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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100화 (161/340)

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 100화

(100)

마테오스는 신의 불이었고, 신의 철퇴였다.

본래부터 치유보다는 정화에 능했다.

그로서는 모를 일이나, 회귀 전 역사보다 10년 이상 이르게 성자로 선택받은 계기 역시, 회귀 전과 같았다.

침식된 친구에 대한 분노.

‘주여, 저에게 저 죄인을 불태울 힘을 주소서.’

그가 그날 지하수로에서 끔찍한 괴물이 된 옛 친구를 보며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며 더더욱 능수능란한 정화자가 되었다.

하지만 이 수도원에 필요한 건 정화자가 아니었다.

“대답해 주십시오. 성자님.”

평생 광명을 섬기며 살았던 수도원장이 눈물이 말라버린 울음으로 호소했다.

“제가, 제가 어찌해야 했던 것입니까?”

마테오스는 지독한 답답함을 느꼈다.

목에 뭔가 걸린 거 같은데 도저히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기절할 거 같은 기분으로 깨달았다.

빛을 아는 자들을 변하게 한 건 빛이었다.

“어째서 답이 없으십니까?”

성호를 그으며 고리 십자가를 올려다보면, 무심하고 선명하고 명쾌한 답이 돌아온다.

그분은 의분을 가진 분이고 타협하는 자는 용서하지 않으신다.

해야 할 일은 명쾌했다.

수도원장을 불태워 죽이고, 침식된 공자를 정화한다.

그로 인해 공자가 죽으면 그건, 어쩔 수 없다.

심지어 백작이나 공자 본인도 그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마테오스는 문득 생각했다.

아르고스 님은 어떻게 했을까?

발렌시아누스 대공은 어떻게 했을까?

그 둘이라면 분명히 이렇게 했을 거다.

수도원장을 죽이고, 죽든 살든 공자를 정화하고, 이 수도원의 모두를 조사할 것이다.

이후 인근 대교구에 연락해 새 원장이나 인력을 보내달라 청하고, 혹시 모를 위험을 관리하도록 이단심문관 한 명을 몇 년간 머무르게 하겠지.

슬픈 일이나, 어떻게든 할 것이다.

아르고스 님은 기계적으로 한 뒤 모든 게 끝난 후 눈물 한 방울을 흘릴 것이고, 발렌시아누스 대공이라면 웃으면서 하겠지.

그 역시 그렇게 해야 했다.

“잔혹하신 분이시여.”

마테오스는 탄식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먹구름이 꼈는지 하늘은 보이지 않았다.

쏴아아아아아-.

초봄 비가 무심히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검은 돌과 녹색 풀들 위를 적셨다.

치유보다 정화에 능했던 건, 그가 자비보다 원칙을 더 중시해서여서일 것이다.

마테오스가 추구하는 원칙은 발렌시아누스의 제멋대로인 원칙과 달리, 정의의 원칙이었다.

정의라고 해도 이제 서른도 안 된 신학생 출신 성자의 정의니, 그리 대단치는 않았다.

그냥, 선의가 선의와 행복으로 보답받을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는 수준의 기원.

그 정의를 위해 불멸이나 황금 따위를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이거나 괴롭히거나 옛것과 계약한 악한들을 정화하고자 했다.

성자가 되어 만난 악한들은 조금 달랐다.

뚱뚱한 악한 귀족은 불치병에 걸린 딸을 위해 건강과 영생을 추구했고, 수전노 재판장은 동생의 다리를 낫게 할 약을 사기 위해 뇌물을 받았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었다.

마테오스는 그걸 알고 나서야 신께서 굳이 불을, 철퇴를 선택하신 이유를 알았다.

이걸 알고 나서도 심판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원칙이 필요했고, 선이 필요했다.

내 가슴에 빈 곳이 있다고 타인의 가슴을 뜯어 그 자리를 채우려는 자들을 막을 불꽃이 필요했다.

기계적인 정화자가 필요했다.

그는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검은 머리가 눈을 가렸다.

“한센, 옛것의 손을 잡은 죄를 물어 알첸베르사 수도원장에서 그대를 해임한다.”

“예.”

“한센, 옛것의 손을 잡은 죄를 물어 그대를 광명신교에서 파문한다.”

“……예.”

한센의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60년 평생을 바친 수도 생활이 헛일이 되는 데는 단 3초면 충분했다.

“한센, 옛것의 손을 잡은 죄를 물어…… 교회법에 따라, 화형을 선고한다.”

