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 68화
(68)
후작은 해도 다 뜨지 않은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섰다.
“서쪽 산으로 다섯 시간 이상 올라가야 합니다. 바람이 거세 와이번을 띄우지 못하는 점 이해해 주소서.”
그는 열 명도 넘는 후작가의 기사와 여섯 명의 마법사, 서른 명의 정예병을 대동했다.
제이릴리스는 백금 기사와, 나는 텐티아 경, 세레라지에와 함께 출발했다.
루디는 혹시 마경의 영향을 받을지도 몰라 성에 남겨두었다.
그녀는 하루빨리 따라갈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추겠다며 텐티아 경이 알려준 명상 수련을 시작했다.
겨울 산은 험하고 위험했다.
바람이 거세 눈이 많이 쌓이지는 않았지만, 비탈은 가팔랐고, 곳곳에서 굶주린 거대 늑대와 곰이 우리를 바라보았다.
“냉기와 생기가 충만한 곳이군. 얼음 정령이나 나무 정령도 여럿 있겠어.”
제이릴리스는 그녀의 눈에만 보이는 뭔가가 있는지 밝게 웃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보석이 빛나는 거 같은 그녀의 미소에 후작가의 기사들이 넋 놓은 시선을 보냈다.
후작은 가벼운 헛기침으로 그들의 눈을 원래대로 돌려놓은 뒤 제이릴리스를 향해 말했다.
“저쪽 능선으로는 거대수도 여러 그루 자라고 있습니다. 아버님 때까지만 해도 엘프들이 간간이 보였다는데, 이제 황실의 보호령에서나 볼 수 있겠군요.”
그의 미소는 제이릴리스의 이어진 말에 곧바로 일그러졌다.
“후작. 마경이 있으면 제일 먼저 알아차리는 게 정령들이다. 이렇게 정령이 많은 곳에 무슨 마경이 있다는 것이냐?”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한 시간을 더 걷자 거대한 골짜기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경사가 평지에 가까울 정도로 완만하지만,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조금씩 가팔라졌다.
그곳의 평지 부분에는 커다란 천막이 몇 개 세워져 있었다.
천막에 있던 병사들과 마법사들이 후작에게 경례를 올렸다.
천막 주변에는 길고 납작한 돌기둥이 몇 개 세워져 있었는데, 세레라지에는 그걸 보자마자 내게 속삭였다.
“거대한 진의 일부 같구나. 안과 밖을 완전히 차단하는 비석이야.”
“저것 때문에 마경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던 건가?”
“그럴 확률이 높지 않겠니? 하지만 마경은 가려 놓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걸 모를 리가 없는데. 게다가 이상한 점도 있구나.”
“이상한 점이라니?”
“저건 밖에서 안을 못 보게 하는 거지, 안에서 밖을 못 보게 하는 게 아니란다. ……몇 가지 기능이 더 있는 거 같기도 한데, 그건 보기만 해서는 모르겠구나.”
“그건 확실히, 이상하네.”
골짜기 아래로 5분 정도 내려가자 기이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세레라지에가 전격 마법을 캐스팅할 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거 같은 저릿한 감각.
제이릴리스와 세레라지에가 눈을 가늘게 뜨며 아래쪽을 바라보았다.
“이곳인가?”
“예. 폐하.”
넓은 바위틈이 그곳에 있었다.
길이는 15m, 넓이는 좁은 곳도 2m, 넓은 곳은 4m도 되어 보였지만, 나무와 바위로 교묘하게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는 골짜기 위에서 본 바위 비석들이 띄엄띄엄 수십 개가 꽂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상당히 복잡한 마법진이 은제 회로로 새겨져 있었는데, 하나당 금화 수백 닢은 할 거 같았다.
제이릴리스가 바위틈 쪽으로 다가갔고, 나와 세레라지에는 그녀 옆으로 따라붙었다.
“세상에.”
“내가 보는 걸 믿을 수가 없구나.”
우리는 동시에 침음성을 흘렸다.
세레라지에의 금은 요동이 황홀하게 젖어들었다.
바위틈 안은 온통 전류의 푸른색으로 가득했다.
골짜기 밑에 거대한 공동이나 동굴이 있는 거 같았다.
밤에 왔으면 빛이 새어 나오는 걸 볼 수 있었으리라.
