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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7 회: 7권-26화 동토삭풍(凍土朔風) --> (237/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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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가타 아리토모는 이토 히로부미와 더불어 정한론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자입니다. 그런 자가 갑자기 대본영참모들과 비밀리에 접촉을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제국을 상대로 모종의 흉계를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강명철도 이어서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대본영의 참모들은 일본의 최고 엘리트들입니다. 더구나 그들 대부분은 야마가타의 계보를 이은자들이라 아주 강성입니다. 야마가타가 지금 그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제국으로 봐서는 상당히 경계해야 할 사안이니 이는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송의식도 바로 동의했다.

“맞습니다. 야마가타의 움직임은 일개개인의 움직임이 아니라 일본 강경파들이 조직적인 움직임의 전초로 보고 심각하게 대처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됩니다.”

야마가타의 움직임에 모두가 우려를 나타내자 박충식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하긴 패전을 했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강경파들이 지금까지 잠잠했던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기는 했지. 아무래도 강경파의 대부인 야마가타 아리토모가 긴 칩거를 깨고 활동을 시작한 것이 그들이 활동하는 신호탄으로 보는 것이 맞겠어.”  

그러면서 그에 대한 지시를 내렸다.

“국방성에서는 지금 당장 일본어에 능통한 기무부대원을 선발하여 일본에 파견하여 중정을 돕도록 하고 중정도 요원을 증파하여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물론이고 그와 접촉한 자들의 동향까지 모조리 철저히 감시하도록 하게.”

“예, 전하.”

이어서 박충식의 눈이 아주 차갑게 변했다.

“일본이 이대로 잠잠하게 나가면 별다른 제재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에 숨어서 또다시 무언가를 획책하여 우리 대한제국에 조금이라도 위해를 가하고 불이익이 돌아오게 된다면 반드시 철저하게 발본색원하여야할 것이오. 그래서 주범을 모조리 총살형에 처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당한 것을 열배 백배로 되갚아 주어야 한다는 점을 모두는 분명히 명심하시오.”

“예, 전하.”

마치 자기 자신에게 다짐을 하듯 냉정한 목소리로 내각에 지시를 내리는 박충식의 눈은 야마가타 아리토모보다 더한 살기가 돌고 있었다.

#동토삭풍(凍土朔風)

5월이 되면서부터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병력이동이 시작되었다. 러시아는 그동안 대한제국의 폭격에 큰 피해를 보았던 시베리아철도를 이르쿠츠크까지는 완벽하게 복구를 했고 거기다 기관차는 물론 화차와 객차를 대량투입하면서 병력이동을 상당히 신속하게 진행시켰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은 러시아의 병력이동과 때를 같이 하여 각국을 상대로 대대적인 외교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다행이었던 것은 대한제국의 발 빠른 대처로 인해 양국의 의도와는 달리 대부분의 국가들은 절대중립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자국의 정정불안을 외부에서 해소하려는 러시아제국은 미국과의 밀약을 하자마자 니콜라이2세의 특명을 받은 스톨리핀 총리의 진두지휘로 연말까지 삼십만 명의 병력을 이르쿠츠크로 집결시킬 계획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병력을 기차에 실어 동쪽으로 보내고 있었다.

미국은 러시아보다 훨씬 먼저부터 대한제국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미국은 일본이 전쟁에서 항복하자 기존의 계획대로 대대적으로 대형전함건조에 들어가서는 기존전함인 15,000톤급 전함이 아닌 승무원 1,000명이상이 탑승하는 20,000톤급이상의 드래그노트 급 대형전함 20여척을 본래보다 2~3년 먼저 뉴욕브루클린해군공창과 필라델피아해군공창에서 순차적으로 건조시켜 속속 취역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작은 순양함과 구축함 등도 다수 취역시켰고 병력파병을 위해 필리핀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과는 별도로 20만 명의 병력을 1차로 징집하여 훈련시키면서 대한제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렇게 전운이 대한제국으로 몰려오고 있던 여름, 원산의 조선소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특이한 형태의 함정 진수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이 진수식에는 특별하게 황태자내외까지 참석했다.

절차에 따라 각종의식은 진행되었고 식순에 따라 황태자비가 함정의 무사항해를 기원하면서 뱃머리에 포도주병을 깨트렸다.

