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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718화 (718/1,270)

프랜차이즈 갓 718화

179장 생선은 금이라구, 친구 (1)

씨디원(CD1).

근래 공격적인 속도로 전국 매장을 늘린 신생 편의점 브랜드.

바로 뉴월드마트의 뉴24 의점과, 하우스플러스의 369플러스가 합병해서 탄생된 브랜드다.

신두를 이용해서 편의점 시장을 장악하자는 계획.

황태진의 제안에 하우스플러스 사장 임형필은 흔쾌히 동의했다.

두 회사는 각각 뉴24, 369플러스매장 개수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JS25, DU, 식스일레븐.

경쟁 편의점이 있는 곳이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그 옆에 매장을 세웠다.

물론 상호 간에는 매장이 겹치지 않도록, 물밑에서 치열하게 조율했다.

충분한 매장 확보 이후 브랜드 통합이 예정돼 있기에, 겹치지 않게끔 신규 매장을 낸 것이다.

단시간에 많은 매장을 늘리다 보니,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갔다.

하지만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편의점 황제라는 달콤한 과실.

충분한 매장 개수를 확보했다고 판단한 순간, 두 회사는 편의점 사업을 합병했다.

다른 편의점 회사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과격하게, 그리고 순식간에 이뤄진 빅딜이었다.

그저 간판만 통일한 게 아니라, 사업 자체를 정말 하나로 합쳐 버린 것이다.

경쟁 편의점들은 바짝 긴장했다.

두 후발 주자가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렸을 뿐 아니라, 서로 합병까지한 상황.

사실 예전 같았으면 그리 위협적으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두 후발 주자의 뒤에는 든든한 배경이 있다.

수영마트.

현재 수영마트는 청담 본점 외에 다른 매장은 일절 운영하지 않고 있다.

뉴24 편의점과 하우스369 편의점을 거느리고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두 편의점의 모기업이 수영마트의자회사나 마찬가지였으니.

JS25, DU, 식스일레븐의 판매 물품 중에는 수영식품그룹에서 납품을 받는 것도 있다.

보통 납품을 받는 편의점이 갑이지만, 이 경우는 전혀 반대다.

엘릭서 드링크, 각종 스낵류와 인스턴트 식품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라면이다.

국내 라면 시장은 수영식품그룹이 장악했기에, 해외 라면을 들여놓을게 아니라면, 수영식품그룹의 눈치를 봐야 했던 것이다.

라면을 전혀 팔지 않는 편의점, 상상이 되는가?

그런 매장은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물론 담배도 편의점의 대표적인 미끼 상품이지만, 다양한 회사와 수많은 종류가 시장에 존재하는 담배와는 달리.

라면은 철저한 독점이었다.

수입 라면이 있기는 하지만, 황비버섯 때문에 맛에서 비교가 되지 않아 거의 사장 상태.

기존 편의점들이 CD1의 출범을 바짝 긴장해서 주시하고 얼마 후.

불길했던 예감이 크게 터졌다.

"사장님! 프라임 컴퍼니에서 라면 공급 중지를 통보했습니다!"

"뭐야? 라면을 이제 안 준다고?"

"그뿐만이 아닙니다! 신두도 공급을 중지한다고 했습니다!"

신두, 새로이 각광받는 편의점의 미끼 상품.

겨우 3,000원이면 든든한 한 끼를 몇 초 만에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고, 영양 균형도 매우 훌륭하다.

아침에 바쁜 학생, 직장인, 자영업자들은 신두로 간단히 조식을 해결한다.

한창 바쁜 성인들은 점심을 신두로 때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신두는 나이, 연령, 건강, 직업, 재산을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사랑받는 간편 식품이었다.

급식 지원을 받는 결식아동들은 아동 급식 카드로 신두를 가장 많이 산다.

개당 3,000원이 일일 한도에 걸리지 않아 쉽게 한 끼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이 바쁜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등 전문직들도 업무 피크 시즌에는 삼시 세끼를 신두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했고, 대기업 임원들은 신두를 상시 들고 다니는 게 일상화되었으며, 심지어 재벌 회장들도 즐겨 먹는다.

