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갓 1001화
237장 AI카지노 (1)
참새와 물개가 공동으로 특수드론을 만들었다!
그런 소문이 육군 사이에 쫙 퍼졌다.
요즘 전 세계적인 현대화군의 추세는 단언하건대 무인기 전력 증강이다.
육군이 랩터 킬러에 기웃거리고 있던 것은 다 이유가 있는 셈.
그런데 해군과 공군이 시험비행을 날리는 드론들에게서 심상찮은 낌새가 보였다.
도무지 땅으로 내려오는 것을 볼수가 없었던 것이다.
"터보프롭은 아닌 거 같고…… 역시 모터인가?"
육군 소장은 쌍안경을 들어, 시원하게 비행하고 있는 공군 드론을 확인했다.
"기체 외부에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건 아닌 듯한데. 대체 어떻게 계속 전기를 충전하는 거지?"
고정익의 양력과 1개의 프로펠러추진력으로 비행하는 놈이다.
이미 추정 비행 시간은 한참 전에 지났다.
하지만 드론은 여전히 꿋꿋하게 일정한 비행 궤도를 순환하고 있다.
식별 신호를 끊임없이 내보내고 있기에, 육군 기지에서는 동일한 개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다.
"근데 공군 놈들은 왜 우리 부대기지 근처에서 훈련비행을 하는 거지?"
"꼭 신형 드론을 과시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과시라고?"
소장은 그 말에 묘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금 쌍안경을 들어 드론을 관찰했다.
좌우로 길게 뻗은 주익과 보조익, 그리고 수직익 뒤에 달린 프로펠러가 힘차게 회전하며 추진력을 뿜어 낸다.
"저 드론의 이동 궤적 분석한 거 빨리 가져와 봐!"
"예!"
잠시 후 부하가 얼른 가져온 분석보고서를 훑어본 소장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마를 쓸었다.
"이거 뭐야? 우리 기지에서 잘 보이는 지점만 골라서 주기적으로 통과하고 있잖아? 사이클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데?"
"아! 무인기에서 통신이 들어왔습니다!"
"뭐? 무인기 주제에 통신?"
"네! 통보 내용 보고 드립니다! 본 기체는 지금부터 전자전 교란전파 방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복한다! 본 기체는 지금부터 전자전교란전파 방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이익! 참새 무인기 주제에 감히 통보를! 우리도 ECM 최대 출력으로 맞대응 준비한다!"
"사단장님! 알겠습니다!"
"저 육군 사생아놈들에게 옛 어머니의 위대한 자존심을 보여줘라! 아무리 분가한 지 오래됐어도 누가 진짜 어머니인지를 보여주자!"
"참새 녀석들 이제 다 뒤졌지 말입니다!"
곧이어 육중한 전자전용 장갑차량이 맞대응 준비를 마쳤다.
기지 전체가 긴장한 채 돌아가는 상황을 주시했다.
마침내 예고한 시간이 되자, 하얀 노이즈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며 레이더 화면을 뒤덮었다.
"맞대응 실시! 저 무인기를 고철로 만들어서 우리 전차에 장식으로 다는 거다!"
"옛썰!"
치지지직!
그러나 노이즈는 걷어지기는커녕 한층 더 강렬했다.
곧이어 화면에서 요란한 잡음이 뒤엉키는가 싶더니, 비명 같은 보고가 올라왔다.
"사단장님! 맞대응을 실시했던 전자전 차량의 전자포드가 나갔습니다!"
"뭐야? 우리 이동식 포드가 전자전대웅에서 출력으로 졌다고? 겨우 저 조그만 무인기 따위한테?"
전장 10미터가 넘어가는 무인기는 '조그만'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가지 부품과 연료통, 모터 등을 한정된 공간에 집어넣어야 하는 점을 생각하면, 전자전 능력은 이쪽의 전자전 차량보다 낮아야 할 텐데?
무엇보다 사단장이 이해가 가지 않은 점은…….
"그렇게 오랜 시간 비행하고도 이런 강력한 전파 출력을 뿜어낼 연료가 남아 있다고?"
그런 일이 미 육군기지 곳곳에서 일어났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둔기지에서도 해군, 공군 드론이 육군을 상대로 출력 퍼포먼스를 자랑하기 바빴다.
이제 육군은 알게 되었다.
해군과 공군이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드론이 초장시간 작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도 안 돼. 대체 동력이 뭐야?"
"태양광 충전? 하지만 저놈들, 흐린 날에도 48시간 이상 연속으로 비행하고 있어!"
