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의 망나니 오빠로 사는 법 (316)화 (316/340)

(316)

카리오사는 기사와 정예병 한 무리를 내게 임시로 넘겨줬다.

“해적 잔당들을 척살하고 오겠다. 닷새 정도 걸릴 거다. 돌아가는 길에 저택으로 가도록 하지.”

타르티와 사야 옌이 혹시 다른 생각을 할까 염려하는 듯했다.

“고맙다.”

이 정도 마을이야 마법 한 번이면 태울 수 있었지만, 그 걱정 고맙게 받았다.

철컥, 철컥, 철컥, 철컥.

나는 좋은 말과 완전 무장 한 기사들을 함께 사용하면, 좋은 말만 사용할 때마다 더 많은 걸 받을 수 있음을 알았으니까.

내가 타르티와 사야 옌, 무사들을 앞세우고 마을로 들어가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을 사람들이 죄다 달려 나와 말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전하!”

“만세!”

“다들 와서 인사드려라!”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동방 왕국 출신이었지만, 다행히 무사 계급이 다수였던 덕에, 제국을 비롯한 서쪽 왕국들의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꽤 많았다.

“이 은혜는 목숨으로 갚겠습니다.”

해방군이라도 된 듯한 환호였다.

무사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짧은 꽁지머리를 위로 묶어 올렸고, 어깨 장식이 불거진 비단옷을 입고 있었는데, 아주 화려했다.

“타르티 님을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화려한 옷이 빗물과 흙탕물에 젖는 걸 마다하지 않고 진창에 머리를 숙이는 모습을 보아하니, 한숨이 푹푹 나왔다.

“아으!”

닷새 뒤에 카리오사가 내게 뭐라고 할지, 아니. 무슨 짓을 할지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타르티는 아주 빼어난 해적 제독이었고, 그건 제국 동부 해안에서 별짓을 다 하고 다녔다는 말이다.

물론 능력 때문에 못된 놈들을 살려주고 이용하는 건 익숙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적가면도 마커스도 똑같았고, 사실 내가 최고로 못된 놈이었다.

내가 회귀 전에 포기한 영민이 총합 수백만은 될 텐데,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겠는가?

언제나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게 내가 내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면죄부였다.

카리오사가 해적을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이놈들을 이용하겠다고 나선 게 미안할 뿐이다.

“텐티아 경. 타르티랑 사야 옌을 풀어주게. 어디 들어가서 이야기하지.”

우리는 제일 크고 화려한 집으로 안내받았다.

나는 둘을 욕실로 밀어 넣었다.

“일단 좀 씻어라. 상처도 치료하고.”

시녀가 내온 차를 한 잔 마시고 있자니, 타르티와 사야 옌이 나왔다.

드르르륵.

타르티는 온몸에 약초 연고를 덕지덕지 발랐고, 검은 바탕에 붉은 무늬가 들어간 비단옷을 입었으며, 내 앞에 양쪽 무릎을 꿇었다.

“…….”

고문와 화상의 후유증이 남은 지금도 호쾌한 인상의 미남이었다.

사야 옌은 두툼한 검은 비단옷으로 몸을 싸맸고, 역시 내 앞에 양쪽 무릎을 꿇었다.

감옥에서 마음을 졸인 탓에 뺨이 핼쑥해지고 눈 아래 흑륜이 짙어졌지만, 역시 본판은 중성적이고도 사나운 인상의 미인이었다.

나는 둘을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

“보기 좋네. 자. 그럼 앞날을 논해 보자고. 내가 왜 너희를 살려줬는지 아나?”

사야 옌에게는 직접 말해준 바 있었고, 타르티 역시 이미 눈치챈 모양이었다.

“황실 소유의 함대가 필요하다는 건가…… 아니. 겁니까?”

“그래. 동남쪽에 황실이 가진 총독령 항구가 하나 있는데, 그쪽으로 가게 될 거다. 함대 유지비와 무사들 급료는 총독령에서 나올 거고, 황실에서 지원금도 줄 거다. 너희 일족 다 이주하게 해 줄 거니까 새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충성하도록.”

장소, 군비, 일족, 충성.

난 내가 바라는 것과 그들이 걱정하는 걸 모두 정확하게 짚어 주었다.

타르티가 잠시 침묵하다, 코가 바닥에 닿을 듯 머리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전하.”

