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텐티아 경이 백골 파도를 베어냈고, 나는 그녀가 만든 길을 따라 달려 나가 이물 앞에 섰다.
“세상.”
눈앞에서 본 이물은 너무나도 거대했다.
추정 높이 250m, 추정 몸길이 약 1km.
회귀 전 삶을 포함해도 전례 없는 괴물이었다.
절로 다리가 굳고, 숨이 거칠어졌다.
나는 이를 악물며 놈의 벌어진 아가리 안으로 몸을 날렸다.
“아니마!”
강철을 덧댄 신발 아래서 거센 바람이 뿜어져 나오고, 내 몸이 하늘로 떠올랐다.
놈이 아래턱 절반과 앞다리가 날아가서 턱을 땅에 괴고 있던 게 망정이지, 팔팔한 상태였다면 입 안으로 들어가기도 힘들 뻔했다.
탓, 난 놈의 아랫입술을 박차며 한 번 더 몸을 날렸고, 놈의 아가리 속에 들어섰다.
아가리 안은 내 별궁보다 몇 배는 넓었고, 놈이 입을 벌리고 있어서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
세레라지에의 전격으로 입천장부터 목구멍까지 죄다 타버린 탓에, 갈매기 닮은 이물이나 이빨, 먹이를 걸러 먹는 수염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양손에서 건틀릿을 벗어 허리에 찼고, 투구도 벗어서 허리에 매달았다.
앞으로 갑옷은 흉갑만 입고 다니든가, 아니면 제이릴리스에게 투구에 뿔 나올 구멍을 뚫어 달라고 해야겠다.
용언의 기운을 끌어 올리자 머리에서 산양처럼 굽은 뿔이 솟았다.
물론 아직 용언의 불길만으로는 이 거대한 이물을 살아있는 양초로 만들어버릴 수 없었다.
완전한 비룡화를 감수하면 어찌어찌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지금껏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해온 게 있으니, 지금 당장은 세레라지에의 붉은 약을 먹어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내 몸 안에는 다른 힘도 섞여 있었다.
회귀 전에 정령의 힘을 다뤄 본 적은 없었다.
“불길이여. 내게로 오라.”
제이릴리스에게 정령의 정수를 이식받았을 때, 내가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콰아아아-!
전부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자아가 있는 원소가 원소 정령이고, 그 정령의 정수를 흡수한 만큼, 불에 관해서는 모든 게 내가 상상한 대로 이루어졌다.
양손이 투명하게 변하고, 시야가 하얀 막을 덧씌운 듯 약간 뿌옇게 물들었다.
난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여 허공에 걸리는 불의 기운을 힘껏 잡았고 탐욕스러운 어부가 그물을 당기듯, 힘껏 끌어당겼다.
화르르르!
일대의 화염이 내게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아아아!
지옥의 사냥개들이 주인의 부름에 응하듯, 대마법 마도구로부터 시작되어 주변을 태우던 불길이 모두 내게 날아왔다.
“그래. 그래야지.”
저 아래서 거대 해골 병사들을 상대하던 텐티아 경이 놀란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기분 좋게 취한 듯 몸이 은은하게 달아올라서, 아무것도 무섭지 않았다.
마커스와 싸웠을 때처럼, 불길을 한 점에 모았다.
그때는 용언으로 끌어들였지만, 이번에는 정령으로 불렀다.
사아아아!
수십 세제곱 km 면적을 뒤덮고 있던 불길이 겹겹이 뭉쳐 내 주변을 자연스럽게 맴돌았다.
불을 다루는 게 내 손을 움직이듯 편안했다.
나는 놈의 목구멍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칠흑 같은 동굴 안으로 걷고 또 걸었다.
“쿠오오오!?”
놈의 당황이 느껴졌다.
나는 놈과 비교했을 때, 몸 크기에 비해 아주 많은 마나를 가지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놈이 이제 다섯이나 남았을 다리로 일어섰다.
탄화된 살점 동굴이 흔들렸다.
드드드드!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청록색 빛줄기가 혈관처럼 내달렸다.
사악한 이물의 기운이 나를 통째로 집어삼키려 했다.
“내가 좀 끔찍한 맛일 거다. 이 추악한 괴물아.”
나는 단호하게 내뱉으며 보검 흑루를 뽑았다.
