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갓 816화
201장 최후의 만찬 (2)
-콜롬보 패밀리가 제대로 작업을 당했다.
-국세청이 콜롬보 패밀리를 작정하고 두들겨 패기로 마음먹었다.
-카지노와 담배 사업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대형은행 인수에 그간 집어넣었던 돈도 모두 범죄자금 혐의로 압류당했다.
그런 소문이 뉴욕 마피아가 사이에 떠돌기 시작했다.
콜롬보 조직원들은 흔들렸고, 호랑이가 약해진 틈을 타서 동료 호랑이들이 슬금슬금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
매일 밤 총격전이 벌어지고, 조직원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원래 마피아들 간의 세력 싸움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조직원이 죽는 것도 일상다반사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들 작정하고 콜롬보 패밀리를 찢어서 나눠 먹기로 합의를 한 듯 보였다.
요셉은 조직을 진두지휘하며, 흔들림을 억제하기 위해 애를 썼다.
카지노, 담배, 은행을 잃어도 괜찮다.
조직의 체계만 건재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으리라.
"보스, 뉴욕 마피아 전부가 우리 조직을 먹이로 삼은 거 같습니다."
"빌어먹을 감비노 놈들! 그놈들이 컨테이너 관리만 제대로 했어도! 아니, 아니야. 이쯤 되면 놈들이 이리 될 걸 예상하고 일부러 국세청에 정보를 넘긴 게 아닌가?"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요셉은 눈을 시퍼렇게 뜨고 간부들에게 경고했다.
"모두 물러서지 마라. 우리 콜롬보패밀리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뉴욕 전체에 보여 줘라."
"Yes, Sir!"
"우리를 뜯어먹고 싶다면 본인들 이빨이 부서져 나갈 것부터 걱정해야 할 것이다! 빌어먹을 놈들 말이다!"
암흑의 질서는 냉혹하다.
콜롬보 패밀리가 약해진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세력을 야금야금 감아먹었다.
다른 조직들이 전부 합작이라도 한듯이 입체적으로 들어오는 공격에, 콜롬보는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었다.
"보스! 하우스 도박장이 털렸습니다! 감비노 놈들이 쳐들어와서 우리 조직원들을 모두 죽이고 내쫓았습니다!"
"보스! 포주들이 모두 루케시 패밀리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관리하던 창녀들도 모두 그쪽으로 갔습니다!"
"보관 중이던 마약들이 모두 털렸습니다!"
"은행 앞을 보난보 패밀리가 장악했습니다! 고객들이 은행 안에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금고로 써오던 작은 지역은행마저도.
다른 4개 패밀리가 전방위적으로 들어오는 공격에, 콜롬보 패밀리는 점차적으로 말라붙어갔다.
그러나 요셉은 멍청하게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특공대를 직접 거느리고, 감비노 패밀리의 본진으로 기습 공격을 가했다.
감비노,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마피아.
그 본진을 빠르게 쳐들어가서, 총 두목인 도메니카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찍어! 철저하게 찍어라!"
도메니카를 죽여 봤자 새로운 두목이 나서면 그만.
목줄을 완전히 틀어쥐어야 한다.
그래야 콜롬보 패밀리가 살아날 수 있다.
요셉은 잔인하게 행동했다.
짐승과 약을 이용해서, 두목인 도메니카가 수간을 하도록 만들고, 그 모든 것을 초고화질의 영상과 사진으로 남겼다.
그 밖에도 도메니카라는 인간을 나 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수치스러운 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그 뒤에 도메니카를 풀어주었고, 약 기운이 떨어진 도메니카가 은밀히 연락을 취했다.
도메니카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요셉, 우리와 전면전이라도 하자는 셈이냐?
"전면전은 이미 네놈들이 시작하지 않았나? 우리는 조직원 전부가 죽음을 생각하고 뛰어들었다."
-네놈…… 그것들이 단 하나라도 유출되었다가는 마지막 살점 하나까지 전부 씹어먹을 것이다!
"하하! 자네가 우리 사업을 잘 도와주기만 하면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걸세."
-……반드시 네놈을 죽여 버리겠다.
도메니카는 이를 바드득 갈았지만, 개인의 수치를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그는 빼앗은 이권을 전부 돌려주었다.
