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풍운객잔 2부-377화 (506/686)

15권 26화

제33장 무이이심(無貳爾心) (26)

백설천의 몸에서 뿜어진 피는 거무죽죽하게 죽어 있었다.

생기도 없고, 색깔도 탁하다.

뿜어지자마자 끈적하게 흘러내리는 모습은 마치 이미 썩어 버린 고목에서 진액이 흐르는 듯했다.

터엉!

백설천은 번개처럼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베어 낸 검날을 맨손으로 붙잡았다.

매화검은 심히 날카로운데도 불구하고 백설천의 새하얀 손 가죽은 뚫지 못했다.

까드득―.

그저 비틀릴 뿐.

매화검의 검날이 당장이라도 부러질 것처럼 휘청거렸다.

백설천의 상처는 피부가 쩍 벌어져서 갈비뼈가 보일 정도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즉시 눈을 까뒤집고 기절할 법한 상처건만.

그는 치명상을 입은 사람답지 않게 차분해 보였다.

눈도 깜빡하지 않고 묵묵히 소호를 노려보는데, 맨손에 담긴 힘은 검날을 부러뜨릴 수 있을 정도였다.

파스스―.

백설천이 붙잡은 부위에서부터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소호는 곧바로 손잡이에서 손을 떼며 반보를 물러섰다.

소호는 검사가 아니다.

좀 더 편리하게 백설천을 상대하기 위해 검을 들었지만, 굳이 검에 집착할 필요는 없었다.

콰직!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낀 소호의 판단은 옳았다.

매화검은 순식간에 하얗게 서리가 끼더니 단단한 얼음기둥처럼 변해 버렸다.

만약 잡고 있었다면 손까지 얼어붙었을 것이다.

소호는 곧바로 땅으로 쑥 꺼지듯이 몸을 낮췄다.

“하압!”

왼손으로 땅을 짚으며 오른발로 백설천의 왼쪽 발목을 걷어찬다.

전질보.

다리를 일자로 쭉 찢으면서 상대의 발목을 걷어차는 한 수다.

뻐억!

강렬한 소리가 났음에도 백설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살짝 발을 들어 올렸을 뿐.

무공을 익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발목이 부러졌을 타격인데, 여전히 그는 철 나한처럼 아픈 내색 하나 없다.

그는 오히려 얼어붙은 매화검을 역수로 잡아 아래로 내리치기까지 했다.

‘단순해. 허초인가? 아니면 지쳤나?’

쒜에에엑―!

소호는 몸을 회전하며 동시에 뒷발로 백설천의 가슴을 걷어찼다.

뻐엉!

강렬한 소리와 함께 백설천이 주춤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나 물러서는 것도 잠시.

백설천은 대호처럼 달려들어 소호를 근거리 싸움을 하도록 밀어붙였다.

파라라락―.

퍼버벅!

소호가 순식간에 권격을 세 번이나 날렸지만, 백설천은 적당히 막으면서도 거리를 좁혔다.

‘노림수가 이거였구나!’

뻑!

결국 붙잡히고 만다.

우우웅―.

소호는 급히 양손에 용생강기를 둘렀다.

새빨갛고 단단한 발톱 모양의 강기다. 웬만한 철판도 찢을 수 있는 힘인데, 기이하게도 백설천의 매끈하고 하얀 양손과 맞잡으니 조금도 상처를 낼 수 없었다.

콰드드득!

드드드―.

막강한 힘이 초근거리에서 부딪친다.

격전일 때는 무공으로 압도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마주하면 확실히 내력이나 집혼기의 힘은 백설천이 더 강하다.

졸지에 내력 대결처럼 상황이 변하자 소호는 백중세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에 겨운 것을 느꼈다.

‘내력이 강한 건 집안 내력이었구나. 설지 선배도 그랬지.’

소호는 호흡을 짧게 끊어서 내쉬면서 몸을 수축시켰다.

콰직.

소호의 발밑의 지반이 깎여 나간다.

흙이 부서지고, 소호의 발이 발목까지 파묻혔다.

“죽인다.”

백설천은 으르렁거리듯이 말했다.

