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화
【 아스날,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승리! 】
【 두 시즌 연속 우승까지 9경기를 남긴 아스날! 】
【 아스날의 뒤를 바짝 뒤쫓는 맨체스터 시티, “기다려라!” 】
【 유지우, 리그 41호 골 달성! 】
【 두 시즌 연속 신기록을 앞둔 유지우, 과연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
신문 1면에 실릴 정도로 유지우의 소식은 발 빠르게 전해졌다.
대한민국 모든 뉴스를 점령한 만큼, 사람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유지우의 대단함에 감탄했다.
- …사람이세요?
- 외계인입니다. 이미 사실로 밝혀졌죠.
- 리그 30골 넣는 것도 전성기라고 불리는데 두 시즌 연속 40골은 뭐야?
- 지금껏 이런 선수 본 적 있는 사람 손 좀.
- 난 못 봄.
- ㄹㅇ 한 시즌은 그렇다고 치는데 두 시즌 연속으로 40골 넘는 선수가 나올지 상상도 못 했음.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어느 리그에서나 한 시즌 리그 30골 고지를 넘는 건 어려웠다.
그런데 그걸 30골도 아닌 40골을 연속으로 달성하다니.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리가 없었다.
- 진짜 다른 세상 사람인 듯.
- 리오넬 메시가 데뷔했을 때보다 더 임팩트 있는 거 아니야?
- ㄹㅇ 미친 거지.
- 우리 아빠도 처음에는 쟤가 외국인인 줄 알았다고 함.
- 하는 것만 보면 유럽이나 남미에서 태어난 거 같긴 해.
- 한국에서 대체 어떤 교육을 받았으면 저렇게 할까?
- 한국은 무슨. 아르헨티나 유학생이잖아.
사람들은 유지우가 아르헨티나 유학을 하면서 포텐을 터트렸다고 생각했다.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아르헨티나로 가서 성장한 것은 맞지만.
유지우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도 남다른 재능으로 유스들을 씹어먹던 선수였다.
- 구중태랑 차성인, 이 두 사람이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이바지한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
- 아무리 그래도 그 자식들은 감방에 처박아 놔야 함.
- 한국 축구를 더럽힌 놈들.
- 마지막 선물로 갓지우를 주고 갔어도 그동안 만행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
유지우와 갈등을 빚었던 이들의 이름도 거론됐다.
- 이러다가 두 시즌 연속 신기록 달성하는 거 아니야?
- 그럼 바로 ㄹㅈㄷ지.
- ㅇㅇ 동상 세워도 모자랄 정도.
- 제발! 제발! 제발! 갓지우가 신기록을 달성하게 해주소서!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유지우가 새로운 기록을 세울지 말지로 쏠렸다.
* * *
아스날에서 유지우가 미친 활약을 보인다면.
- 와아아아아아!
맨체스터 시티에도 미친 활약을 하는 선수가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사우스햄튼과 경기를 하는 그들은 전반전에만 2 – 0 스코어를 만들어내며 경기를 리드했다.
[역시! 맨체스터 시티는 이런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인상적인 팀이죠!]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완벽한 균형을 이룬 그들의 플레이는 눈을 즐겁게 했다.
“디에고! 디에고! 디에고!”
그러곤 관중석에서 연호하는 이름.
디에고 로시.
맨체스터 시티 왼쪽 윙포워드인 그는 매 경기 득점을 올리며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사이드에서 볼을 잡는 디에고 로시! 오늘 두 골을 넣고 있는데 해트트릭까지 할 수 있을지!]
그는 왼쪽 사이드에서 볼을 잡고 천천히 사우스햄튼 진영으로 들어갔다.
최대한 상대 선수가 접근할 때까지 기다렸다.
세 걸음.
두 걸음.
한 걸음.
그리고 상대 선수가 발을 뻗는 것을 보고선.
툭.
살짝 방향만 바꾸며 돌파에 성공했다.
볼을 쉽게 빼앗기지 않고 쉽게 탈압박 하는 능력.
이것이 그의 장점 중 하나였다.
- 와아아아아아!
디에고 로시는 관중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중앙으로 볼을 몰고 갔다.
시선은 전방.
압박하는 선수의 스텝을 유심히 살폈다.
