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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719화 (719/1,270)

프랜차이즈 갓 719화

179장 생선은 금이라구, 친구 (2)

생선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한우 가격의 폭등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은 불안감에 떨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생선 가격완전히 미쳤다. 미쳤어."

"고등어 한 마리에 3천 원 하던게, 하루아침에 만오천 원이 됐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어시장 쪽 이야기 들어보니, 요즘에 물고기 잡히는 양이 많이 줄긴 했대."

"어획량 좀 줄었다고 하루아침에 갑자기 4배, 5배로 뛰는 게 말이 돼?"

"당연히 뭔가 사전 조짐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건 너무 말이 안 되잖아."

금값이 된 생선 가격에 소비자들은 치를 떨면서 불만이 커졌다.

소매상인들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었다.

"가격 뛰었다고 우린 뭐 남는 줄 알아요? 우리한테 마리당 떨어지는 가격은 이전이랑 똑같아요."

"우리도 유통 업자한테 비싼 가격에 사 온 거라고요. 남는 건 별 차이 안 납니다."

"오히려, 너무 비싸게 사 와서 안팔릴까 봐 걱정이라고요."

"이번에 들어온 거 비싸다고 안 팔리고 폐기 처분하면…… 다음부터는 그냥 생선 안 들여놓으려고요. 팔리지도 않는데, 비싼 돈 들여서 뭐 하러 가게에 들여놔?"

"우리도 죽을 맛입니다. 생선 전문가게라서 안 팔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생선 들여놓은 건데, 하나도 안 팔리고 있어요."

소비자들은 결국 지갑을 닫았다.

4배, 5배, 10배 이상으로 껑충 뛰어오른 생선을 선뜻 사 먹기는 부담스러웠다.

생선 소매시장만 난리가 난 게 아니었다.

외식 업체들도 급등한 생선 가격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여보, 생선 가격이 이러면 생선 들어간 메뉴는 파는 족족 손해인데요?"

"어쩔 수 없어. 당분간 생선류 메뉴는 팔지 않는다고 써 붙이자."

메뉴판에서 생선찌개 같은 메뉴 옆에 일시 품절이라는 글귀가 붙기 시작했다.

원래 넣던 생선 양을 고수하면, 재룟값만으로 음식값을 초과해 버린다.

파는 족족 손해.

"그래도 생선 요리를 아예 안 팔수는 없지 않을까? 재료를 조금 줄여서 딱 원가만 받게끔 해서 파는 건 어때?"

"그렇게 해봤자 욕만 먹어. 차라리 그냥 안 파는 게 가장 깔끔해."

100g씩 넣던 생선양을 20g으로 줄여서 가격을 맞춰 봤자 좋은 소리는 절대 못 듣는다.

그렇게, 많은 외식 가게에서 생선을 식자재에서 빼버리기 시작했다.

사장의 자존심이 높거나, 고급 가게 등을 제외하고, 시중 음식점에서 생선 종류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대체 생선 가격이 왜 이래?"

"어획량이 좀 줄었다고 이럴 수가 있는 거야? 다른 문제가 있는 거 아냐?"

***

수협의 분위기는 심각했다.

"생선 가격이 한 달 사이에 10배가 넘게 뛰어올랐습니다. 일반 가정식탁에서는 이제 생선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외식을 나가도 생선 요리를 파는 가게가 전혀 없습니다. 모두 품절이라고만 쓰여 있을 뿐입니다."

"생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죠. 부족하지만 유통이 되긴 합니다. 다만, 가격이 지나치게 비쌀 뿐입니다."

"작년 이 시기에 비해서 어획량이 1/3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문제는 생선 수입량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노르웨이 수산물이 1/4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그쪽 어획량이 준 것도 문제이지만,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게 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수협 회장이 물었다.

"진짜 이유가 뭔가?"

"중국과 일본입니다. 두 나라 역시 생선 확보를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허허……."

"지금 우리나라 어시장에는 중국에서 온 유통 상인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어민들이 잡아 온 생선들은 경매가 열리는 족족 중국 상인들이 쓸어 담아서 중국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회원들의 안색이 심각해졌다.

"현재 일본 유통 업체들이 노르웨이 쪽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어획한 생선들을 웃돈을 주고서라도 수입을 해갑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물량도 줄어든 겁니다."