마테오스의 목소리가 떨렸다.

“……예. 성자님.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대답해 주십시오. 제가 어찌해야 했겠습니까?”

한센은 반항하지 않았다.

마테오스는 대답하지 못했다.

정석적인 대답을 하려면 교구에 물어보라고 답하면 되었다.

교회는 조직이었고, 조직에서 중요한 건 보고와 공유와 상의였다.

그럼 책임은 덜 수 있었다.

시키는 대로 하면 아무 책임도 없으니까.

하지만 책임이 없어진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진다는 건 아니었다.

문득 마테오스는 창밖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광명신이시여.”

쿵!

큰 소리가 나고 성당이 크게 흔들렸다.

와르르, 하고 돌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수도원장실 바닥이 갈라지고, 셋은 성당 밖으로 굴러떨어졌다.

마테오스는 반사적으로 한센과 공자 모두를 붙들고 착지했다.

“아.”

변이한 텔라 수녀와 오단 부원장, 발렌시아누스가 난투를 벌이고 있었다.

* * *

겨울의 끝자락에서 찬비가 내렸다.

백금발이 빗물에 젖어 축 가라앉고, 하얀 제복에 흙탕물이 튀었다.

아름답지만 오만하고 핼쑥한 얼굴에 머리에서부터 내려온 빗물이 흘렀다.

그 모습이 꼭 우는 거 같았다.

발렌시아누스는 어지간한 건달들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를 퍼부었다.

“세상!”

변이한 텔라 수녀 한 명도 상대하기 어려운데, 변이한 오단 부원장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사각 안경에 각진 턱을 가진 완고한 인상의 부원장은 거대한 시체 까마귀로 변이했다.

그는 와이번보다는 작았지만, 익폭이 10m는 넘는 거 같았고, 검은 깃털과 금속 부리, 발톱으로 무장했다.

군데군데 빠진 깃털 사이로 하얀 뼈가 보였다.

변이한 오단 부원장은 살이 없었다.

“까아아아아악!”

그의 정신 파동은 사방으로 퍼지는 대신 한 점으로 모여 날아왔다.

어지간한 발렌시아누스도 직격당하면 일순 비틀거릴 정도였다.

아사를 발동해서 정신력도 강해졌지만, 오감도 예민해져 더더욱 고통스러웠다.

“날카롭게 찌르는 불꽃!”

발렌시아누스는 용의 것처럼 세로로 변한 동공을 번뜩이며 마법을 펼쳤다.

장창 같은 불꽃이 하나둘 허공에 떠올랐다.

그러나 그 불꽃의 창이 오단을 꿰뚫는 일은 없었다.

마법을 겨냥하려고 할 때마다, 거대한 손아귀가 그를 납작하게 눌러버릴 기세로 덮쳐왔다.

“대고오오오오옹! 전하!”

변이한 텔라 수녀가 4m에 달하는 거대한 팔과 침대만한 손아귀를 마구 휘두르며 돌진했다.

막 성당 벽을 친 거 같은데, 일단 무시했다.

발렌시아누스는 성당 아래 비탈길을 뒷걸음질 치며 물러섰다.

텔라 수녀가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네 발로 뛰다시피 쇄도했다.

그 순간 그는 다시 비탈을 뛰어올랐다.

몸을 숙이며 거대한 손아귀를 피하는 동시에 검을 베어 올려 텔라 수녀의 손가락 관절을 그었다.

사악!

황금빛 마나 블레이드가 번뜩이고, 발렌시아누스의 허벅지보다 굵은 검지가 잘려 나갔다.

그는 그대로 한 바퀴 돌아 텔라 수녀의 등을 잡고 무릎 뒤를 베려고 했다.

퍼퍼퍼퍽!

“젠장할!”

하늘에서 거대한 검은 깃털이 붉은 기운을 두르고 떨어졌다.

2m도 넘는 깃털이 뿌리까지 땅에 박힐 위력이었다.

“까아아아아아아!”

다시금 정신 파동이 한 점으로 모여 날아들었다.

발렌시아누스는 이를 악물고 그 자리에 버티고 섰다.

용찬 의식을 한 이상 이제 강제로 침식당할 일은 없었다.

“감히 황족을 공격하느냐! 떨어져라! 이 추악한 까마귀야. 살점 하나 없으니 국물도 못 우리겠구나!”

