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361화 (36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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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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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은 새크리파이스와의 전투에서 갤럭시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약간의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연합의 사고방식은 아니었다. 갤럭시가 델타스피릿을 도와야 할 그 어떤 의무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화를 내는 쪽을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볼 뿐이지.

“그건 내가 특이한 거고. 애초에 나는 원래 기업가도 아니었잖아.”

“하긴. 그건 그래. 너는 내가 연합에서 본 가장 정상적인 인간이었으니까.”

“어쩐지 고깝게 들리는데. 그거 칭찬이냐?”

“당연하지. 내 칭찬이 마음에 안들어?”

서은설이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괜히 더 따지고 들어봐야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준이 다시 화제를 돌렸다.

“됐고.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안도와 줬다는 건 사실 별로 문제가 안 돼. 왜냐하면 연대하는 ‘모든’기업이 도와주지 않는 거니까.”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는 거구나.”

“그렇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갤럭시 인더스트리가 이번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쳐도 그래. 과연 그들이 자신들을 돕지 않은 기업들에게 불이익을 줄까?”

“주려고 해도 줄 수가 없겠지.”

“그래. 전부에게 페널티를 줄 수는 없어. 모두에게 주는 페널티라는 건 아무에게도 하지 않는다는 소리니까. 이제 알겠지? 여기는 이렇게 돌아가는거야.”

“그러네. 신뢰라든가 우정이라던가 하는 건 없는거네.”

“원래 기업간의 거래에는 그런거 없잖아. 연방도 그건 다를 것 없어.”

준의 말에 서은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델타스피릿에 들어와서 다행이야.”

“뭐, 나도 그렇게 도덕적인 인간은 아닌데.”

“그래도 고용보장은 해주잖아. 대우도 나쁘지 않고.”

“대신 내부 규약에 어긋나면 엄청난 페널티를 주니까. 일장일단이 있겠지.”

현재 델타스피릿은 막스의 ‘입법’기술을 통해서 엄정한 규약이 정해져 있었다. 비록 진짜 법에 비해서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런만큼 규약을 어기면, 그만큼의 강력한 벌이 가해진다.

살인이나 강도, 강간같은 강력범죄의 경우는 두 번 볼 것 없이 펠로우쉽 퇴출과 함께 그동안 얻었던 모든 능력과 기술들을 잃어버리게 된다. 펠로우쉽에 익숙해져 있는 이들에게 그것은 어쩌면 죽음보다도 큰 형벌이었다. 약한 처벌의 경우에는 일정시간 동안 능력을 막아버린다던가, 일정 양의 경험치를 바쳐야 한다던가 하는 것들도 있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익숙한 헌터들에게 그 제약들은 어찌보면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펠로우쉽이 주는 이득이 크고, 그 규약 자체를 막스가 직원들과 협의하에 만들고 있기 때문에 불만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헌데 당장 갤럭시에 전함을 넘기면 플랫폼 방어는 어떻게 하려는 거야?”

“판매용은 새로 만들거야. 어차피 그쪽에 넘기는 것들은 형태도 좀 바꿔야 하니까.”

협상과정중에서 대금은 분할 납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전함도 한 대씩 나누어 주기로 결정된 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결정체를 전부 경험치화 하면 당장 넘길 한 대는 만들 수 있었다. 그 이후로 경험치를 모아 한 대씩 만들면 문제될 것은 없었다.

준은 가지고 있던 결정체 50만개를 모두 경험치로 치환했다. 다행히 인벤토리 안에 있는 결정체들은 명령 한번만으로 손쉽게 경험치로 바꿀 수 있었다. 순식간에 텅 비어버린 인벤토리를 보며 준은 약간 허전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들이 엄청난 현금으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웃차. 그럼 만들어 보실까?”

준은 현재 착륙장에 있었다. 플랫폼 안에서 전함을 만들 수 있을 만한 공간은 그곳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준이 만들 녀석은 알바트로스보다 약간 더 큰 물건으로 약 100미터 정도 크기로 제작할 생각이었다. 그쪽의 요구사항이 가능한 무장을 많이 탑재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알바트로스는 중소형 함선이라 양전자포를 운용하기도 까다로웠고 무장도 적다. 협상을 하며 원래 제시했던 금액보다 50퍼센트를 더 받게 되었으니 받은 만큼은 해줄 생각이었다.

