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수로 승승장구-72화 (72/201)

친구

새벽 1시.

원래라면 숙소에서 짐을 풀고 쉬어야 할 시간이지만 고트의 버스는 잠실에 있었다.

대전 원정 숙소에 작은 화재가 난 탓이었다.

방에서 담배를 피우던 손님 때문에 객실에 불이 나면서 스프링클러가 터지고 소방차까지 출동했다.

큰불로 안 번졌지만 숙소는 혼잡했다.

시간이 늦은 터라 다른 숙소를 알아볼 시간도 없었다.

경기 장소가 대전임을 감안해 고트는 바로 선수들을 버스에 태워 서울로 돌아왔다.

송석현은 바로 집으로 가지 못했다.

동네 호프집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연신 사과하고 있었다.

“진짜 미안하다. 내가 백업으로 나갈 짬도 아니라서 나갈 줄은 몰랐지.”

김영석이 팔짱을 낀 채 투덜거렸다.

“오늘 같은 경기는 무조건 직관 하러 가서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고 했어야지. 너 프로 첫 출전 경기잖아. 나중에 네가 잘되면 주변에서도 우리한테 송석현의 첫 경기는 가 보셨습니까, 물어볼 텐데 우린 그때 네가 데뷔한지도 몰랐다고 하면 얼마나 우습겠냐?”

정미남은 피식 웃었다.

“뭘 그렇게까지 상상의 나래를 펴냐?”

“야구는 기록이야, 기록. 오늘 같은 경기에 사진 찍고, 유니폼에 사인하고, 공에 사인을 딱 해서 봉인해 놓고 기다려야지. 나중에 석현이가 유명해져 봐라. 아우, 대체 얼마나 가격이 올라갈 거야.”

“너는 석현이 물건 팔 생각을 하고 있냐?”

“파는 게 아니라 가치가 올라간다는 거지. 누가 판데?”

송석현은 김영석과 정미남의 잔에 술을 따랐다.

“미안하다. 나도 당황해서 너희들한테 전화할 경황이 없었어. 솔직히 오늘 경기 내내 멍했어. 갑자기 데뷔할 줄 누가 알았냐. 그것도 4번 타자로는……. 꿈도 못 꿨지.”

정미남은 맥주를 단숨에 비웠다.

“나도 솔직히 어이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축하한다, 첫 데뷔.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네.”

“그러게. 앞으로 어떻게 먹고사나 암담했던 게 반년도 안됐는데.”

김영석이 핸드폰을 꺼냈다.

“사진 한 방 찍자. 과 애들한테 자랑해야지.”

“에이, 무슨 자랑을 하냐? 애들은 내 이름 알지도 못해.”

“야, 고트의 4번 타자를 왜 몰라? 몰라도 알아야지. 사진 한 방 찍자.”

“학교 가서 그런 거 자랑하지 마. 쪽팔려.”

“와! 너 벌써 몸값 비싸진 거야? 튕기는 거 보게.”

“튕기는 게 아니라.”

“사진이나 한 방 찍자고. 내 친구가 프로야구 선수다! 4번 타자다! 자랑하고 싶다는데 그것도 안 도와주냐? 내가 너 도와준 게 얼만데.”

“알았어, 알았어. 사진 찍자. 백 방도 찍어 줄게. 됐지?”

“백 방은 나도 필요 없어. 잘 나온 거 한 방이면 돼.”

김영석이 송석현의 옆으로 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정미남이 슬그머니 김영석 옆에 얼굴을 내밀었다.

“뭐야, 이 덩어리는?”

“야, 나도 좀 같이 찍어. 치사하게 둘이 찍냐?”

“이건 석현이랑 나랑 투샷으로 나와야 이쁘거든? 좁아, 좁아. 이따 찍든가.”

송석현은 핸드폰을 뺏어 들었다.

“자, 자. 둘 다 입 다무시고. 하나, 둘, 셋!”

송석현이 숫자를 세자 김영석과 정미남이 브이를 하면서 활짝 웃었다.

“김치!”

* * *

술자리가 끝난 후 정미남와 송석현은 집으로 향했다.

방향이 다른 김영석은 먼저 자리를 뜨고 없었다.

“나영이 많이 빡쳤나 보네, 오늘 나오지도 않은 거 보니.”

정미남의 말에 송석현이 어깨를 으쓱했다.

“전화하니까 막 쏘아붙이더니 전화를 끊어 버리데. 전화해도 안 받고, 문자도 씹고.”

“나영이 성격에 좀 오래가겠는데?”

“아마도……?”

