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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226화 (226/1,270)

프랜차이즈 갓 226화

56장 재물운의 반작용(1)

-안살린 구단주가 단단히 신경을 쓰는 모양입니다. 둘이 언제 그렇게 친해졌습니까?

"친해지긴요, 저는 놀고 있는 뒤뜰 빌려드리고 참치생동회 한 번 떠드린 것밖에 없는데요."

-그 친구가 OPEC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저도 처음 봤습니다. 국제자원투자회사 경영에는 원체 관심이 없는 학자라서요. 그 친구한테 회사 경영으로 얻는 수입은 어디까지나 학문 연구를 위한 비용일 뿐이죠.

마케미야는 순간 깨달았다는 듯이 작은 탄성을 냈다.

-그러고 보니 하 대표와 비슷한 점이 있네요. 하 대표가 빌딩을 수집하는 이유도 자기가 키운 작물로 만든 음식을 팔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아니, 이 양반이? 은근슬쩍 거기에 나를 엮으려고 드네?'

이번 생은 머리 아픈 건 사양이다.

즐겁고 가벼운 힐링 라이프의 시간만을 누리고 싶다.

-프라임오일컴퍼니도 원유 감산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겁니다. 아시겠지만 국자투가 러시아, 미국 원유와 가스에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어서요. 안살린 그 친구가 나서면 국제 유가 조절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더더욱 그분이 이런 일이 나서면 안 되는 거 아닐까요? 프라임오일 같은 작은 회사 하나 때문에 수고롭게 나서는 것은 뭔가 반칙 아닌가요?"

-유치원생 싸움에 격투기 챔피언이 나서는 꼴이긴 하죠. 하지만 원유 감산은 절실한 조치였습니다. 그 협의를 성공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았을 뿐이죠.

"그럼 원유 감산은……."

-예정대로 진행될 겁니다. 프라임오일컴퍼니도 거기에 맞춰서 움직이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잘하면 한국 정유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겠어요.

뒤이은 마케미야의 말은, 하수영의 귀에 제대로 닿지 않았다.

-축하합니다.

'별로 안 축하해 주셔도 되는데…….'

***

건강식품회사를 차리는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광고 및 유통을 맡을 본사 역할은 마케미야트러스트의 자회사 중 하나를 골라서 진행했다.

또한 제품 생산은 JM식품의 건강식품 라인을 별도로 가져와서 즉시 착수할 수 있었다.

송이버섯 농장이 세팅되자마자 번 갯불에 콩 구워 먹는 듯한 속도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의외였던 것은 건강식품 사업을 마케미야가 직접 챙기기로 했다는 점이다.

실무 경영에서 손을 뗀 지 오래된 그가 건강식품 사업 경영을 맡은 이유는 간단했다.

"재미있고, 또 생각 이상으로 커질 것 같아서 제가 직접 맡아서 해보려고 합니다."

"저야 대표님 같은 분이 직접 맡아 주시면 믿음직스러울 뿐이죠."

"송이버섯 공급만 차질이 없도록 해주시면 됩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회사 이름은 프라임웰빙으로 정해졌다.

그 이름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도마케미야였다.

"하 대표가 7할을 가지고 있는데 당연히 그룹 이름을 넣는 게 이치에 맞지요."

정재민도 한마디 거들었다.

"프라임그룹은 신생기업집단이면서 참 서로 연관성이 없는 사업만 하고 있군요. 심지어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한국 재계에서 이런 기업이 다시 또 나올 일이 있을까 싶네요."

라면, 건강보조식품, 그리고 정유.

정재민과 마케미야의 시선에서는 참으로 신기한 조합일 것이다.

하수영은 AI개인비서 프리덤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

"먼저 한국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띄우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중국, 일본 시장에서 연이어 성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마케미야가 잔뜩 열의를 띤 모습은, 오랜 친구인 정재민에게도 조금은 낯선 것이었다.

"마케팅에 관해서 제가 딱 하나만 제안을 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아예 경영진에 참가하셔도 됩니다."

"아뇨아뇨, 딱 한 가지 제안만 하고 전 빠지겠습니다."

어딜 은근슬쩍 끌어들이려고!

"CF모델로 장효주 배우를 썼으면 해서요."

"아, 그거야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안 그래도 이미 장효주 배우를 1순위 섭외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실무 경영에 나선 마케미야는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다.