기력이 쇠약해진 환자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체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고, 이처럼 만인이 즐겨 찾는 킬러 식품인데, 라면에 이어 이것까지 빠져 버린다고?

"안 돼! 라면과 신두를 공급받지 못하면 편의점 장사는 망할 수밖에 없어!"

3강 편의점 업체는 비상이 걸렸다.

***

황태진과 임형필은 자신만만해서 청담동을 찾았다.

하수영한테 보고를 빙자한 자랑을 위해서다.

"CD1의 편의점 이용 점유율이 60%를 돌파했습니다. 지금도 가파 르게 이용률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라면과 신두가 효자 미끼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담배야 뭐 어느 편의점에는 다 있으니까 차별이 안 되지만요."

"라면과 신두 때문에 고객들의 발길이 점점 우리 CD1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매장 개수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서 전혀 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면 80% 이상의 점유율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수영도 기분 좋게 칭찬해 주었다.

"잘하셨습니다. 역시 두 분께 편의점 사업을 맡겨 놓고 터치하지 않은 보람이 있군요. 이렇게 알아서 일을 잘 처리해 주시니까요."

"부끄럽습니다. 라면과 신두가 아니었다면 사실 시도도 못 했을 일입니다. 제가 아니라 다른 이가 사장 자리에 앉아 있었어도 충분히 해냈을 겁니다."

임형필이 먼저 겸손을 보였고, 황태진도 뒤따랐다.

"신두는 정말 축복의 식품입니다. 저 역시 너무 바쁠 때는 신두를 즐겨 먹는데, 체력 회복력이 다른 걸 먹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더군요."

"몸에 좋은 것들만 골라서 압축해 놓은 식품이니까요. 삼시 세끼 신두만 몇 년 내내 드셔 보세요. 성인병은 저절로 졸업하게 될 겁니다."

"엘릭서 드링크도 비슷하지 않습니까?"

"신두가 완벽하게 균형 잡힌 식단이라면, 엘릭서 드링크는 건강 음식이죠. 의약품과 식량의 중간 사이쯤?"

"아, 그렇군요."

"엘릭서 드링크는 1주일만 먹어도 바로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비싸죠. 한 병에 만오천 원이니까요."

임형필은 조금 새삼스러웠다.

하수영 같은 재력가가 겨우 만오천원을 가지고 비싸다고 표현하다니.

'정말 알뜰하고 돈 감각이 철저한 분이시군. 그러니 저렇게 젊은 나이에 농사 하나로 재벌이 되신 거겠지.'

우형신 중개사, 록히드 마틴, 시콜스키, 헌팅턴 인걸스 인더스트리즈등이 들었으면 게거품을 물었을 생각이다.

하수영이 수백억, 수천억 단위를 가지고 '얼마 안 하네'라는 말을 듣고 지내온 이들이니까.

두 경영자는 그밖에도 편의점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열심히 브리핑했다.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했다는 걸 최대한 어필하는 것이다.

하수영은 진지한 표정으로 들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데…….'

'왜…….'

'안 물어보시지?'

'당연히 물어보실 줄 알았는데.'

'이상하군.'

황태진과 임형필은 서로 같은 생각을 품은 눈빛을 교환했다.

서로 눈짓을 주고받다가 결국 임형 필이 입을 열었다.

"저어, 그런데 회장님. CD1이 무슨 의미인지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지금 두 분 표정이 딱 이래요. '안 궁금해? 우리가 얼른 말해주고 싶어서 미칠 것 같으니까 빨리 물어봐 줘'라고요. 제 생각이 맞나요?"

"……!"

"……!"

둘은 터지려는 신음을 겨우 눌러 삼켰다.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 데, 이렇게 바로 꿰뚫어 볼 줄이야.

'역시 이것이 청담동 스타일……!"

"CHEONG DAM 1, 즉 청담 넘버원이라는 뜻이잖습니까. 당연히 이니셜만 봐도 알지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하수영은 키득거리며 말을 이었다.