송석현은 발 앞의 돌멩이를 뻥 찼다.

돌멩이는 연석을 맞고 튕겨 굴렀다.

정미남은 뒷짐을 진 채 말했다.

“니네 둘은 그렇게 계속 티격태격할 거야?”

“뭐가?”

“너랑 나영이. 차라리 좀 사귀어라. 옆에서 보는 사람이 더 힘들다. 둘 다 좋아하면서 뭘 그렇게 줄다리기를 하냐?”

송석현은 걸음을 멈췄다.

“그래 보이디?”

“너 안 좋아해?”

“……안 좋아할 수 있냐?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은…… 뭐, 뭐.”

“뭐, 인마. 그 얼굴에 그 성격이면 오브 코스지.”

“좋아하긴 해도 나랑 나영이랑 어울리긴 하냐?”

“참 나. 안 어울릴 건 뭔데?”

송석현이 고개를 돌렸다.

마침 두 사람이 다니던 초등학교 옆이었다.

“우리 어릴 때 가정 방문 이런 거 있던 거 기억나냐?”

“어…… 그런 게 있었나?”

“벌써 치매야?”

“에이 씨, 모를 수도 있지. 근데 그건 왜?”

송석현은 학교를 보며 말했다.

“우리 아빠 그렇게 돼서도 사실 잘 몰랐어, 아빠가 없다는 게 어떤 의민지. 크면서 조금씩 알게 되더라. 가정 방문하고 학교에서 호구조사 하고. 그러니까 내가 딴 애들이랑 다른 걸 느끼게 되더라. 우리 땐 호구조사 빡세게 했잖아. 집이 월세냐 자가냐, 차는 있냐 없냐, 차는 몇 cc냐. 하여튼 별의별 걸 다 물어봤어.”

“왜 난 기억에 없지?”

“대가리에 총이라도 맞으셨어요? 아님 손예진이세요?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나?”

“정말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 거야.”

송석현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뭐, 보통 애들한테는 별거 아닌 이벤트겠지만 나는 그런 거 할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들었어. 쥐구멍이 있으면 숨고 싶다는 심정이 딱 나였어. 쪽팔려 뒈지겠더라.”

“그랬어? 왜 난 몰랐지?”

“내가 말을 안 하는데 네가 어떻게 아냐?”

송석현은 마른 눈을 깜박였다.

“그때 나 아빠 없다고 애들한테 나랑 놀지 말라는 아줌마도 있었어.”

“진짜? 말 거지같이 하네. 그래서 가만있었냐?”

“그럼 가만히 있지 뭘 하겠냐? 그리고 한둘이면 모를까, 동네에 은근히 그런 사람들 많았어. 내가 일일이 싸울 수도 없었고, 어린 나이에도 내가 사고 치면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 안 그래도 엄마도 매일 넋이 나가 사는데 나까지 사고 치면 진짜 우리 집안 사달 나겠다 싶었어. 그러다 보니까 현실감이라는 게 확 생기데. 나랑 너희랑 많이 다른 것도 체감되고. 너희 아버님도 이 동네에선 유지 소리 듣는 분이시고, 영석이네 집은 의사고…….”

“야, 서운하다. 넌 그렇게 생각하고 지냈냐?”

“현실이 그렇다는 거지, 현실이.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미친 듯이 야구 했잖아. 우리 집을 일으키려면 나 말고는 답이 없으니까.”

“……짜식이. 그런 고민이 있으면 나한테 말을 했어야지.”

“됐다, 됐어. 세상에 고민 없는 집이 어딨냐?”

정미남은 콧물도 나오지 않는데 코를 훌쩍였다.

친구의 담담한 고백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위로를 해야 하나, 화를 내야 하나, 농담을 건네야 하나.

진지한 얘기를 나누기엔 두 사람 모두 어렸다.

“야, 그런데 나영이랑 무슨 상관인 거야? 무슨 신분의 벽이라도 있냐?”

정미남은 나영이 얘기를 꺼내며 화제를 돌렸다.

송석현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나영이는 어릴 때부터 우리 동네 스타였잖아. 우리 동네뿐만이 아니지. 근방에서 나영이 모르는 애가 없었지. 그 얼굴에 성적도 항상 전교 10위 안에 들었으니 안 유명할 수가 있나. 너도 그렇고 영석이도 그렇고, 나도 나영이 다 한 번씩 좋아했잖아. 너무…… 클래스가 다르긴 했어. 넘사벽이라 차마 진지하게 고백할 수가 없어서 마음을 접은 거지.”

“……너도 내가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냐?”

정미남은 헛기침했다.

