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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808화 (808/1,270)

프랜차이즈 갓 808화

200장 넌 내 함정 카드를 발동시겼다 (2)

"여왕을 잡았으니, 이제 왕을 잡으러 가볼까?"

하수영은 바카라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플레이어와 뱅커에게 카드를 기본 2장씩 분배하고, 합쳐서 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

어느 쪽에 이길지 돈을 걸고, 승자를 맞추면 배당을 받는 중독성 높은 게임이다.

"기본 베팅만 하는 건 시시하지."

하수영은 키득거리며 추가 베팅을 걸었다.

"페어에 베팅하지."

맞으면 12배로 돌려주는 추가 베팅 후, 카드가 전부 공개되었다.

"오오오!"

하수영이 추가 베팅에서 승리하자, 다들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미레아도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아직 퀸을 잡고 온 것을 여기서는 모르나 봐요?"

"킹까지 잡으면 이제 알겠죠."

룰렛은 카지오의 여왕, 바카라는 왕이라 불린다는 점에서 한 말이다.

미세하지만 딜러의 안색이 변했다.

다른 이들은 눈치챌 수 없는 포커페이스지만, 하수영은 곧바로 알아보았다.

빠르게 덱을 새로 뜯고, 카드를 분배한다.

하수영은 거듭해서 승자를 맞췄다.

이따금씩 추가 베팅에서 성공을 하기도 했다.

그가 추가 베팅을 하지 않는 판은, 추가 베팅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판이었다.

누가 보면 마치 뒤집어진 카드를 모두 투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리라.

테이블 주위의 웅성거림이 커지며,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카지노의 공기가 분주해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쁘게 오가는 호흡이, 피부로 또렷하게 느껴질 정도다.

미레아도 그 점을 느끼고 있었다.

귀에 꽂은 요원용 통신기를 통해서 정보가 들어오고 있는 덕분이다.

"보안팀이 분주한 거 같아요."

"트릭을 쓰나 해서요?"

"아무래도 말도 안 되는 승률이니까요."

"여기서 트릭을 쓸 만한 구석이 있을까요?"

"전혀 없으니 카지노 측은 더욱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겠어요."

미레아는 킥킥거리며 작게 웃었다.

"이래서 미녀 요원의 서포트가 필요했던 거군요? 아랍 왕족의 황금 롤스로이스도요."

누가 봐도 아랍의 부유한 왕자가 미녀 애인을 거느리고 카지노에 나타났다.

설마 그를 프로 겜블러로 의심할 순 없으리라.

지금까지 딴 돈이라고 해봐야, 아랍 왕자의 재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니.

"Excuse me, Sir. 게임을 즐기시는 도중 대단히 죄송하지만, 잠시 확인할 게 있습니다."

"뭔가?"

"대단히 죄송하지만 저희가 귀하의 선글라스를 잠시 확인해야 할 거 같습니다."

하수영은 피식 웃으며 선글라스를 벗어서 보안 요원에게 툭 건넸다.

그리고 게임에 다시 집중했다.

보안 요원들이 선글라스를 확인하는 동안에도, 하수영은 거듭 승리하고 있었다.

이러면 선글라스에 투시 장치가 있는지 굳이 확인할 필요조차 없어진다.

"시시하군. 재미가 없어졌어."

하수영은 마지막 게임을 끝으로 테이블을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보안 요원 책임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내 선글라스, 이만 돌려주겠나?"

"대단히 실례했습니다. 아무 문제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하수영은 느긋하게 선글라스를 끼면서 말을 이었다.

"하나 묻지. 이 카지노를 하룻밤 베팅으로 살 수 있는 운과, 아랍 왕족으로 태어날 수 있는 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자네는 어느 쪽을 택하겠나?"

책임자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머릿속에서는 '당연히 후자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맴돌았지만,

"난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대운을 지니고 있었다네. 이깟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지."

하수영이 딴 칩은 이미 100만 달러를 훌쩍 넘긴 채였다.

그는 1,000달러짜리 이상의 칩만을 남긴 채, 그 미만의 칩들은 몽땅 보안 요원들에게 팁으로 주었다.

그것만 해도 거의 50만 달러가 넘는 막대한 팁이었다.