뿐만 아니라 콜롬보 패밀리의 편에 서서 다른 패밀리의 공세를 막아주었다.
그렇게 뉴욕 마피아 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콜롬보 패밀리는 여전히 많은 것을 빼앗겼지만, 그래도 재기를 기대할 수 있는 기반은 남겨둘 수 있었다.
세력은 축소되었으나 요셉은 강력한 리더쉽과 냉혹한 판단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덕분에 조직을 자신의 이름 아래 완전히 뭉치게 하는 데는 성공했다.
많은 것을 잃었으나, 또한 크게 얻기도 한 것이다.
***
강력한 차기 빅보스의 카리스마를 보여준 요셉이 조직 정비에 한창일때, 하수영이 찾아왔다.
"오, 또 자네로군. 안 그래도 아버지께서 자네가 손수 구워준 참치 스테이크 노래만 부르신다네."
"그동안은 뉴욕이 조용하지 못해서 먼저 연락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괜찮네. 이제 다 끝났어. 조만간 레스토랑을 방문할 테니, 준비를 부탁하네."
"엠파이어 트러스트에서 요셉 사장님을 위한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초대장을 드리기 위해 온 것입니다."
"나를 위한 파티?"
"예, 요셉 사장님이 유일한 초청객이십니다. 즉 사장님이 초청을 거절하시면 파티는 열리지 않습니다."
"오, 그런 자리라면 당연히 가야지. 참, 조직원들을 데려가도 되겠지?"
"물론입니다. 파티의 주인공이자 귀빈은 요셉 사장님이시니까요. 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신 것을 축하해드리기 위한 자리입니다."
"엠파이어 트러스트 오너를 드디어 만나보는군. 자네도 그 자리에 오나?"
"물론이지요. 저는 요리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그날도 맛있는 요리를 기대하겠네."
하수영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화제를 전환했다.
"그리고, 알고 보니 콜롬보 패밀리에서 엠파이어 트러스트의 담뱃잎을 수입하셨더군요."
"그게 무슨? 그 담뱃잎은 동남아시아산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 토박이 요셉은 코리아와 동남아시아를 구분하지 못했다.
"엠파이어 트러스트에서 아시아에서 운영하는 농장에서 생산된 담뱃잎입니다."
"……그렇군."
요셉은 조금 입맛이 썼다.
담뱃잎을 생각하면, 그간 조직이 입은 천문학적인 피해가 떠오른다.
'그게 담뱃잎을 수출한 농가 잘못은 아니지.'
오히려 담배 밀매를 다시 차근차근준비하려면, 안정적인 담뱃잎 확보가 필요하다.
국세청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이상, 당분간 미국 담배농장에서 잎을 빼돌리기는 힘들다.
"그런가, 잘됐군. 참 이것도 인연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 엠파이어 트러스트 오너께서는 우리 조직에 담뱃잎을 계속 공급해 줄 수 있나?"
"에이전트가 일을 참 잘했습니다. 그 정도 조건이면 만족입니다."
"그 에이전트에게 상을 줘야겠어. 고맙네."
자세한 이야기는 파티장에서 해야겠다.
요셉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엠파이어 트러스트가 뉴욕에서 다른 사업을 할 거라고 하지 않았나?"
"이미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조만간 정리를 할 거 같습니다."
"오, 저런.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
"아닙니다. 이미 원하던 수익을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단기금융투자라도 했나 보군. 부동산 임대업자라면 차라리 그런 쪽이 나을 수도 있겠지. 알겠네. 더할 말이 있는가?"
"파티가 열리는 날, 빅보스의 대저택을 찾아가서 만찬을 대접해도 되겠습니까?"
"그럼 우리야 좋지. 내가 미리 말을 해두겠네. 아, 그날은 그럼 자네 말고 누가 오는가?"
"걱정하지 마십시오. 훌륭한 요리 팀을 꾸려서 보낼 예정입니다."
"알겠네. 그날 보세나."
하수영이 돌아가고, 요셉은 다시금 조직에서 올라온 보고 내용 검토에 집중했다.
이제 소강상태도 거의 끝났고, 적대적 패밀리들과 소규모 이권만 정리하면 된다.
이른바 강화조약을 맺는 단계.
대정리를 기념으로, 엠파이어 트러스트 오너의 파티에서 피로를 푸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보스, 도메니카가 빅보스 자리에서 실각했습니다."