“그 정도 눈치는 다 있지. 왜 모르냐?”

“그래서 뭐 너는 포기했다는 거야?”

“그거보다는…… 음…… 하.”

송석현은 몸을 돌려 정미남을 바라봤다.

“하도 니네 둘이 나랑 나영이랑 엮으려고 하니까 나도 힘들어서 너한테는 솔직하게 말할게. 다른 애들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 나영이한테는 절대.”

“뭔데 그렇게 무게를 잡아?”

“예전에 나영이 생일 땐가. 나영이한테 선물 주려고 없는 돈 싹싹 긁어모아서 선물을 준비한 적 있거든? 그때 고백도 하려고 편지까지 준비하고 꽃 한 송이까지 준비했었어.”

“뭐? 씨바. 하하, 뭐야. 소름 돋네. 이미 고백했던 거야? 그런데 니네 둘 왜 그러는 건데? 잘 안 된 거야?”

“끝까지 들어, 인마.”

송석현은 고개를 숙여 땅을 봤다.

“나영이네 집 앞에서 기다리는데 나영이네 어머니가 오시더라. 나영이 어머니가 내 선물을 딱 보시는 거야. 그 눈빛이…… 음……. 하여튼 설명하기 힘든데 되게 곤란하다는 눈빛이었어. 나영이 어머니가 내 선물을 딱 낚아채시더니 대신 전해 주시겠다고 하더라. 뭔가 분위기가 싸해서 대꾸도 못 하고 그냥 갔거든. 근데 다음 날 나영이한테 물어보니까 선물만 받았다는 거야. 꽃이랑 편지 얘기가 일절 없더라고.”

“아…… 그래?”

“그땐 눈치가 없어서 어머니가 깜박하고 안 전해 주셨나 보다 해서 걔네 집에 전화해서 어머니한테 물어보려고 했거든. 근데 평소엔 그렇게 나한테 잘해 주시던 어머니 목소리가 다르더라.”

송석현이 눈을 감고 그때를 회상했다.

-석현아, 네가 이럴 상황이 아니잖니?

-너도 열심히 운동해야 할 때 아니니?

-나는 너랑 나영이가 친한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

-석현아, 지금은 너희들에게 아주 중요한 때야. 나영인 학업에 집중해야 돼.

-석현아, 서운해하지 말고 들어. 나영이는 나영이만의 길이 있단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긴 힘들겠지만, 너랑 나영이는 서로 꿈도 다르고 가는 길도 다르잖니. 나영이는 공부 열심히 할 테니까 너도 야구 열심히 해서 꼭 성공하렴. 알았지?

-아줌마가 우리 석현이 참 아낀단다. 나영이랑도 앞으로 잘 지내 줘. 약속. 약속한 거다?

송석현은 그때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네, 네.’만 반복했다. 얼굴이 타오를 만큼 붉어졌고 왠지 모를 눈물이 솟아 그치질 않았다.

-이럴 상황이 아니잖니…… 이럴 상황이 아니잖니…… 이럴 상황이 아니잖니…….

나영이 어머니의 한마디가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부끄러움보다 한심함에 견디기 어려웠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하루 3~4시간만 자면서 두 자식을 부양했다.

송석현은 아버지의 소원이었다며 없는 살림에도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우겼다.

덕분에 어머니는 1년에 단 하루도 휴일 없이 지냈다.

남들처럼 할 거 다 하고, 즐길 거 다 즐길 생각을 했다는 스스로가 우스웠다.

“그래서 나영이 어머니 때문에 마음 접은 거야? 반대하셔서?”

“반대라기보단 그게 현실인 거지. 어릴 땐 억울한 마음도 있었는데 나도 대가리라는 게 있잖냐. 조금만 생각해 봐도 당연한 거더라. 너 같으면 나영이 같은 딸이 있는데 아빠도 없고 가세도 기운 집안이랑 엮이고 싶겠냐? 게다가 난 운동부 출신에 고등학교 땐 인생 망테크를 타던 중이었잖아. 그런데 무슨 말랑말랑한 첫사랑 타령을 하겠냐?”

“야, 너는 무슨 자기 비하를…….”

“현실 자각이라고 말해 줘라. 누굴 미워하는 것도 사치였어. 인마, 난 가장이야. 우리 집도 책임 못 지면서 남의 집 귀한 딸을 책임질 수나 있겠냐?”

정미남은 인상을 살짝 구겼다.

울화가 치밀지만 나영이 어머니를 비난할 수 없었다.

평소 나영이 어머니는 온화하고 석현과 미남, 영석을 친아들처럼 챙겨 주신 분이다.

