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 55화
(55)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설령 태양이 꺼지더라도 붉은 등은 꺼지지 않는다.
홍등가를 가장 잘 표현했다고 전해지는 문장을 떠올리며 적가면은 거리를 걸었다.
“여자는 끌고 가서 가둬. 우리 쪽에서 일해야 하니까 손대지 말고.”
“예. 누님.”
“남자는 심하게 다친 애들은 지하수로에 던지고, 반반한 애들은 치료해줘.”
“여부가 있겠습니까.”
“알아서 기는 애들은 절대 건들지 마. 그래야 다른 ‘가게’들도 괜히 반항하지 않을 테니까.”
“언제나 현명하십니다.”
붉은 가면 턱 아래쪽이 벌어지고, 적가면은 곰방대를 물었다.
교회에서 팔지 않는 불법 밀수 연초였다.
그녀는 연기를 깊이 마셨다 뱉어내며 외쳤다.
“자. 들어가자.”
“와아아아아!”
동시에 그녀를 따르는 가드들이 함성을 내지르며 눈앞의 호텔 카지노 입구로 몰려들었다.
“저 자식들이!”
“막아!”
그 ‘가게’의 기도들이 기겁하며 문 앞에서 강철 곤봉을 휘둘렀다.
“죽어!”
“뚫어!”
곤봉이 휘둘러질 때마다 머리와 팔다리가 깨져 나갔다.
“우리가 이 거리의 희망이다!”
홍등가 7할이 쓸려나갔던 밤에도 유일하게 무사했던 게 적가면의 ‘희망’이었기에, 그녀를 따르는 가드들은 사기가 높았다.
“가자!”
습격당한 호텔의 가드들이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쓰러졌다.
“이 새끼들이 감히…….”
그때 카지노 안에서 덩치 큰 중년의 사내가 달려 나왔다.
그는 재빠른 발차기 두 번으로 적가면의 가드 세 명을 쓰러트리고,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곤봉을 휘둘러 네 명을 거꾸러트렸다.
정확히 관자놀이를 쳐 뇌진탕을 일으킨 걸 보면 분명 실력 있는 용병 출신이었으니라.
“얘들아! 정신 차려라!”
그 사내의 합류로 다시 기세가 살아나려는 찰나, 적가면은 등 뒤에 날렵한 인상의 사내에게 턱짓했다.
한때 두 대공을 ‘미래’ 카지노에서 탈출시켰던 기도였다.
그가 두 자루 소검을 휘두르며 계단을 뛰어 올랐다.
호텔 가드들이 맞서 봤지만, 마나를 다루는 소드 유저는 반응속도 자체가 달랐다.
푹, 푸욱!
“아악!”
“크윽……!”
그들이 무기를 쳐들기도 전에 허벅지와 옆구리를 찔려 바닥을 구르는 이가 태반이었다.
“대단한 분들을 보았더니, 이제 너 따위는 눈에 들지도 않는군.”
따악, 그리고 삭-!
강철 곤봉을 소검으로 막아낸 날렵한 인상의 사내가 덩치 큰 사내의 목을 순식간에 그었다.
“용병에서 은퇴했을 때 이 바닥에서 손을 완전히 떼지 그랬나?”
“그랬어야 했지. 빌어먹을. 가족이랑 수도에서 살아 보겠다고…….”
덩치 큰 사내가 입구 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적가면은 가드들에게 둘러싸여 그를 지나쳤다.
“어리석은 놈.”
그녀가 호텔 1층 카지노에 들어설 무렵 이미 안쪽은 정리가 끝나 있었다.
“순순히 서명하는 게 우리 모두에게 좋을 거 같은데.”
그곳의 지배인을 무릎 꿇려 놓고, 순이익의 30%를 상납한다는 계약서를 쓰게 만들었다.
“입 맞추렴.”
적가면은 귀족과 기사들의 충성 맹세를 흉내 내며 반지 낀 손을 내밀었다.
50대 지배인은 굴욕감에 일순 이를 악물었지만, 그를 둘러싼 ‘희망’ 가드들의 흉흉한 눈빛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적가면의 배후엔 천하의 개망나니 발렌시아누스가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매출의 30%도 아니고, 순수익의 30%이면 그래도 낼만 한 액수다.
패권자인 그녀의 그늘 밑으로 들어갔으니 이제 주변 ‘가게’들과 항쟁할 필요도 없으리라.