그의 등 뒤 창밖으로 항구에 들어와 있는 거대한 군선들이 보였다.

영지에 쫓겨나고도 이 정도 세력을 유지해온 귀족다운 판단이었다.

나는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내 이름으로 살려준 거니까, 너희가 사고를 치면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그때는 내 체면 때문에라도 너희를 다 죽일 수밖에 없어. 이상한 생각 하지 마라.”

“예. 전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그가 연거푸 머리를 조아렸다.

나는 씩 웃었고, 사야 옌에게 고개를 돌렸다.

“타르티. 넌 동남쪽 항구로 가고, 사야 옌. 넌 나랑 같이 수도로 간다. 기사를 죽였으니 몇 년은 굴러 줘야겠어.”

사야 옌이 각오했다는 듯 입술을 깨물었고, 타르티가 얼굴을 굳혔다.

“전하. 그녀는…….”

적잖은 당혹감이 어려 있었다.

이야기 속 사랑하는 연인을 갈라놓는 못된 황족이 된 기분이었다.

사실이 그랬기에, 나는 턱을 당당하게 쳐들었다.

“타르티. 대놓고 묻겠다. 함대도 있고, 돈줄도 있고, 땅도 얻게 생긴 전직 해적 제독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

“그때 배에서 그녀의 몸놀림을 봤다. 기사를 암살할 정도의 실력자를 네 곁에 둘 수는 없어.”

타르티가 호쾌하던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가 쿵 소리가 나도록 이마를 바닥에 찧었다.

“전하. 이해해 주십시오. 그녀는 제 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

턱.

난 그의 턱을 들어 올려 나와 눈을 마주쳤다.

선 짙은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동방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모욕적인 행동에 주변 무사들과 하녀들이 침음성을 흘렸다.

나는 망나니 황형 발렌시아누스답게 말했다.

“아니. 타르티. 네가 날 이해해라.”

그리고 사야 옌의 손을 거칠게 끌어당겼다.

“타르티!”

“옌!”

아릿한 쓴웃음을 흘리면서.

* * *

“그랬더니 그놈이 뭐라고 했어?”

“뭐라고 했기는. 아무 말도 못 했지. 그놈이 할 수 있는 건 날 이해하는 것뿐이야. 절대 설득되지는 않겠지만.”

“흐음.”

항구에서 약간 떨어진 산 아래에 바다가 보이는 온천이 있었다.

카리오사는 닷새 동안 비를 맞으며 섬을 돌아다녔고, 저택으로 돌아가기 전 나와 함께 그 온천으로 향했다.

온천은 수십 명이 함께 들어가고도 남을 만한 크기였고, 김이 펄펄 피어올랐으며, 바닥에는 크고 작은 하얀 자갈이 깔려 있었다.

주변에는 굵은 대나무가 빽빽했고, 한쪽으로는 하얀 모래 깔린 해변이 보였다.

쏴아아아-.

쏴아아아-.

쏴아아아-.

굵은 장대비가 내리는 소리, 바람에 대나무 이파리가 부딪치는 소리, 해변에 검푸른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가 삼중창으로 울렸다.

카리오사는 갑옷을 입은 채로 온천에 들어갔고, 나 역시 그렇게 했다.

옷 속으로 뜨거운 물이 흘러들어오는 감각이 썩 묘했다.

깊은 곳은 내 목까지 차올랐기에, 우리는 충분히 몸을 담글 수 있었다.

“도와줄래? 대공”

그녀가 가오리 가죽 코트를 벗으려 했다.

“기꺼이. 국왕.”

나는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은 자세로 미끈한 코트를 당겨주었고, 그녀가 두툼한 허리띠를 푸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스윽, 그리고 철컥.

“이걸로 갑옷을 골반에 얹는 거야. 내 건 판금이 아니라서 허리띠가 없으면 모든 무게가 어깨에 실리거든.”

“그건 또 몰랐군.”

카리오사 말대로 허리띠를 풀자마자 철편 갑옷이 아래로 축 늘어졌다.

나는 갑옷 어깨 부분을 잡았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잠수했다가 갑옷 아래로 빠져나왔다.

“하. 이제 좀 개운하네.”

그 아래 남은 건 금속 갑옷 아래 입는 천 갑옷인 갬비슨과 다리를 보호하는 정강이받이뿐이었다.

충분히 혼자 벗을 수 있는 옷들이었지만, 그녀는 물속에서 나를 향해 다리를 들어 올렸다.