"어획량도 줄고, 경쟁자들까지 웃돈을 들고 설치니 가격이 더욱 폭등한 거로군."

"그렇습니다."

"이거 참……."

"중국 유통 상인을 피해서 적은 물량이 어떻게든 국내에 유통되고는 있는데, 중국 상인들이 부르는 가격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그 밑으로 팔리기는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수협 회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탁자를 연신 두드렸다.

"근데 어획량은 왜 이렇게 줄어든 건가? 어부들이 괜찮은 어획 포인트를 못 찾는 거 아닌가?"

"어업 인기가 나날이 떨어지는 게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어민 숫자가 줄어들다 보니 숙련된 어부들이 예전처럼 많이 나오지 않고 있어요."

"요즘 어부들은 물고기 잡는 것보다 보조금 타 먹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요. 내가 이런 이야기는 예전부터 참 많이도 했습니다. 다들 귀 기울여 듣지 않아서 그렇지, 에잉!"

"물고기 못 잡으면 못 잡는 대로 보조금 받아서 수입에 지장이 없으니 다들 게을러터진 게지요."

"국민 전체의 식탁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어찌 그렇게 무책임하고 돈만 밝힐 수가 있는지."

늙은 간부들은 저마다 어부들의 게으름과 무능력함, 욕심을 성토했다.

현장과 가까운, 40대의 비교적 젊은 간부들은 속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겉으로는 묵묵한 표정을 유지했다.

'이걸 어부들 탓을 한다고? 내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참.'

'그물을 아무리 던지고 끌어올려도 텅텅 비어 있는 걸 어떡하라고?'

'예전 같았으면 하루 만에 잡았을 물고기를 이제는 일주일 내내 그물을 던져도 반의반도 안 올라오는 걸어쩌라는 건지.'

'본인들 젊어서 배 탔을 때야 물고기가 넘쳐났지, 요즘은 바닷속이 텅비어 있는데.'

'정말 너무하다.'

아랫사람들의 그런 불만을 알 리가 없는 늙은 간부들은 여전히 표정을 찡그리고 있었다.

"지금 국민과 조합원들이 우리 수협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국민들 대부분의 머릿속에는 수협의 존재 자체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수협 회장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일단 국산 생선들은 해외에 수출하지 못하게끔 최대한 어민들과 양식장주들한테 협조를 구해보자고."

"돈 더 주겠다는 유통 상인한테 팔겠다는 걸 막을 수도 없습니다."

"누가 모르나? 하지만 국민 식탁이 걸린 문제야! 당연히 어민들도 협조를 해야지. 어민들도 엄연한 국민아닌가?"

"……."

"평소에 어획 잘 안 될 때는 보조금 잘 받아가 놓고, 이럴 때는 협조를 안 한다면 뭐하러 보조금을 받나?"

'심정적으로 동조는 가지만…….'

'돈 더 준다는 곳에 억지로 못 팔게 강제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오히려 음지 거래만 더 부추기는 거 아니야?'

"수협 자체적으로 협조 요청하고, 또 해수부와 보조도 맞추게. 생선값폭등, 어떻게든 잡아야 하네. 다들 알겠나?"

"네, 회장님."

***

"오, 그래요? 우리 수영참치 매출이 갑자기 증가하고 있다고요?"

"네, 생선값이 종류 가리지 않고 많이 뛰었잖습니까. 그런데 우리 참치는 가격이 그대로고요."

"어차피 비싼 돈 주고 생선 먹을 바에는, 그 돈으로 우리 참치나 먹어보자는 생각 같습니다."

하수영은 수영오세안에서 올라오는 희소식에 흐뭇해했다.

"어획량 감소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거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생선값 폭등이 진행 중입니다."

"언제고 일어날 일이었습니다. 적어도 몇 년 안에는 닥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역시 사장님의 혜안은 대단한 거 같습니다."

프랜차이즈 총관리자 주희도는 살짝 아부하는 어조로 하수영의 기분을 추켜세워 주었다.

"그래서 말인데요, 수영양식장에서 이번에 양식어들을 대거 출하했으면 합니다. 지금이라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시세 그대로 받고 팔자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물론 현재 시세보다는 낮게 팔아야지요. 사장님, 그리고 '하수영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이미지도 고려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참치 말고, 다른 양식어들이 유통을 할 만한 수준이 될지 모르겠네요."