쨍그랑~~

이어서 다시 식장으로 돌아온 황태자비는 마지막 순서로 탁자위에 올려있는 오색 줄을 진수도끼로 줄을 내리쳐서 끊었다. 

탁! 촤르르~~~~ 퍽~~~~~

오색 줄이 끊어지면서 거기에 연결된 줄은 이물 끝에 높게 걸린 오색 꽃바구니를 터트리면서 사방을 오색 종이꽃으로 물들였다. 그러자 진수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함성과 함께 열렬히 박수로 환영했다. 

“와~~” 짝! 짝! 짝! 짝!·······

빠앙!~

오색 꽃바구니가 터지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함정에서 힘찬 기적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 기적소리와 동시에 거대한 선채가 서서히 선거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원산의 조선소선거를 빠져나가는 함정은 이전시대 신군과 같이 넘어온 5만 톤급 수송선을 2년여 간에 걸쳐 전면 개장한 대한제국 최초의 항공모함이었다.

70대의 복엽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 항공모함은 현대개념의 갑판을 도입하고 함교도 아일랜드 형 함교로 전면 개조하여 정식항모와 같이 한쪽에 배치된 형태였다. 수송선을 개조했기 때문에 함정의 장갑능력이 다른 전함에 비해 애초부터 떨어졌지만 각종 방어시설을 갖추고 레이더를 이용한 대한제국함대의 원거리방어능력을 감안하여 항공모함으로 전면 개장을 실시했던 것이다.

개장을 하고 있는 수송선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이전시대 넘어온 5만 톤급이상 대형수송선 10척은 아직 각국과의 무역이 원활하지 않을 때이고 당분간은 각국 간 교역규모로는 대형수송선의 수요가 거의 없을 때라서 먼저 5척의 수송선을 항공모함으로 전면 개장 중에 있었다.

대한제국이 항공모함을 진수했다는 것을 구태여 외국에 일부러 알릴 필요가 없었기에 비록 황태자내외가 진수식에 참석하기는 했으나 환영객은 조선소직원들과 군관계자들뿐이었다. 하지만 이 인원도 수천 명이 넘어 이들이 내지르는 함성은 넓은 조선소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와~~~~~” 짝! 짝! 짝! 짝!·······

황태자내외도 항공모함이 무난히 선거를 나가 부두로 빠져나갈 때까지 쉬지 않고 박수를 쳤다.

송의식이 그런 황태자에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전하께서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정말 대단하오. 어떻게 저렇게  큰 철선이 바다를 떠다닐 수 있는 것이오.”

“그게 바로 기술력입니다.”

“그런데 함교를 저렇게 한쪽으로 설치해도 문제가 없소?”

“예, 충분히 복원력을 감안한 설계를 했기 때문에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말 과인은 우리 제국의 기술력이 이렇게 뛰어 난 줄은 미처 몰랐소.”

“저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저 옆을 보십시오.”

그러자 황태자의 눈에 아직 선거에 들어가 있지는 않았지만 일부개장에 들어가 있는 수송선들이 보였다.

그것을 보고 황태자가 많이 놀라워했다.

“저게 다 뭡니까?”

“저 배들이 오늘 진수한 것처럼 항공모함으로 개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 배들이 전부 항모가 된다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황태자가 크게 감탄했다.

“아~ 정말 대단하구나. 대단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와서 보니 배가 마치 섬같이 정말 크고 웅장하오.”

“그래도 아직은 반쪽짜리 항모일 뿐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오? 저렇게 대단한 항모가 반쪽짜리라니요?”

“저 배들은 본래 수송선으로 건조된 것이라 덩치만 크지 정규항공모함으로 취역하는 데는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함정입니다. 지금은 급하기 때문에 수송선을 개장해서 임시로 사용을 하지만 앞으로는 정규항모를 건조해야 대양영토수호는 물론이고 대양작전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송의식의 설명에 황태자가 깜짝 놀랐다.

“저렇게 엄청난 대형함정을 겨우 임시로 사용하려고 한다는 말이오?”

황태자가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을 본 해군대신 송의식이 웃으며 설명했다.

“임시라고 해도 적어도 20~30년 이상은 충분히 현역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함정은 워낙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번 건조를 하면 특별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계속 수리를 하면서 몇 십 년은 보통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중요한 함정은 퇴역을 하고도 바로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관을 시켰다가 전쟁이 발발하면 재취역하는 방법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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