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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164화 (125/340)

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 164화

(164)

“그는 조금…… 숙련된 일선의 사제 같은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대외적으로 말하기는 뭣하지만, 어쨌든 현실의 논리와 나름의 설득력을 가진 그런 느낌 말입니다.”

성자의 말에 아르고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지요.”

성자는 침통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때는 대공에게 큰 부채감을 느꼈습니다. 일선 경험이 부족한 제게 큰 조언을 해주었고, 저는 함부로 신성력을 뿜어내 괜히 저들을 자극했던 거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후 베네치온 후작이 침식자였다는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니. 사실 지금도 부채감이 남아있고, 도시의 안정과 충성맹세 때문이라고 하니 일단 이해했습니다.”

아르고스는 버릇처럼 긴 수염을 쓸어내리다, 성자 앞임을 깨닫고 손을 떼며 말했다.

“잘하셨습니다. ……어느 부분에서 문제를 느끼셨는지도 알겠군요.”

그는 교회 법관으로 살아온 홍의주교였고, 교리와 경전을 모두 외우고 있었다.

“만약에 성자님께서 도시 전체에 변별의 장막을 드리우지 않으셨다면 어찌 되었을까? 그렇게 생각하신 게 맞습니까?”

마테오스는 검은 눈을 질끈 감았다.

검은색과 자주색 예복을 입은 훤칠하고 단단한 장신이, 일순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첫째. 제게 따로 언급만 하지 않았을 뿐, 새 후작을 세운 다음 토벌할 생각이었다.”

어쩐지 조금 변명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이 역시 일어났을 확률이 높은 이야기입니다. 그곳의 성기사들과 전투 사제들은 정예로웠고, 발렌시아누스 대공이라면 어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침식 사제들의 본거지를 알아내 쓸어버릴지 모르니까요.”

아르고스는 그 마음을 이해했다.

지금 든 생각은 대륙을 지배하는 거대 종교의 최고위 성직자라 해도 함부로 내뱉어서는 안 되는 생각들이었다.

성자는 조심스럽게, 하지만 언제나 같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둘째. 만약 후작을 무사히 제거하고, 새 후작을 세웠다면, 굳이 그 도시의 침식자들을 토벌할 생각은 없었다.”

“…….”

“이유는, 일단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새 후작이 반기를 들거나, 본보기를 보여야 할 일이 있을 때 침식자들을 핑계 삼아 목을 쳐 버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걸 지시한 건 분명히 황제 제이릴리스입니다.”

아르고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무서운 말씀이시군요.”

“예. 홍의주교님.”

침식자는 세상을 원망하는 마음만으로도 생겨나고, 한번 생겨나면 들풀처럼 번진다.

정신 오염 초기 단계에서는 포착도 정화도 힘들고, 옛것의 기운이 제대로 느껴질 무렵이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거다.

그리고 제물 공양과 각종 의식을 통해 강해지고 또 강해지다 보면, 한낱 촌부가 왕국을 무너뜨리는 괴물이 되기도 한다.

옛것 추종자들의 씨를 말리는 건 가문과 정쟁을 넘어선 인류의 최우선 과제였다.

이계에서 힘을 받아오고,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사고방식도 뒤바뀌니 예측도 불가능했다.

그리고 예측이 불가하다는 말은 이용이 불가하다는 말과 같은 말이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마수를 토벌하지 않았다거나, 마수를 몰아 옆 영지를 공격하게 했다거나 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 * *

아르고스는 교회 내부의 치열한 정치싸움에 승리한 끝에 끝내 성자를 옹립한 홍의주교가 아니라, 단지 한 성직자로서 말했다.

“성자님. 강한 예감을 느끼셨다고 했습니다.”

“예. 홍의주교님.”

“성자님의 예감은 무시할 게 못 됩니다.”

“그렇습니다. 주께서는 제게 무의식적으로 발동되는 많은 권능을 허락하셨으니까요.”

“만약 성자님이 그리하지 않으셨다면, 변별의 장막으로 도시 전체를 덮지 않으셨다면, 그래서 뭔가 문제가 일어나고, 그 문제를 막고자 광명께서 성자님께 예감을 주신 거라면.”

아르고스는 몇 번이고 말을 거듭하며 신중하게 물었다.