“얼리고. 부숴서. 짐승의 먹이로. 주겠다.”

끝없는 저주.

한없는 경멸.

살기를 활활 불태우는 백설천을 보며 소호는 가슴이 저릿한 기분을 느꼈다.

저 말을, 유준의 얼굴로 하다니.

“후우.”

소호는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백설천만 들을 수 있도록 전음을 보냈다.

―사천당가도 오고 있어. 계속 싸우면 넌 죽는다. 설지 선배……를 데리고 빨리 가.

소호는 백설천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그저 분노에만 차 있던 그의 눈빛에 의혹이 스며들었다.

―설지 선배는 예를 갖춰서 보내야 할 사람이야. 제대로 묻어 주지 않을 거야? 시신이 여기에 있으면 저 사람들이 어떻게 처리할 것 같아?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교차했다.

의혹에 휩싸인 백설천.

간절하고 단호한 소호의 눈빛.

소호는 뒤로 상체를 빼면서 오른쪽 발로 백설천의 가슴을 걷어찼다.

뻐억!

백설천이 소호의 각력을 버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

소호는 운룡대구식의 묘리를 살려 허공에서 몸을 비튼 뒤 뒤쪽으로 그림처럼 착지했다.

소매를 펄럭이며 크게 기수식을 취했다.

곧 이어질 싸움을 준비하는 것처럼.

자세를 낮추고, 공명정대한 정파의 무림인처럼 상대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런데 정작 상대인 백설천은 가슴을 걷어차인 반동을 살려 그대로 아름드리나무 쪽으로 뛰쳐나갔다.

“어엇?”

“도, 도망친다!”

“막아! 막으라고!”

주변에서 천외천의 싸움을 구경하던 진주언가와 아미파의 무인들이 당황해서 소리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백설천은 백설지의 시신을 어깨에 걸치자마자 포위망을 향해 들소처럼 돌진했다.

“찾아와서. 죽인다.”

소호를 향해 필살을 선언했을 뿐.

앞을 막아서는 진주언가의 무인 세 명을 일 장에 쳐 날리고, 아미파 비구니 두 명의 얼굴을 곤죽으로 만든 그는 그대로 비조처럼 날아 반대 방향으로 도주해 버렸다.

“크윽, 잡아! 쫓아가!”

그토록 팽팽하던 싸움 도중에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안 그래도 부상을 입고 있던 언주명과 금정 사태는 그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었다.

곧바로 진주언가와 아미파의 무인들이 백설천의 뒤를 쫓아 몸을 날렸지만, 그들이 잡을 거라 기대하기는 너무나 요원한 일이었다.

언주명은 쌍소리를 내뱉었다.

“이런 젠장. 천무공자!”

결국 비난의 대상은 이 자리에서 가장 강한 무력을 뽐냈던 소호에게로 돌아왔다.

“도대체 왜 안 쫓아가나! 여기서 쫓아갈 수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 자네밖에 없는데! 이 기회를 어떻게 잡았는데 이렇게 놓칠 건가?”

“저도, 쿨럭, 무리예요.”

소호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울컥 피를 토해 냈다.

방금의 싸움으로 입은 내상 때문이다.

언주명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내상을……?”

“빙백신기. 지독하네요.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아요. 쿨럭, 움직이기가 힘드네요.”

소호는 일부러 혀를 깨물어서 피까지 더 나게 만들었다.

언주명 정도 되는 사람을 믿게하려면 훨씬 더 깊은 내상을 입은 것처럼 보여야 했다.

안색이 하얗게 변한 것은 덤이다.

소호의 손이 덜덜 떨렸다.

“이런 젠장.”

언주명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더 이상 소호를 추궁하진 않았다.

내상을 입은 사람에게 어떻게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상승 무공의 싸움.

손끝만 스쳐도 치명적인 내상을 입힐 수 있는 절세 무공이 난무하던 결투였다.

소호가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을 만한 상황도 분명히 존재했다.

‘가라. 가서 설지 선배 장례라도 잘 치러 줘.’

소호가 씁쓸하게 웃는 모습이 패배감을 느낀 젊은이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금정 사태는 안타까운 얼굴로 소호와, 백설천이 떠나간 방향을 번갈아 응시했다.

