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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997화 (997/1,270)

프랜차이즈 갓 997화

236장 육 그리고 해공 (2)

군용으로 썼다가는 F-22 랩터 전투기처럼 돈 문제로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생산 중단이 될 거라니.

그만큼 드론치고는 어마어마하게 비싸고, 가성비가 안 좋다는 말이리라.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육군 레년총장은 누구보다 마음이 급해졌다.

"기필코 찾아내고 말겠습니다! 꼭! 꼭!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대체 대당 정확히 얼마이기에 그럴까.

120기나 되는 실종 드론을 떠올리며, 레넌 총장은 빈약한 올해 육군 예산을 상기했다.

"이거 못 찾으면 돈도 돈이지만, 당장 연해주에 투입해야 되는 문제 때문에 큰일이에요. 지금부터 다시 부품 발주하고, 건네받고, 조립하고 하다 보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하수영은 대단히 난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제가 직접 찾는 게 빠를 거 같습니다."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저희가 무슨 명목으로 원수님이 드론 찾으시겠다는 걸 막을 수 있겠습니까?"

"남은 드론을 풀어서 찾아야 하는데 그럼 미국의 방공망 침해가 돼버리잖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런 거라면 전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3군 참모총장이 모두 여기 있는데 뭐가 대수겠습니까?"

레넌 총장이 눈에 힘을 주고 다른 총장들을 둘러보았다.

해군, 공군 총장은 그 모습이 아니 꼬웠으나 비싼 드론 잃어버린 하수영을 생각해서 참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공권 침해를 운운해서야 되겠습니까. 식별등록을 무조건 해드릴 테니, 염려 말고 드론을 찾으십시오."

"남은 드론은 5번 컨테이너에 있습니까? 해군 수송헬기를 보내서 곧바로 컨테이너를 여기로 실어오겠습니다. 마침 근처에 배치 중인 헬기가 있을 겁니다."

공군 총장도 찬성했고, 해군 총장은 즉시 헬기 출동 명령까지 내려주었다.

"고맙습니다. 드론들이 도착하면 잃어버린 드론들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음, 그런데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겁니까?"

미등록 공장출고 상태에서 드론들이 흩어진 것이기에 원격 제어나 추적은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나?

"같은 모델이니까요. 그놈들을 풀어서 찾으면, 자기들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아마 호기심을 느끼고 접근해올 겁니다."

"어, 그게 정말입니까?"

"네, 그래도 녀석들이 자기들끼리는 소통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겁니다. 동일한 정체성을 가진 동료이자 친구라는 인식을 형성했을 테니까요."

"오! 인공지능이 정말 말도 안 되게 뛰어난……."

3군 총장은 설명을 들으면서 감탄했다.

그냥 단순한 무인기가 아니라, 마치 감정이나 사고를 지닌 것 같지 않은가?

프리덤이 통제할 수 없는 비상상황을 대비한 내장형 AI도 이 정도 수준이라니.

"네, 그래 봐야 새대가리거든요."

'새, 새대가리 ……!'

순간 3군 총장은 휘청거릴 뻔했고, 하수영은 태연히 말을 이었다.

"자기들과 똑같이 생긴 걸 보고 신기해서 가까이 다가오겠죠. 새대가리들 수준 어디 가나요? 그때 근접거리에서 딱 인증키를 회로에 새겨주면 게임 끝입니다."

"……."

그리하여 해군 수송헬기가 공항에 있던, 공장출고 상태의 동일 드론들이 실려 있는 5번 컨테이너를 급히 가져왔다.

하수영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했다.

"분명히 수색 활동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하셨죠?"

"네, 물론입니다."

"그럼 총장님들만 남고, 다른 분들은 잠시 자리를 비켜주시겠습니까?"

"예?"

"아, 세 분 총장님들은 방금 기밀정보 취급인가가 났습니다. 대통령 연락 받았어요."

레넌 총장은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다가, 불현듯 6번 컨테이너를 떠올렸다.

'존재 자체도 극비인 그 개조 부품을 말하는 건가?'

아마도 아주 강력한, 신물질을 이용한 배터리로 추정되는 개조 부품 말하는 것인가?