30m? 40m? 크기를 짐작도 할 수 없는 거대한 해파리 같은 생명체가 긴 다리에서 전격을 뿜으며 날아다녔고, 벽에는 형광색으로 빛나는 거대한 버섯 같은 게 잔뜩 붙어 있었다.
* * *
마경을 확인한 제이릴리스가 금색 눈을 가늘게 떴다.
“저건 최고의 촉매가 되겠군.”
프로이하이트 후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폐하. 말씀하신 대로, 저 버섯과 부유 생물을 이용하면 강력한 전격 마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마경을 공략하지 않고 군대만 모으고 있는가? 그대 같은 대귀족이 토벌하지 못할 만큼 강력한 마경은 아닌 거 같은데?”
“핵이 없습니다.”
“뭐라?”
제이릴리스가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나와 세레라지에 역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옛것들은 마경을 통해 이 세상을 자신들의 세상과 ‘섞고’ 핵을 통해 ‘넘어온다.’
핵을 부수면 마경도 사라지는데, 형성 초창기면 몰라도 저 정도로 거대한 마경에 핵이 없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폐하. 제가 언제부터 군대를 모았는지 기억하십니까?”
제이릴리스가 일견 부드러워진 어조로 답했다.
“올해 5월쯤에 첫 보고를 들었건 거 같구나.”
“이 마경은 올해 3월에 찾았습니다. 지금이 12월 말이니 벌써 최소 아홉 달 동안 넘치지도 않고, 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건, 확실히 이상한 일이구나.”
후작이 그 완고한 표정을 누그러트리며 말했다.
“아홉 달 동안 쌓인 이물들이 쏟아져 나온다면 제 영지는 그대로 몰락하고 말겠지요. 그렇다고 일반병들을 이곳에 밀어 넣을 수는 없었습니다. 기사와 마법사들을 최대한 끌어모으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하며 후작이 말을 이었다.
“저 버섯 같은 건 폐하의 말씀대로 훌륭한 촉매입니다. 만약 앞으로도 마경이 넘치지 않는다면, 계속 체취하고 연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이릴리스가 금색 눈을 번뜩이며 답했다.
“교회는 그걸 허락해주지 않겠지. 되려 왜 토벌하지 않느냐며 후작 그대를 의심할 테고.”
“언제 넘칠지, 언제 핵이 생길지만 알 수 있다면. 그 모든 위험을 통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제가 불러온 그 어떤 마법사나 사제도 이 마경에 핵이 언제 생기고 언제 마물들이 몰려나올지는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제이릴리스와 시그마인이 동시에 세레라지에를 바라보았다.
세레라지에는 지팡이를 쥐고 바위틈 가까이 다가가 긴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발렌시아누스. 펜과 종이.”
“내가 누나 종인 줄 알아?”
“썩을 농담은 집어치우렴.”
그녀가 끝이 뾰족한 목탄필을 이용해 종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골짜기 사이 바위틈을 중심으로 검은 선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계산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확실히 밀도가 높아지고는 있으니. 주기도 확실하고요. 일주일이면 이 마경에 핵이 언제 생길지, 언제 범람할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녀가 훗, 하고 웃으며 말했다.
금은 요동이 마법사의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났다.
“그렇다는군.”
제이릴리스가 후작을 바라보았다.
시그마인 후작이 고개를 깊숙하게 숙였다.
“감사합니다. 황제 폐하.”
쿠궁, 그때 갑자기 지면이 흔들렸다.
나는 등골이 서늘한 감각을 느끼며 후작을 바라보았다.
“언제 넘칠지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 *
골짜기 위에서 눈이 쏟아져 내렸다.
조금만 더 쏟아져도 눈사태로 변할 거 같았다.
곳곳에서 바위가 굴러떨어지고, 바위틈에서 전격이 뿜어져 나왔다.
발렌시아누스는 격노하며 후작을 쏘아보았다.
당장이라고 검을 뽑을 거 같은 기세였다.
그러나 시그마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소년 대공의 분노를 받아넘겼다.
“대공. 이 산은 지하에 동굴이 많아 작은 충격에도 지진이 일어나지. 이건 마경 범람이 아니네. 별거 아니야.”
“그럼 저것도 별거 아니라고 할 셈입니까?”
골짜기 여기저기에서 시체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하나같이 사슬 갑옷과 방패, 장검과 도끼창으로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춘 병사들이었다.