“천무공자는 아쉬워하지 마세요. 발군의 실력이었습니다. 과연, 명성에 어긋나지 않는 힘이었어요.”

“그 정도가 아니지.”

언주명은 날이 선 목소리로.

하지만 아직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채 한숨을 내쉬었다.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강하더군. 자넨 뭐지? 우리와 회의할 때는 실력을 숨겼나?”

“그럴 리가요.”

소호는 선선히 고개를 저었다.

“칠점법으로 내공을 봉인하고 있었는데, 저자를 상대하기 위해 풀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상이 나을 기회였는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허어.”

“가주님의 의문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저를 추궁하기보다는, 저자를 어떻게 쫓을지 고민하는 게 어떨까요?”

소호의 뼈 있는 말은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언주명은 헛기침을 하며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소호다.

소호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몰살당했으리라.

실제로 소호가 서늘한 기색을 보이자, 언주명과 금정은 두 사람 모두 소름이 오싹 돋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소호와 적대시하길 그만두고 한 발짝 물러섰다.

“그래도 천무공자 덕분에 그 마녀는 죽였네요. 거기에 집중하는 게 어때요, 언 가주?”

“흠, 그렇군. 그년이 죽은 건 잘된 일이야.”

“이 일을 강호 무림에 알리도록 하죠. 정파 무림의 새로운 별이 사흉이 되려는 마녀를 죽였다고요.”

“좋은 생각이야. 개방에 알리는 게 좋겠군.”

소호의 눈빛이 잠시 차가워졌지만, 그런 기색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히려 더욱 환하게 웃는 얼굴로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저를 띄워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 아미파와 진주언가 여러분의 도움 덕분입니다. 강호에는 여러분의 노력을 제가 나서서 꼭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허어.”

“우선은 흉적을 쫓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요?”

창백한 안색으로 꼿꼿이 신념을 지키는 모습이다.

금정 사태와 언주명이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천무공자는 겸손하기까지 하군요.”

“그렇군. 그렇게 하세.”

잠시 후, 만신창이가 된 사천당가의 비사문 당금오와 녹풍대가 도착했다.

그들은 혈전을 치른 듯 몸에 피가 튀고, 옷도 넝마가 된 모습이었지만 백설천을 잡겠다는 독기만큼은 훨씬 더 강해져 있었다.

다시금 모인 세 세력이 거대한 추적망을 펼쳤지만, 백설천은 잡히지 않았다.

그저 북경 쪽으로 빠르게 북상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는 소식이 마지막이었다.

태행산에서 벌어졌던 사건.

아미파의 멸진사태를 비롯해 수많은 사상자를 남긴 싸움은, 천무공자 장소호가 사흉이 되려는 옥수마녀(玉手魔女)를 쓰러뜨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를 칭송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

“련주님. 다녀오셨습니까?”

천무련으로 돌아온 소호는 수많은 인파의 환영 인사를 맞이했다.

부드럽게 웃고 있는 섭주해를 시작으로, 양옆에 서 있는 방익지 조장과 이남성 조장, 그리고 이번에 비학문에서 영입된 양명기도 있었다.

수백에 달하는 사내들이 중간에 길을 만든 채 일렬로 늘어서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펑! 펑!

심지어 춘절처럼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천무공자가 왔다!”

“우리 관도의 영웅!”

인근에 사는 민초들도 잔뜩 몰려들어서 소호의 귀환을 환영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옥수마녀를 쓰러뜨린 소문이 강호에 널리 퍼졌습니다. 천무공자의 명성이 천하를 진동시킬 것입니다!”

“천무련의 개파에 참여하고 싶다는 문파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앞날은 탄탄대로이지요!”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칭송한다.

선망과 열기로 뜨거운 눈빛이 소호에게 쏟아졌다.

“와아.”

“호오.”

소호와 함께 온 대미미와 패원강이 탄성을 내질렀다.

“잘됐네요. 여러분도 고생하셨어요.”

소호는 그저 빙긋 웃으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주 보고 인사를 건넸다.