하수영의 말대로 3군 총장을 제외한 다른 이들이 모두 자리를 비켜주었다.

하수영은 컨테이너에서 드론을 꺼뒤, 외장갑을 열고 어떤 부품을 일일이 심었다.

겉보기에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반도체 부품으로 보였다.

'뭐지? 아무리 봐도 배터리는 아닌 거 같은데?'

배터리치고는 너무 작다.

그보다는 고도의 연산지능을 지원하는 메모리칩 같아 보인다.

혹시 저게 프리덤 AI 모바일 버전같은 게 아닐까, 하고 레넌 총장이 온갖 추측을 하고 있을 때였다.

30기의 드론에 일제히 불이 들어오며, 동시에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드론들은 사방으로 흩어지며 빠르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벌써 수색 출발한 겁니까? 그런데 충전을 하지 않고 그대로 가도 괜찮은지."

"아, 쟤들은 발전소에 연결돼 있어 충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호, 저 동체 안에 소형 발전기를 욱여넣은 모양이군요."

"발전기가 아니라 발전소요. 방금 제가 넣은 부품이 발전소 연결 잭입니다."

공군 총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제가 이해가 안 되는 건지, 말씀잘못 들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발전소 연결 잭이라고요? 아까 그 손바닥만 한 반도체 부품처럼 보이는 물건이 말입니까?"

"네, 연결 잭입니다. 그걸 통해서 발전소에서 전기를 공급받습니다."

"그게 무슨…… 송전서도 없는데 발전소에서 어떻게 전기를 공급받습니까? 게다가 그 발전소라는 게 대체 무얼 말하는……."

해군 총장은 조금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머금은 채 말을 하다 말고 딱 멈췄다.

아마 다른 둘도 비슷한 타이밍에 비슷한 충격이 터진 모양이다.

3군 총장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입만 뻐끔거리다가, 레넌 총장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저어, 혹시 강릉에 있는 수영발전소에서 전기를 끌어온단 말입니까?"

"네."

"하, 하지만 전선이 없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대단히 뛰어난 차세대 배터리일 거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아버렸다.

초고용량의 차세대 배터리?

그런 사소하고 하찮은 개조 부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당연히 무선이니까요."

***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수색은 끝났다.

어미 잃은 드론들은 자신들을 찾으온 형제들을 보고 호기심을 느끼고 모습을 드러냈다.

수색 드론들은 즉시 강제인증코드를 활성화해서 드론들의 제어권을 확보했다.

그리하여 150기의 드론들은 사이 좋게 진형을 이루고 캘론 목장으로 돌아왔다.

3군 총장들 덕분에 초긴장 상태였던 휘하 지휘관과 장교들도 드디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드론들 다 찾았어?"

"네, 찾았다고 합니다."

"다행이네. 엄청 비싼 거라고 들었는데, 이대로 잃어버리는 줄 알았어."

"잃어버렸다가는 이번 년도 육군 예산은 망하는 거죠. 항공대 증강은 없던 일이 되었을 겁니다."

총장 미만 인원들은 당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그들은 3군 총장과 달리, 기밀 취급인가 대상이 아니었으니까.

무선 전기의 존재라는 기밀 말이다.

어느덧 드론들이 질서정연하게 내려앉았다.

비어 있는 컨테이너 5대 안으로 차근차근 들어가서 자리를 잡는다.

태양광 충전이 가능한 비상배터리는 전투는 할 수 없지만, 도주나 복귀에는 아주 용이했다.

"자, 다 끝났으니까 이제 토해내야지?"

하수영은 가볍게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무선전기 수신칩을 모두 제거했다.

그리고 수신칩을 단단한 케이스 가방에 넣고 잠금장치를 잠갔다.

한눈에 보기에도 '우리 정말 귀중한 놈들이오! 그래서 이렇게 대놓고 특수가방에 담아서 보관하고 있소!' 라고 외치는 듯한 퍼포먼스.

당연히 눈이 돌아간 3군 총장들을 의식한, 그들 보라고 하는 행동이다.

-마스터.

