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필드의 외계인-345화 (345/383)

제345화

아스날 2 – 1 레알 마드리드.

균형은 아스날에게로 넘어왔다.

1점 차이라 레알 마드리드가 금세 따라올 가능성이 컸지만, 이곳은 아스날의 홈, 애슈버턴 그로브였다.

홈이라면 모를까.

원정팀의 지옥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뒤집기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막아내자-!”

주장 데릭 레드먼드는 집중력이 흐트러질 시간이 되자 선수들을 다독였다.

기합을 내지르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아스날의 수비.

그 단단한 수비에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이 주춤했다.

“제라르!!!”

그때 기회를 찾아 움직인 것은 제라르 레오였다.

한 마리의 맹수처럼.

지친 기색인데도 불구하고 먹잇감이 보이자 본능적으로 뛰었다.

“들어온다! 자리 잡아-!”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빠르게 수비라인을 컨트롤했다.

데릭 레드먼드와 호흡을 맞춰 구성한 단단한 벽.

퍼---억!

레알 마드리드가 그곳을 넘을 일은 없었다.

[아벨 페르난데스가 침투하다가 레이턴 버트란드에게 걸렸습니다!]

[자리싸움에서 밀립니다! 영리하게 아벨 페르난데스를 볼에서 떨어트리고 골키퍼가 잡기 편하게 공간을 만드는 레이턴 버트란드! 아스날 수비의 핵심다운 수비입니다!]

전광판의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날카로운 눈은 아스날의 공간을 찾았다.

뻐---엉!

그들은 기회가 있다면 한 마리의 짐승처럼 파고들어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아아-! 카이 베일로브의 볼 터치가 깁니다!!]

그들의 타이트한 전방 압박에 결국 실수가 나오고 말았다.

실수한 카이 베일로브가 바로 자세를 잡고선 볼에 접근했지만.

툭.

그보다 먼저 페데리코 실바가 몸을 날려 볼을 밀어줬다.

그 덕분에 제라르 레오가 볼을 잡고 레알 마드리드가 소유권을 가져왔다.

[페데리코 실바가 밀어준 볼은 제라르 레오가 잡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라르 레오는 줄 곳을 찾고선 패스를 찌르려고 했다.

만약 이 패스가 생각한 대로만 들어간다면 득점이 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뒤를 조심해! 제라르-!”

크리스티안 플리크의 다급한 외침이 들리며.

촤---악!

그의 발아래에 있던 볼을 건드는 태클이 들어왔다.

완벽한 사각에서 들어온 태클이라 반응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볼을 가져온 태클의 주인은 다름 아닌 유지우였다.

- 와아아아아아아!!!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를 잡는 건 아스날의 에이스! 유지우 선수입니다!]

볼을 빼앗긴 제라르 레오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대로 달려들어 다시 볼을 가져오려고 했다.

그때였다.

유지우의 발아래에서 예술이 펼쳐졌다.

스르르르륵.

뱀들이 기어 다니듯 드리블을 한 후.

툭.

벌어진 다리 사이로 볼을 빼내며 제라르 레오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아….’

제라르 레오는 바로 돌아보았지만, 유지우는 이미 따라갈 수 없는 곳까지 나아간 상태였다.

그것을 보고 제라르 레오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나의 시대는 저물었구나.’

* * *

잠시 후.

레알 마드리드는 필사적으로 동점을 노렸으나 아스날의 걸어 잠그기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삐익-! 삐익-! 삐-----익!

그 뒤, 종료 휘슬이 울렸다.

양 클럽 선수들의 체력은 다 고갈된 상태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드러누워 버렸다.

[종료 휘슬이 울립니다! 결과는 2 – 1! 아스날이 레알 마드리드를 1차전에서 꺾으며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합니다!]

[이걸로 2차전은 조금 더 여유롭게 준비가 가능해집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과연 1차전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경기가 끝난 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필드를 떠났다.

그리고 유지우와 제라르 레오는 만나서 유니폼 교환을 했다.

“어떻게 너만 만나면 계속 지냐.”

아스날과 레알 마드리드가 만나면 대부분 아스날이 승리를 가져갔다.

“다음에도 결과는 똑같을 거예요.”

“그건 두고 봐야지.”

“2차전에서 봐요.”

“마드리드의 홈으로 오면 그동안 했던 경기랑 분위기가 다를 거야.”

“기대되네요.”

“하아, 생각할수록 욕심이 생기네.”

“무슨 욕심이요?”

“너, 나랑 같은 팀에서 뛸 생각 없어?”

“에이.”

