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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006화 (1,006/1,270)

프랜차이즈 갓 1006화

237장 AI카지노 (6)

하수영은 기분 좋게 말했다.

"오, 이렇게 빨리 전액 상환자가 나올 줄이야. 이건 저도 예상 못 했는데요."

"최근 전 세계적인 어업대란 때문에 생선 가격이 폭등한 게 아주 컸습니다. 원가와 수수료, 기타 경비다 빼고도 8, 90% 이상이 남으니까요."

부군수가 옆에서 얼른 덧붙였다.

"더군다나 어민 회장님 덕분에 수산물 소득세도 비과세 대상이 되었지 않습니까. 큼직한 세금을 모두 면제받으니, 돈을 더 빨리 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혹시 두 분도 전액 상환자에 포함됩니까?"

그러자 군수와 부군수는 조금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저희는 아닙니다."

"음, 공무 때문에 아무래도 생업은 조금 소홀히 할 수밖에 없으셨나요?"

"그건 아닙니다. 저희 둘은 고민끝에 전액 상환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니, 어째서죠?"

"회장님이 인생 처음으로 대출해 주신 소중한 빚을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딱 천만 원을 남겨두고, 더는 상환하지 않으려고요."

"만기까지는 계속 들고 갈 겁니다. 연장도 계속해서 최대한 오래 들고 있을 겁니다."

하수영은 군수와 부군수의 어깨를 조용히 잡았다.

"이거 두 분이 제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군요. 제가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해 드린 대출을 그렇게 소중한 기념으로 여겨주실 줄이야."

하수영은 따뜻하게 말을 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두 분의 남은 빚 천만 원은 만기 제한을 두지 않고 풀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자도 받지 않겠습니다. 그냥 기념대출이다 생각하고 갖고 계시죠."

"아, 그래도 됩니까? 감사합니다."

"연장에 연장을 거듭해도 30년 안에는 결국 갚아야 하는데 거기서 더 늘려주신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지원해 드리고 싶었던 분들이 바로 두 분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제 지원이 멋진 결실을 맺은 거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울릉군은 하수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섬이 되었다.

양식 사업뿐만 아니라 독도 관광사업까지도 얽혀 있으니.

독도 해상펜션에서 필요한 직원은 가장 먼저 울릉도 군민이 우선순위로 뽑힌다.

같은 능력이라면 울릉도 군민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 울릉도가 이번에 전국 주민소득이 1위를 찍었습니다."

"오, 그래요?"

"네, 원래 울산이 1위, 서울이 2위였는데 저희 울릉도가 그 둘을 제쳤습니다."

물론 규모는 울릉도가 한참 뒤처진다.

하지만 전체 주민소득을 주민 숫자로 나누었을 때, 울릉도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울릉도로 이주한 양식업자들은 하나같이 억대 고소득자였으니.

"이거 여러모로 경사가 겹치는데요. 카지노 한 번 가서 슬롯머신 쫙땅겨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하하, 단체로 강원랜드 여행이라도 한 번 갈까요? 물론 어민 회장님 것까지 저희가 전부 내겠습니다."

"제가 원래 남한테 안 얻어먹는데, 그럼 오늘은 즐겁게 한 번 얻어먹어 보겠습니다."

"네? 오늘이라니요?"

"설마 강원랜드를 지금 가시겠다는……?"

하수영은 태연히 말했다.

"이런 건 원래 말 나온 김에 가야지, 나중에 한 번 날 잡아보자 하다가 결국 제삿날에 회식 잡아요. 다들 준비하세요."

"하지만 지금 시간이……."

"헬기 부르겠습니다."

닥터헬기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에서 구매한 대형 담수헬기도 잔뜩 있었다.

담수헬기는 산악구조 임무도 병행 하기에, 승선 공간이 상당히 넓다.

의자 배치를 조절하면 한 번에 12인까지도 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애초에 큰 물탱크에 물을 잔뜩 싣고 산불을 끄거나, 말라 버린 논밭에 물을 주는 목적의 초대형 산업헬기.

대형 담수탱크를 떼어버리고 사람만 태우면 속도도 무척 빨라진다.

울릉도에서 강원랜드까지는 45분이면 간다.

"제가 들여온 담수헬기만 300기가 넘습니다. 그중 절반 이상이 강원도에 중점적으로 배치돼 있죠. 아무래도 산불이 자주 나는 지역이다 보니 말입니다."