"태양광 충전은 절대로 아니야! 혹시 미친놈들이 플루토늄 배터리라도 장착한 건가?"
"설마. 겨우 무인기 따위에 그런걸 썼다가는 의회에서 가만히 놔두질 않을 텐데. 추락 시 방사능 오염문제는 어떻게 하려고?"
질투심에 불탄 육군 장성들은 펜타곤 문을 끊임없이 두드렸지만, 시원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그것은 해군과 공군의 기밀이다.'
라는 국방부의 대답만 들을 수 있었을 뿐이다.
육군 내에서 유일하게 진실을 아는 레넌 총장은 입을 다물었다.
지금 육군이 해공군에 갖는 질투심과 열등감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여기에 무선 전기의 존재, 그리고 육군이 하수영한테 홀대받는다는 게 알려지면, 육군은 정말 폭발할지도 몰랐다.
근뇌파놈들이 직접적인 방아쇠를 당기긴 했다.
하지만 그것을 방관하고, 은연중에 장려한 것은 바로 육군 전체가 아닌가.
레넌 총장 자신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하수영도 그걸 알고 있었다.
'그래, 어쩐지 쉽게 넘어가 주는 듯했다…….'
무선 전기 드론 따위는 아쉽지 않다.
다만 임기 중에 무한히 질주하는 전기탱크 기갑사단을 제 손으로 편성하지 못하는 것이, 그저 원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
무선 전기 드론의 효능을 체험한 해공군은 눈이 무척 높아졌다.
물론 양군 내부에서 무선 전기의 존재를 아는 이는 없었다.
획기적인 연료기관장치를 시범적으로 탑재했다고만 조심스럽게 추정할 뿐이었다.
기밀문서조차 존재하지 않는 기밀에 접근할 만큼 어리석은 이들은 없었다.
잘못했다가는 군 스파이로 몰려서 모든 경력을 망치고, 미국에서 얼굴을 들고 살 수 없게 된다.
해공군 총장들도 연료충전 작업 등을 위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무선 전기 기밀 보호에 주력했다.
"흐흐흐…… 레넌 총장 녀석, 지금쯤 속이 뒤집어져서 말이 아닐 거다."
"그놈 성격에 전기 탱크 기갑사단 꿈꾸다가 무산돼서 술로 성질 다스리고 있겠지."
"땅개면 얌전하게 집이나 지킬 것이지. 뭐하러 자꾸 꾸역꾸역 밖으로 돌아다니려고 들어?"
***
드론에 무선 전기를 접목하니, 기대 이상으로 성능이 놀라웠다.
연료 걱정 없이 정비한계 수준까지 활동을 한 후 복귀하면 그만이다.
무인기만 해도 이런데, 전투기나 군함에 적용을 하면 과연 어떨까.
특히 해군 참모총장은 레일건에도 무선 전기 접목 허가를 받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국방부 장관은 고개를 저었다.
"쉽지 않아. 정찰 드론과 달리 레일건 함포는 강력한 공격 무기일세. 레일건 함포에 전기를 공급하는 순간, 강릉 발전소는 완전한 공격 무기 시설이 되고 마는 거네."
"하수영 원수는 그 점을 우려하고 있네. 농사 시설이 무기 시설로 오인받는 것을."
"이미 한국 해군 줌왈트 구축함에도 무선 전기를 공급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줌왈트 3척은 양식장 경비정이니까 예외라고 하더군."
"……."
"아무래도 하수영 원수는 군사 영역에 이 이상 발을 담그고 싶지 않은 듯하네."
그럼 그렇게 열심히 쇼핑한 전투기, 전투함은?
그래놓고 군사 영역을 멀리하고 싶다고 하면, 설득력이 있어?
해군 참모총장은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겨우 4성 장군 주제에 더 따지고 들 수는 없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 신 줌왈트구축함 계획은 문제없이 진행될 테니."
5문의 레일건 함포를 보장받은 미해군은 줌왈트 부활을 천명했다.
외형은 그대로지만 크기를 더 늘려서 배수량을 2만 톤으로 스텔스 구축함이다.
배수량이 4천 톤 이상 커진 것은, 레일건 함포를 위한 발전 시스템을 탑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무선 전기 시스템 자체를 아예 우리 미국이 운용하면 모를까, 타국 영토에 있는 발전소에 주력 군함의 주무기 에너지 시스템을 맡겨 둘 순 없네."