원형으로 잡은 것은 엔터프라이즈 사에서 제작한 중형 구축함이었다. 기본적으로 전투용으로 설계된 것이니 만큼 갤럭시 측에서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경험치는 좀 많이 들어가지만...’

알바트로스를 만들 때 들어갔던 경험치가 약 600만. 하지만 이 걸 만들면서 들어갈 예산은 최소 900만이었다. 가진 결정체를 전부 털고 경험치까지 전부 소모하고 나니 아슬아슬하게 예산에 맞출 수 있었다.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 있을까?”

준의 곁에서 제작일체를 도와준 밥이 입을 열었다. 구축함 설계도와 재료를 구하느라 고생을 좀 했을 것이다. 그만큼 월급에서 수당으로 지급하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다. 델타스피릿에서 세 번째로 바쁜 사람이 그였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첫 번째가 제임스였고, 두 번째가 루나였다. 루나는 이번에 준이 귀속시킨 세 번째 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외도의 항력과 엑조틱 에너지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준으로서는 새 던전과 엑조틱 에너지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조차도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제는 감히 추측도 못하겠군.’

현재 루나는 전 인류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보기드문 수재였던 그녀였다. 거기다가 지능 올인으로 스탯을 찍어댔으니, 이제는 준조차도 그녀의 사고를 따라갈 수 없었다.

“이 정도 규모의 제작을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야 숙련도도 올라가는데 이런 기회를 그냥 놓칠 수는 없잖아. 비록 남에게 줄거라고 해도 나 역시 이득은 챙겨야지.”

“아아. 그렇겠네.”

밥이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치며 말했다. 준은 가볍게 어깨를 풀고 밥의 뒤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자재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강철 자재들이 양자화 되어 준이 이끄는 대로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설계변경은 이미 마쳤다. 평범한 강철바 들은 공기중의 탄소와 결합하여 탄소강이 될 것이고, 없는 재료들은 양성자를 덧붙여 새로운 원소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천문학 적일 터지만,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엑조틱 에너지였다.

그렇게 거의 일주일간의 작업 끝에 갤럭시에 보낼 프로토타입 기체가 완성되었다. 전장 120미터의, 기존의 직사각형 형태였던 디자인에서 벗어나 꽤나 유려한 형태의 타원형 기체가 만들어 졌다.

양전자포 1문, 15인치포 20문, 미사일 발사대 5문, 플라즈마 레이저 1문, 레일건 2문이 탑재되어 각 전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무장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내부 적재공간은 절반가까이 늘었고, 무게도 가벼워져 민첩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는 적의 양전자포 공격을 피하기에 매우 중요한 조건이었다. 거기다가 에너지 효율마저 높아져 같은 엑조틱 에너지를 쓰고도 훨씬 더 먼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탐사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적격이라는 뜻이었다.

이쯤되면 거의 완벽한 전천후 우주전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단 한 가지만 빼고.

“큰일났다...”

준의 표정은 심각했다. 설계단계에서부터 심혈을 기울였고 디자인도 특별히 신경썼다. 기왕 남에게 파는 거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놀랍도록 강화 된 브륜힐트 구축함(S급)

2155년에 연구가 시작된 엔터프라이즈 사의 생산품 소버린의 카피 버전입니다. 함대 전에서 함재기를 저격하기 위해서 다수의 함포를 장착하고 있으며 동시에 장거리 타격도 가능한 만능 전투함입니다. 종류가 다양한 다수의 무장과 탄약을 적재하고 있기 때문에 선체는 다소 무겁습니다. 최신 기술인 경사형 반사체를 적용한 버전이며, 광학무기를 높은 확률로 튕겨낼 수 있습니다.

2170년에 경미한 엔진결함이 발견되었으나 아직 수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카피버전의 경우에는 엔진결함이 제거되었습니다. 첫 함선인 소버린 울프는 2165년에 진수되었고, 그 이후 1천대가 넘게 생산 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기체입니다. B급 이상부터는 특수능력이 붙습니다.

