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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경박한 행동 (51/95)


51. 경박한 행동
2022.09.23.



 


“소유를 정말 아끼니까 드리는 말씀이에요. 그 남자, 정말 폭력적이고 위험한 남자예요.”

“재현아. 소유와 강 서방은 잘살고 있어. 그러니까…….”

“아저씨는 정말 그놈의 진짜 모습을 모른다니까요! 아저씨랑 소유 두 사람 다 속고 있는 거라고요!”

아버지 혼자 거주하고 계신 탓에 적적한 느낌마저 들던 집이 간만에 시끌벅적했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 시끌벅적한 것이었지만.


“내 사위를 그런 식으로 험담하는 것도 더 이상은 못 들어 주겠구나.”

서서히 아버지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침 그곳에 도착했던 소유는 미안한 얼굴로 태오를 바라보았다. 태오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미소 짓고 있을 뿐이다.


“태오야. 미안해.”

“괜찮아. 나 통화 한 통만 하고 올게. 먼저 들어가.”

소유의 등을 토닥여 준 태오는 다시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한동안 이어진 신호음이 수신자의 망설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태오가 성가시다는 듯 혀를 쯧 찼다.


― ……여, 여보세요.

그러나 상대방 또한 태오의 전화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기어가는 목소리로 전화에 응했다.


“요즘 통 얼굴 보기 힘드네. 꼭 나 몰래 어디 도망가려고 발악하는 사람처럼.”

정곡을 찌르는 태오의 말에 수화기 너머의 다해가 말을 잃었다.


“남자친구가 너무 구제 불능이라 혼자 도망치려고? 처형 그렇게 안 봤는데, 너무하시네.”

태오가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로 가볍게 말하다 일순간 다해의 숨통을 조여왔다.


“조만간 저랑 한번 보죠, 처형.”

― 나, 나는…… 왜? 나는…… 잘못 없잖아.

다해가 패닉에 빠져 말을 더듬었다.

태오가 고개를 돌려 재현이 있을 법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상기된 소유의 목소리가 더해져 집 안은 한층 더 소란스러웠다.


“가족끼리 얼굴 좀 보는 게 어때서요.”

― 이, 이제 나는 석재현이랑 아무런 관련 없어.

“중간에서 만날까요, 아니면 내가 처형을 찾아낼까요?”

얼핏 들으면 몹시 정중한 어조였지만, 그 내용은 무척 고압적이었다.


“나라면 내가 처형을 찾아내게 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된다면 네가 아주 힘들어질 테니까.

뒤의 말은 굳이 하지 않고 삼켰다. 하지만 다해에겐 환청처럼 들리는 듯했다.


“비서 통해서 장소 보내 놓겠습니다. 가급적이면 꼭 오세요.”

태오는 자신의 용건만 말하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넓은 보폭으로 장인어른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는 아빠도, 나도 찾아오지 마!”

눈앞에 당장이라도 찢어발기고 싶은 재현의 얼굴이 보였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응징을 하고 싶었지만, 장인어른과 소유를 보고 겨우 참아냈다.

모든 잔혹한 장면은 그의 소중한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해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 사이에 누가 끼어들고, 거슬리게 한다고 지금껏 했던 것처럼 무자비하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어.’

얼마 전 소유와의 약속이 문득 떠올랐다.


‘노력할게. 네가 실망할 만한 일은 안 하도록.’

지금부터 제가 하려는 일은 소유와의 약속을 어기는 일임이 분명했다. 그렇지만 이미 태오의 인내심은 바닥이 났고, 재현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고 있었다.

장인어른과 소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태오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아빠!”

그 순간, 희훈이 비틀대다 의자에 풀썩 앉았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장시간 노출된 나머지 눈앞이 아득해졌던 것이다.

태오는 망설임 없이 재현의 멱살을 잡고 현관문까지 끌고 갔다. 재현은 태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힘의 우위에서 한참 밀리고 있었다.


“재현아.”

재현이 현관 밖으로 내쳐지기 직전, 얼굴이 하얗게 질린 희훈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태오가 뒤로 돌았다.