"내부 반란이냐?"
"아닙니다. 간부 위원회의 의사결정입니다. 저번 본진 습격 이후 갑자기 우리 패밀리를 도와준 것 때문에 불만이 누적된 거 같습니다."
"영악한 녀석."
요셉은 씩 웃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하극상으로 보이지만, 도메니카가 주도한 것이 틀림없다.
약점이 잡힌 본인이 언제까지나 총 두목 자리에 있을 수는 없으니.
그것은 곧 조직 전체가 콜롬보에 야금야금 갉아 먹히는 미래를 뜻한다.
그래서 콜롬보가 불만을 품고 사진, 영상을 터뜨리지 않을 정도까지만 도와주고, 밀려나는 척하면서 물러난 것이리라.
아마 실권도 전부 놓아버리겠지.
감비노 패밀리 전체의 미래를 위해서.
"그 정도까지 했으면 내가 사진과 영상을 유포할 이유까지 없다고 생각을 한 거겠지. 약은 녀석이야."
"그냥 확 유포해 버릴까요? 어차피 더 이상 쓸모도 없는데 망신이나 주는 게 어떻습니까?"
"그럼 감비노 전체가 모욕당했다면서 우리한테 들고일어날 거다. 굳이 우리가 먼저 기름을 부을 필요는 없다."
보관만 하면 된다.
언젠가는 써먹을 날이 올 것을 대비해서.
써먹을 날이 오지 않으면, 그냥 쭉 보관만 하면 그만이고.
***
초청한 그 날이 왔다.
엠파이어 트러스트는 친절하게 요셉이 있는 곳까지 헬기들을 보내 주었다.
요셉과 부하들 전부가 이동할 수 있도록.
일단 요셉은 헬기의 굉장한 크기에 놀랐다.
"이렇게 큰 헬기를 직접 보는 건 처음이군. 꼭 군용 헬기 같은데?"
하수영은 오지 않았다.
대신 마중을 나온 파일럿이 공손히 대답했다.
"원래 군용으로 설계된 모델이나, 민수용으로도 상당량이 팔렸습니다."
"이런 헬기까지 타고 가야 할 정도로 먼가?"
"예, 파티장이 좀 멀리 있습니다. 그래도 장소는 대단히 만족하실 겁니다.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알았네. 가지."
요셉은 단독으로 헬기에 탔고, 부하들은 다른 헬기에 나눠서 탔다.
차례차례 떠오른 헬기들이 편대를 이루어 비행하기 시작했다.
"육중한 몸집치고는 상당히 빠르군, 시속 220마일은 거뜬하겠어."
"음속 가까운 속도로 비행할 수도 있습니다."
"허허, 헬기가 무슨 음속인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 순간, 헬기는 로터를 접고 제트추진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숨이 막힐 듯한 속도감에 요셉은 입만 뻥긋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느덧 요셉을 태운 헬기는 혼자서 바다 위를 날고 있었다.
"이, 이게 뭐하는 짓인가? 내 부하들은?"
"부하들은 다른 곳으로 보냈습니다. 요셉 사장님의 지시라고 했으니, 자기들끼리 화려한 파티를 즐길 겁니다."
"뭐하는 짓이냐!"
"엠파이어 트러스트 오너의 배려입니다. 부하들 없이 요셉 사장님 홀로 진짜 파티에 오시는 게 낫습니다."
그 말에 요셉이 눈을 반짝였다.
"혹시 내 부하 중에 배신자가 있나? 그런 건가?"
"자세한 건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진심 어린 배려라고만 들었습니다."
"……."
어느덧 헬기는 제트 엔진을 끄고, 다시금 로터 비행으로 돌아왔다.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던 요셉은 저 멀리 여러 개의 점들이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점들은 점점 커지며, 구체적인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군함……? 왜 군함이 여기에……? 아니, 저것은?'
거대한 항공모함의 갑판이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항공모함은 2척이 나란히 대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다수의 구축함들이 엄중하게 항모의 외곽을 감싸는 진형을 이루고 있었다.
헬기는 천천히 고도를 낮추며, 그중 한 항공모함의 비행갑판으로 향했다.
요셉은 파르르 떨리는 주먹을 꽉쥐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