세로로 찢어진 황금색 눈동자가 번뜩이고 지금껏 만든 불꽃의 창 중 제일 긴 창이 비 오는 하늘을 날았다.

쐐애액!

퍽, 그리고 펑!

바람같이 날아간 불꽃의 창이 변이한 오단 부원장의 날개와 가슴팍 사이를 꿰뚫고 폭발했다.

오단 부원장이 불나방처럼 비틀거리며 떨어져 내렸다.

“하, 하하! ……!”

동시에 텔라 수녀의 손아귀가 발렌시아누스를 잡아채고 땅바닥에 밀어붙였다.

콰지지지직!

액체금속 갑옷 ‘아콰테그’로는 막지 못할 힘이었다.

발렌시아누스는 충격으로 멍한 와중에도 자신이 즙을 짜고 남은 과일처럼 변하기 직전이라는 걸 알아챘다.

텔라 수녀의 잘린 검지에서 흐른 검은 피가 자신의 몸을 적시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그래도 이쪽은 피가 있기는 하네.’

그는 이를 악물고 ‘아사’로 가속한 정신력에 의지해 주문을 떠올렸다.

‘혈마법을 사용한 걸 알면…… 화내겠지.’

제이릴리스는 많은 황족을 경계했고, 황족의 마법 사용을 경계했지만, 유난히 황족의 혈마법을 더욱 경계했다.

회귀 전에 그 이유를 듣자 하니, 혈마법 자체가 옛것의 피조물인 흡혈귀 일족의 산물이라 사용하기만 해도 침식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 귀족 마법사들까지만 해도 해당 사항이 없는 이야기지만, 옛것들은 혈통의 정점인 황족의 아주 미세한 감정의 틈까지도 늘 주시하기에, 늘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는, 슬프게도 옳았다.

“핏빛 확산!”

발렌시아누스는 수인도 주문도 생략하고 기억에 의존해 마법을 사용했다.

심장에서 막대한 마나가 흘러나가고, 텔라 수녀의 검지 단면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검은 피 가시가 솟아올라 손바닥을 찔렀다.

텔라 수녀가 비명을 지르며 손을 들어올리고, 그 틈을 타 발렌시아누스는 일어서서 재차 공격을 준비했다.

제국 검술 3단계, 자리이타.

늦게 출발해 먼저 베는 묘리.

아사와 함께하면 더더욱 시너지가 생기는 단계였다.

텔라 수녀는 피 가시를 죄다 뜯어버리고 하얀 깃털을 불러내 상처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붉은 기운과 검은 깃털이 휘몰아치는 반대쪽 팔을 갈퀴처럼 휘두르며 지면을 초토화 시켰다.

콰가가가각!

발렌시아누스는 그 막강한 위력의 공격을 고요히 응시했다.

그 세로로 찢어진 눈을 번뜩이면서.

이윽고 차가운 봄비가 그의 백금색 머리카락을 타고 이마를 구르다 눈썹으로 흘러내리는 순간.

그는 역수로 쥔 검을 사정없이 베어 올렸다.

‘너희는 결국 우리와 다른 길을 택했어.’

사악, 사아악, 사아아악!

텔라 수녀가 지면을 쓸는 그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춘 연격이었다.

하얀 갑각과 무쇠 같은 검은 가죽도 결국 근육을 움직일 결이 있어야 했고, 발렌시아누스의 검술은 그 결을 노릴 만큼 섬세하고 집요했다.

손목과 팔뚝을 따라 혈선이 그어지고 피가 튀었다.

깊은 공격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깊은 공격을 가할 생각은 없었다.

“핏빛 확산!”

발렌시아누스는 심장이 조여드는 고통에 신음하며 시동어를 외쳤다.

파바바박!

텔라 수녀의 검은 깃털과 피가 가시가 되어 자신의 몸을 깊숙하게 헤집었다.

발렌시아누스는 지금의 부상이 그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할 정도라고 판단되자마자 땅을 박찼다.

“죽어라! 이 끔찍한 괴물아!”

그 뒤로 입에 담지도 못할 끔찍한 욕설을 이어 퍼부으면서.

탁, 탁, 타악!

그는 텔라 수녀의 손등과 팔꿈치를 밟고 뛰어 올랐다.

긴 쇄골 위에 검을 찔렀다가 뽑고, 핏빛 확산으로 틈을 벌린 뒤, 용언의 기운을 끌어 올렸다.

이번에는 실수가 아니었다.

“진득하게 달라붙는 불꽃!”

화르륵!