"알아, 인마. 시선은 45도로 비스듬하게.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히, 별거 아니라는 듯이."

-총장들 표정 좀 보십시오. 다들 턱이 쇄골에 닿으려고 그럽니다!!

"너 이 녀석. 그 정도면 과장이 아니라 왜곡이다. 인공지능이 그래서야 쓰나."

-실수로 잘못 실은 척 가져온 신형 드론이 목적대로 육군을 자극했습니다.

"감히 랩터 킬러 제어권을 탐냈으니, 더 좋은 것을 갈구해서 미치게 만들어줘야지."

하수영은 육군의 멘탈을 즐겁게 바사삭 해줘서 기분이 좋고, 백악관은 근뇌파를 조지고 육군을 단속할 수 있는 명분을 얻어서 좋고,공군과 해군은 영원한 미운 경쟁자 새끼인 육군이 더 큰 좌절에 빠지는 걸 지켜볼 수 있어서 좋고…… 가아닌가?

-근데 공군 총장, 해군 총장의 눈이 육군 총장보다 더 돌아갔는데요?

이건 아주 조금 예상을 빗나갔다.

하수영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거 들판용, 산악용 드론인데 왜 재들까지 눈이 돌아가냐? 아유, 하여튼 땅개든 참새는 범고래는 좋은 건 카테고리 구분 없이 알아본다니까."

-역시 해군대원수, 그 와중에 해군은 범고래로 치켜세우시는군요.

"야, 범고래 말고 해군을 상징할 수 있는 동물이 뭐가 있냐?"

바다의 최강자 범고래야말로 하수영 친위함대에 가장 어울리는 마스코트가 아닐까.

-저는 브라우니 때문에 참다랑어라고 하실 줄 알았습니다만.

"참치 따위 말고 범고래가 엘릭서를 먹었어 봐. 피지컬이 벌써 100톤은 찍었을걸? 브라우니는 아직 뭐 10톤은 돌파했냐?"

-10톤도 아직 한참 멀었죠.

3군 총장들은 하수영이 들고 있는 특수가방 케이스를 뜯어먹을 듯한 눈으로 이글이글 노려보았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3군은 잠시 경쟁과 대립을 잊고, 한마음 한뜻이었다.

가장 먼저 공군 총장.

'전투기의 터보팬 엔진 샤프트축에 모터를 달아서 회전력을 보태주면 바이패스 에어를 더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지금의 터보팬 엔진의 항속거리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엔진에 아주 약간의 개량을 거치는 것만으로도 항속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날 거라는 즐거운 상상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해군 총장 역시 마찬가지.

그의 머릿속에서는 쉼 없이 바다를 누리는 원양함대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떠올라 있었다.

'함정의 전기만 외부에서 조달해도 순항거리가 수백km 이상 증가한다!'

대형 전투함은 많은 전기를 소모하고, 그만큼 연료를 소모한다.

하지만 무선 전기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기존의 모든 함정들이 별다른 개조없이, 즉시 항속거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니지. 아예 추진 샤프트 자체를 모터로 돌리는 차세대 함정을 도입하면…… 모든 전투함이 핵추진 항모나 다름없어진다!'

이론상 연료 보급 없이 무한히 항해할 수 있는 전투함이 되는 것이다.

1만 톤급 '소형 전투함'의 승무원들도 항공모함처럼 마음껏 물을 쓸 수 있으리라.

전력이 무한이면 얼마든지 담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

'함재기 역시 터보팬 엔진의 연소비가 증가해서 항속거리가 더욱 늘어날 테고, 프로펠러 정찰기들은 아예 모터로 싹 바꿔서 연료 걱정 없이 무한히 떠 있을 수 있고!'

전차 빼고 온갖 병종을 다 굴린다는 해군답게, 수많은 변화가 상상을 뒤덮었다.

'전투함 헬기들도 엔진 대신 전부 모터를 달아서 연료 걱정 없이 비행할 수 있게 한다면! 이거야말로 무적함대가 아니고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육군.

레넌 총장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전기 탱크! 전기 탱크!'

그가 가장 크게 눈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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