhhh!]

초장부터 치고받는 두 팀.

관객들은 환호했다.

스쿼드로 인해 반응이 죽어가던 와이엇 패밀리도 확실히 기사회생했다.

바로 그게 더 스쿼드라는 팀이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시사하고 있었다.

좋은 선수, 좋은 팀은 자신들뿐만이 아니라 상대 역시도 띄워주었다.

신인들이 그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만큼 스쿼드는 대단했다.

각자가 개성을 가지고 그 개성이 확실히 쇼의 주인공으로서 대성할 만큼 대중성 또한 확실하게 갖추었다.

‘좋아, 좋아.’

락커룸의 신은 미소를 지었다.

[아! 앰브루스가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 몸을 날립니다!! 으아아아?!]

[Look At That Move!]

게다가 세미 메인 이벤트로서 그들은 온갖 화려한 범프를 다 섞어가면서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와이엇 패밀리부터가 이미 10년 이상의 내공을 쌓은 베테랑들이었고.

세스 롤링스와 딘 앰브루스는 인디 시절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하드코어한 범프를 다수 보여주었다.

절대로 단순한 신인과 베테랑의 대결이 아니었다. 그들은 확실하게 오늘의 경기를 준비해왔다.

그렇게 이어지는 싸움.

로만 레긴스가 링 위에서 기세를 잡으며 승리를 겨우 따낼 뻔했으나.

[우어어어어-!]

링 안으로 난입한 와이엇이 몸을 날리면서 쓰리 카운트를 막아냈다.

세스 롤링스와 루크 하커가 관객석 쪽으로 들어서면서 경기는 더욱 더 치열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거기에 딘과 에릭 로건이 합류하면서 경기는 일반적인 양상을 벗어났다.

세스가 어딘가 사라지고.

하커와 와이엇이 딘을 마구 두들겨 패면서 끝장을 내버리려고 했다.

[Uoooooooooooooohhh?!]

바로 그 순간.

세스 롤링스가 나타나면서 이 경기의 가장 강렬한 스팟이 나오려 했다.

2층 난간 위에서.

뒤엉킨 세 사람을 향해.

세스 롤링스가 몸을 던졌다.

[Waaaaaaaaaaaaaaaaaggghhhh!!]

세스를 받아내며 쓰러지는 세 사람.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며 사용한 수어사이드 다이브. 거기에 팬들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비명을 질러댔다.

[Holy Sh-t! Holy Sh-t! Holy Sh-t! Holy Sh-t! Holy Sh-t! Holy Sh-t!]

챈트가 길게 이어졌다.

네 사람은 바닥을 나뒹굴며 고통스러워했다. 그사이, 링 위에서는 로건과 로만의 싸움이 계속 이어졌다.

쩌억-!!

어퍼컷을 날리는 로만.

거기에 비틀거리며 물러선 로건.

에릭 로건.

로만보다 더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그는 와이엇 패밀리에서 힘을 상징하는 레슬러였다.

“크어어어!!”

더블 암 초크.

로건이 로만의 목을 양손으로 잡고 번쩍 위로 들어올렸다.

위기의 순간.

로만 레긴스가 로건의 복부를 걷어차며 그대로 팔을 풀어냈다.

이어지는 슈퍼맨 펀치.

퍼억-!!

[Uoooooooooooooohhhh?!]

뒤로 물러선 로건이 로프 반동을 하고는 그대로 다시 로만을 향해서 달려들려고 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는 다리를 붙잡혔다.

“……?!”

놀라 돌아본 순간.

“허억, 허억.”

“후우.”

언제 회복했는지 링 아래에 도착한 딘 앰브루스가 세스 롤링스가 로건의 발을 붙잡아 움직임을 막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로만 레긴스의 스피어.

투콰앙-!

상반신을 낮추고 상대에게 달려들어 복부를 어깨로 들이받는 피니시 무브.

거기에 맞은 에릭 로건이 쓰러졌다.

이어서 딘과 세스가 링 위로 올라오자 팬들이 미친 듯이 환호를 보냈다.

경기의 마지막 순간.

에릭 로건을 일으켜 세운 딘과 세스는 그대로 로만의 어깨 위에 태우고는 트리플 파워 밤까지 꽂아 넣었다.

투-콰앙-!!

[Yeeeeeeeeeeeeeeeeeeaaaahhh!]

환호하는 팬들.

그리고 이어지는 핀 폴.

[1……!]

[2……!]

[3……!!]

땡땡땡-!!

더 스쿼드의 승리.

[Waaaaaaaaaaaaaaaaaaggghhh!!]

팬들의 환호와 함께 자신들의 승리를 결정지은 스쿼드는 로프를 타고 올라가 포효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걸로 결과는.

연합군 5 : 혁명군 5.

참으로 드라마틱하게도 두 팀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마지막 경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신 & 랜스 오튼.

러셀 오메가 & 미스테리 파트너.

“가자, 오튼.”

“오늘은 이상한 거 시키지 마라.”

“내가 언제 그랬다고.”

더 스쿼드와는 달리 두 사람은 가벼운 농담까지 주고받으며 복도를 지나 고릴라 포지션으로 향했다.

이어서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

“와, 진짜 오랜만이네. 그 모습!”

“……응.”

고개를 끄덕이는 시나.

GM 시절의 정장 차림이 아니었다.

밀리터리 팬츠에 니 패드.

자기 티셔츠와 모자, 리스트 밴드.

그들이 아는.

전 세계의 모두가 그리워하는.

숀 시나가 거기에 서있었다.

네 사람은 손을 모았다.

“좋아,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경기에 임해보자고.”

자연스레 신이 한마디 했고.

나머지 셋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링에 올라가기 딱 좋은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오늘 경기에 흥미로운 연출을 한 번 더해줄 사내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이 업계의 현재가 여기 모였군!”

백금발을 올백으로 넘긴 노년.

바로 닉 플레어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