“다시는 나 찾아오지 마라. 강 서방은 내 가족이야. 아무리 너라도, 내 가족에게 상처 주면서까지 만날 순 없다. 나는 깨어난 이후부터 가족이 제일 우선이야.”

“……아저씨.”

소유에 이어 소유의 아버지에게까지 외면당했단 사실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재현이 공허한 눈동자로 희훈을 쳐다봤지만, 희훈은 재현의 눈을 피했다.

일이 그렇게 되자 더는 망설일 것도 없었다. 태오는 그대로 재현을 거칠게 문밖으로 던졌다. 재현이 바스락대는 정원 위에 뒹굴었다.


“들었지? 장인어른께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하시네.”

재현이 대답 대신 태오를 노려보았다.

성큼성큼 걸어온 태오가 쭈그리고 앉아 그런 재현을 구경하듯 나른하게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그렇게 죽고 싶은 게 네 소원이라면.”

그러다 재현에게만 들릴 정도로 읊조렸다.


“죽여 줄게. 기꺼이.”

살의를 느낀 재현의 목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태오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안으로 사라졌다.

쾅. 유달리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밝은 집 안에 있는 세 사람, 어두운 정원에 나뒹구는 자신. 재현은 그 상반되는 처지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그는 털썩 누워 별도 없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죽여 줄게. 기꺼이.

태오의 말이 메아리처럼 자꾸만, 자꾸만 돌아와 재현의 귓가에 맴돌았다.

* * *

다음 날, 예정대로 소유는 도진과 단둘이 회의 시간을 가졌다.


“소유야. 우리 의료기기 사업은 접자.”

“오빠.”

폭탄 발언에 소유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사업을 위해 도진이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도장 찍을 일만 남았는데, 여기서 무른다니.

타고난 사업가인 그에겐 어마어마한 손실임이 틀림없다.


“그렇게 할 필요까진 없어.”

결정하기까지 아주 숱한 고민이 있었으리라. 게다가 그 고민의 이유가 제 사적인 이유라고 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아니. 난 이렇게 찝찝한 사업은 하고 싶지 않아. 늘 끝이 좋지 않거든.”

그러나 도진은 이미 마음의 결정을 다 끝낸 것인지 단호했다.


“하지만 오빠 시간이랑 노력은 누가 다 보상해 줄 건데.”

“언젠간 써먹을 데가 있을 거야. 미리 배워 뒀다고 생각할게. 그러니까 일단은 진행 중인 다른 사업에 집중하자. 그거 하나 포기한다고 우리 회사 안 무너져.”

소유는 이 상황이 답답하고 원망스러워서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기회는 언제든 찾아오지만, 네가 받을 상처는 아니야. 한번 생기면 끝이잖아. 나는 수익보다 사람을 더 생각하고 싶어. 작은아버지가 그러셨듯이.”

돈보다는 사람.

정희훈 사장의 경영 철칙이었다.

도진은 그 정신을 이어가고 싶었다.


“나한텐 당장 돈 몇 푼보다는 네가 더 중요해.”

“고마워하면 안 되는데, 염치없이 또 고맙고 그렇다.”

앞으로 석 교수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 걱정스러웠던 소유였다. 도진은 소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한 소릴. 내 잘못이지. 그날 끝까지 널 지켜보고 있어야 했는데.”

그날 밤, 도진이 담배를 다 피우고 돌아왔을 때 소유는 없었다.

석 교수는 소유가 피곤해하길래 먼저 돌려보냈다고 했다.

도진이 나갈 때까지만 해도 소유가 심하게 취해 있진 않았기에 도진은 자리에 남아 석 교수를 상대했다.

그 후에 어떤 사달이 났는지는 뒤늦게 듣게 되었다.

도진은 동생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내가 정말 미안하다. 강 서방한테도.”

“오빠가 왜 미안해? 오빠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태오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소유의 진심이었다. 잘못은 일을 꾸민 작자들이 했지, 그저 이용당했을 뿐인 도진은 죄가 없다.


“그렇게 말해 주면 고맙고.”