오렌지색으로 달아오른 용언의 불길이 흑루를 휘감았고, 내 주변을 맴돌던 정령의 불길도 용언의 불길을 따라 흑루로 흘러 들어갔다.
세레라지에가 거의 6서클 급 마법을 퍼부었으니, 놈이 가지고 있던 마법 저항력은 거의 바닥일 거다.
여기가 마경 주변이 아니었다면 즉사했을 수도 있겠지.
이제 이놈은 내 불길을 막을 수 없었다.
나는 흑루를 탄화된 살점 벽에 꽂아 넣었다.
푹!
검은 부드럽게 들어갔고, 한계까지 뭉쳐 있던 열기는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놈의 근육을 태우고 지방층을 녹이기 시작했다.
파삭!
유리 깨지는 소리가 울리고, 나를 침식시키려 모여들던 청록빛이 안개처럼 흩어졌다.
더.
숨을 들이쉬며 용언의 기운을 끌어 올렸다.
뿔이 조금 더 튀어나오는 듯한 감각과 함께, 놈의 육벽이 붉게 달아오르며 갈라졌고, 사방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화르르륵!
이제 내 주황빛이 흩어진 청록빛을 쫓아가 되레 불살랐다.
더.
정령의 힘으로 주변의 열기를 끌어모았다.
놈의 근육이 불타며 피워 오른 열기를 죄다 모아 다시 놈의 몸 안으로 들이밀었다.
허공에서 불의 고리가 생겨났고, 놈의 몸뚱이가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더.
내 눈 아래서 피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
동시에 놈의 목 쪽 지방층에 불이 붙었다.
더!
나는 환희하며 불길이 더더욱 번지도록 인도했다.
시시각각 뿔이 자라났고, 손을 넘어 팔뚝까지 반투명하게 변했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오오오오?!”
이물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흔들었다.
내가 이기고 있었다.
기나긴 협잡과 음모의 끝을 낼 기회가 눈앞이었다.
그 기회를 수많은 사람의 목숨과 함께 박살 내버린 이물을, 내가 압도하고 있었다.
“그래. 이 이물아.”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것아.
나는 반투명해진 양손을 들었다.
불길이 파도치며 사방으로 번져 나갔다.
“네가 고통스럽게 죽었으면 좋겠어.”
놈을 저주하며 양손을 벌렸다.
놈을 태우며 만들어진 열기가 다시 내게 돌아온 뒤, 내 인도에 따라 놈의 지방층으로 번졌다.
화르르륵!
1km에 달하는 이물이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 * *
가장 어두운 새벽이었다.
루디는 어느 순간 이물들의 군세가 한결 잦아들었음을 체감했다.
“발렌 님!”
그녀는 어린 대공이 해냈음을 직감하고 고개를 들어 거대 이물을 바라보았다.
태산 같던 놈이 신음성을 내며 몸을 뒤틀고 있었다.
“그와아아!”
절대로 찢어지지 않을 듯하던 가죽이 안에서부터 갈라지고, 몸뚱이 여기저기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해내실 줄 알았어요. 저는 믿었답니다.”
그녀는 여기저기 찢어진 시녀복 자락을 압박 붕대로 묶고 관자놀이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씩 웃었다.
상냥하고도 서늘한 웃음이었다.
그녀는 가볍게 몸을 날려 석조 건물 아래로 내려섰다.
발에 치이는 이물과 침식자의 시체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세레라지에는 비틀거리며 옥상에서 일어섰다.
“적어도 누나가 주는 걸 잘 받아먹기는 했잖니.”
그녀의 제자들과 워록들이 몰려들어 그녀를 부축했고, 각종 최고급 비약을 먹였다.
그녀의 번개는 이물을 탈진시켰고, 발렌시아누스는 탈진한 이물을 양초로 만들었다.
“안에서 같이 익어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잖니.”
그녀는 힘없이 웃으며 고깔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짚었다.
마중이라도 나갈 생각이었다.
“안식을 주겠다!”
텐티아는 붉은 마나 블레이드를 휘두르며 거대하게 융합한 해골 병사들과 어보미네이션, 좀비를 베어나갔다.
“주겠다니까!”
잽싸게 피한 해골 병사 하나를 정권으로 깨부순 순간, 한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하. 경은 여전히 기사의 귀감입니다.”
“세베릭 전하?”