"가, 감사합니다. Sir."

요원들은 황당함과 감사함이 뒤섞여 고개를 얼른 숙였다.

보안 요원을 하면서 직접 팁을 받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팁이라니.

"고마워할 거 없네. 그냥 저가 칩들을 잔뜩 들고 다니자니 번거로워서 말이야."

하수영은 포커 테이블로 향했다.

미레아가 팔짱을 끼고 따르며 소곤거렸다.

"오만한 아랍 왕자 행세가 아주 능숙한데요? 아, 개인 재산은 웬만한 아랍 왕족보다 더 많았지요?"

"연기가 괜찮았다니 다행입니다."

"연기 아닌 거 같았는데."

"그 정도로 좋았나요?"

포커 테이블에서는 두 팔을 벌려 하수영을 환영했다.

이제는 카지노 룰렛과 바카라를 모두 잡았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모양이다.

그들은 이 젊은 아랍 왕자가 두바이인지, 아부다비인지, 사우디 출신인지 궁금했다.

황금 롤스로이스 리무진을 타고 온 것을 보면 아랍 왕족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으리라.

'역시 아랍 왕족쯤 되면 이미 태어 날 때부터 대운을 지니고 있었다는 건가…….'

아랍 왕족으로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남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막대한 운을 지녔다는 뜻.

하지만 그 대운이 실제로 도박 게임에서 발휘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다.

'오히려 태어날 때 이미 모든 운을 소모하고, 남은 평생은 그 운이 만들어준 자산을 기반으로 해서 호의호식하는 게 일반적일진데…….'

플레이어들은 애써 표정을 감추며, 겉으로는 하수영을 환영했다.

테이블 주위에는 이미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 있었다.

천장 위의 감시 카메라가 어느 때보다 더 맹렬하게 렌즈 초점을 집중하는 듯한 착각마저 느껴진다.

첫 게임부터 판돈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들 무시무시한 기세로 베팅을 던졌다.

테이블 중앙에는 칩들이 수북히 쌓였고, 플레이어들의 얼굴에 뜨거운 긴장감이 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카드 공개 타임.

"킹's 플."

"……?"

"……?"

"아, 이 이름이 아니었나? 마지막으로 포커 친 게 운두락 행성 점령전에서 장교들과 함께 친 거다 보니 나도 모르게."

하수영은 피식 웃으며 천천히 카드를 뒤집었다.

로열 스트레이트 플래쉬.

0.000154%의 확률.

판돈은 순식간에 하수영에게 넘어왔다.

이미 테이블 주변에는 수많은 구경꾼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본인의 게임을 즐기기보다는, 이 젊은 아랍 왕자의 행운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를 즐거워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 덕분에 카지노 측은 무척 난감할 것이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은 안 하고, 정작 구경만 하고 있으니.

그 후에도 하수영은 두 번의 게임을 더했다.

2번째 게임에서 에이스 포카드가 나왔을 때는 다 같이 환호했다.

그리고 3번째 게임에서 또다시 로열 스트레이트 플래쉬가 나왔고, 카지노는 이미 광란의 현장으로 변했다.

"오, 지저스! 내 생애 한날한시에 로티플을 두 번이나 보게 될 줄이야!"

"행운의 여신이 진짜 오늘 저 아랍왕자의 옆에 내려앉은 건가?"

"한 테이블에서 2번 로티플이라니! 이런 꿈 같은 일이 일어나다니!"

플레이어들은 더 이상 게임을 할 의지를 잃었다.

로티플, 에이스 포카드, 다시 로티플.

3연속 핵폭탄을 맞고 어떻게 다시 투쟁할 의지를 불태울 수 있겠는가.

하수영은 무수한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레아도 잔뜩 상기돼서 말했다.

"카지노는 지금 머리가 아프겠네요. 당신을 쫓아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겠어요."

"쫓아낼 수 있을까요?"

"못 하죠. 사우디 왕자일지도 모르는 VIP를 감히 어떻게요?"

"기왕이면 아부다비로 해둡시다. 우리 교수님이 차도 빌려주셨는데 서운해하시겠어요."

"아차, 미안해요."