"아, 그럼 저희 담수헬기 타고 강원랜드까지 가는 겁니까?"

"네, 닥터헬기로 여러분 전부를 태우고 가는 것은 힘들어서요. 운항안 하고 대기 중인 닥터헬기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하여 양식업자 중에서 시간이 나는 사람들은 하수영과 함께 강원랜드 번개를 가게 되었다.

생전 처음 강원랜드를 오게 된 젊은 양식업자들은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여기가 바로 강원랜드……."

"국가가 국민에게 허락한 유일한 도박장……."

"유일한 도박장은 아니죠. 경마장도 있으니까 유이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 그렇게 되나요?"

"주식장도 있으니까 유삼하다고 합시다."

"와, 진짜 비싼 차들 많네요."

페라리,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등, 이제는 돈 잘 버는 양식업자들도 눈이 튀어나오게 비싼 차량들이 도로 외곽에 줄을 지어 주차돼 있었다.

"그런데 차들 상태가 왜 저래? 먼지가 너무 많이 쌓였는데?"

하수영이 태연히 말했다.

"도박 빚에 저당 잡힌 차들입니다."

"……."

"……."

"여러분들도 저 있을 때 말고 혼자 오시면 저 꼴이 납니다. 도박장에서 돈을 버는 건 손님도, 딜러도 아닙니다. 결국 도박장 주인뿐이죠."

"……."

그렇게 하수영 일행은 강원랜드 안으로 들어섰다.

울릉군수 등 군의회에 적을 둔 이들은 오늘 여기에 오지 않았다.

작지만 공직자이다 보니 구설수에 오를 일은 최대한 피한 것이다.

그 점을 염려한 어느 양식업자가 하수영한테 조용히 물었다.

"저, 어민 회장님. 그런데 괜찮으십니까? 이런 곳에 출입하면 청담동유권자들이 회장님을 비난하지 않겠습니까?"

"괜찮습니다. 저희 지역구 주민들은 이런 것에 매우 관대합니다. 다들 카지노 한 번씩은 들러보신 분들이 많아서요."

"……."

"강원랜드 출입이 불법도 아닌데 뭐 어떻습니까? 저만 당당하면 됩니다."

"그래도 나중에 큰 정치판에 진출하실 때 이게 발목을 잡는 건 아닌지……."

"그럴 생각은 없는데요. 그리고 마음이 바뀌더라도 강원랜드 출입 한 두 번 했다고 문제 될 일 없습니다."

하수영은 인자하게 웃어 보였다.

"저 하수영입니다."

"……!"

우려를 표했던 양식업자는 그 한 마디에 머릿속에 전기가 짜르르 울리는 것을 느꼈다.

"똥파리들이 아무리 날뛰어봐야 용은 못 당합니다. 걱정 마시고, 오늘은 즐깁시다."

그리고 입장을 한 뒤.

"저는 포커방 가서 집에 가야 할 친구들 찾아서 초토화 좀 시키고 나올 테니, 여러분들은 슬롯머신이나 바카라 같은 간단한 거나 좀 즐기고 계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집에 가야 할 친구들? 초토화? 무슨 뜻이지?'

그렇게 양식업자들은 하수영과 갈라져서 카지노를 즐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돈도 좀 땄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이었을 뿐, 게임을 거듭할수록 그들은 돈을 잃어갔다.

그래도 다 같이 즐거워하며 카지노문화 그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하수영이 헬기에서부터 오픈톡방으로 당부했던 말이 있기 때문이었다.

'돈을 딸려고 하는 그 순간부터 도박중독자가 되는 겁니다. 게임 이용 료를 지불하고, 게임을 즐기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우리가 내는 집은 피시방 요금인 겁니다.'

때문에 처음에 환전한 칩이 바닥을 보여감에도, 다들 여유 있게 웃을 수 있었다.

***

-마스터, 왜 같이 붙어 다니면서 운을 나눠주지 않고 놔두는 겁니까?

"일단 예방주사 한 방은 맞아야 할 거 아니냐. 그래야 행운이 마냥 굴러들어온다는 게 아닌 걸 깨닫겠지."

-아, 그렇습니까?

"그나저나 이 아저씨들은 눈깔이다 죽었네. 쯧쯧."

도박중독자들과 한 테이블에 앉은 하수영은 심드렁하게 카드를 확인했다.

"육지 나가면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카지노 도박장이 있으니, 미리미리 예방주사 세게 맞혀 놔야지."

