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386화 (386/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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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조틱 발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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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생각대로만 되면 대부분의 실업자들을 이쪽으로 돌릴 수 있을거야.

-하지만 결국 현세대 기술로 구현할 수 없는 기술 아닙니까? 공장노동자들이 만들 수 없는 물건 같습니다만.

-핵심부품은 내가 만들고, 나머지 부분만 공장에서 돌리면 돼. 그렇게 하면 경험치도 덜 들테니까. 그리고 루나의 도움도 좀 받고.

루나는 현재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쌓은 상태였다. 어그로 시스템의 완성 이후, 결정체 기반의 기술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었는데 밤낮이 멀다하고 노력한 끝에 상당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결정체의 효율을 기존 워프엔진에 비해 두 배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당장 연합내에서는 판매할 수 없었지만, 파티마 제국과 협상을 진행중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갤럭시 쪽에 실드가 딸린 함선을 팔아치운 상황이라, 저쪽에도 신경을 써줘야 했다.

‘이번 기회에 파티마 제국의 돈을 좀 빨아 당겨볼까.’

새크리파이스와의 일로 인해 갤럭시와 지켜야할 의리 같은 것은 없어졌다. 그러니 파티마 제국에 물건을 팔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재 연합 내에서의 상품판매에 제한이 있다보니 갤럭시 측에서 항의를 해도 충분히 할 말이 있었다.

알바트로스가 란도넬 행성의 플랫폼을 점거했다. 대부분의 원래 직원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준은 그들을 그대로 계약직으로 흡수했다. 추가로 들어갈 재정이 많긴 하지만 당장의 자금흐름에는 문제가 없을 만큼의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새크리파이스에서 델타스피릿으로 소속이 변경된 직원들은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었다. 물론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준이 직접적으로 내린 포고령 때문이었다.

마약과 장기밀매를 포함한 인신매매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로 인해 란도넬 행성에서는 엄청난 혼란이 일었다. 그렇지 않아도 준이 마약재배지를 불태웠다는 이야기는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될 사람들은 불안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다가 인신매매 사업까지 철퇴를 내려버리니 그 불만이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델타스피릿은 물러가라!”

“생존권을 보장하라!”

“준 알스버그를 죽여라!”

각 도시에서 소요가 일기 시작했다.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큰 규모로 번지기 시작했다. 치안이 불안해지고, 사람들의 불안감도 날이 갈수록 커졌다.

“저들을 어떻게 할 생각이야?”

서은설이 물었다. 이대로 더 시간이 지나면 치안을 유지하는 군인과 경찰도 폭도무리들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었다. 물론 그 사태를 막기 위해서 준은 플랫폼을 장악하자마자, 군대와 경찰기업에 새로운 계약을 제시했다.

1차로 수천억에 달하는 현금이 빠졌지만 그로 인해 당장의 급한 불은 끈 셈이었다.

“일단 발표 초안은 작성했어. 이번 조치로 인해 생기는 실업자들을 모두 발전기 생산공장에 재취업 시켜주는 조건으로.”

“그렇게 쉽게 해결이 될까?”

불법은 적은 노력으로 많은 돈을 번다. 마약이나 인신매매는 들인 노력에 비해 부가가치가 큰 사업이었다. 그런 일에 종사하면서 고수익을 올리던 이들이 갑자기 공장에 취직하라고 한들 그렇게 쉽게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나는 길을 제시해 줄 뿐이야. 솔직히 말하면 그런 일에 연루된 이들을 전부 잡아서 감옥에 넣고 싶지만, 그 수가 너무 많으니까 참는 것 뿐이라고. 어느정도는 정상참작을 해줘야 할 부분도 있고.”

란도넬 행성에 살면서 그런 일들과 연루되지 않고 일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들중 상당수는 오로지 생존을 위해 비도덕적인 일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그런 갱생가능한 자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고정적인 수익을 보장해 준다면 오히려 예전보다 더 안정적으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잘 되면 좋겠지만...”

서은설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준도 마냥 잘 될 거라고 낙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준은 확실히 알려줄 생각이었다. 더 이상 란도넬의 주인은 새크리파이스가 아니라 델타스피릿이라는 것을.

콰앙!

“씨발! 다 태워버려!”

촤아악!

일단의 폭도무리들이 경찰서에 뛰어들어가서 휘발유를 뿌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인근 지역의 마약정제소의 노동자무리였다. 준의 포고령으로 인해 공장폐쇄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모두 실업자 신세가 된 것이다. 이대로는 굶어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리로 뛰쳐나왔다가 동료들이 연행되는 것을 보고는 폭도로 변한 것이다.

기름 냄새가 경찰서에 가득찼다. 경찰서에 잡힌 동료들을 모두 구출하고 무기까지 탈취한 그들은 불을 놓았다.

화르륵!

순식간에 경찰서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손에 무기를 들고 다시 시위무리로 합류하기 시작했다.

졸지에 무기를 든 무장시위대가 된 시민들은 닥치는 대로 상점가와 경찰서 등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마약의 공급이 끊기기 시작한 것도 사람들의 불안증을 가속하게 된 원인이었다. 이미 준에 의해서 향후 란도넬 행성의 계획과 새로운 발전기 생산 공장의 설립 및 노동자 채용에 대한 공고가 내려졌음에도 사람들은 진정하지 않았다.

속속들이 사망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사쿠라이 마코토가 예상했던 상황 그대로 그림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결국 준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되었다.

[다시. 공격?]

“아니. 공격하지는 말고. 대충 도시 근처를 돌아다니는 정도로. 가능하면 서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가능하겠어?”