그의 진심이 담긴 말에 유지우는 고마움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재미가 없죠, 전 이렇게 필드에서 적으로 제라르를 만나야 가슴이 두근거린다고요.”

제라르 레오.

세계 최고의 선수.

그와 함께 뛰고 싶은 선수들은 수두룩했다.

유지우도 마음 한구석에 그런 마음이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있었다.

‘경쟁심.’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같이 뛰는 것보다 그들과 싸워서 본인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훨씬 컸다.

“그것도 맞는 말이네. 나도 너랑 상대로 만나면 즐겁긴 해.”

그리고 그 마음을 제라르 레오가 모르지 않았다.

전부터 유지우만 만나면 그러한 마음이 전해졌으니까.

“마드리드에서 봐요.”

“그래, 난 간다.”

두 클럽의 에이스는 짧은 대화를 마치고 헤어졌다.

그 장면을 기자들이 놓칠 리가 없었다.

그들의 카메라는 어느새 두 선수가 웃으며 헤어지는 모습을 찍고 있었다.

그렇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 종료됐다.

* * *

【 아스날,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승리! 】

【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를 클럽은 어디? 】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 모두 종료됐다.

한데, 정리된 결과는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바로 다른 시드에서 펼쳐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유벤투스 vs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결과 때문이었다.

【 0 – 0로 비긴 유벤투스와 맨체스터 시티! 】

【 홈에서 아쉽게 승리를 챙기지 못한 맨체스터 시티! 】

【 맨체스터 시티, 통곡의 벽을 넘지 못하다. 】

【 승률 67%의 맨체스터 시티, 유벤투스에 발목을 잡히다! 】

홈인데도 맨체스터 시티는 유벤투스에게 승리하지 못했다.

그들의 공격력이 약해서가 아니었다.

유벤투스가 보여준 엄청난 수비력.

유럽을 뒤흔들고 있는 그들의 수비를 뚫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이러다가 시티가 결승에 못 가겠는데?]

[홈에서 승리를 못 챙겼으니까 다음 2차전이 여러모로 부담되겠지.]

[올해 유벤투스는 미쳤어, 그들의 수비를 보고 있다면 예전 이탈리아 전성기 시절의 수비라인을 보는 것 같아.]

[그들의 축구가 세리에A를 다시금 유럽 정상에 올려놓을 거라는 말이 많잖아. 많은 사람이 시티가 올라갈 거라고 보지만, 난 유벤투스가 올라갈 거라고 봐.]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갈 클럽은 어딜까?

이것이 축구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었다.

.

.

.

이제 아스날에게 남은 경기는 5경기였다.

리그 36라운드.

리그 37라운드.

리그 38라운드.

FA컵 결승.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만약 2차전에서 이기면 결승까지 포함 6경기였다.

그리고 이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면 클럽 최초 트레블을 이루게 되는 거라 아스날 선수단의 집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올라와 있었다.

삐—익!

훈련장에선 대충하는 선수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것은 폴 사르가 만든 시스템 덕분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대충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는 출전하는 횟수가 현저하게 적어졌다.

즉, 중요성이 크지 않는 경기만 나가는 경우가 잦았다.

‘땀 흘리지 않는 자, 기회를 원하지도 말라.’

이것이 폴 사르가 몇 년에 걸쳐 선수단에 각인시킨 말이었다.

“다니! 발이 느려, 그때는 더 빠르게 붙어야지!”

“네!”

“압박할 때는 선수의 움직임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볼의 전개 방향을 파악해야 해.”

“명심하겠습니다!”

삐---익!

“이번에는 공격팀 3명, 수비팀 5명!”

삐---익!

“마루앙, 침투 타이밍이 빨라! 레이턴이 트랩을 만들면 계속 걸리잖아!”

“집중하겠습니다!”

“다시! 공격팀은 압박을 빠져나가고 수비팀은 압박해서 볼을 탈취하고! 지는 팀은 훈련 1시간 연장이다!”

현대 축구가 압박을 중요시하는 만큼 탈압박 능력 또한 선수들의 가치를 측정할 때, 중요한 요소였다.

그렇기에 폴 사르는 압박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더구나 아스날에는 탈압박의 신이라고 불리는 유지우가 있어서 그도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잠시 후.

쉬는 시간이 주어지자 선수들은 수분을 보충하고 각자 휴식을 취했다.

“유는 지치지도 않나.”

그때도 유지우는 슈팅 훈련에 몰두했다.

그 모습을 보며 선수들은 혀를 내둘렀다.

“볼 때마다 놀라워.”

“저 모습 때문에 다들 유를 미워할 수가 없는 거지.”