사실 5,000억 달러 이상의 부동산자산을 가진 그가 직접 나설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마치 이룰 걸 다 이룬 재벌 총수가 소규모 스타트업을 취미 삼아 직접 운영하며 즐거움을 찾는 것 같다고 할까.

"그리고 이제 우리 특별한 송이를 원재료로 한 건강보조식품의 이름을 지어야겠습니다."

하수영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것도 바로 식품의 작명을 위해서였다.

앞으로도 경영에는 신경을 끄겠지만, 주인 된 입장에서 이름까지는 지어야 한다는 마케미야의 철학 덕분이었다.

그래야 브랜드가 오래도록 번창을 한다나.

하수영은 이미 생각해 둔 이름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꺼냈다.

"엘릭서드링크는 어떨까요?"

"엘릭서…"

"연금술의 전설에 나오는, 마시면 불로불사가 된다는 영약 이름이군요."

"어떠세요? 전 괜찮은 거 같은데."

"어감은 좋지만, 뜻이 너무 강하지 않을까요? 이건 어디까지나 건강보조식품이니……."

정재민이 그렇게 우려를 나타냈지만, 마케미야는 대번에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딱 좋아. 내가 엘릭서드링크를 마시면서 처음 느꼈던 충격도 바로 그 정도였으니까."

"소비자들이 엘릭서드링크의 효능을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순간 알게 될 거야. 이름을 정말 잘 지었다고 말이야. 하 대표, 저는 이 이름에 찬성합니다."

"엘릭서드링크니까 사람들이 간단하게 줄여서 엘릭서라고 부르겠네요."

그렇게 송이버섯 건강보조식품의 이름은 엘릭서드링크로 정해졌다.

장효주 매니저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장님, 저희 효주를 이번에 CF 배우로 써주시고…… 정말이지 매번 감사드립니다.

장효주는 작년에 라면 CF 4편을 찍고 20억, 올해 초에는 참치 CF 계약을 맺고 또 20억을 벌었다.

여기에 건강보조식품 엘릭서드링크 CF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프라임웰빙에서는 2년에 총 100억원을 약속했다.

장효주가 톱급 배우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에 금액이었다.

심지어 전속 모델도 아니었으니.

매니저로서는 하수영 앞에서 허리를 꾸벅 접을 만했다.

-우리 효주도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알아요. 안 그래도 톡 받았어요."

-그, 그러신가요?

"네, 가끔 서로 안부 주고받는데, 모르셨구나."

"지금 당황하신 거 같은데요."

-아,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캔들 같은 거 날 염려는 없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는 순수하게 팬의 마음으로, 그리고 장효주배우의 긍정적인 이미지 덕분에 CF 모델로 선호하는 거니까요."

-하하, 사실 효주를 오랫동안 돌봐온 제 입장에서는 두 분이 잘됐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습니다.

"아니, 제가 기껏 CF도 큰 거 여러 개 몰아드렸는데 그러시면 어떡해요?"

-예? 제가 무슨 실수라도…….

"사랑, 연애, 결혼 같은 그런 무덤에 제가 왜 들어갑니까. 이번 생은 느긋하고 맘 편하게 살고 싶단 말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넘었습니다.

"반은 농담으로 한 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아무튼 잘해보세요."

-그런데 프라임웰빙도 프라임컴퍼니의 계열사인 거라고 들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회사입니다. 물론 제가 경영은 안 합니다."

"휴."

실장 매니저 이정재는 한숨을 내뱉으며 통화를 종료했다.

기획사 대표, 유범준이 시선을 날카롭게 빛내며 물었다.

"뭐라고 하셔?"

"슬쩍 떠봤는데 그냥 순수한 팬심같은데요?"

"그럴 리가 있나. 어떤 남자가 우리 효주를 앞에 두고 순수한 팬심을 유지할 수 있겠어. 흑심이라면 모를까."

유범준은 팔짱을 끼며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처음 라면 CF 할 때부터 그쪽에서 딱 우리 효주를 콕 집어서 제안을 했단 말이야. 그것도 말도 안 되게 파격적인 금액으로."

일 년에 20억은 엄청나게 큰돈은 아니지만, CF 4편에 비전속이라는 조건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수영 대표, 재산이 어느 정도라고 했지?"