"현재 규모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양식장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양식 규모를 대폭 늘린 수영양식장에서는, 양식 가능한 거의 모든 해산물을 양식하고 있었다.

얼마 전 적조 현상으로 양식장으로 피신을 온 다른 양식어, 자연어들도 해당 해역에서 무럭무럭 번성 중이었다.

곡물 사료에 맛을 들린 물고기들은 해당 해역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아예 눌러앉았다.

"지금 출하할 수 있는 양은 얼마 안 될 겁니다. 국내 수요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모자라요. 그래도 뭐, 출하는 한번 해봅시다."

"예, 사장님."

"이참에 양식장 건물을 아예 크게 짓는 것도 괜찮을 거 같네요. 미리 미리 미래를 대비해야지요."

하수영은 곧바로 프라임건설 '임시 사장'이도공 건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도공 사장님, 양식장 시설을 새로 크게 지어야 할 거 같아서 말인데요."

-네, 회장님. 어느 정도 규모로 할까요?

"크면 클수록 좋습니다. 제한은 없어요."

-그래도 큰 그림은 정해주셔야 합니다. 건축가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럼 대충 상한선 20조 원으로 잡아볼까요?"

-……예? 20조 원이라고 하셨습니까?

"너무 적은가요? 그럼 40조 원으로 하죠."

"그 예산 안에서 크고, 멋지고, 편리하게 지어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이도공은 질린 듯한 목소리로 더듬거리며 전화를 끊었다.

주희도는 멍하니 지켜보면서 생각했다.

'40조 원으로 양식장을 지으려면 대체 어떤 양식장을 지어야 하는 거지?'

웬만한 중소 도시 규모의 실내 양식장이 탄생하지 않을까?

"너무 과한 돈을 쓰시는 거 아닙니까?"

"해외에서 들어오는 돈, 이렇게라도 써버려야지요. 통장에 현금으로 쌓아 두면 괜히 불안하더라고요."

북미 수영레스토랑으로 번 돈은 북미 계좌에 두고, 한국에 들여오지 않는다.

하지만 북미 가맹점(나노소프트)에 식자재를 판 돈.

중국 농장에서 버섯을 판 돈.

그 둘은 한국 계좌로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 돈이면 40조 원짜리 양식장은 충분히 지을 수 있다.

"아무튼, 생선 가격 폭등은 당분간 가라앉을 조짐이 없습니다. 어획량이 준 것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가 앞을 다투어 생선을 사들이고 있으니까요. 특히 중국과 일본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그러게 바다 생물자원 관리에 국제적으로 신경을 썼어야죠. 몇십 년 동안 싹쓸이만 하는데 물고기들이 남아나겠어요?"

주희도는 불현듯 생각했다.

어쩌면 양식장에 쏟아붓는 돈이 그저 돈지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천문학적인 수익으로 되돌아올지도 모른다.

수천억 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었던 부활의 이순신이 남들의 예상을 뒤 엎고, 전 세계에서 돈을 쓸어 담고 있는 것처럼.

-마스터, 수협에서 어민들한테 협조 요청을 보냈습니다.

"무슨 협조 요청?"

-국내 생선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 도움을 호소하는 모양입니다.

"오, 웬일로 수협이 일을 다 하네? 농협, 수협. 원래 '협'자만 들어가면 그렇게 일 안 하고 빈둥거리려고 하잖아."

-국내 양식장주들에게도 따로 공문을 일괄 발송했습니다. 당분간 수협 혹은 해수부에서 양식어들의 유통과 출하를 일정 부분 강제하고, 물량을 일괄 매수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마스터한테도 공문이 왔습니다.

"아니, 난 양식하면서 도움받은 거 하나도 없는데 왜?"

-아무튼, 공문이 그렇게 왔습니다. 어떡할까요?

"이거이거, 안 되겠네. 수협에 전해라. 지금 만나러 간다고."

주희도는 당연히 하수영이 분노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국가 지원금, 보조금을 받은 다른 양식업자들이라면 몰라도, 하수영은 오히려 양식 사료를 널리 푸는 등 자기 사비를 썼으니까.

자기가 하수영의 입장이라도 분노할 것이다.

'분노…… 하신 거 맞지? 지금?'

근데 왜 입꼬리가 귀에 걸려 있으신 거지?

주희도는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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