도진은 씁쓸하게 웃었다. 더 분위기가 무거워지기 전에 도진이 화제를 바꿨다.


“내가 담당자 만나서 깔끔하게 마무리할게. 넌 걱정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해 줘.”

“응, 오빠. 앞으로 내가 더 잘할게.”

“그래. 더 잘해야지.”

도진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착해빠진 제 사촌 동생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주 오랫동안 무거운 마음으로 끙끙댈 것이다.


“정 팀장님, 부산 공장에서 전화 왔습니다.”

그때, 직원 한 명이 소유를 불러냈다.


“나가 봐. 오늘도 바쁠 텐데.”

도진이 손을 휘휘 저으며 소유를 회의실에서 내보냈다. 홀로 남은 회의실에서 도진은 의료기기 생산 업체 담당자에게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유아 물산 정도진 이사입니다.]

당장의 손실보단 사람을 지켜 냈음에 감사하자.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일은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게 맞다.

그렇게 되뇌며 애써 아쉬움을 달랬다.

* * *

세리는 아주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정말 오랜만에 서령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와 줘서 고맙다.”

태오와 사이가 틀어진 이후, 서령과도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었다.


“아니에요. 어머니가 부르시는데 와야죠.”

이제 태오에 대한 미련은 모두 떨쳐 냈지만, 서령과의 인연까지 끊어 낼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분명 좋은 인맥이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들었어요. 지난 제사 때,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요리를 했다면서요?”

“그렇게 소문이 빨리 퍼졌니? 아주 웃긴 애야.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서령의 시선엔 며느리에 대한 은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그게 은근히 배알이 꼴렸다.

며느리 자랑하려고 불렀나.


“아무래도 살아온 환경이 다른 부류라 감당하기 힘드시죠?”

“그래도 그 아이가 아니었다면, 이 강화 가(家)에 영영 찾아오지 않을 변화였단다.”

“어머니 많이 변하셨네요. 이제 정소유 씨가 마음에 드신 모양이에요.”

서령이 우아하게 찻잔을 내려놓았다.


“마음에 안 들면 어쩌겠니. 태오가 그렇게 죽고 못 산다는데.”

세리가 의뭉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서령이 문득 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너, 내 며느리한테 그동안 꽤 독살스럽게 굴었더구나?”

이렇듯 표정이 휙휙 바뀌는 것을 보면 새삼스럽게 그녀가 태오를 낳아 준 사람임을 실감하게 된다.


“무슨 말씀이세요?”

세리는 일단 시치미를 뗐다.

소유와 단둘이 있었던 일이므로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서령이 짧게 웃으며 귀걸이를 만지작댔다.


“네가 우리의 소식을 다 듣고 있다면, 반대로 우리도 네 소식을 다 듣고 있다는 걸 알아야지.”

“어머니.”

여유롭던 세리가 조금씩 경직되어 가기 시작했다. 강화 그룹 사모님이 가진 힘과 정보력을 생각해 보면 말이 안 될 것도 없었다.

특히나 아들을 무척 아끼는 진서령 여사라면…….


“아, 그러고 보니 그 아이와 나를 이간질하던 것도 언제나 너였지.”

물론 그 이간질에 넘어간 나도 참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서령의 내부에서 스스로를 향한 분노가 넘실댔다.


“어머니. 정말 너무하시네요. 전 실연을 당했어요, 태오한테. 가뜩이나 힘든 절 부른 이유가 그 계집애 때문이라면 이만 가 볼게요.”

“그 계집애?”

“안녕히 계세요. 다음 주 목요일에 모임에서…….”

서령은 50대였건만, 30대인 세리와 키가 엇비슷했다.

짜증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는 세리를 따라 일어난 서령이 기다란 팔을 휘둘렀다.


“어머나, 사모님!”

그 뒤에 벌어진 일이 어찌나 품위 없는 행동이었던지 평소 과묵하던 가사도우미까지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바로 서령이 세리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다.

고상한 집안의 여식으로 태어나 처음 해 본 짓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경박한 행동’ 중 하나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보시면 놀라 까무러칠 광경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이런 영악한 것이 끝까지 반성을 안 하는구나.”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속이 시원했다.