카지노 상부가 발칵 뒤집어진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공기의 분주한 떨림만으로도 느껴진다.

딜러들이 본분을 잊고, 자꾸만 이쪽으로 시선을 의식한다.

방문객들은 슈퍼스타를 추종하듯이 열렬히 환호하며, 하수영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카지노가 나서서 하수영을 내보낸다면, 대단위 보이콧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도박의 승리자는 언제나 도박장 주인뿐이라고 들었는데."

"확률을 다투는 게임이라면, 난 누구에게도 지지 않습니다."

"당신의 재물운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어렴풋이 알 거 같은 느낌이에요. 혹시 애인 있어요?"

"결혼 생각 없습니다."

"외로움을 달래줄 파트너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

진심인지, NSA의 작전인지.

하수영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다음으로 그가 향한 곳은 신형 슬롯머신 라인이었다.

누적 당첨금과 무관하게, 무조건 넣은 돈에 비례한 배당률로 당첨금을 지급하는 신형 머신.

콜롬보 패밀리가 슬롯머신의 수익률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탐욕의 상징.

이론적으로는 이 슬롯머신에서 초대형 잭팟을 터뜨리면, 카지노 전체를 송두리째 살 수도 있다.

카지노는 그런 점을 적극 어필하기도 했다.

-무제한 잭팟을 보장하는 신형 슬롯머신 도입! 아트락시아 카지노가 고객님에게 올인합니다!

당연히 당첨금이 커질수록 확률은 한없이 0에 수렴한다.

카지노가 100년 동안 성황리에 장사를 해도, 절대 나올 수 없는 확률.

카지노 방문객들이 본인 게임보다는 하수영을 구경하는 데 심취해 있는 터라, 슬롯머신들은 다수가 비어 있었다.

하수영은 한 줄에 늘어서 있는 10개의 슬롯머신에 모두 칩을 넣었다.

"조심하세요. 요즘 슬롯머신들은 내부 컴퓨터가 당첨 확률을 결정해요. 버튼을 누르는 순간 모든 게 결정이 나요."

버튼을 누르거나, 레버를 당길 때.

컴퓨터는 미리 설정된 알고리즘에 따라 결과를 결정한다.

"잭팟 확률이 1억 분의 1이든, 10억 분의 1이든, 상관없습니다."

하수영은 느긋하게 움직이며 10대의 슬롯머신을 모두 조정했다.

"잭팟이 한 번 터지고, 다음 잭팟까지 10억 분의 1이라는 것뿐이니까요. 그리고 10억 분의 1은 내게 있어서."

10기의 머신에서 요란한 잭팟 당첨음이 울렸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10,000,000,000,000분의 1의 행운에 당첨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10,000,000,000,000분의 1의 행운에 당첨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10,000,000,000,000분의 1의 행운에 당첨되셨습니다!

"100%나 마찬가지죠."

"……."

요란한 잭팟 당첨음과 함께 슬롯머신의 화면에 축하 메시지가 떴다.

직원을 호출해서 당첨금을 지급받으세요, 라는 깨알같은 메시지 점멸은 애교였다.

구경꾼들은 축하를 건넬 생각도 못한 채, 이 말도 안 되는 대기적 앞에 굳어 있었다.

지구가 식고, 하늘과 땅이 갈라지며 창조되는 장면을 직접 목도한 것 이상의 충격이었다.

"어, 10조 분의 1이네? 뭐, 10억분의 1이나 10조 분의 1이나 그게 그거지만."

659억 달러.

10기의 슬롯머신 전부를 합친 당첨금이었다.

카지노를 팔아도 지불이 불가능한 금액.

하수영처럼 한 번에 슬롯머신에 그런 막대한 금액을 베팅하는 플레이어가 있을 줄도 몰랐고, 그 플레이어가 10조 분의 1의 당첨 확률을 차지할 줄도 몰랐으며, 슬롯머신 10기에서 동시에 같은 잭팟을 터뜨릴 거라고도 예상하지 못했다.

차라리 일주일 안으로 미국 전체에 대지진이 일어나 모두 멸망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어때요, 1달러면 충분하죠?"

※카지노 에피소드 전개는 소설적 과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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