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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50화 (50/340)

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 49화

(49)

“나는 여기 모인 그대들이 란체아 대신 나를 선택해준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그대들은 나를 선택했고, 또한 내게 선택받았다.”

발렌시아누스가 빠르게 말을 이었다.

반론 따위는 듣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촛불 빛을 담은 그의 두 눈이 황금처럼 번쩍였다.

그는 막대한 의문과 불안감, 당황으로 흔들리는 또 다른 눈들을 특유의 불량하고 퇴폐적인 열기로 위압하고 또 포용했다.

충분히 많은 이들에게 권유했고, 와야 할 자들은 모두 왔으며, 거절한 자들은 나름의 선택을 했다.

이제 온 자들에게 집중할 시간이었다.

“그대들은 외가가 모두 대귀족 출신이라 아무리 폐하라 해도 아무런 명분 없이 목을 벨 수는 없지. 그러나 황제 폐하께서는 더 이상 이 지루한 대치 상태를 유지할 마음이 없으시다.”

헬레나는 특유의 판단력으로 그 말뜻을 이해했다.

황제가 자신들을 죄다 죽여 버릴 ‘마음’을 먹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제일 힘든 걸 해낸 이상 실행 방법과 명분은 문제가 아니었다.

‘어머니. 가문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가겠습니다. 부디 저 같은 자식새끼는 빨리 잊으시고, 예쁜 새 아이를 다시 낳아 잘 기르십시오.’

“하지만 나는 그대들 같은 인재가 ‘자결 당하는’ 게 유감스럽다고 생각해 폐하께 간언했고, 그대들을 회유할 권한을 얻었다.”

발렌시아누스의 음성이 헬레나의 귀를 파고들었다.

‘제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꼭 쥐었다.

헬레나도, 하드리탄도, 데니아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회유책’이 나오기를 바랐다.

그 마음 잘 안다는 듯 웃으며 발렌시아누스는 금실 수놓은 하얀 제복 아래서 양피지 한 장을 꺼내 들었다.

금가루 섞인 고급 잉크에 위조 방지 마법 인장까지 찍힌 진품이었다.

“이는 황제 폐하께서 내게 내어 주신 칙서다. 그대들에게 폐하께서 요구하시는 바가 쓰여 있다.”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몰렸다.

요구한다는 걸 거꾸로 생각해보면 협조를 원한다는 것.

진짜로 살려줄 마음이 있다는 뜻이었다.

“폐하는 성자에게 기름 부음을 받은 다음, 각지의 대귀족들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하실 것이다. 그때 그대들은 눈물겨운 편지로 그대들의 외가를 설득하면 된다. 성공하면, 외가로 보내 주겠다. 수도에 남고 싶다면 이 궁에서도 풀어 줄 것이고, 나처럼 출세할 기회도 줄 것이다.”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회유책이었다.

너무 좋은 조건이라서 의심될 정도였다.

성자에게 기름 부음을 받은 다음이라면 굳이 자기들이 필요 없을 수도 있었다.

그런 속마음을 읽었다는 듯 발렌시아누스는 말을 이었다.

“황제 폐하께서는 괴물이 아니시다. 그분은 우리보다 높은 곳에서 우리보다 많은 걸 고려하시기에, 가끔 이해할 수 없거나 잔혹한 선택을 내리시지만, 그분 역시 결국 이해득실과 명분과 호불호가 있는 사람이시지.”

헬레나는 내심 폭소를 터뜨렸다.

모두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발렌시아누스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근엄하게 말을 이었다.

“그분께서는 제국의 충신인 대귀족들과 무의미한 소모와 드잡이로 국력을 낭비하기를 원하지 않으신다.”

정확히는 그가 원하는 거였다.

잠시 침묵이 어렸다.

헬레나는 데니아와 눈빛을 나눴고, 하드리탄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이내 헬레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한 가지만 묻겠다. 란체아를 따라간 자들은 정확히 어떻게 되지?”

발렌시아누스는 물어줘서 고맙다는 듯 곧바로 답했다.

“그들은 홍등가와 손을 잡고 제국 황실의 기밀정보를 타국에 팔아넘기려 한 역당들이지만, 황제 폐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로 자결을 허락받을 것이다.”

하드리탄이 잿빛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 쥐며, 망설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란체아의 실행일이나 자세한 계획 같은 걸 밀고하면 추가적인 포상을 받을 수 있나?”