이제부터 조금만 삐끗하면 솔레타라스 대성당 위로 운석이 떨어질지도 몰랐다.

“가장 최악의 죄악과 그로 인해 벌어질 상황은 무엇이었을 거 같으십니까?”

마테오스는 낮고 단호하게 답했다.

“황실이 계속 침식자들을 무기화하거나 이용하려는 시도 그 자체겠지요. 이번에 그레모리우스를 침식자들로 처리했으니, 다음에 또, 다음에 또. 그렇게요.”

검은 눈동자에 의분이 어렸다.

“아시다시피 놈들은 수가 늘어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집니다. 만약 황제와 대공이 계속 견제와 음모를 위해 침식자들을 이용하려 살려두고, 그들이 어느 날 아침에 충분한 제물을 준비한다면, 그날로 이 세상은 끝입니다. 모든 영혼과 육신은 옛것들의 손에 넘어가 가학적인 유희거리가 되겠지요.”

“그럼. 성자님께서는 교단이 어찌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마테오스는 아르고스를 바라보았다.

저 아래 연무장에서 검을 연마하는 성기사들과 경전을 암송하고 기도를 올리는 사제들을 떠올렸다.

자신을 보고 눈물 흘리는 신도들을 떠올렸다.

한 걸음이라도 잘못 나아가면 망나니 대공과 폭군 황제가 그들 모두를 죽일 게 분명했다.

아주 신중하면서도 아주 단호하게 그들을 교정해야 했다.

“곧 황제가 충성맹세를 요구할 겁니다.”

“그렇습니다.”

“그때가 아마 교회의 권한이 가장 강해질 순간일 겁니다. 제가 대영주들 앞에서 황제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주기로 약속했으니까요.”

“그렇지요.”

“그 사실을 이용해서 협상해보려 합니다. 옛것 관련 문제에서는 언제나 성직자를 대동한다거나, 종교 재판, 이단 심문관의 권한을 대폭 늘려주는 법안을 얻어내겠습니다.”

아르고스는 그 깐깐한 얼굴에 슬며시 웃음을 띠었다.

수십 년간 법을 다뤄 온 전문가가 또 한 줄의 위업을 그의 이력에 추가할 준비를 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는 법안의 초안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마테오스는 담담히 말을 맺었다.

“그리고 황제가 그 법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저는 그녀에게 기름을 붓지 않을 겁니다. 대영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황제를 비판하는 설교를 하겠습니다.”

아르고스는 자기도 모르는 새 탄성인지 탄식인지 모를 소리를 터뜨렸다.

“광명이시여!”

사실상 제이릴리스를 허수아비 황제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선언이었다.

물론 그랬다가는 소드 마스터이자 대마법사라는 말도 안 되는 경지에 오른 황제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겠지만.

“저 말고 누가 할 수 있겠습니까? 이 성자라는 자리는 분명,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있겠지요.”

마테오스의 검은 눈동자에는 어떠한 두려움도 없었다.

* * *

“모두가 폐하를 두려워하고, 폐하의 권위 앞에 무릎 꿇을 것이옵니다.”

발렌시아누스는 제이릴리스의 옆에 서 말했다.

그는 제 쌍둥이 누이동생이 내린 황명을 충실히 따르는 중이었다.

‘짐의 치장을 도우라.’

본래 대공에게 내릴 만한 명령은 아니나, 발렌시아누스는 회귀 전의 경험 덕에 그게 옆에 있으라는 말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한가? 실로 유쾌하구나.”

제이릴리스는 그날 평소 즐겨 입던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금실 자수가 놓인 드레스는 부쩍 다가온 여름 날씨에 알맞게 소매를 없애고 등을 깊게 파 훨씬 시원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치맛자락은 주름을 크게 넣고 길게 드리워 무척이나 우아하고 품위 있어 보였다.

제이릴리스는 붉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황금 제관을 쓰고, 목과 가슴에 하얀색과 검보라색 브로치를 달았다.

제관은 선황의, 브로치는 모친의 것이었다.

부드럽게 파도치는 긴 백금색 머리카락은 길게 풀어내려 어깨와 팔, 등에 자연스럽게 드리워지게 했다.

볕을 받으면 보석이 빛바랠 정도로 빛나는 머리카락에는 치장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았다.