수백 명에 달하는 인원이다 보니 한 사람씩 인사를 하자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다.

귀찮은 일이지만 소호는 개의치 않았다.

그가 천무련을 떠난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사이에 가르쳐 준 무공은 잘 익히고 있었는지 각각 세세하고 주의 깊게 물어보았다.

“대단하군. 소형제, 그 많은 인원에게 가르친 무공을 다 기억하나?”

“물론이죠. 다들 잘하는 무공이랑 부족한 부분이 각자 다른데요.”

“그것 참 대단하군.”

“뭘요. 자, 여러분. 환영해 줘서 고마워요. 연회를 한 번 열도록 할게요. 아! 관도 주민들도 다 초대해서요. 개파식을 열기 전에 한 번 우리끼리 연회를 열어야죠.”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호는 감탄하는 패원강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자신만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텅 비어 있는 집무실은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먼지 한 톨 없는 모습을 보면, 섭주해가 얼마나 소호의 방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소호의 표정이 점점 변해 간다.

웃음이 사라지고 냉랭하게 무표정한 얼굴만이 남았다.

소호는 집무실 탁자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묶고 있던 영웅건을 풀자 긴 머리가 양옆으로 흘러내렸다.

머리카락 사이로 드리워진 어둠.

소호의 두 눈이 붉은색으로 빛났다.

“소호 형.”

섭주해는 일부러 헛기침을 하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피곤하진 않아요? 좀 이따 찾아올까요?”

“아냐. 괜찮아. 들어와.”

드르륵― 쿵.

섭주해는 집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모든 방문과 창문을 걸어 잠갔다.

창호 문 너머로 은은하게 빛이 들어오긴 하지만, 방 안은 상당히 어두워졌다.

“저는 형이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밝힐 줄 알았어요.”

섭주해는 소호의 건너편에 앉아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무표정한 소호의 얼굴을 보고는 당황하며 되물었다.

“형. 괜찮아요?”

소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으음……, 소문은 들었어요.”

“그래?”

“소문이 도는 옥수마녀……. 설지 선배죠?”

“맞아.”

“……누가 죽였어요?”

“육모담.”

섭주해는 이마를 짚었다.

미간에 내 천(川) 자가 그려지도록 인상을 찌푸린다. 섭주해는 자신을 자책했다.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 제 잘못입니다.”

“아냐. 그렇게 따지면 내 잘못이지.”

소호는 담담했다.

“천무련에 왔을 때 육모담을 죽였어야 했어. 그때 힘이 부족했던 게 아쉬워. 어차피 오매검마라 불리던 자야. 옥수마녀를 잡든, 오매검마를 잡든. 내 명성엔 똑같이 도움이 되었을 텐데.”

섭주해의 눈빛이 흔들렸다.

소호의 말에서 짙은 살기와 섬뜩함을 느낀 탓이다.

“형?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아무 일도 없었어.”

소호의 목소리는 확고했다.

“그저, 정파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정파가 왜요?”

“명문 정파의 무인이라는 사람들이 명성만 좇더라. 졸렬해. 왕진이나 흑시군이 강호에서 손을 뗀다 해도 자기들끼리 싸워서야 무림 강호에 도움이 안 돼. 그래서야 제이의 왕진과 흑시군이 나타날 뿐이야.”

무엇을 느낀 걸까.

섭주해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졌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어요, 형은?”

“정파 일통.”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거야. 팔파일방이나 유서 깊은 세가들. 아마 말도 안 듣겠지? 그러니까 무조건 힘이야. 힘을 기르고, 찍 소리도 못하게 휩쓸어야 해.”

“형.”

“객실에는 야조탑 출신의 그 사람도 아직 있지? 난 쓸 수 있는 힘은 모두 다 쓸 거야.”

소호는 마음을 정했다.

하늘이 내린 운명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다.

백설지가 건네준 집혼기의 힘으로, 소호는 ‘천무련’을 전대미문의 강대한 단체로 만들고 말 것이다.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야.”

소호는 옷 속에 숨어 있는 집혼기를 오른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두근거리는 장신구.

살아 있는 듯 뜨거운 열기가 소호에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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