-갑작스레 큰돈을 벌게 돼서 양식 업자들이 들뜨긴 했습니다.

"한 번은 거쳐 가야 할 시련이야. 내 양식장 오토들이 강원랜드 중독자가 되는 꼴은 못 본다."

그리고 로티플이 떴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믿지 못한다는듯이 괴성을 질렀고, 딜러조차도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동공이 흔들렸다.

어떤 경우에서도 감정을 보여서는 안 되지만, 뜬금없이 터진 로티플에는 딜러조차도 당황하고 만 것이다.

"이보세요! 한 번만 봐주쇼! 아니 아니, 칩 조금만 빌려주쇼! 내가 꼭 벌어서 갚겠소!"

"벌어서 갚겠다고? 못 갚게 되면?"

"반드시 벌어서 갚는다니까! 안 되면 내가 장기라도 팔겠소!"

하수영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장기는 됐고, 돈 갚을 때까지 내 고깃배에 타서 몸으로 갚아야 할 거요. 알겠어요?"

"알았수다, 알았어! 내 약속하지! 계약서라도 쓸까요?"

"종이 쪼가리는 필요 없으니 됐어요. 강제집행하면 되니까."

도박중독자들이 휑한 눈으로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러나 사정사정해서 빌려 간 칩마저 전부 잃었고, 하수영은 좌절하는 그들을 외면한 채 칩을 모두 쓸어 담았다.

그리고 딜러에게 말했다.

"저 사람들 제가 누군지도 못 알아보는 거 보니, 어지간히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았나 봅니다."

"……역시 하수영 의원님이 맞으시군요. 닮은 사람인가 하고 계속 긴가민가했습니다."

"저 사람들 좀 데려가겠습니다. 보안요원 불러주세요."

"예?"

"제 회사 직원들 가족 되는 사람들이라서요. 제가 데려가서 고기잡이 배에 태워서 도박 중독 좀 끊어보려고요."

"아…… 하지만 저희 측에서 강제로 물리력을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명분이 있죠. 제 칩을 빌리고 안갚았다는."

그렇게 하수영은 목표로 삼았던, 수영그룹 직원의 가족이자 도박 중독자인 셋을 강제로 잡아끌고 포커룸을 나섰다.

"양식장에서 고깃배 한 1년 정도 타면 도박 좀 끊으려나."

-이 상태로는 가족에게 돌려보낼 수 없습니다. 목장과 양식장에서 번갈아 굴리며 정신개조를 거쳐야 합니다.

"직원들한테는 알려줘라. 가족들 찾았다고."

-예, 마스터.

동행한 양식업자들에게 돌아온 하수영은 그들이 칩을 남김없이 잃은 것을 알 수 있었다.

1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한나절도안 돼서 모두 날려 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양식업자들의 표정은 매우 밝고, 즐거움이 넘쳤다.

"하루 재밌게 놀면서 색다른 경험도 한 티켓값이라고 생각하니, 별로 억울하진 않습니다."

"아주 비싼 핵과금 게임이라고 생각하면서 즐겼습니다."

"도박은 정말 손을 대면 패가망신을 하는군요. 잠깐 사이에 100만 원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피시방 요금이라고 생각하니 본전 이상으로 뽑아낸 느낌입니다."

하수영이 대견해서 말했다.

"이 정도면 예방주사는 잘 맞은 거 같으니까, 이제 빵과 우유를 먹으러 가볼까요?"

"예?"

"원래 주삿바늘 빼고 나면 빵과 우유 먹잖아요."

"그건 헌혈 주사……."

"자, 갑시다."

하수영은 그들을 데리고 다니며 슬롯머신, 바카라 등 카지노 측을 상대로 돈을 따내는 게임 테이블을 골라 다녔다.

하수영의 기운을 나눠 받은 그들은 마지막에는 최소 5,000만 원 이상을 딴 채, 얼떨떨한 기분으로 카지노를 나설 수 있었다.

특히 포커룸에서 끌고 온 도박중독자들은 도박의 신을 영접한 듯이 눈이 휘둥그레져 있었다.

"첫 자영업이 크게 성공했으니 앞으로 많은 유혹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까 한나절 만에 돈 다 잃은 것을 잊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어민 회장님."

"여러분들의 운은 이미 저를 만나 양식장에 발을 들이면서 다 썼어요. 카지노 같은데 혼자 갔다가는 영혼까지 탈탈 털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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