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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오빠는 덤입니다-193화 (194/194)

193화

신은 윤지후가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했다.

윤지후가 들어간 몸의 영혼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탈주하여 영원히 사라졌다.

우습게도 공든 탑은 아주 작은 벽돌 하나로 무너지기도 한다.

“이번에 돌아가지 못하면, 평생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

신의 말에 지후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이곳에 남는 쪽을 택했다.

“전 이곳에 살면서 깨달았어요, 돌아가더라도 이 수많은 돈만이 옆에 있을 뿐. 저를 아껴 주고 사랑하는 사람은 더는 없다는 것을요.”

지후가 눈물을 씩씩하게 닦아 냈다. 해결책이 있다니 더는 울지 않아도 된다.

가슴에서 애써 불안함을 몰아내며 기대로 채웠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곳에서 함께하고 싶어요.”

지후의 말에 신은 유쾌하다는 듯 큰 소리를 내어 웃었다.

본디 윤지후를 관할하던 관할자가 절망 어린 한숨을 내쉬는 것이 신에게는 들려왔다.

윤지후에게 들리지 않아 다행인 소리였다.

“좋아요. 내 피조물들을 예뻐해 준 것을 보아, 이곳에 머물게 하는 것은 물론 작은 선물을 주죠.”

“……네?”

“덤이라고 해도 좋아요.”

신은 손을 내밀어 지후의 손을 잡았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손이었다.

손의 형태를 했지만 허공을 붙잡은 느낌이 들었다.

“세계의 영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단 걸, 아나요?”

신은 뜻 모를 소리를 하고는 샤를리즈의 눈을 덮었다.

“안녕 샤를리즈.”

새롭게 이 세계에 입적한 피조물을 향해서 인사했다.

“샤를리즈, 꼭 행복하렴.”

무기질 같던 손에서 점차 따스한 기운이 흘러나오더니, 지후, 아니 샤를리즈는 그대로 스르륵 잠이 들었다.

* * *

“아, 안 돼! 안 돼! 신님!”

나는 엉엉 울며 울부짖었다. 돌려보내 준다며, 책 속으로 돌려보내 준다며 이 망할 신 자식아!

나를 돌려보내 준다더니, 내가 보게 된 건 모두가 죽어 버린 처참한 광경이었다.

절로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러나 왜인지 누군가 내 몸을 거칠게 흔들었고…….

나는 다시 한번 눈을 떴다.

“샤를리즈!”

눈앞으로 잘생긴 얼굴이 보였다. 조금 전 오열하던 나처럼,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이었다.

“아, 아스킨……?”

시선이 마주한 순간 아스킨이 나를 꽉 끌어안았다.

조금 숨이 막혔지만 너무나 따스한 품에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한참이나 안겨 있다가 다시 눈을 뜨면서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에 나는 그제야 내가 보았던 처참한 모습 쪽이 꿈에 불과했음을 알았다.

이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눈물이 왈칵 치솟았다.

모든 사람이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눈을 뜨길 기다렸던 것처럼.

이후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했기에 애써 울음을 참으며 물었다.

“모두, 끝난 거야?”

“……그래.”

아스킨이 툭 고개를 내려 나와 이마를 맞댔다. 길고 긴 은빛 속눈썹 끝에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이 맺혀 있었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네 덕분에 모두가 살았다. 하지만 너 홀로 눈을 뜨지 않아서.”

“…….”

“내겐 그저 절망 어린 결과로밖에 느껴지지 않더군.”

아스킨이 느릿하게 속삭였다.

“……아리아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네 뒤를 쫓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것이, 이 남자가 줄 수 있는 제일 좋은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게 사랑이라면 나는 아마, 네게 내 삶을 주고 싶은 것…… 같다.”

“이럴 때는 같다가 아니라, 속삭여야 할 말이 있잖아.”

작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정말로 돌아왔구나. 그리고 이제는 평화로울 수 있음에.

눈물을 흘리며 감사 인사를 올렸다.

“……샤를리즈, 그대를 정말 사랑하고 있어.”

귓가로 달큰한 고백이 파고들었다. 이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에필로그

“야, 그래서 대체 그날은 어떻게 된 건데?”

록시디언이 내 앞에서 투덜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차를 홀짝였다.