촤악.

뜨거운 물이 내 얼굴에 튀겼다.

“벗겨줘.”

“그래.”

정강이받이를 고정하는 가죽끈과 금속 걸쇠를 풀고 있자니, 그녀가 물었다.

“내가 널 위해 피 흘리지 않을 거 같았나?”

“그게 무슨 말이지?”

“왕을 칭하는 것까지 인정해주고서, 날 견제하는 건 아니겠지.”

“…….”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 한 대 함대 정도는 보내줄 수 있었다고.”

나는 망설이고 망설이며 답했다.

이게 변명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난 호의를 받는 데 익숙하지 못했다.

“……죄책감 없이 쓰고 버릴 수준의 병사들이 필요했어. 동부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정예병들이 아니라.”

“그래서 그 해적 제독을 살려준 거야? 내가 놈들을 다 죽이고 싶어 하는 걸 알았잖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서 살려준 거야.”

다 사실이었다.

양쪽 정강이받이를 차례로 벗겼고, 이제 갬비슨만 남았다.

나는 단단한 가죽끈을 풀었고, 그녀는 두꺼운 허물을 벗듯 갬비슨 상의를 벗었다.

그제야 물에 푹 젖은 하얀 면 셔츠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아래에 비늘처럼 반짝이는 피부가 비쳐 보였다.

카리오사가 두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잡았다.

양쪽 귀를 덮은 손바닥이 따듯했다.

세로로 갈라진 회색 눈이 기이하고도 익숙한 광채로 반짝였다.

“대귀족이라면 언제든 사라질 감정이 아니라 눈에 보이고 수로 셀 수 있는 것들을 위해 살아야겠지.”

그녀가 날 천천히 잡아당겼고, 나는 기꺼이 끌려갔다.

“그래야지.”

“하지만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감정이 있다면, 그걸 위해 눈에 보이고 수로 셀 수 있는 걸 쌓아 올려야 하지 않겠어?”

그 말을 들은 난 제이릴리스를 떠올렸다.

내가 쌓아 올리는 모든 게 그녀를 위한 것이었으니까.

“감정이 아니라 신념이라는 건가?”

그녀가 천천히 다가오다 멈칫했고, 이내 피식 웃었다.

“신념이라기에는 너무 가볍고, 감정이라기에는 너무 무겁네. 신념이라. 신념. ……난 절대 못 이길 연적을 두었군.”

“그럼?”

언제나 부러워한, 지금도 부러워하고 있는, 참 솔직한 웃음이었다.

“본능이라고 하자고. 난 지금껏 지배와 탐식의 본능대로 살았어. 내가 원하는 걸 다 먹어 치웠고, 이제 왕이 되었지. 난 그 정도면 돼. 그리고 너도 나에게 그 정도만 해 주면 돼.”

츠츠츠츠.

나는 하얀 제복을 풀어 해쳐 내 몸 안으로 빨아들였다.

카리오사가 입맛을 다시며 내게 다가왔다.

“그래. 넌 내 본능이야.”

기다렸다는 듯 뾰족한 이빨이 목을 파고들었고, 예리한 손톱이 내 등줄기를 길게 그었다.

낮은 미성이 내 귓가에 울렸다.

“나도 네 본능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

* * *

[제국의 대공, 황제의 전권대사, 제국의 치안감. 발렌시아누스 솔레타라온 솔레타라스의 이름으로, 카리오사 서머린 아세노르타의 국왕 즉위를 인정한다.]

[카리오사는 제국령 안의 영토에서 제국 공작의 의무를 지나, 제국령 밖의 영토에서는 대등한 수교국의 의무만 진다.]

[카리오사 서머린 아세노르타는 바다뱀 군도의 배들의 무덤 군도, 닻 군도의 모든 광산을 황실과 합작해 만든 무역 개발 회사를 통해 개발하며, 매년 순수익의 40%를 황실에 배당한다.]

[황실에 망명한 동방의 망명 귀족 타르티와 그의 일족이 다시금 동쪽 바다에서 사략 행위를 벌일 경우, 카리오사는 신민의 안전을 위해 황실에 선조치 후보고를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비용은 황실에서 부담한다.]

전쟁은 종이로 시작해 종이로 끝났다.

우리는 불과 비바람을 두르고 다녔지만, 길이가 1m도 넘는 두루마리 양피지 앞에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카리오사가 마지막 서류를 읽으며 말했다.