발렌시아누스는 그게 이미 내적 결심을 마친 사람이 고민하는 척할 때 하는 행동임을 알고 있었다.

“먼저 물어 주니 고맙군. 당연하다. 안 그래도 내가 알아가야 하는 정보들이었다.”

황족들의 눈이 여기저기서 빛났다.

“어쩌면…….”

“제이릴리스 폐하 아래서 출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내 어머니도 그때 안 돌아가셨고, 형제자매도 그때 안 죽었네. 나는 계승서열도 애매하게 높아, 누가 황제가 되든 견제 받다 독살당했을 거야. 살아남을 기회가 온다면 잡겠네.”

발렌시아누스는 흐뭇하게 웃었다.

희망만큼 사람을 강하게 하는 건 없었다.

“그럼 모두 서명하겠다는 뜻으로 알아듣겠네.”

그는 양피지와 깃펜을 꺼내며 말했다.

“아, 이왕 모인 이들끼리 얼굴은 꼭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군. 후드나 베일은 벗어 주겠나?”

데니아를 비롯한 황족 몇몇이 후드를 벗었다.

그중 한 사내의 얼굴을 본 발렌시아누스는 일순 숨이 멎을 듯 당황했다.

황금 가루 섞인 잉크병을 팔꿈치로 쳐 떨어트릴 뻔할 정도였다.

“유스티아누스?”

수수한 검은 머리와 대비되는 황금 같은 눈동자, 물색의 망토를 두르고 평민들과 어깨를 맞대던 사내.

반역 황자라 불리며 제이릴리스에 대항한 끝에 결국 제국을 멸망시킨 괴물.

“예?”

그가 당혹감 어린 목소리로, 겁먹은 눈을 뜨고 되물었다.

순간 발렌시아누스는 검을 뽑아 그를 베어버려야 할지 고민했다.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가 이전 삶에서 제이릴리스의 한쪽 팔을 베어버렸던 장면만큼은 아직도 선명히 뇌리에 남아있었다.

발렌시아누스는 그가 수많은 ‘반역 황자’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일 뿐이라는 걸 되새기며 감정을 억눌렀다.

간신히 짜 놓은 판을 엎어 버릴 수는 없었다.

“……아닐세. 서명하게나.”

발렌시아누스는 모인 황족들에게 안 지켜질 게 뻔한 입단속을 시키고, 헬레나나 하드리탄처럼 믿을 만한 자에게 간단한 임무를 은밀히 준 뒤 모임을 끝냈다.

루디와 텐티아를 거느리고 캄캄한 복도를 걸으며 그는 유스티아누스를 떠올렸다.

지금이라도 올라가 베어버려야 하는 걸까?

회귀한 이상 그 역시 끌어들여 충신으로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셨습니다.”

“응? 경 뭐라고 했나?”

“친족들의 목숨을 살피려 황제 폐하께 적극적으로 탄원하신 그 모습이 참으로 정정당당한 기사다셨습니다. 그 칙서는 언제 받아오신 겁니까?”

텐티아가 열의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발렌시아누스는 눈을 피하며 답했다.

“받아온 적 없네. 아무 양피지나 고른 다음에, 지난번 플라니티에스 후작가와 회담할 때 썼던 잉크로 내가 적당히 꾸며낸 거야. 이제 폐하께 가서 이와 비슷한 조건을 받을 수 있도록 혀를 놀려야겠지.”

“네?”

“그럼 문장은 어떻게 된 겁니까?”

“문장은 완전히 가짜일세. 도안부터 다르니 당연히 위조 방지에 걸리지 않지. 위조한 게 아니니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이신 건가요!”

“대공 전하. 그런 개망나니 같은 짓은 그만두셔야 합니다!”

* * *

그곳은 마법사에게 기반 공사를 맡겨 지은 최고급 카지노 호텔의 vip실이었다.

웅장한 원탁에 희망, 미래, 뱀, 하늘, 구원을 비롯한 카지노의 지배인들이 둘러앉아 있었다.

그들은 제각각 홍등가의 왕이나 다름없었다.

숙련공 한 달 월급보다 비싼 술을 원 없이 마셨고, 미모의 사내와 여인들을 내키는 데로 안았으며, 용병 출신 실력 좋은 가드들을 사병으로 부리며, 이 붉은 등 켜진 거리를 지배해 왔다.

