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필드의 외계인-372화 (372/383)

제372화

조정후 – 황우식.

강예수 – 김우일 – 유지우 – 차선호.

장기현 – 김재민 – 강현오 – 권창신.

강인우.

4 – 4 – 2의 대한민국.

디에고 로시 – 기예르모 다린 – 앙헬 몰리야.

산티아고 메디나 – 하비에르 카세로 – 에두아르도 구아린.

에세키엘 페첼라 - 헤라르드 비엘사 - 파우스토 바르코 – 카를로스 로호.

파울로 알마.

4 – 3 – 3의 아르헨티나.

삐---익!

[말씀드리는 순간! 2034 호주 월드컵 4강전이 시작됩니다-! 대한민국의 걸음이 여기서 멈출지! 아니면 승리해 아시아 역사를 새롭게 쓸지! 모두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선축은 아르헨티나가 가져가면서 천천히 볼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그 중심이 되는 에두아르도 구아린은 리버 플레이트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2년 전부터 남미 리그 베스트 11에서 빠지지 않는 선수입니다.]

에두아르도 구아린은 유스 리그부터 유지우와 대결했던 선수였다.

그의 최대 강점은 안정적인 패스 능력이었다.

어떤 압박 상황에서도 볼을 지켜내며 원하는 곳으로 전개하는 모습은 빅클럽들마저 넋 놓고 보게 만들 정도로 완벽했다.

퍼—억!

대한민국은 그런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시작부터 공격적인 압박을 시도했다.

뻐---엉!

에두아르도 구아린은 강한 압박이 오자 곧장 패스를 내주며 위험을 넘겼다.

[압박이 몰리자 볼을 뒤로 보냅니다! 그걸 파우스토 바르코가 잡아주며 후방 빌드업을 쌓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체계적인 빌드업을 쌓아가는 것으로 유명했다.

후방부터 진행한 패스를 최전방까지 연결하는 것에 군더더기가 없었다.

툭.

툭.

툭.

패스 세 번에 볼은 이미 디에고 로시의 발아래에 가 있었다.

[디에고 로시가 볼을 잡자 권창신 선수가 붙습니다!]

디에고 로시는 볼을 통제하며 그의 움직임을 응시했다.

상대가 빠르게 압박을 왔지만, 그의 시야에는 그의 스텝이 전부 보였다.

그래서 타이밍을 잡고 왼쪽으로 가는 척, 오른쪽으로 치고 나가자 수비수는 껍질이 벗겨지듯 쉽게 벗겨졌다.

- 오오오오!!!

앞에 공간이 열리자 디에고 로시는 살짝 욕심이 생겼다.

지금은 경기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공세를 취해야 했다.

그는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을 타고 들어갔다.

강현오가 마크하기 위해 나왔지만, 디에고 로시는 볼을 한 번 더 밀고 들어가며 슈팅 공간을 만들었고.

약발인 오른발로 파 포스트를 노렸다.

뻐—엉!

그러나 약발이라 정확도와 힘이 떨어져 골대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빗나가는 디에고 로시의 슈티이이이이잉-! 정말 위험했습니다! 순식간에 공간을 여는 저 움직임! 저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시작부터 매서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아르헨티나!]

강현오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생각보다 더 빨라.’

디에고 로시의 강점이 어느 방향이든 눈 깜짝할 새에 바꿀 수 있는 순발력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근데 직접 상대하니 상상 이상이었다.

‘…우리 주장은 이런 선수랑 비교되는구나.’

다시금 유지우가 어떤 선수인지 알 수 있었다.

강현오는 여기서 주눅 들지 않고, 마음을 더 굳게 다졌다.

존경하는 주장에게 누가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나도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줘야지.’

그의 눈이 불타올랐다.

* * *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인 덕분에 전반전이 시작하고 10분은 아르헨티나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흐름은 주고받는 것.

촤---악!

김우일이 몸을 날리는 수비로 볼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다만 무리해 볼을 뺏은 탓에 몸의 균형이 살짝 틀어져 있었다.

아르헨티나가 그걸 놓치지 않고 그에게 곧장 달려들었다.

자칫 빼앗길 위기였으나 김우일은 침착하게 길을 찾았고.

볼 하나가 간신히 지나갈 틈새로 패스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

[빠르게 전방으로 패스를 보냅니다! 볼의 종착지는 유지우 선수-!!!]

유지우가 잡기도 전에 주위로 에두아르도 구아린을 비롯해 산티아고 메디나가 붙었다.

아르헨티나는 유지우의 공격력을 경계해 4 – 3 – 3 포메이션의 기본 틀인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해 수비를 강화했다.

