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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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은 포기한다. 일단 적의 함포사거리 후위로 병력을 후퇴시켜 병력을 재편한다.”

이노우에 사단장이 신의주까지 병력을 후퇴하자는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일단 해안에서 벗어나자는 제안은 받아들이자 이시이 대좌의 목소리가 커졌다.

“알겠습니다. 각하.”

이시이 대좌는 예하부대에게 전령을 보내 철수명령을 하달했다. 이시이 대좌의 지시를 받은 전령들은 포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용감하게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러면서 이시이 대좌는 사단본부부대에게도 철수를 준비시켰다. 일본군의 이러한 움직임은 여지없이 송골매에 관측되었고, 홍종관 참모장에 의해 김성태 제독에게 보고됐다.

“사령관님 일본군이 후퇴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성태는 보고에 바로 다음 지시를 내렸다. 

“2함대는 함포사격을 중지하고 공군에 연락해 회전날틀을 날리도록 하게.”

김성태 제독의 지시로 2함대는 바로 함포사격을 중지했다. 오인포격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계속 대기하고 있던 회전날틀이 드디어 꼬리를 물고 마라도 함을 이륙하기 시작했다.

타! 타! 타! 타! 타! ·····

마라도를 이륙한 20대의 회전날틀은 가장 먼저 용암포뒷산인 용암산에 건설된 일본군해안포대를 정밀폭격하기 시작했다. 

휘~~ 콰앙!~~ 쾅 휘~~ 꽈광!!!!

교묘한 위치에 세워진 용암포해안포대는 2함대 함포사격에도 견뎌냈으나 회전날틀의 정밀폭격을 당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엄청난 유폭과 함께 하나 둘 박살이 나더니 끝내 완전히 박살났다.

해병사령관 공진규는 해안포대가 무력화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는 바로 상륙명령을 내렸다.

“해안포대가 제거 되었다. 우리 해병대는 상륙을 시작한다.”

해병사령관의 지시가 있자 미리 해병대원을 태우고 대기하고 있던 수십 척의 보트가 해상으로 내려지면서 해병대상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하나! 둘! 하나! 둘!”

“힘내라. 조금만 더 가면 해안이다.”

해병대지휘관들이 목에서 피가 터질 정도로 격려하는 소리를 들으며 해병대원들은 죽을힘을 다해 노를 저었다.

“하나! 둘! 하나! 둘!”

일본군12사단지휘부는 2함대포격으로 지휘부이동수단이던 군마들을 모두 잃어서 걸어서 퇴각했다.

남은 병력을 수습한 일본군12사단은 낙오병을 방지하게 위해 밀집대형을 유지한 체 서둘러 후퇴하고 있었다. 

타! 타! 타! 타! 타! ·····

병력을 인솔하며 후퇴하던 이시이 대좌가 처음 듣는 이상한 기계소리에 뒤를 돌아보고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헉! 헉! 각하! 하늘에 이상한 것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참모장 이시이 대좌가 놀라서 숨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고 이노우에에게 보고했다. 후퇴하던 이노우에 사단장이 고개를 돌리니 회전날틀이 특유의 굉음을 내며 빠르게 날아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노우에 사단장도 처음보는 회전날틀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구보로 계속 후퇴하면서 이시이 대좌에게 질문했다.

“아니! 참모장 저게 뭔가?”

“저도 처음 보는 물체입니다.”

“안되겠다. 더 빨리 후퇴하자.”

이노우에의 지시가 있자 도주하던 일본군들은 발걸음을 더욱 빨리했다.

그런 일본군을 4대의 회전날틀이 바로 따라잡았다. 일본군을 따라잡은 회전날틀은 비행대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밀집대형을 유지한 채 도주를 하는 일본군의 머리위로 4발의 포탄을 투하했다. 

휘익~  꽝!!!  

쫘!!~~~악!!

퍼퍼퍽! 퍽! 퍽! 퍽!·······

회전날틀에서 투하한 것은 집속탄(集束彈)이었다.

집속탄은 일본군의 머리위에서 모탄(母彈)이 먼저 폭발하고 곧이어 자탄(子彈)이 폭발하였고 수천발의 자탄들은 후퇴하는 일본군을 그대로 덮쳐버렸다.

“으악!~” “아~~악!”

축구장 한개 면적을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집속탄의 자탄세례는 연대병력 중 절반도 남지 않은 일본군을 그 자리에서 끝장내버렸다. 일본군은 집속탄의 단 한 번의 집속탄 공격에 일부 부상자만 남긴 체 대부분 사살되었다. 회전날틀 기장 황유식 준위는 자신이 투하한 집속탄이 밀집대형의 일본군을 순식간에 도륙되자 그 위력에 자신도 모르게 전율했다.