낮잠에서 막 일어난 드래곤 같은, 범접 불가능한 강자만이 가질 수 있는 나른한 여유 어린 분위기.

실로 대제국 솔레타라스의 황제다운 모습이었다.

“짐은 이만하면 되었다. 그대는 어떠한가?”

제이릴리스는 거울 앞에 서서 황금빛 눈을 한 번 감았다 뜨고 말했다.

발렌시아누스는 해가 지고 뜨는 거 같다고 생각하며 답했다.

“오늘이 소신 제일의 날이옵니다. 소신이 이리도 잘생겨진 모습을 보니, 실로 만족스럽사옵니다.”

“하, 좋구나!”

그 역시 루디와 함께 일주일 전부터 오늘을 기다리며 옷을 준비해왔다.

금실로 자수를 놓고 붉은색 무늬로 장식한 하얀 제복을 갖춰 입고, 깃을 세워 목을 가진 뒤 푸른 보석으로 봉인했다.

제이릴리스와 같은 검은색 장갑으로 손등의 비늘을 가리는 동시에 통일성을 주었다.

피폐하고도 강인한 황금색 눈, 황족의 품격과 어떠한 숭고함을 떠올리게 하는 핼쑥한 뺨, 이에 대비되게 유쾌하고 경박스럽게 올린 머리카락까지.

그에게는 유쾌하면서도 위태로운, 흔들리는 촛불이나 부러질 듯 예리한 칼날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수도 제일의 망나니 발렌시아누스 대공다운 모습이었다.

주변의 시종과 시녀들은 둘을 보며 내심 몇 번이나 탄성을 토했다.

오늘 아침에도 암살자가 잡혀 와이번핏으로 끌려간 위험한 직장이지만, 눈 호강 만큼은 확실히 할 수 있었다.

“그대에게 줄 게 있다. 이는 무거운 족쇄이자 달콤한 권리일지니, 지금까지처럼 지혜롭고 영악하게 다루도록 해라.”

알현실로 나가기 직전, 제이릴리스는 발렌시아누스에게 말했다.

그녀는 시종에게 넓고 하얀 어깨띠를 받아 직접 발렌시아누스에게 매어 주었다.

맑고 하얀 보석이 달린 정숙한 띠였다.

“그대에게 줄 직책이 하나 더 늘었다. 이제 그대는 수도의 치안감이자 제국의 순찰자이다. 솔레타라스의 어느 땅을 가도 그대는 짐과 교회를 대리하는 사법적 권한을 가질 수 있도다.”

발렌시아누스는 그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감사를 표했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최선을 다하겠사옵니다.”

“그래. 이제 짐이 진짜 황제가 될 터인데, 그대 역시 진짜 대공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제이릴리스가 손짓으로 발렌시아누스를 일으켜 세웠다.

“짐이 말했잖은가. 그대는 짐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될 권리가 있다고.”

발렌시아누스는 능글맞게 웃으며 일어섰다.

“기꺼이 누리겠사옵니다.”

둘은 유유한 걸음걸이로 함께 알현실로 나섰다.

와글와글한 말소리가 잔뜩 들려왔다.

“오늘 어떤 이야기를 하실 거 같은가?”

“짐작 가는 건 있네. 선전 포고가 아니라면 그것일 거야.”

“드디어 안정이 찾아오는 건가? 아니면 새로운 혼란의 시작인가?”

황실의 중대 발표라는 말에, 그리고 참관을 허락하겠다는 말에 수많은 인파가 알현실을 채우고 황궁 앞까지 모여 있었다.

“황제 폐하 납시오!”

시종장의 선언과 함께 수천 개의 고개가 아래로 내려갔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고개를 들 수 있는 건, 황제와 그 황제에게 지고한 권리를 허용받은 자, 둘 뿐이었다.

제이릴리스는 회랑 끝 가장 높은 단상에 올라가 각진 옥좌에 앉았고, 발렌시아누스는 그 옆에 섰다.

황제는 그녀를 보기 위해 모여든 무수한 사람들을 보았고, 대공은 그 황제를 보았다.

둘은 붉은 입술을 끌어올려 그 나이에 어울리는 미소를 지었다.

“고개를 들어라.”

제이릴리스의 목소리는 마법처럼 퍼져 회랑 전체에 맑게 울렸다.