“여기 흔쾌히 서명해줄 줄은 몰랐네.”

나는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 위험부담으로 함대 하나를 챙겼으면 남는 장사지. 마법 회로가 잘 새겨진 대형 전함 수십 대라니.”

이제 황실 함대니, 하는 거 봐서 황실 소유의 거대수로 불침 전함도 만들어줄 생각이었다.

그녀가 지나가듯 물었다.

“새로 얻은 마법검은 쓸 만한가?”

“태풍도 마음에 쏙 들고, 검은 비늘도 좋아. 아이젠은 말할 필요도 없고. 혹시 가지고 싶었어?”

태풍이라고 말할 때, 그녀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두 마법검은 ‘순풍’과 ‘폭풍’이었고, 아퀼라가 쓰던 검은 ‘태풍’이었다.

아무리 해적왕이라고 해도 이 정도의 마도구를 만들 수는 없을 테니 어딘가에서 구했을 것이고, 동부에서 이 정도 마도구를 원래 가지고 있었을 만한 곳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카리오사가 어울리지 않게 상념에 잠기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나보다는 네게 어울리는 무기다. 네가 가져가 준다면 마음도 편하겠군. 잘 써 주도록.”

“기꺼이 그렇게 하지.”

묘하게 마음이 편해진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처음 계획과 달리, 많은 동방 이주민을 살려주었다.

이는 자비심의 발현이라기보다는, 섬에 광산이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이었다.

‘농노들에게 광부 노릇을 하라 하면 싫어할 텐데.’

‘그럼 지금 섬에 남아 있는 동방 이주민들을 살려놓고 쓰는 게 어떤가? 애초에 해적하고는 연이 없으니까 도망갈 생각도 안 했겠지.’

‘……설마 이렇게 될 줄 알았나?’

세상은 우리에게 가혹한 선택을 강요하나, 이번만은 약간의 자비를 베풀어 주었다.

닻 군도에 우글거리던 해적들은 정말로 다 죽었다.

많은 해적이 폭풍을 뚫고 바다로 나가다 물에 빠져 죽었고, 카리오사의 검에 목이 달아났으며, 곳곳의 요새에서 농성하던 자들도 병사들이 본격적으로 상륙하기 시작하자 버티지 못했다.

‘다 죽여라. 숨 쉬는 공기가 아까운 놈들.’

카리오사는 하루에 사형집행인을 열 번씩 바꾸어 가며 사형을 집행했다.

머리만 매일 수십 수레가 나올 정도였고, 나중에는 수백 명을 한데 엮은 뒤 추를 매달고 바다에 던졌다.

그렇게 수백 년 동안 닻 군도에서 번성하던 해적들이 일소되었다.

내가 얻은 예상외의 소득이 있다면, 세베릭이 준 것이었다.

‘북부는 언제나 전사들을 환영할 것입니다. 친구의 소개라면 더더욱요.’

그는 내가 보내준 텐예의 초원 일족들을 기꺼이 받아드렸고, 좋은 전사들을 보내준 값까지 치러 주었다.

올해 세금 보낼 때 같이 보낸다는데, 뭐가 올지 기대하고 있어도 좋을 듯했다.

“초봄에 와서 여름에 가는군.”

“생각보다 오래 있던 듯한데. 그것밖에 지나지 않았나?”

“다음에는 더 오래 있어도 좋아. 가끔은 내 소식도 물어 주고, 물론 날 물어도 좋고.”

섬의 동쪽에 해안 요새들이 새워지기 시작한 여름.

카리오사는 왕다운 위엄으로 날 배웅했다.

비행 마법 부여가 잘 되는 ‘이카리스’ 진주, 변화의 힘이 있는 문어 수호자의 부리, 환영의 힘이 있는 조개껍데기 가루 등등 온갖 고급 시약을 챙겨주었다는 뜻이다.

로렐라이는 날 따라가겠다고 나서다가 동부 기사 쥴에게 꿀밤을 맞았다.

“기다리세요! 영혼 주술사로서 전하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돌아다니게 둘 수는 없으니까!”

그렇게 나는 다시 수도로 돌아갔다.

루디가 잘하고 있을지 걱정된다.

만에 하나라도 다치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 * *

“세상 즐겁네요! 인생 뭐 있습니까? 내일도 달리죠!”

“콘세크라투스 백작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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