북부 대공 세베릭이 한 거리를 완전히 밀어냈다.
우글거리던 침식자와 언데드는 모두 두세 조각이 나서 바닥에 누워 있었다.
키가 20m도 넘는 거인이 정수리부터 가랑이까지 베여 쓰러지는 게 마지막이었다.
“쳇. 한발 늦었네. 기다리다가 바로 숙영지로 들고 가 잡아먹을 생각이었는데.”
동부 공작 카리오사가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퇴폐적으로 웃었다.
그녀와 동부 기사들 역시 한 거리를 완전히 밀어내고 도시 중심부에 다다른 차였다.
“성직자 앞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심지어 두 분은 미혼이잖습니까?”
성자 마테오스가 성기사, 전투 사제들을 거느리고 도착해 말했다.
카리오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비릿하고 야릇하게 웃었다.
“뱃사람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쓰지.”
“불경합니다! 체통을 지키십시오!”
둘이 치고받는 가운데, 다른 거리와 운하 건너에서도 인영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철혈당주 마커스와 기계 기사들, 백금기사단, 흑철 기사단, 청은 기사단, 황동기사단, 황금기사단, 창천 기사단, 헬레나와 중부 기사들까지.
지쳐 있었고, 다친 자도 여럿이었지만,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해냈습니다. 각하.”
“이걸로 발렌시아누스 대공에게 뭘 받아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군요.”
“지금까지 시가전이었다!”
그들을 맞이하듯, 이물의 등 한가운데 숨구멍에서 화산이 폭발하듯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콰앙!
남은 다리가 거목이 부러지듯 꺾이고, 장장 1km에 달하는 이물이 바닥에 배를 깔았다.
쿵!
충격파가 뻗어나가고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불타고 찢어진 가죽 사이 지방층이 줄줄 녹아내렸다.
그 안쪽에서 무언가 붉은빛이 일렁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 빛이 지방층을 뚫고 나온 순간, 수도를 반파시킨 이물은 한낱 기름 양초가 되었다.
1km에 달하는 이물이 불길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불길이 사방으로 번지는 일은 없었다.
“그어어어.”
단말마 같은 비명이 울리는 가운데, 카리오사와 세레라지에, 그 외 몇몇 가문의 고위 전투마법사들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챘다.
‘화기가 번지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다.’
‘이물의 몸뚱이와 기운을 불로 정화한 뒤 그 열기를 흡수하고 있어.’
‘제멋대로인 욕심쟁이잖니! 체하겠구나.’
이물의 등이 잿가루로 화할 무렵, 그들은 발렌시아누스를 볼 수 있었다.
백발은 평소처럼 깔끔하게 넘겼고, 표정은 초연하면서도 자신만만했다.
머리에는 두 개의 뿔이 나 있었고, 반투명한 양손이 허공을 휘저었다.
그 손길에 따라 거대한 불의 고리들이 회전하며 이물을 살라 먹었다.
그는 불길 가운데 서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듯 손짓하고 있었다.
내가 곧 불이라고 말하는 듯, 뜨거워하는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이물의 거대한 심장은 붉은 불길에 휩싸여 타올랐고, 맹렬한 청록색 기운은 죄다 불의 먹이가 되어 붉게 타오른 뒤, 발렌시아누스에게 흡수되었다.
“저, 저. 망나니 대공이 정말! 성자 앞에서 뭘 하는 겁니까!”
마테오스가 기겁했지만, 그는 이내 포기했다는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어련히 잘하겠지만요…….”
카리오사가 깔깔, 세베릭이 나지막이 웃었다.
“그래. 저 정도 배짱은 있어야 내-”.
“어찌 된 게 북부인들처럼 힘에 집착하는군요.”
루디가 카리오사에게 눈을 은근슬쩍 흘겼다.
‘방금 뭐라고 말하려 했을까요? ‘내 남자’는 아니겠지요?’
사아아아-.
이물은 잿가루 하나 남기지 않고 타올랐고, 발렌시아누스는 그 불길을 마지막 한 조각까지 죄다 흡수했다.
그가 포식을 마친 듯 나른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아직 진정되지 않은 화기가 그의 피부 아래에서 울긋불긋 날뛰었지만, 그는 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모든 힘을 갈무리했다.
그는 다시 불투명하게 돌아온 손으로 흑루를 납병했고, 그의 기사 텐티아에게 말을 걸었다.