다친 애들을 치료하기 위해 내던 교회 기부금을 생각하면, 되려 이익이 남을 수도 있었다.
그는 순순히 적가면의 반지에 입 맞췄다.
“잘했어. 동생.”
“예. 누님.”
“보호비는 다음 달부터 내. 이거 애들 치료비 쓰고”
“감사합니다.”
사내가 허리를 깊숙이 숙이자, 적가면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얘들아, 가자!”
“우리가 이 거리의 희망이다!”
적가면은 기분 좋게 웃으며 희망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돌아가던 와중 열댓 명의 칼잡이들과 마주쳤다.
빈민가 출신이 분명한 그들의 손에는 철판을 갈아 만든 장검이 들려 있었다.
“젠장!”
“막아!”
홍등가는 지을 때부터 길이 좁았는데, 이는 어떻게든 가게를 넓히려 한 지배인들과 패싸움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는 행정관들의 목표가 일치한 경우였다.
길이 좁으니 수적 우세를 살리기 어려웠고, 후방이나 전방의 인원들이 격전지에 가세하는 게 어려웠다.
전체적인 수는 희망의 가드들이 훨씬 많았지만, 맨 앞에서 적가면을 지킬 수 있는 가드들은 대여섯뿐이었다.
가드들이 하나둘 장검에 베여 쓰러지고, 후방을 맡던 소드 유저가 인파를 헤치고 달려 나올 무렵, 이미 칼잡이들은 적가면에게 검을 들이밀고 있었다.
“진득하게 감싸 안는 불꽃.”
“어?”
“아악!”
그리고 단 한 마디가 내뱉어진 끝에 열댓 명의 칼잡이가 바닥을 굴렀다.
아무리 빈민가에서 거칠게 살아왔다 해도 불꽃은 견딜 수 없었다.
적가면은 다친 부하들을 부축하며 고개를 들었다.
건물 모퉁이 너머에서 하얀 가면을 쓴 백발금안의 황족이 유유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가면 너머 아릿한 눈웃음부터 하얀 제복 끝단까지 어느 곳 하나 오만하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덕분에 몇 번이나 목숨을 건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알면 됐어. 네가 맨입으로 사과할 사람도 아니고.”
그는 자연스럽게 무리에 합류해 적가면 옆을 걸었다.
“이 거리의 지배자가 된 기분이 어때?”
“배신자 취급받느라 고생입니다. 오늘도 세 번이나 습격을 받았지요.”
“그건 기분이 아니지.”
“째집니다. 불로소득이 늘어나고 누님, 누님 소리 들으니 사는 맛이 나는군요. 그동안 어떻게 실장 노릇 하며 살았나 싶습니다.”
“‘조직’ 담그기 잘했지?”
그녀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바닥이라고 해 봐야 결국 수도 안 아닙니까? 장검 하나도 못 다루는 애들 믿고서 왕 노릇 하면 뒷산의 여우지요. ……언제 늑대에게 잡아먹힐지 모르는 여우는 용이나 사자 옆에 있어야 안전합니다.”
“그래. 알면 됐어.”
적가면은 그가 원하는 답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가게에 들락거린다 해서 황족과 귀족을 얕잡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발렌시아누스의 노란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마약 퍼뜨리지 말고, 황실이나 귀족들 정보로 장난질 치지 마. 언제 기사들이 올지 모르니까. 이상한 주술이나 마도구에 손대지 마. 잘못하면 침식자랑 엮여서 거리에 성기사단 몰려온다. 불법 고리대 건들지 마. 황제 폐하가 군비 확충하려 현금 못 걷어서 안달이니까.”
“예.”
“그것만 지켜 주면. 아마 너는 계속 이 거리의 왕으로 살 수 있을 거야.”
발렌시아누스에게 적가면은 생각지도 못한 선물 같은 것이었다.
세레라지에와 루디와 텐티아가 반드시 얻어야 할 인연이었다면, 적가면은 운 좋게 지속된 인연이었다.
손에 들어온 걸 놓기는 싫은 게 사람 마음이니, 이왕이면 좋게 좋게 지내고 싶었다.
“놀고 가시렵니까? 저희 가게에 예쁜 애들 많습니다.”
“됐어. 일하러 가야 해.”
“혈통 유출 때문에 여자가 불안하시면 남자는 어떠십니까? 좋은 애들 많습니다.”
“그쪽은 일이 없어도 사양이다.”