[하지만 유지우 선수에게 볼이 가는 것을 눈치채고 대비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그들은 유지우에게 몸을 부딪치며 경계했지만, 그는 몸싸움을 버텨내며 볼을 잡아냈다.

등을 지고서 잡은 볼을 억지로 돌파하지 않고.

툭.

김우일에게 리턴 패스를 내줬다.

김우일은 그 패스를 어디로 줘야 할지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답을 알아챘다.

타다다다닷.

“패스--!”

그의 눈에 수비수들 틈 사이로 다시 들어가는 유지우가 보였으니까.

긴박한 상황이라 호흡이 안 맞을 위험이 있긴 했다.

그러나 이미 숱한 훈련으로 유지우와 호흡을 맞춰왔던 김우일은.

투—웅!

원터치 로빙패스로 정확히 유지우가 들어가는 앞으로 볼을 넘겨줬다.

[유지우 선수와 김우일 선수의 완벽한 호흡! 굳건히 닫혀있던 아르헨티나의 중원을 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중원 또한 어디에서 밀릴 수준이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타이틀을 단 유지우도 유지우였지만.

토트넘 홋스퍼 소속의 김우일 또한 별들이 모인 프리미어리그에서 굵직한 이름을 새긴 미드필더였다.

[계속해서 들어가는 유지우 선수-! 그리고 파우스토 바르코가 견제하러 오자 스루패스를 찌르며 조정후 선수에게!!]

이 공격이 연결되면 최고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겠지만.

툭.

헤라르드 비엘사가 중간에서 태클로 패스를 잘라냈다.

아쉽게 연결되지 않았지만,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플레이였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

.

초반부터 보여주는 두 나라의 수준 높은 플레이에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이 마를 틈이 없었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은 다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끊어내고 반격에 나섰다.

[김재민 선수가 볼을 오른쪽으로 보내줍니다! 그리고 권창신 선수가 디에고 로시가 오기 전, 앞으로 밀어줍니다!]

[중앙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막혀있으니, 사이드로 전개하는 건 좋은 판단입니다! 그리고 차선호 선수가 하프라인 인근에서 잡아내며 대한민국의 공격 기회!]

아르헨티나의 수비 백업은 빠르게 이뤄졌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타다다닷.

그들의 공간을 찢으며 달리는 선수가 보이자 차선호는 망설이지 않았다.

[차선호 선수가 더 올라가지 않고 스루패스-! 어느새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유지우 선수가 있습니다!]

유지우는 프리롤을 부여받은 선수였다.

그는 고정된 공간에 멈춰 있지 않고 다양한 곳을 누비며 아르헨티나에 혼란을 주고자 했다.

그 결과, 여러 시도 끝에 드디어 균열이 난 곳을 파고들 수 있었다.

[어어어!!! 압박이 빠르게 들어오는데요!]

유지우는 압박을 들어오는 선수를 보고선 바디 페인팅으로 손쉽게 제쳐냈다.

동시에 측면이 아닌 중앙으로 방향 전환을 해 올라갔다.

에세키엘 페첼라는 그런 유지우의 움직임을 잡아내지 못했다.

‘이런, 놓쳤다!’

주력은 어디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유지우의 순간 가속도는 그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렇게 벌어진 거리.

뒤이어 다른 이들이 압박을 왔지만, 이미 코스가 만들어지자 유지우는 망설이지 않았다.

뻐---엉!

수많은 골을 만들어낸 코스.

국내 팬들에게는 유지우 존으로 익숙한 곳에서 시도한 슈팅은 니어포스트로 날아갔다.

발에 얹힌 감각은 좋았다.

그런데.

틱.

골키퍼 파울로 알마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구석으로 가는 볼을 건드렸고.

까---앙!

볼은 크로스바에 맞고 떨어졌다.

라인 밖으로 나가지 않은 상황.

조정후와 황우식이 동시에 달려들었지만, 그보다 한발 먼저 헤라르드 비엘사가 걷어내며 아르헨티나는 위기를 넘겼다.

[날카로운 슈팅을 때려봤지만,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아쉬워하는 유지우 선수-!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르헨티나에게 충분한 위협을 줬으니까요!]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경기의 우위가 아르헨티나에 있다는 시선이 대다수였다.

지난 2030 월드컵의 결과가 다시 나올 거라는 의견도 많았고.

그런데 20분이 막 흐른 지금.

대한민국의 플레이를 본 그들의 생각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 * *

대한민국이 약속된 플레이로 아르헨티나를 공략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주도권은 아르헨티나 쪽에 있었다.