“그런데 지금 유의 공격 포인트가 몇 개지?”

“94개.”

“와, 거의 다 왔네.”

“…유는 100개를 어느 경기에서 달성할까?”

전 세계 축구팬들만큼 아스날 선수들에게 또한 유지우가 언제 대기록을 세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 * *

『 리그 36라운드, 아스날 vs 스완지 / 4 – 0 승리 』

[패스 – 122회 (성공률 91%)]

[결정적 패스 – 6회]

[태클 – 5회 (성공 – 5회)]

[돌파 – 17회 (성공 – 17회)]

[파울 – 0회]

[도움 – 0개]

[득점 – 2개]

이어서 리그 37라운드.

만약 이긴다면 아스날의 조기 우승이 확정되는 경기에서.

『 리그 37라운드, 아스날 vs 퀸즈파크 레인저스 / 5 – 0 승리 [유지우 – 67분에 교체 아웃]』

[패스 – 94회 (성공률 97%)]

[결정적 패스 – 3회]

[태클 – 6회 (성공 – 6회)]

[돌파 – 13회 (성공 – 13회)]

[파울 – 0회]

[도움 – 1개]

[득점 – 2개]

유지우는 마침내 100개 공격 포인트까지 단 한 개를 남겨놓고 승리를 챙겼다.

- 와아아아아아!!!

종료 휘슬이 울린 애슈버턴 그로브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조기 우승.’

그토록 원하던 결과를 얻어낸 것이었다.

팬들은 서로 끌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고 선수단은 일제히 필드로 들어왔다.

[아스날이 드디어 남은 경기를 한 경기 남겨놓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결정짓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대역사의 시작을 알릴 첫 번째 퍼즐이 맞춰졌습니다! 아스날 선수단이 일으키는 기적은 이제 시작된 거죠!]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을 계속 6점 차이로 유지하면서 남은 한 경기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 아스날! 아스날! 아스날!

귓가로 들리는 팬들의 환호 소리.

“후우.”

유지우는 그 소리를 들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바라봤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그를 마주 봤다.

그토록 이루고 싶었던 것의 첫 번째 조각이 손에 들어오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3연속 우승이다-!”

“우리가 잘한 것도 있지만!”

“저 녀석이 아니면 불가능했지!”

“뭣들하고 있어!!! 부주장한테 가자고!”

선수들이 달려와 그를 잡고선.

“이대로 끝까지 가보자!!!”

하늘 높이 헹가래를 쳤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아스날의 에이스이자 영웅.

그가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팬들도 함께 만세를 부르며 조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 선수가 없었다면 이 기록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유지우 선수! 아스날의 히어로라고 불리는 그가 아스날 창단 이래 대역사를 이뤄가고 있습니다!]

아스날은 31-32, 32-33, 33-34시즌 모두 우승하며 지금은 자신들의 시대라는 걸 알렸다.

.

.

.

두 경기를 진행하면서 드디어 유지우는 리그 50호 골과 공격 포인트 99개를 달성했다.

100개를 목전 앞에 두자 국내에서도 각종 뉴스에 보도되며 엄청난 화제가 됐다.

- 내가 살다 살다 이런 걸 보네 ㅋㅋㅋㅋㅋㅋ

- 시즌 초부터 기대하긴 했지만,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어.

- ㄹㅇ 한국 선수가 공포 100개 생성을 코앞에 두다니 ㄷㄷ

- 다음 경기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달성하는 건가?

- 제발 ㅠㅠㅠ 우리도 100클럽에 가입한 선수 좀 생겨보자!

- 100개 달성했던 선수는 메시가 유일했잖아.

73골 29어시스트.

총 102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리오넬 메시가 유일했다.

그만큼 100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그것을 지금 한국 선수가 이루기 직전이니, 각종 언론이나 커뮤니티가 폭발 직전까지 몰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 사람들이 갓지우, 갓지우했는데 정말 갓이 되기 직전이네 ㄷㄷ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 * *

아스날의 다음 일정은 4월 30일에 있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두 클럽의 팬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스타디움으로 모였다.

“유가 오늘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까?”

100개 공격 포인트까지 단 하나만을 남겨놓은 상황.

사람들은 승패보다 유지우의 기록 달성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VIP석.

그곳에는.

“저기 메시 맞지?”

“오, 정말이네? 이틀 전에 일정 때문에 바르셀로나로 왔다더니, 마드리드까지 왔군.”

유일한 100개 이상의 기록을 가진 세계 최고의 신이자 축구의 신이라 불렸던 리오넬 메시가 관중석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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