발렌시아누스가 정색했고, 적가면은 가면 너머로도 알 수 있게 웃었다.
가게 앞을 지나며 그녀는 가드를 시켜 미리 준비해준 주머니를 내밀었고, 발렌시아누스 역시 가면 너머로도 알 수 있게 웃었다.
황금은 지금만큼이나 좋은 금이었다.
* * *
잿빛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날카롭고 단단한 인상의 소년, 진은 단풍이 들기 시작한 아카데미 안을 걸었다.
한 소년은 코트를 입고 홀로 거리를 걷고, 한 소녀는 나무 아래 앉아 시를 쓰고, 한 연인은 시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함께 거리를 걸었다.
셋 모두 이 배움의 거리와 어울리는 풍경이었지만, 진은 예외였다.
“진. 중간고사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공부하러 가는가?”
“미안하네! 꼭 오늘 외우고 싶은 구절이 있다네.”
평소 함께하던 궁정 귀족가 자제들이 손을 흔들었다.
“역시 수석이로군. 우리도 그를 본받아 학업에 집중하도록 하세.”
“폐하께서 군비를 늘리는 걸 보니 어쩌면 네놈 따위도 폐하의 군대에서 한 자리 꿸 수도 있지 않겠나?”
“하하. 이 친구 말이 험하군. 그대야말로 황립 마도 공방에 공방주님들의 발걸레로라도 들어가려면…….”
진은 그들의 정다운 담화를 뒤로 하고 마법 거리와 배움의 거리 사이의 마굴로 향했다.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학생이 녹색 물약을 들고 뛰고, 파란 머리의 마법사가 도망치는 머리 셋 달린 고양이를 쫓는 곳.
어항에 담긴 문어가 다리만 어항 밖으로 빼서 거리를 걷고, 자동 소화 마법이 걸려 있지만 부작용으로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는 두루마리가 만들어지고 팔리는 곳.
수상한 마법약과 수상한 마도구와 수상한 사람이 모이는 그 거리의 한 건물 지하실로 진은 향했다.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수업이 늦게 끝났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학생이면 학업에 집중해야지.”
잔망스럽고 잔혹한 웃음을 흘리는 하얀제복의 대공이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은 문득 그의 나이가 궁금해졌다.
자신보다 어린 거 같으면서도 때로는 수십 년의 경력이 있는 교수님 같은 표정을 지었기 때문이다.
“이 애들이야? 이번에 침식에 손댄 게.”
“네. 3학년 하나, 성인반 둘입니다.”
지하실에는 학생 셋이 꽁꽁 묶여 있었다.
진이 모임을 만들어 관리하는 황족 사생아들이었다.
발렌시아누스가 하나도 안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어쩌다가 침식되었데?”
“남자애가 금서인 줄도 모르고 마도서 하나를 헌책방에서 사서 읽다가 정신 오염을 당했습니다. 정작 그 애는 별로 심하지 않은 거 같은데, 옮은 둘이 문제입니다.”
발렌시아누스가 처음 책을 읽은 소년의 눈꺼풀을 벌리고 눈 안을 들여다보았고, 진은 그의 행동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소년 둘과 소녀 하나를 검사한 그가 침음성을 흘렸다.
“그래. 처음 읽은 애랑 이 여자애는 괜찮네. 금서랑 같이 교회 가서 사정 대충 둘러대고 정화 받아. 돈은 내가 줄게. 그런데 이 남자애가 문제야. 너무 심해서 이제는 정화 받아 봐야 죽거나 백치가 될 거야. 눈이랑 귀도 망가지고.”
“아.”
“어떻게 하고 싶어?”
진은 요 한 달간 몇 번이나 자신의 한계를 체감했다.
나름 또래와 비교해서 많은 걸 이뤘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에는 그의 이해와 판단의 범주를 벗어난 이들이 너무 많았다.
“잘 모르겠지?”
그래서 발렌시아누스가 품속에서 단검을 뽑아 남학생의 목덜미를 깊게 찔렀을 때도 그리 당황하지 않았고, 되려 그런 자신에게 더욱 당황했다.
무의식적으로 뭔가 이유가 있겠지, 하고 생각해버려서.
“왜……?”
“백치도 황족인데, 백치는 정신력이라는 게 아예 없잖아?”
“예.”
“그럼 바로 옛것이 얼씨구나 하고 들어와서 폭주하겠지.”