하지만 오늘 그들의 얼굴은 구겨질 대로 구겨져 있었다.

“다들 오랜만이구나.”

새침한 인상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남색 머리카락, 금은 요동의 눈동자를 가진 천재 마법사.

겉은 남색, 안쪽이 붉은색인 고깔모자와 로브는 여전했지만, 오늘은 주먹보다 큰 보석이 달린 최고급 지팡이까지 짚고 있었다.

잊은 줄 알았던 악몽이 돌아와 그들에게 지옥을 선사했다.

“……금의 악몽.”

지난번처럼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지팡이가 없을 때도 홀로 미래 카지노 1층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그녀다.

하물며 이제는 지팡이도 있고, 마법의 효율을 올려 주는 시약까지 가지고 있을 게 뻔하다.

하물며 지금 그녀의 뒤에 서 있는 건 제국에서 최강을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기사였다.

짧은 수염과 사자 갈기 같은 머리카락, 형형한 검은 눈동자를 빛내는, 전성기의 맹수 같은 사내.

야성과 지성을 겸비한 거구의 기사.

흑철 기사단장 바르바토스.

새까맣게 칠한 전신 판금 갑옷을 물 샐 틈 없이 갖춰 입은 그가 세레라지에의 등 뒤에 서 있었다.

세레라지에가 바르바토스와 지배인들을 한 번씩 번갈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제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거라고 믿어도 되겠니?”

“……그렇습니다.”

“어머나. 그런 표정 짓지 말렴. 내가 협박이라도 하는 거 같잖니.”

“아닙니다.”

“그래. 그럼 이제부터 정당한 요구를 시작할게. 기억이 애매하거나, 불분명한 부분은 너희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단다. 아, 혹시라도 내 기억에 의문을 표할 생각은 하지 마렴. 내 기억력은 너희와 차원이 다르단다.”

20대에 무영창 4서클 마법사가 된 천재의 말이었다.

게다가 그 뒤에 흑철 기사단장이 버티고 서 있었으니, 상대가 천재가 아니더라도 그러려니 해야 했다.

“……환산하면 ‘뱀’에서 금화 8천 7백 38닢, 은화 세 닢. 맞지?”

“예…….”

“그리고 ‘희망’에서 금화 4천 6백 55닢, 은화 여덟 닢. 맞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래’. 금화 1만 3천 8백 72닢에 은화 9닢.”

카지노 지배인들은 그녀의 입에서 정확한 기억력에 따른 정확한 액수가 나올 때마다 몸을 떨었다.

어지간한 대영주도 기겁할 금액이었다.

그들 역시 자체적으로 계산해본 자료가 있었다.

세레라지에의 기억은 그 액수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그 돈을 현금으로 내게 되면 무조건 파산이었다.

간신히 파산을 피한다 해도 상납금이 문제였다.

그렇다고 버틸 수도 없었다.

못 내겠다고 하면 저 뒤에 있는 기사가 어떻게 나올지 분명했으니까.

세레라지에가 웃었다.

새침하고 아름답게 웃었다.

“카지노는 언제든 칩 환전을 요구할 수 있는 거 맞지?”

“그러려면 칩을 가져오셔야 합니다.”

‘미래’ 카지노의 주인이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쏘아보며 말했다.

“나를 죽이려 했던 주제에 뻔뻔하기도 하구나.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내가 머물던 방은 이미 너희가 싹 치워버렸을 텐데?”

“칩이 없다면 한 푼도 내드릴 수 업습니다.”

‘뱀’ 카지노의 주인이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그게 그들이 유일하게 믿어 볼 만한 규칙이었다.

아무리 세레라지에라도 마법으로 두들겨 패면서 돈을 내놓으라고 하지는 않는다.

발렌시아누스와 달리 그녀는 그 정도의 망나니는 아니었다.

환전을 요구한다는 당연한 절차가, 규칙이 뒷받침되기에 그녀의 요구는 힘을 가졌다.

그리고 카지노 이용 약관에는 환전하려면 칩을 가져와야 한다는 조항이 분명히 들어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규칙과 명분은 뒷거래로 만들어지는 법이었다.

검은 정장에 붉은 여우 가면을 쓴 여자.

적가면은 가면 너머에서 눈동자를 빛냈다.