"일단 프라임컴퍼니에 지분이 상당수 있는 거 같습니다. 청담동에서도 부동산만 수천억 이상 가진 거 같고요."

"수천억…… 그 나이에 정말 엄청 나군. 대체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모았을까?"

"물려받은 거겠죠. 그게 아니고는 그 나이에 가당키가 합니까. 작년에 겨우 스무 살이었는데요."

"우리 효주가 정태오 감독하고 찍는 영화에도 30억인가 넣었다면서?"

"네, 효주가 부탁 한마디 하니까 흔쾌히 넣었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정말 순수한 팬심만으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올 초에 겨울 태풍으로 온 나라가 난리 났을 때, 그 우박을 뚫고 효주 집까지 찾아와서 전기 들어오게 고쳐주고 식량까지 주고 갔다면서?"

"그거야 임대인으로서 책무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 실장?"

이정재 실장은 입을 다물었다.

그는 장효주를 낀 채 하수영을 사석에서 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둘이 서로를 향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꿰뚫어 보기 어려웠다.

"대표님도 아시잖아요. 우리 효주가 사랑이나 연애에는 전혀 관심 없는 걸요."

"그랬던 애가 요즘 들어 유독 한 남자 이름을 자주 언급한단 말이지."

"아니, 우리끼리 있는 자리에서 몇 번 언급한 거 가지고 대표님이야말로 너무 공상소설 쓰시는 거 아닙니까?"

"아, 나야 둘이 너무 빨리 잘되면 걱정이니까 노심초사해서 하는 말이지!"

"잘돼서 걱정이면 걱정이지, 너무 빨리 잘되면 걱정이라는 건 또 뭡니까?"

"배우로서 좋은 시절 끈질기게 누리고 30 후반쯤 돼서 좋은 신랑감만났으면 하는 거지. 지금 시집 가버리면 너무 아깝잖아. 우리 효주커리어가."

"…"

이정재 실장은 통화에서 하수영이 질색을 하던 목소리를 떠올렸다.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진정성이 담겨 있는 톤이었다.

'아무래도 사장님 혼자만 김칫국드시는 거 같은데.'

인터넷에 수영레스토랑, 수영참치를 노골적으로 적대하고 깎아내리는 평들이 늘어났다.

한눈에 보기에도 악의와 질시가 가득한 평들이었다.

"변호사님, 아무래도 우리의 계약을 더 늘려야겠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하수영은 박호진 변호사한테 일체의 고소·고발을 위임했다.

박호진은 천여 건이 넘는 악성평작성자들을 대상으로 무더기 고소·고발 절차에 들어갔다.

"절대 봐주면 안 됩니다. 인생은 실전이라는 것을 단단히 보여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수현 피고 2심이 다 끝났습니다."

"아, 그 가게까지 찾아왔던 자칭파워블로거요? 저도 깜빡 잊고 있었네요. 어떻게 됐습니까?"

"2심에서 벌금 100만 원이 떨어졌고, 민사배상금 1,500만 원으로 상고심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3심까지 가는 것은 아무래도 저희도 부담스럽죠. 대법관님들이 겨우 이런 거 가지고 만족못 하고 3심까지 끌고 왔냐고 격노하시면 어떡해요."

"변호사 개업하자마자 참 특별한 사건을 맡게 돼서 저도 기분이 묘합니다. 아, 좋은 의미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도 고등법원장 출신 변호사의 전관예우가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박호진은 조심스럽게 타이밍을 노리다가 이때다 싶었을 때 말을 던졌다.

"사장님, 작년에 5억 정도 사기당하신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아, 그거요. 변호사님도 소문 들으셨나 보네요."

"청담에서 유명한 사기 사건이었으니까요."

"근데 그 이야기는 왜 꺼내신 거죠?"

"제가 최소한의 수임료로 500만 원 정도만 받고 도와드리고 싶어서요. 빨리 움직이면 그 5억 정도는 건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죠?"

"검찰 쪽 지인을 통해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사기범이 동남아에서 잡혀서 곧 우리나라에 송환된답니다. 근데 재산이 얼마 남지 않아서, 남보다 빨리 움직여야 사장님 손해 보신 걸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아, 이제야 패가망신했대요? 그래도 반년 남짓이면 그 양반도 꽤나 오래 버텼네."

"네, 제대로 패가망신…… 근데 알고 계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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