피부가 거의 드러나지 않아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었지만, 이 자리에 모인 실력자들은 모두 그들에게서 옛것 특유의 저릿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시그마인 후작은 일어선 병사들을 보자마자 매 같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옆에 선 기사를 노려보았다.
“죽은 용병들은 모두 정화했다고 말하지 않았나.”
“각하. 그게…….”
“교회 묘지에 못 묻히면 언데드가 되는 세상인데, 아무리 고요한 마경이라고 해도, 마경 옆에 놓인 시체가 안 살아날 줄 알았나?”
후작은 황제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폐하. 두 분 대공 전하를 안전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제 실책입니다.”
“그러도록 하게.”
후작이 데려온 정예병들은 발렌시아누스와 텐티아, 세레라지에를 감싸듯 진형을 만들었다.
제이릴리스는 흥미롭다는 듯 금색 눈을 빛내며 백금발을 올려 묶었다.
“짐은 저것들이 얼마나 강할지 궁금해서 말이야.”
그때 후작의 푸른 눈이 일순 움찔하는 걸, 발렌시아누스는 놓치지 않았다.
그는 텐티아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경.”
“예. 전하.”
“세레라지에를 지켜 주게. 늘 붙어 있도록.”
“예?”
그는 정예병들과 함께 올라가지 않고 제이릴리스 곁에 남았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푸른 안광을 빛내는 용병들이 하나둘 달려왔다.
후작의 기사들이 검에 마나 블레이드를 두르며 막아섰다.
“감히 용병 따위가 누구에게 검을 겨누느냐?”
타앗, 후작의 기사가 땅을 박찼다.
그가 횡으로 휘두른 검이 정확하게 용병의 허리를 갈랐다.
일도 양단된 용병의 상반신이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그러나 그 하반신은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반으로 잘린 상반신도 손으로 땅을 짚으며 기어 왔다.
발렌시아누스는 그 단면을 확인했다.
푸른 버섯 같은 균사체가 몸 안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내 이럴 줄 알았다!”
그는 검을 뽑아 들며 한 용병을 향해 달려들었다.
발렌시아누스는 액체 금속 갑옷으로 강화된 검은 코트와 하얀 제복을 입고 있었다.
되살아난 용병 몇몇이 화살을 쏘았지만, 그의 코트를 뚫을 수는 없었다.
“진득하게 감싸 안는 불꽃!”
그가 불꽃을 한 거구의 용병에게 덮어씌웠다.
주문을 외는 눈이 금색으로 빛났다.
불꽃이 사슬 갑옷 안으로 파고 들어가며 균사체를 자글자글 태웠다.
불타는 용병이 골짜기가 떠나가라 비명을 내질렀다.
“오오오오오오오-!”
그 직후, 되살아난 용병들의 몸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사슬 갑옷이 찢어지고 용병의 허리가 굽더니, 거대한 푸른색 버섯들이 등과 팔, 어깨에서 굴뚝처럼 솟아났다.
키는 2m 정도로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척추에 솟은 버섯의 높이는 4m에 육박했다.
버섯에 뒤덮인 거대한 가방을 멘 거 같기도 했다.
“괜히 분노만 돋궜구나. ……네놈들 따위가 감히 내게 분노를 드러내!”
발렌시아누스는 변이한 용병을 올려다보며 육두문자를 퍼부었다.
치이이이이이-!
굴뚝처럼 솟은 버섯들이 푸른 포자를 뿜어냈다.
발렌시아누스는 다시 불길을 불러냈다.
“흔들리며 피어나는 불꽃!”
한때 촛불만 했던 불길은 이제 어엿한 마법사다운 위력을 뽐냈다.
화르르륵-!
불길이 벽처럼 치솟아 날아오는 포자들을 불태웠다.
치직, 치지직!
푸른 포자가 터져 나가며 허공에서 전격을 튀겼다.
몇 걸음 거리를 두고 있던 발렌시아누스조차 따끔함을 느낄 정도였다.
갑옷을 믿고 그대로 돌진하던 후작가의 기사들은 일순 발이 묶이며 비틀거렸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변이한 용병들이 병장기를 내리쳤다.
쾅!
“감히.
후작가의 기사는 할버드 자루를 손으로 쥐고 버텨냈다.
“이, 추잡한 놈들이.”