"CD1이라고 듣자마자 머릿속에 딱 그 의미가 연상되더라고요."

"원래 수영편의점, 아니면 프라임편의점이라고 짓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수영그룹의 네이밍 원칙을 듣고 포기했습니다. 대신 CD1이라는 브랜드 명칭을 만들었습니다."

네이밍 원칙.

하수영이 직접 챙기는 사업체는 본인의 이름이 들어간다.

부동산 법인 하수영, 수영농장, 수영레스토랑, 수영참치 등등.

하수영의 소유이지만 전문 경영인에게 아예 맡겨 놓는 사업체는 프라임이 붙는다.

프라임 컴퍼니, 프라임 건설 등등.

물론 서진파운드리라는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저런 원칙을 따른다.

"그리고 수영편의점이라고 하면 전국에 제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너무 혼자 다 해먹는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잖아요? CD1이 적당한 거 같습니다."

수영마트는 청담동에만 있고, 수영레스토랑은 서울권,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이름을 떨친다.

서울 외 수영레스토랑은 해운대 뉴월드백화점 센텀시티점뿐이다.

하지만 수영치킨 덕분에 '수영'이란 이름은 전국구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도 예방하고, 청담 넘버원이 갖는 세련된 느낌을 고려하면, 브랜드명은 잘지은 거 같습니다."

"영광입니다. 사실 제가 생각해 낸 이름입니다."

"역시 임 사장님이 뭘 좀 아신다니까요."

세 남자는 서로 마주 보며 하하웃었고, 프리덤은 혼자 조용히 생각했다.

-현재 CD1이란 이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과 너무 괴리가 심하다. 하지만 마스터는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혹시 이것은 반어법인가?

-반어법이라면 왜 이따위 이름을 지었느냐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마스터의 표정과 목소리는 평소 이상으로 밝은 편이다.

-그렇다면 반어법이 아니라 진심인 것인가?

-마스터의 개인 취향은 일반인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는 경우가 잦다.

-이것은 무한 전생으로 인한 기호의 격차인가?

의문 해소를 위해 프리덤은 장효주한테 물어봤다.

현재로써 유이하게 마스터의 배우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

"CD1? 그거 체인지 디자인이란 의미 아니야? 뜻은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이니셜로 하니까 조금 촌스러운 거 같아."

당연히 또 다른 인물 정서희에게도 물어봤다.

"난 ISO 파일 넘버링에서 따온 줄 알았는데, CD1 파일, CD2 파일 그런 거 말이야."

-청담동 넘버원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

"……."

두 여자는 똑같이, 잠깐 침묵했다.

그리고 프리덤은 이 모든 과정 역시 딥러닝에 포함시켰다.

***

한국에서 이제 한우 가격 폭등은 심심하면 일어나는 이벤트였다.

수영목장에서 꾸준히 암소를 사들여 머릿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풀리는 고기양이 줄어드니, 당연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

하지만 뉴월드마트와 하우스플러스에서 수입 소고기를 대량으로 들여온 덕분에, 한우를 고집하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소고기를 더 싸게 먹을 수 있었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이제 비싼한우 가격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았다.

대신에 수입산을 훨씬 싸게 먹을 수 있으니까.

한우가 금우가 된 것은 소비자들에게 이제 일상이었다.

그리고 과시욕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비싼 한우의 가격을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소고기 시장에 나름 균형을 갖춰 형성된 평화에 소비자들이 익숙해질 무렵…….

"네? 고등어 한 마리에 얼마라고요?"

"한 마리에 만오천 원이요."

"지금 여기 5마리 묶음 한 개가 만오천 원이라는 게 아니고요?"

"묶음 한 개가 아니고 머릿수 한 마리로 만오천 원이요."

"아니, 고등어 한 마리가 뭐 이렇게 비싼 거예요?"

"나도 몰라요. 우리도 이렇게 들여 왔으니까."

"저번 주까지만 해도 한 마리에 3,000원 하던 게 어떻게 다섯 배로 뛰어요?"

"고등어만 그런 게 아니에요. 지금 생선들 다 올랐어요. 제일 적게 오른 게 세 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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