“야. 샤를리즈. 야. 안 들리냐?”

“…….”

“못난이.”

“한 번만 그렇게 더 불러 봐. 내 집에서 확 쫓아내 버릴 테니.”

록시디언이 눈썹을 휙 들어 올리면서도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 모습이 퍽 우스워 픽 웃었다.

차일드 백작의 재판이 끝났다.

재판이 끝난 것뿐만 아니라 어제 막 제국 최북단으로 보내지기까지 했다.

차일드 백작과 알츠베이트 공작이 손잡고 저지른 끔찍한 반란 소식에 귀족들은 모두가 경악했다.

제국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황성이 단 한순간에 쑥대밭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함께 들려왔으니까.

하지만 이도 곧…….

황제가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으며 충신인 레무트 공작과 미리 계획하에 반역자들을 유인해 황성에서 현행범으로 잡아들였다는 사실에, 귀족들은 그저 감탄하고 두려워했다.

그러나 진실은.

‘미리 계획 같은 소리하고 앉아 있네. 지 머릿속에서만 청사진을 짜 놓고 사람 가지고 논 걸 모를 줄 알고?’

나는 삐딱하게 맞은편에 앉은 록시디언을 향했다.

“나 아직도 너랑 할 말 없으니까 가라?”

“뭐가 문젠데? 네 신분도 복귀시켜 줬잖아.”

그랬다. 알츠베이트 공작은 차일드 백작과 마찬가지로 꼼짝없이 함께 반역자로 잡혀 감옥에 갇혔다.

“원하는 처벌이 있냐.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지.”

폭군 오빠는 그 망할 공작의 처벌을 내게 맡겼다.

나는 망설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나는 영원히 샤를리즈로 살 것이다.

“본인이 한 짓 그대로, 아니, 그 이상의 벌을 받게 해 줘. 편안히 죽는 건 차라리 축복일 테잖아?”

“오냐, 접수했다.”

그리고 알츠베이트 공작은 지하 가장 아래에 갇혀 빛도 보지 못한 채 남은 여생을 보내게 되었다.

이따금 간수가 다양한 도구를 들고 들어갔을 때에야 그곳에서 끔찍한 비명이 들려 아직 살아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후 모두에게 잊혀질 때쯤엔 탄광에 보내질 것이라 했나.

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떴다. 그날의 일은 아직도 꿈만 같았다.

“그래서 원하는 건 다 들어줬는데. 그날 네가 뭘 어떻게 한 건지 알려 주는 게 아깝냐?”

다만, 신을 보고 온 뒤로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 있었다.

일단 앞서 말했듯 내가 영원히 샤를리즈로 산다는 것.

“너 이제 마법도 쓰는 거냐고. 노아 그놈이 마지막 일족이었을 텐데?”

“무슨 소리야. 내가 마법을 어떻게 쓰니?”

“그럼 그 빛은 뭐였고, 폭발은 어떻게 잠재운 건데?”

“신이 도와주셨다, 됐냐?”

“허, 말하기 싫으면 차라리 나가라고 해라?”

“그래, 잘됐네. 나가라. 오빠.”

“…….”

다음으로는…….

나는 찌푸리며 록시디언을 보았다.

그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뒤로 나는 이놈을 보면 한 번씩 기가 막혔다.

“좋아요. 내 피조물들을 예뻐해 준 것을 보아, 이곳에 머물게 하는 것은 물론 작은 선물을 주죠.”

“……네?”

“덤이라고 해도 좋아요.”

신과의 대화는 애석하게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코인을 잃은 것? 그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다만.

“세계의 영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단 걸, 아나요?”

신이 말한 작은 선물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록시디언을 보고서 알았다.

돌아온 뒤로 저놈 뒤에서 희끄무리한 무언가가 보였던 것이다.

찰나였지만 알았다.

“……윤지훈?”

나랑 더럽게도 많이 싸우던 내 연년생 오빠.

그리고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부모님과 함께 죽었던 내 오빠였다.

이걸 보고서 얼마나 기가 막히고 얼떨떨하던지. 우스운 건 마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는 내 마음이었다.

신이 말한 게 무엇인지는 완벽하게 모르겠지만.