송석현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조금 전의 얘기를 했다면 믿지 않았을 거다.

“그냥 연애만 하면 되지 무슨 책임까지 질 생각을 하냐? 혼자 앞서가네, 이놈이.”

“하하하, 그냥 뭐, 복잡하게 살고 싶지 않아. 내 앞길 하나 개척하는 것도 힘든데 여기에 무슨 연애까지 끼워 넣냐? 나영이랑 진짜 사귀게 되면 나영이네 부모님이랑 나영이 사이도 안 좋아질 거고, 나영이 부모님이랑 나도 사이가 안 좋아질 거 아냐. 집에서 반대하는 만남을 가져 봐야 나영이만 고달파. 나도 마음이 좋을 리 없고. 그냥 친구로 지내는 게 딱 좋아. 서로 선 지키는 친구.”

“나영이는 아니잖아. 걔는 점점 더 너 노골적으로 좋다고 하는데.”

“그것도 잠깐이야, 인마. 걔 미모에 남자애들이 가만히 있겠냐? 집안 좋고 잘생기고 학벌도 좋은 애들이 얼마나 많겠냐? 나처럼 1군에서도 백업의 백업으로 전전하는 인생이랑 비교가 되냐. 나영이도 뭐 열병 같은 걸 거야. 저러다 또 괜찮은 남자애 생기면 마음이 바뀔 거야.”

“너는 뭐 인생 다 산 사람처럼 말을 하냐……. 그리고 너 오늘은 4번 타자로 뛰었잖아. 너 금방 1군에서 스타 된다. 그러면 또 상황이 달라지지.”

“운동선수는 언제 고꾸라질지 아무도 몰라. 나도 무조건 메이저 가는 줄 알았어. 날고뛴다는 애들도 잠깐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 이 바닥이야. 오늘 운 한번 좋았다고 벌써 비행기 타기 싫다.”

정미남은 송석현에게 다가가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

퍽!

갑자기 배를 맞은 송석현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정미남을 바라봤다.

정미남은 콧바람을 씩씩거렸다.

“궁상 좀 그만 떨어라. 그리고 힘들면 말도 좀 하고. 언제까지 혼자 다 산 사람처럼 굴래? 친구는 뒀다 뭐 하냐? 여태 그렇게 살아왔으면 안 답답하디? 하! 나는 너처럼 살았으면 속 터져 뒈졌겠다.”

“아……씨……. 개새끼야. 살살 때리든가. 아…… 힘만 더럽게 세선.”

“나영이랑 사귀면 사귀는 거지 별 헛소리를 다 하네. 너 스무 살이야. 그냥 질러 보는 거지 뭘 그렇게 생각이 많아?”

“하, 그게 마음대로 되는 줄 아냐?”

송석현이 몸을 일으키며 배를 어루만졌다.

“나는 가진 게 별로 없어. 가진 게 별로 없으면 손에 쥔 걸 잃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게 정상이야. 내 친구들이라곤 니들이 단데, 나영이 때문에 우리 네 사람이 어색해지는 거 싫어. 지금이 좋아. 난 지금도 대만족이다. 프로에서 뛸 수 있잖아.”

“하, 답답한 새끼.”

“뱁새가 붕새의 뜻을 어찌 알리오.”

“염병 떠네. 뱁새는 니미. 너 같은 놈을 기우라고 하는 거야, 기우. 하늘 무너질까 무서워서 어떻게 다니냐?”

송석현은 정미남의 엉덩이를 툭 찼다.

“아무튼 이건 너랑 나 둘만 알고 있는 거야. 나영이랑 영석이한테는 말하지 말고.”

“이걸 어떻게 얘기하냐? 너도 나영이도 서로 민망한 일인데.”

“그러니까 하는 말이다.”

송석현이 앞서 걸었다.

정미남도 따라 걸었다.

“앞으로 나영이한테 맞장구쳐 주지 마. 그것만 부탁하자.”

“……하.”

“오케이?”

“몰라, 이 새끼야.”

송석현과 정미남이 터덜거리며 거리를 걸었다.

가로등 불빛이 드문드문 두 사람이 가는 길을 비췄다.

* * *

다음 날 아침 고트의 감독실.

똑똑.

“들어와요.”

함성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배터리코치 김태우와 주전 포수 박신언이었다.

“아침부터 다들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긴히 상의할 일이 있어서요. 잠깐 좀 앉으시죠.”

함성훈이 자리를 권하자 배터리코치와 박신언은 자리에 앉았다.

함성훈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실은 꼭 물어볼 게 있어서 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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