남의 손에 의해 언제든 스위치 OFF 될 수 있는 시스템에 주요군 사 무기를 맡겨둘 순 없다.
그것이 국방부의 생각이었다.
일부 정찰용 드론이야 갑자기 무선 전기가 끊어져도 작전에 큰 타격은 없지만, 레일건 함포에 정전이 일어나면 곤란하지 않은가.
***
하수영은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미 정보부 NSA 여자 요원, 미레아가 그를 에스코트하기로 했다.
"금발 미녀의 에스코트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굳이 NSA가 저를 지켜 줄 필요는 없는데요."
"그래도 의원님의 안위와 우리 미국의 체면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에요. 불편하시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거와 별개로 금발 미녀의 에스코트는 언제나 환영이라니까요."
둘은 카지노 호텔을 찾았다.
뉴욕 콜롬보 마피아를 궤멸시키고 얻은 전리품 중 하나다.
지금은 콜롬보 패밀리의 잔재를 싹털어내고, 새 단장을 해서 영업 중이다.
"그때 이후로 처음 와보시는 거죠?"
"중간에 한 번 오기는 했습니다. 제대도 보진 않고 잠깐 들른 수준이지만요."
"그럼 오늘 제대로 즐기고 가시겠네요. 이번에도 카지노를 아예 털어버리실 건가요?"
"그럴 수야 있나요. 이제는 제 카지노인데요. 그래도 한 달에 수천만 달러씩 수익을 창출하는 안정적인 캐시 카우죠."
그래서 하수영은 아주 얌전하게 게임을 즐겼다.
일부러 승리금에 한계가 있는 종목, 혹은 코너에만 걸었다.
특히 슬롯머신 쪽은 아예 얼씬도 하지 않았다.
당첨이 되면 오른손에 있는 돈이 왼손으로 옮겨지는 것이지만, 그 대가로 주정부에 높은 수수료(세금)를 내야 한다.
"로봇 서버들이에요. 다른 카지노호텔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오로지 수영 카지노 호텔만의 장점이죠."
바퀴로 움직이는 로봇 서버들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서빙을 하거나, 친절하게 설명을 하거나, 혹은 도움을 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급 호텔에 으레 있는 장난감 같은 청소로봇 따위를 기대했던 손님들은, 마치 사람이 실시간 조종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대화에 깜짝 놀라곤 한다.
"로봇들과 수다 떠는 게 재밌어서 이 카지노를 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프리덤 녀석, 아주 카지노에 자기 하렘을 차렸네요."
"하렘이요?"
"보세요. 장시간 잡담하는 손님들은 모두 미녀들뿐이지 않습니까?"
"어, 정말 그러네요?"
미레아도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다시 보았다.
그러고 보니 로봇들은 미녀가 아닌 손님들에게는 친절하게 필요한 설명만 하고, 잡담은 적당히 정중하게 끊고 있었다.
하지만 미녀들에게는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유쾌하게 시간을 내어 준다.
심지어는 미녀 손님들로만 구성된 게임 테이블에 상주하는 로봇들도 있었다.
-마스터, 저는 장사의 기본 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장사 기본 원칙?"
-여자 있는 곳에 남자가 몰리고, 돈도 몰린다. 미녀 있는 곳에 남자가 더 많이 몰리고, 돈도 더 많이 몰린다. 이 원칙 말입니다.
"음, 맞는 말이지."
-미녀일수록 최대한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해줘서 체류 시간을 늘리고, 숙박도 유도합니다. 밤샘 수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로봇 자체는 과학행사장 따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내 로봇.
하지만 내적 자아는 현 AI 기술을 월등히 뛰어넘은, 먼 미래의 장거리 우주선 통합 인공지능의 다운그레이드 버전,
-저는 지금까지 수집한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녀들이 원하는 모든 대화에 지치지 않고 무제한으로 어울려 줄 수 있습니다. 미녀고객들을 직접적으로 관리한 덕분에 VIP 남성 고객들도 늘어났고, 매출도 증가했습니다.
"전술 잘 짰구나."
-그래서 말인데요. 카지노 수익으로 서빙 로봇 업그레이드를 좀 해도 될까요?
"카지노 운용은 알아서 하기로 했는데, 뭐하러 허락을 받냐? 그것도 굳이 카지노 올 때까지 입 다물고 있다가?"
-카지노 수익을 다 털어 넣어야 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지금 말고 앞으로도 계속이요.
"알아서 해."
-허락 감사합니다. 수영 카지노 호텔을 세계 최고의 카지노 호텔로 만들어내고 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