“‘희망’은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네년!”

“지금 무슨-?”

“힘을 합쳐 버텨도 모자랄 판에!”

“동의했잖는가? 버티자고!”

주변 지배인들이 경악했지만, 적가면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이미 발렌시아누스의 편지와 언질을 받은 그녀였다.

바르바토스가 오래지 않아 홍등가 전체를 쓸어버릴 거라고.

마약에서 손을 완전히 떼라고.

그녀는 그 정보를 어디에도 팔지 않았다.

“금화 4천 6백 55닢, 은화 8닢. 모두 내어드리겠습니다. 현금을 만들어야 하니 일주일만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세레라지에는 흡족하게 웃었다.

선례는 힘이 된다.

이대로 압박해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녀는 그런 걸 즐기지는 않았다.

“열흘을 줄게. 너희 모두에게. 열흘 뒤 정오에 다시 찾아왔을 때 금화 자루를 준비해놓도록 하렴. 그동안은 이 호텔에서 머물도록 할게. 자, 어서 튀어나가 주겠니? 금화 세야지?”

지배인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섰다.

명백히 일그러지고 당혹감에 물든 얼굴을 하고서.

복도를 걸으며 그들은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황실이 우리를 다 죽이려고 하는 게 틀림없습니다.”

“어르신은 뭐라고 하십니까?”

“답이 없으시네. 어쩌면 이미…….”

“이미?”

이미 죽었다, 이미 도망쳤다, 이미 자신들을 버렸다.

그 단어는 많을 걸 상상하도록 했다.

“차라리 우리도 도망치는 게 어떻습니까? 듣자 하니 이번에 황족들 몇몇이 수도를 떠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이 호텔과 기계들을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

“제국 수도나 되니까 현금이 이렇게 돌지. 어느 영지, 어느 나라로 가도 도박 장사로 이렇게 벌 수는 없네.”

“열흘간 최대한 금으로 바꿔 봐야지요. 그럴 명분은 있잖습니까?”

“그래도 입에 풀칠은 하겠지요. 돈이 아니면 노예장사나 땅장사를 겸해도 되고요.”

잠시 그들 사이에 침묵이 돌았다.

호텔과 기계를 팔고 현금을 긁어모을 명분은 있었다.

“제값의 반도 못 받을 텐데?”

“돈이 목숨보다 중요합니까?”

카지노 지배인들이 눈을 마주쳤다.

* * *

카지노 지배인들은 호텔과 기계를 담보 삼아 고리대금업자들에게 막대한 대출을 받아냈다.

실력 좋은 가드들을 수도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장비로 무장시키고, 기계의 핵심 부품을 챙기고, 손놀림 좋은 딜러들 몇몇을 회유해 미래를 준비했다.

란체아와 황족들은 카지노 지배인들이 함께 떠난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뻐했다.

자신들도 같이 나가야 하는 판에 장난을 치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하드리탄이 발렌시아누스를 찾아왔다.

“정확한 실행일은 란체아만 알고 있다. 출발하기 한 시간 전에 알려줄 테니 모두 긴장하고 있으라는 식이야.”

“그런 말을 폐하께 보고하라고 찾아온 건 아니겠지?”

“놈이 길드에 가입하지 않고 불법으로 영업하는 마부들과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사흘 뒤, 아니면 닷새 뒤다. 이 이상은 알아낼 수 없었어. 동문의 수로와 강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 말을 전해 들은 황제는 관절 반지를 낀 손으로 팔걸이를 툭툭 내리쳤다.

“둘이 합류했군. 각개 격파가 전술의 기본인데, 피곤하게 되었다.”

“그렇사옵니다.”

“이번에 못 잡으면 한동안 침묵하겠지. 기껏 만든 명분이다. 내년으로 미룰 수는 없어. 1년 안에 수도 정국을 평정하고 싶구나.”

“하오면.”

“소규모로 대기하라. 격전이 일어나면 그때 기사들을 보낼 것이다.”

“예. 폐하. 그리 전하겠나이다.”

“‘전하다’니? 그대도 함께다. 밤새 강가에서 놈들이 움직이나 움직이지 않나 똑똑히 지켜보도록.”

“잘못 들었습니다?”

제이릴리스가 짓궂게 웃었다.

“짐의 이름을 함부로 쓴 벌이다. 목을 치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기거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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