그저 윤지훈이 보이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아주 희미하게 남아 있던, 내 고향을 영영 떠나온 외로움과 불안함이 사라졌으니까.

‘어쩐지. 내가 남의 몸에 들어왔는데도 저놈은 유달리 익숙하게 느껴진다고 했어.’

그저 윤지훈과 비슷하게 구는 구석이 있었기에. 아, 얘네도 전형적인 남매였구나 했었지.

설마하니 진짜 내 오빠 놈과 관련이 있었을 줄이야.

그러나 그건 그거고.

나는 록시디언의 질문에 성의껏 대답해 줄 생각은 없었다.

“너, 아스킨에게 제대로 사과는 했냐?”

재판이 끝난 뒤, 나는 미리 반역을 밀고했던 공로를 인정받아, 황녀로서 복권했다.

알츠베이트와는 전혀 없는 삶을 살게 되었다.

나야 반길 만한 일이지만, 이놈이 이렇게 귀찮게 하는 걸 보면 그냥 새 가문이나 하나 달라고 해야 했나 싶다.

“크흠, 황제는 무치해야.”

“지랄한다. 나한테도 사과 안 한 거 기억하거든? 적을 속이려면 아군도 속여야 한다? 말은 좋지. 속은 아군이 기분이 좋겠냐.”

“…….”

록시디언이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한곳을 응시했다.

“너도 한마디 할래? 당사자니까.”

그곳에는 유려하게 생긴 미남이 서 있었다. 그가 웃자 눈밑의 눈물점이 도드라졌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저는 그저 살아 있는 것에 만족하는걸요.”

이안은 기억하는 것과 다르게 머리색이 아예 달라진 모습이었지만, 눈동자만큼은 기억하는 에메랄드 빛이었다.

그랬다.

이안은 생존했다.

모두가 기적이라고 했다. 나는 어쩌면 이것도 신이 베푼 기적이 아니었을까 싶지만.

무고한 사람이 죽지 않은 사실에 감사했다.

다만, 이안은 나처럼 반역을 밀고한 이로서 공로를 인정받았지만 제 아버지를 배신했다는 도덕적 비난, 그리고 책임을 아예 피할 수는 없어 지위를 박탈당했다.

“네가 공작으로부터 내 여동생을 지켰다지? 소원을 말해라.”

“제 소원은…….”

록시디언은 어차피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이안에게 귀족 신분을 보장해 줄 수도 있다며, 원하는 바를 물었다.

이안은 귀족으로서 살아가길 소망하지 않았다.

그가 바란 것은 황녀가 된 내 부관이 되길 자처한 일이었다.

당사자인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황당했던지.

이제 자유가 된 셈인데, 무슨 이런 소원을 빈담?

이안이 이것 외엔 바라지 않았기에 이안에게 빚이 있는 나로서는 받아들였지만 오래 거두고 있진 않을 생각이었다. 재능 있는 인간을 부관으로만 두는 건 사회적 낭비였다.

‘추스를 시간이 필요할 테지.’

끝끝내 제 부친을 향한 미련을 다 버리지 못했던 모습을 기억했다.

결국은 기어이 살아남지 못할 땅으로 보냈으니. 한동안 저 인간에게도 시간이 필요할 듯했다.

“그래? 할 말 없으니 됐고.”

“야, 너는 한량처럼 노는 황녀의 부관이 아니라 차라리 내 밑으로 오지 그러냐?”

록시디언은 보좌관을 잃었다.

이전 보좌관은 감옥에 갇혀 있었다. 아마 반항 한번 하지 않고 들어갔다지?

현재 록시디언의 부관은 여러 비서관들이 함께 나눠서 일을 하고 있었다.

아직 본인 성에 차는 인간이 없는 모양인데, 이안이 탐이 난 듯하다.

반역자의 자식을 자비롭게 용서한 황제의 타이틀을 얻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고.

“너랑 이제 할 말 없어. 가. 이제 애인 올 시간이야.”

“어어, 야? 야! 놔라? 안 놔?”

이 폭군 오빠 놈이 참으로 우스운 건 내 손을 뿌리칠 수 있으면서도 이 큰 덩치로 질질 끌려오더니.

기어이 내게서 쫓겨났다.