‘집속탄의 위력이 참으로 엄청나구나.’  

폭격을 받아 순식간에 사방이 온통 피바다가 되면서 지옥으로 변한 모습에 잠시 당황지만 황유식의 회전날틀은 작전계획에 따라 다른 회전날틀과 같이 신의주 방면으로 그대로 날아갔다.

송골매에 의해 유도되는 2함대 정밀포격에 용암포를 사수를 하지 않고 후퇴를 하는 바람에 병력이 완전 노출된 일본군12사단을 회전날틀에서 투하된 집속탄으로 너무도 손쉽게 제압되었다.

덕분에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상륙한 해병대는 일부 방어병력을 용암포에 남긴 후 신의주 방면으로 최대한 빠르게 병력을 이동했다.

신의주는 만주로 가는 군수물자의 최종집결지다.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군은 용산에 군용철도부설을 위한 임시군용철도감부를 설치했다.

일본은 한반도의 철도건설을 위해 일본본토에서 대대적으로 국민공체를 모집할 정도로 전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경부선은 1905년 5월 완공하고 난공사가 많았던 경의선도 불과 2년 만에 청천강 철교를 제외한 전 구간을 개통할 수 있었다.

물론 대동강철교와 임진강철교는 한강철교와 달리 목교로 가설된 교각이기는 하나 공사의 어려움에 비해 2년의 공기는 놀랍도록 빠른 기간이었다.

일본군이 이렇게 철도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강제 징발된 한국인인부들 덕분이다. 

러일전쟁이 벌어지자 한반도에 무단으로 진주한 일본군은 한국인주민들을 무조건 징발했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일당을 주면서 노동력을 착취했다. 

일본군은 한국인인부들을 채찍까지 사용하며 혹독하게 다뤘고 그 탓에 수많은 인부들이 억울하게 죽어나갔다. 

특히 일본군이 악랄했던 것은 군수물자수송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인부들을 통제를 편하게 한다는 구실로 뺨과 몸에 각종색깔로 줄을 그어대며 마치 노예같이 부려 먹었다. 이렇게 징발된 한국인인부들은 압록강을 넘어 만주까지 끌려 다녀야 했다.

더 기가 찬 것은 대한제국탐관오리들이었다. 

탐관오리들은 얼마 안 되는 인부들 일당을 강탈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본군주구가 되어 지역주민을 강제로 동원시켰다. 탐관오리들은 강제 동원된 인부들 일당을 갖은 명목으로 강탈했으며 그 행태가 얼마나 악랄했는지 오죽했으면 일본군에게 조차도 비웃음을 살 정도였다. 

이렇게 어느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강제 징발된 한국인인부의 연인원은 무려 10만 명이 넘었고 그 중 수백 명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신의주는 경의선철도부설로 전쟁에 필요한 군수물자집결지가 되면서 도시가 형성되었고 강제 징발된 한국인인부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만일 신의주에 주둔해 있는 일본군이 공격을 눈치 채고 한국인인부들을 인간방패로 삼는다면 엄청난 인명피해를 볼 수 있었기에 해병대는 상륙과 동시에 빠르게 이동한 것이다.

양근모는 자신도 구보로 이동하면서 헤드셋으로 1대대지휘관들을 독려했다.

“각 중대장들은 부대원들을 조금 더 독려해라.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부산상륙작전에서 혁혁한 전과를 거두며 사기가 충천해있던 해병1대대는 대대장의 지시가 있자 이동속도를 한층 높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육상에서만 신의주를 압박해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부앙~~~

고속침투함정 2척이 일본군의 도강(渡江)을 저지하기 위해 해병대의 진군에 맞춰 엄청난 속도로 압록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해병1대대가 신의주근방에 도착하자 회전날틀로 이송된 특전부대가 이미 하강하여 교전을 벌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탕! 탕! 탕!·· 타타타타탕

양근모가 헤드셋으로 빠르게 지시했다.

“소대단위별로 부대를 재편해 신의주를 외곽 포위한다. 각 중대는 신속히 움직여라.”

양근모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1대대는 부대를 일자진형으로 부대를 재편하고는 그 상태를 유지하며 전진했고 양근모의 지시가 연이어 떨어졌다.

“신의주를 빠져 나오는 일본군들은 무조건 사살하라. 단 우리 민간인에 대한 오인사격에 절대 주의해야 한다.”

1대대가 출발 한 뒤를 이어 도착한 다른 대대도 같은 형태로 부대를 재편하고는 신의주를 포위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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