[빠릅니다! 디에고 로시! 앞에서 막아서는 수비수를 스텝 오버로 순식간에 제치며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퍼---억!
수비수들이 바짝 붙어서 방해했지만, 그는 몸싸움을 버텨내곤.
뻐—엉!
파 포스트를 향해 낮게 깔아 찼다.
왼발 아웃프런트로 찬 슈팅.
볼은 골대를 크게 벗어날 것처럼 가다가 급격하게 휘었고.
까-앙!
철렁.
골포스트를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며 득점을 올렸다.
이 골은 해트트릭이자 디에고 로시의 리그 34호 골이었다.
[34번째 골을 넣는 디에고 로시! 현재 득점 1위인 유지우 선수의 뒤를 바짝 뒤쫓습니다!]
[볼수록 놀랍습니다! 한 시즌에 나란히 30골의 고지를 넘는 선수가 있는 걸 보셨습니까? 정말 한층 프리미어리그의 수준을 높여주는 선수들입니다!]
3 – 0.
격차는 더 벌어졌고 사우스햄튼에겐 이 격차를 뒤집을 저력은 없었다.
삐-익! 삐-익! 삐---익!
[맨체스터 시티가 승리를 거두며! 아스날의 뒤를 한 걸음 차이로 쫓아갑니다!]
[아스날과 승점 3점 차이!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의 우승 경쟁이 정말 치열합니다! 32-33시즌! 마지막에 웃을 팀은 맨체스터 시티가 될지 아스날이 될지! 마지막까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경기 종료 후.
M.O.M으로 뽑힌 디에고 로시는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기 승리를 축하하는 말들이 이어졌고 곧이어 득점왕 경쟁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유럽 축구계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선수인 만큼 사람들은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해했다.
“득점왕은 항상 노리는 타이틀입니다. 그리고 그 타이틀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와 겨룰 수 있어 행복합니다.”
디에고 로시는 유지우를 존중하는 인터뷰를 했다.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자 라이벌 관계.
그는 항상 유지우를 존중했다.
“유는 언제나 제 앞을 먼저 걸어가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란히 옆을 걸을 겁니다.”
그 말을 남긴 후, 인터뷰가 종료됐다.
【 디에고 로시, 득점왕을 향한 열의를 보이다. 】
【 득점 7개 차이, 과연 유지우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
【 디에고 로시, “유와 경쟁할 수 있어 기쁘다.” 】
【 치열한 득점왕 경쟁! 불타오르는 프리미어리그! 】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은 두 선수로 좁혀졌다.
1위 – 유지우 41개.
2위 – 디에고 로시 34개.
3위인 기예르모 다린은 24개로 격차가 커 쫓아오기 버겁다는 게 대세였다.
만약 기예르모 다린의 초반 부진이 없었다면 득점왕 삼파전이 됐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 * *
프리미어리그의 일정은 얼마 남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까지 종료되며 남은 건 단 9경기.
이렇게 되니, 우승을 노리는 클럽이 딱 정해졌다.
< 1위 아스날 29전 23승 5무 1패 – 74점. > < 2위 맨체스터 시티 29전 22승 5무 2패 – 71점>
이 두 클럽이었다.
점점 뜨거워지는 관심에 각종 축구 프로그램에선 소식을 다뤘다.
“우승할 확률은 두 클럽이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3위인 리버풀은요? 남은 경기 수만 보면 리버풀이 올라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확률로 따지면 토트넘도 그렇겠죠.”
“리버풀이 이번에 비기지만 않았으면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었겠지만, 비기면서 멀어졌다고 보는 게 맞죠.”
3위인 리버풀은 리그 29라운드를 비기면서 승점 66점을 기록하며 1위인 아스날과 8점 차이로 벌어져 사실상 리그 우승과 멀어졌다.
“그래도 리버풀이 살아날 기회는 있습니다.”
“…두 클럽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게 되면.”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생기는 거죠.”
이 말대로 리버풀이 앞으로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반전을 노릴 수 있었다.
“가능할까요?”
하지만 가능성은 작았다.
현재 두 클럽의 기세는 어떤 클럽이 오더라도 막을 수 없을 만큼 활활 타오르고 있었으니까.