“이안, 황제께서 돌아가신댄다. 배웅해 드리렴.”

“예, 황녀님.”

“야! 너, 진짜 어? 나 쫓아내고 뭘 하려고!”

“뭘 하긴, 연애할 건데?”

“익.”

“뭘 억울해해? 너도 사랑 찐하게 하고 있잖아.”

“…….”

나는 할 말을 잃은 오빠를 보다가 피식 웃었다.

“아, 미안. 너무나 가슴 아픈 짝사랑이었던가?”

“……조용히 해. 갈 테니까.”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사나운 표정을 하긴 했지만 저건 도망치는 거다.

‘참으로 놀랍단 말이지.’

이 세계는 결국 책 속 내용처럼 진행된 게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딱 하나는 내가 알고 있던 대로 되었다.

폭군이 주인공 플로리아를 사랑하게 된 것.

희한한 일이었다.

반역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할 때만 해도, 플로리아한테 일부로 속아넘어 간 줄로만 알았더니.

알고 보니 모든 게 가식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게다가 플로리아는 나름의 참작할 내용이 있는 모양.

이미 황성으로 잠입할 때 록시디언에게 계획을 흘렸다나?

‘주인공이 스파이가 되는 소설이라니. 아니, 이제는 소설이라고 부를 수도 없나?’

나는 하늘을 보며 눈을 깜빡였다. 이젠 내 삶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야.

곧이어 문이 열렸다.

노크 하나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내가 이 제국에서 유일하게 노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허락한 사람이었다.

“아스킨.”

그가 들어오다 말고 멈칫했다.

나는 조금 놀랐다.

저 훤칠한 남자의 손에 커다란 장미꽃이 들려 있던 탓이다.

“이, 이건……. 크흠. 아리아가 본래 남성이 방문할 땐 꼭 들고 가는 거라고 했다. 그간, 들고오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군.”

‘……우리 아리아, 요즘 무슨 로맨스 소설을 보는 걸까.’

신기하게도 차일드 백작이 붙잡힌 시점 이후로 건강을 조금씩 회복하던 아리아는 이제 반나절 산책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 되었다.

차차 건강해질 거라고, 활짝 웃는 새하얀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살풋 웃었다.

“이럴 땐 여동생 핑계가 아니라 뻔뻔하게 말해야지. 이 꽃을 보면서 네가 생각났다. 하지만 꽃보다 네가 더 예쁘다.”

“……하지만.”

아스킨이 꽃을 든 채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

나는 아스킨을 보다가 푸핫,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내가 좀 예쁘긴 하지?”

성큼 다가가 그의 허리를 붙잡았다.

아스킨은 꽃 사이로 슬쩍 얼굴을 묻었다. 누가 제국에서 손꼽히는 미남 아니랄까 봐.

새하얀 피부 위로 흐드러진 붉은 귀와 뺨이 아주 절경이었다.

“나, 오늘도 듣고 싶은데.”

모든 일이 끝나고 나와 아스킨은 서로를 마주했다.

이번에는 억지로 맺은 약혼 관계란 관계는 저버리고서.

나와 그.

진실 된 모습으로, 마음으로 고백하고 연인이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약혼 관계를 철회할 생각은 없지만.

‘그간 못 해 본 건 다 해 보고 같이 살아야지. 아깝게.’

우리의 연인 기간은 아주 조금 길 예정이었다. 내가 만족할 만큼만?

“얼른 들려줘.”

서로를 향한 의심과 불신이 가듯했던 적도 있지만.

나는 마침내 이 남자와 이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랑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샤를리즈.”

나는 곧 성큼 다가올 봄처럼 활짝 웃었다.

“응, 나도.”

우린 앞으로도 행복하겠지.

너와 나의 이야기로 쓰인 책이 덮이는 그날까지.

“사랑해. 우리 결혼이나 할까?”

“그건.”

“응. 너도 좋다고? 아, 분명 조금 전까지 연인 관계를 조금 오래 즐기고 싶었는데, 널 보니까 생각이 조금 달라지네?”

“……제발, 남은 고백은 내가 하게 해 주면 좋겠군.”

“그래, 애는 네가 낳자고 해 봐.”

“…….”

우린 행복할 거야.

영원히.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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