“경. 고맙네.”
텐티아는 당치도 않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전하가 그러셨듯요. 다들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발렌시아누스는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과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쳤다.
“그럼, 모두 고맙군.”
마테오스가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듯 귀를 의심했고.
“고마우면 신실한 모습을 보이십시오!”
세베릭이 흐뭇하게 웃었으며.
“그게 대공다운 겁니다. 발렌.”
카리오사가 슬며시 다가가는 가운데.
“대공. 오늘 저녁이라도 함께하고 싶은데. 대답은? 당연히 좋아, 겠지?”
세레라지에가 또 무슨 위험을 무릅쓴 거냐며 잔소리를 시작했다.
“체하면 어떡하려고 아무거나 주워 먹는 거니? 변환 술식은 뭘 사용한 거니?”
“누나가 준 붉은 약.”
“그건…… 잘했잖니.”
동쪽 지평선에서 해가 뜨고 있었다.
* * *
“진입이 안 됩니다.”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그러니까 마경에 진입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상아탑 제일의 마경 전문가가 빗자루를 타고 수차래 마경과 지상을 오간 끝에 말했다.
발렌시아누스는 목덜미를 잡았고, 세레라지에는 그럴 리가 없다며 직접 수식을 검증했다.
“……발렌.”
“대체 무슨 일이야. 알아듣게 설명해 줘.”
“그러니까. 특정 상위 개체의 진입으로 마경에 대규모 교란 현상이-”.
“알아듣게!”
“마경이라는 게 결국 옛것들이 건너오기 위한 공간이잖니. 그런데 황제 폐하가 너무 센 나머지 그쪽에서 문을 닫아 버린 거란다.”
“옛것이 페하에게 쫄아서 문을 닫아버렸다고? 이쪽 세상에 비슷한 애들이 우글거릴까 봐 무서워서?”
“꼭 그런 천박한 어휘로 표현해야 하니? 뭐…… 굳이 말하자면, 그렇단다.”
“그럼 언제 열리는데?”
“황제 폐하가 핵을 베면 열리겠지. 그런데 알다시피 마경이라는 게 좀 이상하잖니. 막 시간이 다르게 흐르기도 하고. 산소가 없기도 하고. 물리법칙이 이상하기도 하고. 지난번에 프로이하이트에서 했던 계산을 기준으로 분석한다면…… 일단 몇십 년씩 걸리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구나.”
세레라지에는 애써 담담한 척하며 말했다.
세상에 어지간히 관심이 없는 그녀도 이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마경에서 자연스럽게 새어 나오는 옛것의 기운도 어마어마하잖니. 그래서 마경이 닫히지 않는 이상 해당 지역을 복구할 수가 없고.’
즉, 황실은 앞으로 며칠 또는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기약 없는 소모전을 치러야 한다는 말이었다.
발렌시아누스는 몇 분간 돌처럼 굳어있었다.
‘제이릴리스, 충성맹세, 침식자, 왕국 연합, 공화국 침공, 아미르 토후국.’
회귀 전의 난세와 제이릴리스라는 억제력 없는 미래가 그의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졌다.
‘카리오사가 서진하고, 세베릭이 남하하고, 아미르 토후국이 북진하고, 서쪽에서 왕국이랑 공화국들이 침략하고……. 아주 그냥 사방팔방에서 발광을 해대겠지. 사망자는 몇만이나 나올까? 1년에 5백만은 가볍게 넘을 거 같은데. 1천만? 1천만 넘길까?’
이윽고 그의 머릿속에서 황제가 사용하던 운석 소환 마법을 황궁 마도 공방과 상아탑이 공동 연구하면 몇 년 안에 실전 투입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피어올랐다 사그라들 무렵.
그는 절박해진 강자 특유의 서늘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들 모이라고 해.”
그는 네 기사단장과 각 부처의 대신, 세레라지에와 헬레나, 하드리탄 등의 황족, 제국 의회의 다선 의원들을 불러 놓고 선언했다.
“폐하가 돌아오셨을 때 이 개 박살이 난 도시를 보여드릴 수는 없다. 지금 바깥에서 정신 오염과 침식도 미친 듯 번지고 있겠지. 황형으로서 도저히 이 사태를 방관할 수 없어. 폐하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내가 폐하를 대신해 제국을 통치할 테니, 그리 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