회랑 밖 거리에서도 그 옥음을 직접 듣고 화들짝 놀라는 이들이 나올 정도였다.

다시 수천 개의 고개가 올라왔다.

발렌시아누스는 수도의 날고 기는 거물들 사이에서 이곳에 들어올 권리를 허락받은 한 줌의 사람 중, 그가 아는 얼굴들을 여럿 발견했다.

우선 텐티아와 세레라지에는 말할 것도 없었다.

백금기사단 소속 기사 텐티아는 둘과 가장 가까운 기둥 옆에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전신 갑옷을 입고 투구를 눌러 쓰고 있었지만, 허리에 불타는 얼음 ‘화한’을 차고 붉은 화염 내성 망토를 둘러서 곧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세레라지에는 오늘은 황제의 이복 누나가 아니라 황립 마도 공방의 공방주로서 참석했고, 같은 공방주들 사이에 서 있었다.

남색 고깔모자와 로브, 지팡이와 푸른색과 노란색의 금은요동이 선명하게 보였다.

새침한 얼굴에 표정을 읽어 보자니 ‘내게 네게 머리 숙였다고 생각하지 말려무나.’라고, 말하는 거 같았다.

루디는 발렌시아누스와 제이릴리스가 들어온 그 통로에서 제이릴리스의 시녀들과 함께 서 있었다.

회랑과 홀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거리로만 따지자면 텐티아 다음으로 가까웠다.

‘진.’

한 아카데미의 학생회장인 진은 마법약으로 만든 푸른 눈을 빛내며 학장 옆에 서 있었다.

방금까지 궁정 귀족들과 인사를 주고받던 게, 나름의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거 같았다.

‘코넬.’

빈민가 출신 의원 코넬은 대여섯 명의 계파원들을 거느리고 검은 정장 차림으로 수도 의회 의원 사이에 끼어 있었다.

어린 나이에 의족과 지팡이가 더해져 곳곳에서 관심의 시선을 받았지만, 여유 있게 받아넘기며 자신을 과시하고 있었다.

돈으로 자리를 샀는지 적가면이 얼핏 보였고, 상아탑에서도 니아르를 비롯한 마법사 몇몇을 보냈다.

광명교회에서도 홍의주교와 사제들을 보내 황권에 예를 표했다.

발렌시아누스는 그 모두가 제이릴리스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회귀 전에는 모두가 그녀를 보고 벌벌 떨기만 했건만, 이제 그 눈빛에 황제에게 보내 마땅한 존경심이나 경외감 같은 감정들이 희미하게나마 섞이고 있었다.

제이릴리스 역시 웃고 있었다.

‘나의 황제.’

회귀 전 그녀는 지금쯤 전장에서 두 번째 여름을 맞이했지만, 오늘 그녀는 충성맹세를 요구하기 위해 옥좌에 앉아 있었다.

‘이대로라면.’

세상을 사랑하는 반신 황제와, 황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갈 세상을 생각하며, 발렌시아누스는 소문답지 않게 온화하게 웃었다.

마침내 황제가 입을 열었다.

“지난 2년간 수도가 혼란스러워, 가장 중요한 일을 미뤄두고 있었다.”

지식인들은 그 순간 이미 황제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알아챘다.

“그러나 이제 그대들을 초대할 준비가 되었구나.”

피로 즉위한 황제는 피로 통치할 생각이 없는 거 같았다.

“47번째 솔레타라스로서, 응당 했어야만 하는 요구를 하겠다.”

찬탈자 폭군이 진짜 황제가 되려 하고 있었다.

“짐의 봉신들이여. 수도로 올라오라. 1천 년을 이어온 계약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라.”

그게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몰랐다.

그러나 제이릴리스 치세 아래서 홍등가와 빈민가와 배움의 거리는 정리되었고, 상아탑과 교회는 황실과 손을 잡았으며, 의회는 다시 열렸다.

황제는 황립 마도 공방과 아카데미에 돈을 투자했고, 밤거리에 마법 가로등을 설치했으며, 기사들에게 새로운 검술을 가르치고 무구를 지급했다.

그 과정이 어찌 되었든, 황제는 황제의 책임을 다했다.

“짐에게 충성을 맹세하거나.”

이제 봉신들이 봉신의 책임을 다할 차례였다.

“반란을 일으키거라.”

각자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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