그의 손등에 비늘이 돋아나는 동시에 텔라 수녀의 몸 안에서 불길이 솟았다.

“까아아아악!”

텔라 수녀가 바닥에 쓰러지며 마구 발버둥 쳤다.

발렌시아누스는 4m 높이에서 뛰어내리고, 비탈길의 빗물에 미끄러져 데굴데굴 굴렀다.

“하아.”

그는 속도가 줄자 팔다리를 벌리며 멈춰 섰고, 하얀 제복에 흙물이 묻는 걸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온몸이 젖어 추웠다.

젖지 않았어도 추웠을 거 같았다.

어린 수녀의 파란 눈이 여전히 머릿속에 선명했다.

“전하?”

그래서 처음에는 그 목소리가 환청인 줄 알았고, 두 번째 들리고 나서야 주변이 보였다.

“세상.”

상식적으로, 이 사단이 일어났는데 자는 사람들이 안 깰 리가 없었다.

상식적으로, 침식자들이 이렇게 날뛰고 있는데 침식이 번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아무리 공격에 집중된 정신 파동이라도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었다.

“빨리 오렴!”

“이쪽이다!”

“애들 지켜!”

성기사 후보들, 수사와 수녀들, 수도사제들이 아이들을 지키며 아래쪽으로 피신하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이미 몸에서 검은 깃털이 돋아나기 시작한 자도 있었다.

발렌시아누스는 무의식적으로 위쪽을 바라보았다.

“마테오스…….”

어울리지 않게 목소리가 떨렸다.

* * *

마테오스는 황망한 기분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찬비 내리는 날에 잠에서 깬 아이들은 다시 집을 떠나야 했고, 수도사들은 고위직 셋이 모두 사라진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불타는 침식자 둘이 연기와 꺼지지 않는 불길로 밤을 밝히고, 발렌시아누스 대공은 탈진해 거친 숨을 내쉬며 주저앉았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저 슬프고 슬플 뿐이었다.

“공자.”

비가 와서, 예복이 젖었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르겠다는 게, 안도감을 주었다.

“만약 공자가 그날 성을 나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 거 같습니까?”

어쩌면 모든 것의 시발점이었을 백작가의 후계자는 죽은 눈으로 대답했다.

“제 아버지 안타레스 백작님은 결국 찬성하셨지만, 도르카이시스 백작님은 조금 생각이 다르셨던 모양입니다.”

“…….”

“저의 가문이 국지적으로 약간의 승기를 잡던 중이었습니다. 도르카이시스 백작님은 제게 딸을 ‘팔고’ 평화를 ‘구걸’하고 가문을 ‘빼앗긴다’고 생각하셨겠지요.”

“광명이시여.”

“그곳은 언데드가 본래 그리 많이 나타나는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격전지와도 거리가 있었고요.”

언데드 몰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마테오스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름도 모르는 이 백작가의 후계자가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추워.”

“내가…… 손잡아 줄게.”

그가 죽으면 다시 전쟁이 나고, 저런 아이들 수천 명이 더 생길 테니까.

피로 권리와 힘을 이어받아 남들보다 더욱 고귀해진 자들이 있었다.

광명 앞에서 모든 목숨은 평등하나, 지금은 해가 뜨지 않는 밤이었다.

마테오스는 피눈물을 흘리며 생각했다.

“제 기도를 들으십시오.”

선의가 보답받지 못하는 세상이라면.

“저를 당신의 대행자로 고르시지 않으셨습니까?”

각자의 선의가 충돌하다 악의가 되는 세상이라면.

“제게 저들이 바라는 기적을 허하소서.”

빛을 아는 자가 빛 때문에 그림자를 떠안게 된다면.

바꿔야만 한다고.

“제게 기적을 허하소서!”

원래 그런 세상이라 바뀌지 않는다면.

성자답게 기적을 일으키겠노라고.

마테오스는 찬란한 신성력 일으킨 손으로 백작가 후계자의 손을 쥐었다.

그는 정화로 인해 즉사할 수 있음에도 그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얇고 켜켜이 쌓인 치유와 정화의 권능이 발휘되었다.

신성력이 어둠 내린 하늘에 등대와 같이 발광했다.

뜨겁고도 동시에 서늘한 불길이 백작가 후계자를 휘감았다.

마침내 불길이 걷히고.

“성자님.”

백작가 후계자는 깨끗한 두 손을 모아 마테오스의 발치에 엎드렸다.

성자가 일으킨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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