“어떤 클럽이라도 이길 확률은 1%라도 가지고 있으니, 리버풀도 희망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이후에도 여러 말이 나오며 서로 의견을 나눴다.
아무리 많은 말이 나왔더라도 변함이 없는 사실은.
“그래도 우승할 클럽은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 두 클럽이라고 봅니다.”
두 클럽 중 한 곳이 우승할 거라는 의견이었다.
“유와 디에고의 싸움이겠군요.”
그 안에서도 클럽을 이끄는 에이스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득점왕 경쟁도 두 선수가 하고 있으니까요.”
“프리미어리그를 가르는 라이벌의 탄생인 셈인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함께 축구를 해 유럽에서 활약하는 두 선수…. 이야기도 있고 이만큼의 라이벌리는 그동안 없었죠.”
그렇게 대형 화면에선 두 선수의 플레이 영상이 번갈아 가면서 나왔다.
처음에는 유지우의 플레이.
그다음은 디에고 로시의 플레이.
패널들은 모두가 감탄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수준이 상당히 높군요.”
“저 선수들이 이제 겨우 20세를 넘긴 게 확실합니까?”
“유가 20세, 디에고가 21세입니다.”
“하하하, 그냥 천재들이네요.”
“저 선수들은 부담감도 안 느끼나 보죠?”
“멘탈리티가 좋은 선수들이라고 들었습니다.”
마침내 3분 뒤, 그들의 하이라이트가 끝날 때쯤에는 다들 말을 잇지 못했다.
놀라운 플레이의 향연.
가슴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게 들끓으며 실제로 경기장에 가서 보고 싶은 욕구가 솟았다.
그렇게 한 패널의 말이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마치 과거 라리가를 수놓았던 메시와 호날두를 보는 것 같군요.”
두 선수를 보는 시선은 다 같았다.
그리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멀지 않은 시대.
축구계를 이끄는 건 두 선수가 될 거라는 걸.
* * *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아스날의 대회의실.
상석에 앉은 알 라샤이디 구단주는 회의 안건을 보며 말을 꺼냈다.
아스날은 시즌이 끝나고 진행할 행사가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아시아 투어 일정은….”
아시아 투어였다.
“한국과 일본, 중국까지 모든 조건을 수용해줬습니다.”
구단주의 말에 대답한 건 단장이었다.
“다행이군요.”
“그래서 중국 -> 일본 -> 한국, 이 순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한국이 마지막?”
“예, 유의 나라인 만큼 하이라이트로 마무리를 하는 게 계획입니다.”
“좋군요.”
“네.”
“진행하게 되면 유의 합류는 어떻게 진행되는 거죠? 중국에서 먼저 시작하는 거면 중국에서 합류하는 건가요?”
운영팀원은 서류를 검토하고 말했다.
“유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32-33시즌이 종료되면 5월 말에서 6월 초쯤에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합류는 A매치가 다 종료된 후. 7월, 현지에서 합류 예정입니다.”
“중국?”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아시아 투어 일정에 빈틈이 없게 준비한 상황을 구단주에게 보고했다.
구단주 또한 많은 투자를 해 차질이 없도록 서포트해 일정은 빠르게 정해졌다.
아시아 투어에 관한 회의만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그리고.”
회의가 마무리되자 구단주는 단장을 보며 말했다.
“우리가 챔피언스리그 우승할 거 같습니까?”
현재 아스날과 관련된 모든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UEFA 챔피언스리그였다.
4강까지 올라간 지금.
구단 역사상 최초 우승을 하기까지 모두가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예, 이대로라면 50대50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50대50이라….”
“축구에서 100%는 없으니까요.”
100%를 위해 1%의 오차를 줄여가는 것이 그들이 할 일이었다.
“그 정도면 좋은 수치군요.”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우승만 하십시오, 우승만 하면 100%, 전 직원 보너스 지급입니다.”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순간.
“월급이 아니라 연봉의 100%입니다.”
구단주의 입에서 더 큰 폭탄이 나왔다.
그냥 폭탄이 아닌.
핵폭탄이었다.
회의장 내에 모든 직원이 멍해진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구단주는 웃으며 한마디 했다.
“축구에서 100%는 없지만, 회사에는 100%가 있습니다.”
그날 아스날 직원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을 영접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