“압박온다! 뒤로!”

선수들은 개개인의 능력으로 각자 맡은 역할을 최선을 다하며 그들의 공격을 막고자 했다.

스르르르륵.

무엇보다 디에고 로시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그는 발에 볼을 붙인 듯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로 대한민국 측면을 무너트렸고, 두 명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뻐---엉!

그의 패스가 수비라인을 뚫고 기예르모 다린에게 갔다.

기예르모 다린은 압박이 몰리기 전.

툭.

발만 가져다 대 원터치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다.

다행히 골키퍼의 선방이나 골대에 맞는 행운 덕분에 득점이 나오진 않았지만, 두 선수가 보여주는 플레이는 대한민국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대한민국으로서는 디에고 로시- 기예르모 다린, 이 라인을 통제하지 못하면 오늘 경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해설위원의 말이 맞았다.

그것을 주앙 달루트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김재민과 강현오.

이 두 선수를 비롯해 김우일의 라인을 평소보다 많이 내려 파이브백처럼 구성하며 수비력 보강에 나섰다.

퍼---억!

그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대한민국의 골문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디에고, 한국의 수비가 예상보다 더 단단해.”

잠시 볼이 나간 사이.

하비에르 카세로가 디에고 로시와 이야기를 나눴다.

“세트피스에서 무너트려 보는 건 어때요?”

“그게 좋겠다.”

“배치를 보고 어떤 방법을 쓸지 생각해보죠.”

“산티아고랑 사인 맞추고.”

“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이 원하는 상황이 나왔다.

아쉽게 기예르모 다린의 슈팅이 강인우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코너킥이 주어져 공격 기회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스윽.

키커 자리에 선 산티아고 메디나는 손을 들어 선수들과 사인을 맞췄다.

[어떤 플레이로 골문을 위협할까요? 대한민국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해야 합니다!]

선제골이 나오면 경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걸 알기에 선수들의 집중력이 고조됐다.

삐—익!

그리고 이어진 코너킥은 길게 올라오는 게 아니었다.

디에고 로시가 관심이 없는 척 있다가 기습적으로 압박을 따돌리며 달려갔다.

그것을 본 산티아고 메디나가 짧게 디에고 로시에게 주고.

투—욱.

디에고 로시는 볼을 원터치로 밀어 압박하는 권창신의 다리 사이로 빼내며 제쳐냈다.

간결하고 빠른 동작에 권창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디에고 로시는 그대로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며 수비라인을 흔들었고.

툭.

예상한 대로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자 노룩 컷백을 내줬다.

“막아-!”

강현오가 눈치채고 마크하러 갔다.

하비에르 카세로에게 볼이 가는 방향.

볼을 빼앗지는 못해도 슈팅은 막겠다는 생각으로 강현오가 몸을 날리며 막아보려고 했는데.

뻐---엉!

그의 슈팅이 반 박자 빨라 몸이 아닌 옷깃을 스치고 말았다.

강인우가 몸을 날렸으나.

철렁.

슈팅은 그대로 오른쪽으로 꺾이며 골대 구석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아! 돌파를 주면 안 되는 데 돌파를 내주고 맙니다. 그리고 하비에르 카세로의 완벽한 마무리까지….]

[이렇게 되면 우리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요. 디에고 로시를 자유롭게 둘 게 아니라 붙어서 지연을 시켰어야 했습니다. 정말 아쉽네요.]

대한민국 0 – 1 아르헨티나.

기뻐하는 아르헨티나 팬들과 반대로 대한민국 팬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 * *

아르헨티나는 공격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선제골을 넣은 기세로 추가 골까지 넣겠다는 의지로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

대한민국은 그 공세를 막아내는 한편, 역습으로 흐름을 되찾고자 했다.

특히 김우일은 홀딩 미드필더의 교과서와도 같이 포백을 보호하며 볼 전개를 시원하게 해줬다.

‘지우가 내려오면 아르헨티나를 공략하는 게 더 어려워져.’

이것은 유지우의 공격력을 절감시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주앙 달루트도 경기 전에 지시했었다.

‘만약 유가 수비 가담을 깊게 하면 아르헨티나를 공략하는 게 어려워진다. 그러니, 유가 철저하게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수비가 받쳐줘야 해.’

이것은 수비진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유지우가 수비 가담을 하게 된다면 지난 잉글랜드전처럼 힘들게 경기를 풀어갈 우려가 있었다.

“집중해! 언제까지 지우한테 의지할 거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

김우일은 수비를 다독였고 수비수들의 눈은 볼을 쫓았다.