전장: 121.7m

폭: 50.6m

높이: 58.2m

운용 정원: 255명

최대 항해 속도: 6.85

무장: 양전자포 1문, 15인치포 20문, 유도수폭미사일 5문, 플라즈마 레이저 1문, 레일건 2문

방어장비: 경사형 광학반사체

특수능력: 적재량 증가. 무게 30퍼센트 감소. 에너지 효율 30퍼센트 증가.

‘EX필드가 없다...’

헌데 만들어 놓고보니 EX필드가 걸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만든 모든 함선에 EX필드가 걸렸기 때문에 당연히 여기에도 걸릴거라고 생각했다. 따지고보면 이건 어디까지나 준의 실수였다.

‘끙... 강화 능력이 랜덤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

준이 지금까지 만든 함선은 모두 세 기. 알바트로스를 제외하고는 양주안에게 준 맬러드와 수송용으로 사용하던 스왈로두 두 기였다. 이 함선들의 공통점은 모두 알바트로스를 베이스로 하는 함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강화를 하게 되면 같은 형태로 특수능력이 걸리게 된다. 같은 재질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작품은 같은 강화능력이 붙는 다는 것은 이미 이전에 전차를 만들면서도 확인한 바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많이 달랐다. 크기, 무게, 형태, 무장까지. 같은 점이라고는 우주선이라는 것 뿐이었다. 그러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후회해도 늦었다. 이미 만들어진 제작품을 다시 원래대로 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900만이나 들었는데...’

누군가 지금 준의 얼굴을 보았다면, 그야말로 나라잃은 표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준은 크게 낙담하고 있었다.

그때 시스템 메시지가 들려왔다.

-상급 엔지니어링의 숙련도가 100퍼센트를 달성했습니다. 상급 엔지니어링 기술을 마스터 하셨습니다. 다음 단계로 승급합니다...

“응?”

갑자기 떠오른 메시지에 준은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도 잠시.

-최상급으로의 등급상승을 위한 사용자의 레벨이 부족합니다. 최상급은 20레벨부터 가능합니다.

“역시...”

어느정도 예상한 일이었긴 하지만 실망감을 감출 수는 없었다.

‘사람가지고 장난치냐... 말이나 하지 말던가.’

준이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고 있는 와중에도 시스템은 계속해서 메시지를 출력했다.

-상급 엔지니어링를 마스터 함으로서 사용자는 ‘전문기술자’로의 직업변경이 가능합니다. 지금 변경하시겠습니까?

‘음? 직업도 바뀌는 건가? 게다가 20레벨 제한이 아니야?’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다. 단지 기술레벨의 상승만을 바라고 한 일이었는데 갑자기 직업이 레벨업 할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준이 직업변경을 승낙하자, 눈앞으로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모두가 전문기술자로 직업이 변경되며 새롭게 생긴 능력들이었다.

축하합니다. 직업 ‘기술자’가 ‘전문기술자’로 변경되었습니다. 전문기술자는 공학에 대한 탁월한 이해력과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제작 기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강화가 가능해집니다. 경험치를 추가하여 랭크업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도안을 저장하여 제작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도안을 저장하여 제작할 수 있습니다.

‘흠... 이것만 봐서는 모르겠는데... 대체 뭐가 달라진거지?’

지금까지의 메시지는 준이 처음 기술자 직업을 얻을때의 내용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준은 튜토리얼 창을 열어 전문기술자의 능력창을 띄웠다. 그러자 기존에 없던 것들이 눈에 띄었다.

선택강화 : 사용자는 한 번 이라도 강화에 성공한 능력을 다시 선택하여 강화할 수 있습니다.

도안복사 : 사용자는 도안을 복사하여 판매할 수 있습니다. 도안은 1회용이며 사용즉시 사라집니다.

‘선택강화라면...?’

준은 번뜩 스치는 생각에 황급히 강화탭을 열었다. 그곳에는 자신이 지금까지 강화에 성공했던 여러 가지 능력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준은 자신이 원하던 능력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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