“!”
“정화해 봐야 의미가 없는 거야. 그런 표정 하지 마. 네 나이 때는 아직 모르는 게 맞아.”
그때 진은 품고 있던 질문을 얼떨결에 내뱉었다.
“저는 열여덟 살입니다. 대공 전하께서는 몇 살이십니까?”
일순 발렌시아누스의 얼굴에 균열이 일었다.
그가 가진 몸의 나이는 이제 고작 열일곱이었다.
“됐다. 나이가 뭐가 중요하겠냐?”
그는 대충 얼버무리고 교회 기부금용 금화를 건네준 뒤 지하실을 나섰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능력 있는 애들 있으면 말하고.”
“수도 서원행…… 입니까?”
“당연하지. 폐하와 교회 간 협력과 상생의 상징! 얼마나 좋냐?”
진은 그 얼굴에 떠오른 40대 행정관료 같은 미소를 보았다.
황금색 눈이 비인간적으로 빛났다.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는 그 태도.
자신이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거 같다고 폭주한 반에게 던지려 할 때보다 지금의 그가 더 두려웠다.
분노나 살의 없이도,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죽일 거 같아서.
……그에게 효율의 기준은 뭘까?
뭘 더 쉽고 빠르게 이룰 수 있어야 그가 생각하기에 효율적인 걸까?
“진. 무슨 생각해?”
“아, 아닙니다.”
“오늘 다 돌았는데, 술 마시러 갈까?”
* * *
텐티아는 발렌시아누스와 함께 밤거리를 걸었다.
지엄한 야간통행금지도 기사와 황족에게는 예외였다.
그녀는 그를 보며 잠시 섬뜩함을 느꼈다.
술집에서 나올 때까지만 해도 만취해 있던 그가, 진이 기숙사로 돌아가자마자 표정을 바꾸며 언제 취했냐는 듯 걸음걸이가 원래대로 돌아간 것이다.
……기사인 텐티아에게 싸움은 언제나 정정당당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기사는 정정당당한 결투에서, 마상창시합에서, 전투에서 이겨야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었다.
상대 역시 같은 기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그녀의 머릿속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비겁한 자들을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상대할 수 있는가?
‘알려줘야 했으니까.’
‘침식자 문제가 이제 남 일이 아니라고. 지난 1년간 담을 쌓고 있던 교회가 먼저 황실로 찾아올 명분이 생겼다고.’
발렌시아누스의 말이 옳았다.
무려 성자와 홍의주교가 황궁으로 찾아오지 않았던가?
비겁한 자들을 상대로 정정당당하게 싸워 봐야 아무 의미 없는 게 아닐까?
“경. 고민이 있는 표정이군.”
“드러났습니까?”
“경은 고민과 맞지 않다고 경이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던가?”
텐티아는 작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제가 전하께 정정당당한 검과 기사의 길에 대해 가르쳐 드리는 게 맞는지 고민이 듭니다. 인정하기는 싫습니다만, 결국 황실에 좋은 결과를 만든 건 전하의 망나니 같은 책략과 도발이 아닙니까?”
기사 중의 기사인 그녀로서는 나름 오래 생각하고 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발렌시아누스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칼같이 답했다.
“아닐세.”
“어째서입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건 더 약한 자네. 그리고 세상은 언제나 강자들의 것이야. 내가 만약 경 같은 힘이 있었다면…… 지금보다는 깨끗했을 수도 있겠지.”
“!”
“경은 나를 점점 더 깨끗하게 만들고 있다네. 어제 내가 자유 대련 시간에 본넬 경과 대련할 때 가랑이를 걷어차던가?”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경을 믿게나. 경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기사야.”
발렌시아누스는 텐티아가 감격한 표정을 짓는 걸 확인하며 다시 비틀거렸다.
“이거 참, 취해서인지 별소리가 다 나오는군.”
‘망하는 줄 알았네.’
그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텐티아는 반드시 누구보다도 정진해서 소드마스터가 되어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예. 알겠습니다. 이 텐티아, 반드시 전하를 갱생시켜 보이지요. 내일부터 저와의 자유 대련을 1시간 늘리겠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하, 한 번만 다시 생각해 줄 수 없겠나? 이길 수 없는 상대와의 싸움은 나를 비겁하게 만든다네.”
그녀가 늠름하게 웃으며 똑 부러지게 말했다.
“취하신 분의 반론은 받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