‘그래.’

타다다닷.

‘항상 지우의 덕을 봤어.’

대한민국 국가대표에서 유지우가 가진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없어서는 안 되는 대체 불가 선수.

어떻게든 승리를 가져다주는 선수.

그래서 동료 선수들도 그와 있으면 당연히 이길 줄 알았다.

어려운 상황이면 해결해주는 모습을 여러 번 봤으니까.

하지만.

‘우리 때문에 지우가 가진 모든 것을 못 보여주는 게 아닐까.’

선수들은 그에게 고마운 감정만큼 미안한 감정 또한 가지고 있었다.

퍼---억!

그 미안한 감정은 아르헨티나를 막을 원동력이 되어갔다.

‘지우의 손에 반드시 트로피를 들려줄 거야.’

그들의 투지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당황하게 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실점한 뒤 불과 5분 만에 흐름을 가져오며 기회를 잡아냈다.

[아르헨티나의 코너킥을 막아내는 대한민국!!! 기예르모 다린을 찍어누르며 김재민 선수가 헤딩으로 걷어냅니다!]

추가 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려 배치하고 있던 아르헨티나의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백업! 역습에 대비해!”

그들은 연습한 대로 대한민국의 역습을 대비하려고 했다.

이대로면 대한민국의 역습 흐름이 끊어질 위기.

탁.

이때, 김재민이 걷어낸 볼은 누군가 받았다.

유지우였다.

약속보다 라인을 너무 내려와 있는 그 모습에 상대 팀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들도 의아해했다.

[유지우 선수가 여기까지 내려왔다는 건 역습을 원활하게 전개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대로라면 천천히 볼을 올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조정후와 황우식도 하프라인 밑에까지 내려와 수비 가담을 하고 있어 라인을 올리기에 늦었다.

타다다다닷.

속공보다는 지공을 선택할 상황에 놓인 그 순간.

유지우는 볼을 몰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모두의 예상과 다른 것이었다.

속공.

지금 상황에서,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침착하게 가자.’

산티아고 메디나.

에두아르도 구아린.

두 명의 선수가 반칙으로 끊으려고 유지우에게 거칠게 붙자 그는 라 크로케타로 그들을 깔끔하게 제쳐냈다.

- 오오오오오!!!

[빠릅니다! 유지우 선수가 그대로 몰고 올라가며 아르헨티나 진영으로-!]

그의 시야에는 아르헨티나가 미처 백업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 생긴 빈 곳들이 보였다.

[시동을 겁니다!!! 그리고 앞에서 막으려는 카를로스 로호마저 제치고 달립니다!]

[뒤에서 선수들이 쫓아오지만, 거리는 좁혀지지 않습니다! 어마어마한 속도!]

폭발적인 가속도를 본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속으로 놀랐다.

그의 속도를 경험했던 선수들은 애써 덤덤한 척했으나, 그들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무슨…! 속도가!’

툭.

[한 명 더!!!]

툭.

[그리고 파우스토 바르코까지!!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하는 유지우 선수-!]

그의 돌파에 무너지는 아르헨티나 진영.

관중들이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놀라운 광경에 모두 넋을 놓고 볼 수밖에 없던 탓이었다.

어느덧, 유지우의 집중력은 최고조에 다다라 있었다.

스윽.

조그마한 바람에도 감각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주변의 모든 상황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린 것처럼 펼쳐졌다.

‘갈 수 있다.’

자신감이 차올랐다.

최종 수비수인 파우스토 바르코를 제치고 정면을 보자, 골키퍼가 골대를 비우고 각도를 좁히는 게 느린 화면처럼 보였다.

그것을 보자마자 유지우는.

투—웅.

로빙슛을 시도했다.

잠깐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이 생길 정도 절묘한 로빙슛에 골키퍼는 뒷걸음질 치며 막아보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허무하게 허공만을 가를 뿐이었다.

철렁.

볼은 허공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그리며 정확히 골망을 갈랐다.

[깔끔한 로빙 슈우우웃! 유지우 선수가 환상적인 드리블로 수비라인을 무너트리며 동점을 만듭니다---!]

[이것으로 동점! 대한민국이 이곳까지 올라온 것이 운이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대한민국의 주장이 증명해줍니다!]

무려 하프라인 아래서부터 60m를 달려 만든 골.

월드컵에서 나온 어떤 골보다도 임팩트가 있는 골에 관중석은 폭발했다.

- 와아아아아아아!!!

대한민국 1 – 1 아르헨티나.

양 팀이 나란히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경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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