그가 손에 힘을 주자 자루가 그대로 부러져 나갔다.
변이한 용병이 다시 포자를 뿜어냈지만, 기사는 마나 블레이드를 찬란하게 두른 검으로 용병의 다리를 잘라내고 머리를 쪼갰다.
“프로이하이트를 위하여!”
기사들이 마나 블레이드를 줄기줄기 뽑아내며 변이한 용병들을 베어냈다.
발렌시아누스는 그들이 묘하게 제이릴리스를 둘러싸는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때 제이릴리스는 마경 몇 걸음 앞에서 변이한 용병과 싸우고 있었다.
누가 보면 싸움이 아니라 괴롭히는 거 같다고 생각할 만큼 일방적이었다.
검은 드레스 차림의 그녀는 보검은 뽑지도 않았고, 오며 주운 듯한 나뭇가지에 금색 오러 블레이드를 두르고 있었다.
펑, 퍼펑!
그녀가 휘두른 나뭇가지가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용병의 양 무릎, 양 팔꿈치를 연속으로 두드렸다.
용병의 사지가 폭발하듯 떨어져 나가고, 등판 한가득 버섯이 솟은 용병이 바닥에 거세게 엎어졌다.
떨어져 나간 팔다리들이 기어 왔지만, 제이릴리스는 가볍게 걷어차 으깨 버렸다.
“팔다리는 신경 반사로 움직이고.”
마지막으로 그녀가 손목 스냅으로 머리를 깨자 용병은 버르적거림을 멈췄다.
“그래도 뇌는 남아있는 모양이구나.”
푸콰악-!
등판의 버섯들이 일제히 푸른 포자를 뿜어내지만, 제이릴리스는 손짓만으로 바람을 불러내 포자들을 흩어냈다.
“뇌와 등의 버섯은 다르게 움직이는군. 잘 들었는가? 후작?”
곧이어 후작의 기사들과 제이릴리스가 데려온 백금 기사도 변이한 용병 몇몇을 쓰러트렸다.
그때 발렌시아누스는 시그마인 후작이 데려온 마법사들이 납작한 돌기둥을 짊어지고 있다는 걸 알아보았다.
‘이미 자기네들은 마경을 분석할 수 없다고 했다. 무장 상태를 보아하니 호위대도 아니야. 그럼 왜 데려온 거지?’
기둥은 천으로 감겨 있어 어떤 마법이 새겨져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예. 폐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돌아가지. 시장하구나.”
“예.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쿵!
그 말이 신호라도 되는 듯 마법사들이 바닥에 기둥을 꽂았다.
발렌시아누스는 그 순간 기둥의 쓰임새를 알아보았다.
골짜기 위에서 보았던 기둥에 새겨진 주문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
차단과 봉인.
“시그마인! 이 더럽고 추악한 반역자가!”
그는 육두문자를 퍼부으며 회귀 이후 가장 강한 힘으로 제국 검술 일체개고를 발동시켰다.
금색 눈에서 살기가 피어오르고, 쇠사슬 같은 마나가 몸을 강화하고, 그는 화살처럼 눈밭을 달려 나갔다.
발자국도 남지 않을 속도였다.
촤아악-!
나비 날개처럼 휘둘러진 검이 마법사 여섯 중 셋의 목을 동시에 베어냈다.
그러나 이미 돌기둥은 푸른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파삭!
유리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일대의 마나가 얼어붙었다.
하나둘이라면 제이릴리스의 마나 친화력으로 이겨낼 수 있었겠지만, 돌기둥들은 주변에 보이는 것만 해도 백 개가 넘었다.
그것들이 모두 빛나며 하나의 거대한 진을 이루고 있었다.
그제야 발렌시아누스는 왜 밖에서 안을 못 보게 하려 했는지 알아챘다.
어떻게든 황제를 마지막에 내보내려는 생각이었으리라.
시그마인은 제이릴리스를 바라보았다.
그 매같이 완고한 눈빛으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폐하.”
후작가 열 명의 기사들이 검을 들었다.
한 명은 발렌시아누스를, 아홉 명은 제이릴리스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그러나 제이릴리스는 어린아이의 장난을 보듯 웃었다.
오만한 웃음소리가 마나 얼어붙은 골짜기에 울렸다.
“대단한 자신감이구나. 마법 없이는 짐을 이길 수 있을 거 같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