[불가능하다. 충돌. 없을 수 없다.]

“최대한 노력해봐.”

[노력. 해본다. 보장. 할 수 없다.]

“뭐, 어쩔 수 없으려나.”

준은 지구라트 내에 있는 눈알과 대화 중이었다. 예상대로 시위대의 움직임이 격렬해졌고, 해결책을 강구하던 준은 문득 지구라트에 홀로 남은 눈알을 떠올렸다. 성장의 조각을 잃어버려 더 이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충분히 성장한 때문인지 그 능력은 여전히 유효했다.

준은 녀석을 이용해서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시위대의 움직임을 제어할 생각이었다. 란도넬 행성 주민의 삶을 지배하던 근간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그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더 큰 공포로 그들을 짓누르는 수밖에 없었다.

준은 외도의 습격을 인위적으로 일으켜 그들을 통제하려는 생각이었다.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차라리 직원들을 더 파견해서 소요사태를 막는 것은 어떻습니까.

제임스가 준의 의견에 반박했다. 그 말도 일리는 있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델타스피릿의 병사들이 그들을 공격해서 와해시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후에 정황이 안정되고 나서 행성을 관리하는데 애로사항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외도의 공격으로 바꾼다면, 현재 준을 향해서 쏟아지고 있는 분노를 외도 쪽으로 돌릴 수 있다. 물론 그와중에 피해는 누적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라고 해서 아무런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준은 외도를 동원함으로서 차후에 생길 더 큰 피해를 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절대로 다른 곳에 새어나가선 안 돼. 무슨 말인지 알겠지?”

[말하지 않는다.]

“좋아. 그리고 이것도.”

준은 그렇게 말하며 펠로우쉽 계약을 제시했다. 이미 외도에게도 계약제시가 가능하다는 것은 여러번 입증되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었다. 이 녀석에게 계약을 맺음으로서 좀 더 수월하게 통제가 가능할 수 있었다.

눈알은 별다른 저항없이 펠로우쉽 계약을 받아들였다. 준은 녀석의 프로필을 확인했다.

사용자 : 지구라트의 뇌

결정도 : 114542

클래스 : 주시자

속성 : 정신

체력 : 13211/13211

기술

마인드컨트롤 : 일정 정신력 이하의 생명체를 조종한다.

‘파란색 외도로군.’

눈알의 결정도는 10만이 넘었다. 즉, 파란색 외도라는 뜻.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체력도 낮고 공격기술이랄 것도 없었다. 즉, 모든 능력이 정신지배에 올인되어 있다는 뜻이다. 단 하나의 기술인 ‘마인드컨트롤’은 별다른 추가설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외도뿐만 아니라 인간까지도 조종이 가능한 것 같았다.

“인간의 정신을 지배할 수 도 있는거지?”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수 어렵다. 인간의 정신.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군. 허면 외도는 얼마나 많은 숫자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거지?”

[둥지가 있다. 1천. 움직일 수 있다. 둥지에서 벗어난다. 100. 움직인다.]

지구라트가 녀석의 능력을 증폭해 주는 힘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 거리도 상당한 편이니 1천이라고는 해도 전국적으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데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알과 펠로우쉽 계약을 맺고 빠르게 프라이어 시티로 돌아온 준은 상황을 당분간 지켜보기로 했다. 다른 곳에 비해 가장 인구가 많은 프라이어 시티는 오히려 조용했는데, 인구가 많은 만큼 치안병력이 많은데다가 델타스피릿을 따르는 헌터들의 숫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었다. 일단 준에 의해 상급헌터들 상당수가 구금되어있고, 그 외의 나머지는 사쿠라이 마코토가 행성을 떠날 때 함께 떠났기 때문에 이곳에 남은 헌터들은 델타스피릿의 헌터들을 상대할 정도로 강하지 못했다.

그렇게 니들건과 각종 방어구로 무장한 헌터들의 존재감은 무장폭도들이 마음껏 활개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탁탁탁.

재난청의 오카모토 본부장이 황급히 집무실로 뛰어들어왔다. 그는 준이 란도넬 행성을 차지한 이후로도 계속해서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크, 큰일 났습니다. 외도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아. 그래.”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됩니다.”

“그걸 우리가 할 필요는 없지.”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카모토는 초조한 얼굴로 되물었다.

“현재 각 도시는 시위대들이 점령한 상태 아닌가?”

“그...렇긴 합니다만.”

“너무 걱정할 필요없어. 전면전은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눈알에게 부탁한거거든.”

“설마. 그 괴물에게 또 다시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켜 달라고 한겁니까?”

“이번에는 싸우지 말고 얼쩡거리라고만 해뒀어. 그정도만 해도 도시밖으로 나오진 못하겠지. 헌터들도 일전의 싸움에서 다수 잃었으니, 남은 녀석들로는 어떻게 하지 못할거야.”

“대체 어떻게 하시려고...”

“일단 이대로 며칠 두고봤다가 소요가 좀 가라앉으면 다시 철수하고 공장건설을 시작할거야. 약속대로 일자리도 줄거고. 만약 그럼에도 계속해서 날뛰는 놈들이 있으면 직접 처리해야지.”

“이런 식으로 통제가 가능하겠습니까?”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스스로 굶어죽겠다는데 나도 방법이 없잖아. 홍보도 열심히 해야지. 그쪽은 따로 사람을 시켜서 부탁해 놨으니까 금방 영상이 올거야.”

그렇지 않아도 막스에게 연설영상을 부탁해 놓았다. 그의 능력이라면 어느정도는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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