말로 조곤조곤 싸우는 것보다 머리채 한 번 잡는 것이 몇백 배는 통쾌하다는 것을 이 나이 먹고서야 알았다.

소유로 인해 처음으로 한 경험이 많았다.


“아악, 어머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세리도 서령과 마찬가지로 처음 맞닥뜨린 상황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살면서 머리채를 잡힐 일이 생길 줄도 몰랐거니와 그 상대가 제가 아는 가장 고매한 서령일 줄이야.

마침 퇴근한 강준영 회장도 그 광경을 보고서 걸음을 멈췄다.

가사도우미가 황급히 달려와 말리려고 했지만 서령이 고함쳤다.


“가만히 있어요. 말리지 마! 지금 내 자식 힘들게 하는 애한테 체면이니 뭐니 챙길 때가 아니니까.”

강 회장이 괜찮다는 듯 가사도우미에게 손짓하고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서령은 세리의 머리를 다 뽑아 버릴 작정으로 마구 흔들었다.


 


“너, 두 번 다시 우리 애들한테 못된 짓 하면 다음엔 이걸로 안 끝날 줄 알아.”

그건 강 회장이 본 서령의 가장 품위 없는 모습인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그런데 영 흉하지는 않고, 살짝 낯설기만 했다.


“너 같은 애가 내 며느리가 되었으면 어쩔 뻔했니.”

잠시 후 세리는 만신창이가 되어 풀려났다.

미용실에서 받은 비싼 드라이는 흔적도 남지 않았다. 윤기가 흐르던 탐스러운 머리카락은 빗자루만큼이나 거칠어졌다.

또한, 단정하게 바른 립스틱은 흉하게 번져 있었다.


“어머니가 이런 분인 줄은 정말 몰랐네요.”

손으로 머리를 빗어 보지만 애꿎은 머리카락만 뭉텅 빠질 뿐이다.

세리가 분노에 찬 시선으로 서령을 바라보았다.


“나도 네가 이런 아이인 줄은 정말 몰랐다.”

서령은 가쁜 숨을 내쉬며 맞받아쳤다.


“그리고 독서회에는 그만 나오려무나.”

퇴출 통보였다. 세리가 핸드백을 손에 쥐고서 뛰쳐나오다 강 회장과 마주쳤다.

강 회장이 무슨 말이라도 해 줄 줄 알았지만 돌아오는 건 침묵이었다.

세리는 씩씩대며 문을 세게 닫고 사라졌다.


“앞으로 클로버 그룹 임 회장 얼굴은 어떻게 보려고 그래?”

“지금 그게 중요해요?”

서령이 강 회장에게도 소리를 버럭 질렀다.


“가뜩이나 당신 얼굴 보면 짜증이 몰려오니까, 말 걸지 말아요.”

집안 어른의 뜻을 따라 선오와 준오를 낳은 후 둘의 사이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아무런 말이 없기에 당연히 서령도 동의한 일이라 여겼고, 강 회장은 묵묵히 어른들의 뜻을 따랐다.

그런데 아니었던 모양이지. 그날 이후 서령은 말수가 급격히 줄었고 이따금 퉁퉁 부은 눈으로 나타나곤 했다.

부부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이 생긴 것도 그때부터였다.

우리는 왜 그때 충분한 대화를 하지 않았을까. 질문을 던져 보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그리고 소유 건드리면 아무리 당신이라도 안 참아요.”

애초에 며느리를 구박한 적도 없던 강 회장이었지만 서령의 생소한 모습에 저항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이제 좀 솔직하게 살아야겠어.”

경박하더라도, 고상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아야겠어.

지난 몇십 년간 꾹 참아 온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너무 참고 살았어요.”

그건 서령이 자신의 인생을 되찾겠다는 선전포고임과 동시에, 소유를 진정한 며느리로 받아들이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가녀린 체구의 소유가 몰고 온 변화라니 정말이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난 그 얄미운 애가 나랑은 다른 삶을 살았으면 좋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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