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화. 이러다 다 죽어
두 사람은 밴픽 단계부터 이미 서로가 무슨 픽을 할 것인지 느꼈다.
탑 싸움의 클래식.
그건 바로 상남자들의 근거리 싸움이다.
세상에 둘만 남은 것처럼 벌어지는 박투.
체력이 사 분의 일 지점 아래로 지나가는 순간 시작되는 진짜 싸움.
무서워서 뒷걸음질 치는 쪽이 지고야 마는 벼랑 끝에서의 혈투.
그렇게 한쪽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
탑은 비로소 ‘탑이 이겼다’며 천하에 고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탑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다양한 유틸기로 무장한 챔피언들이 탑에 도입되면서 ‘탑 대 탑의 근접 박투 후 솔로킬’의 전통은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탑에서의 라인전은.
둘만의 싸움이 아니라 이후 한타에 기여하기 위해 성장하는 시간에 불과해진 것이다!
껍데기만 남은 탑.
솔로킬을 보기 힘들어진 라인.
누군가는 이제 ‘진짜 탑의 시대는 끝났다’고 외쳤고.
또 누군가는 ‘원딜도, 미드도 아닌 것들이 탑에서 애들 물장구라도 치는 것처럼 깔짝거리는 현황’에 대한 혹평을 내놓으면서.
구시대의 탑 라이너들은 현시점에 불만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땀이 없는 것이 어디 탑의 싸움이란 말인가!
한타를 위해서 성장만 하는 것이 어떻게 탑이란 말인가!
어쨌든 탑 라이너들의 논리는 그랬다.
“아아. 저 배인은.. ‘탑 배인’이다.”
“정인이 형, 그걸 어떻게 확신해?”
“텔레파시. 탑끼리 통하는 텔레파시.”
“탑트라넷 무쳤고.”
“묘한 설득력이 있어.”
하지만 여기에 또 다른 ‘옳은 싸움’이 있다.
탑에서 탱커를 했을 때 상대로 배인이 온다?
이건 애당초 져도 진 게 아니다.
왜냐, ‘탑의 규율’을 어겼으니까.
이건 삼대가 빌어먹을 짓이라는 게 전탑협의 결론.
하지만.
“아아.. 저 칼리는 ‘탑 칼리’다.”
“유찬. 상대 사파 서폿 전문가라 바텀으로도 올 수 있어.”
“아니? 나는 느껴. 이 공기. 이 습도. 이건. 탑 칼리다..”
“저 새끼 뭔 포유류냐?”
“야, 죄-은호. 사람도 포유류야.”
“올.”
상대 역시 칼리로 응수한다?
이건 ‘진짜’다.
이전에도 개 대 개로서 통했던 그들.
대전 유니버스의 최정인, 써머.
대구 FWX의 이유찬, 차니.
피요라와 그윈으로 지난해 한바탕 탑신병자 광풍을 불게 했던 두 사람.
이번 경기는 탑에 몰입한 라이너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칼 대 칼.
미친 솔로킬이 터져 나올 것이 자명한 이 싸움.
그리고 저 스펠.
다른 라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훌륭한 모습.
진정한 탑의 자세.
“탑.. 스펠 진심이야?”
“복잡한 건 싫어. 난 내 갈 길을 간다. 그것이 파멸일지라도..”
“배인 빙의했어?”
“예성아, 미안한데 배인 욕 하지 마라. 배인은 원딜이니까.”
“아니? 배인은 이제 탑의 것이다.. POM. 딱 기다려.”
“미친 새끼..”
두 사람은 그렇게.
“정인이 형, 지금 스펠 뭐야..? 버그임?”
“생존 핑 찍지 마라. 남자는 뒤를 돌아보지 않으니까.”
“지랄 노.”
텔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탈진도, 유체화도 아니다.
“점화는 우리 둘의 ‘약속’이니까..”
“감독님, 저 새끼 적이랑 내통해요!”
“D의 의지란.. 그런 것이다..”
“또라이들.”
탑끼리 뭔가 통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점화.
뒤를 돌아보지 않는 탑의 정신을 계승한 두 원딜 챔피언이.
오늘 다시 맞붙었다.
#
“이거 뭔가 큰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에..”
해설진도 이런 경기를 좋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금도 시청자 수는 실시간으로 증가하고 있다.
FWX는 지난 경기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두 번째 세트에 매운맛을 선사하고 있다.
어쩌면 극딜 볼베보다는 다소 약한 맛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더 큰 의미가 된다.
“약국인가요, FWX..? 오늘도 약을 팔아요?”
“유니버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가 솔랭인가, 리그인가.
약속이라도 하고 나온 것처럼 과감한 밴픽.
사실 이번 게임만큼 밴이 의미 없었던 적도 별로 없다.
“이건.. 제 생각에는 명백하게 선수들의 의사에 따라 나온 픽인 것 같습니다.”
- 아ㅋㅋㅋ 못 막지ㅋㅋㅋㅋ
- 이 대전이 성사되네ㅋㅋㅋㅋ 존나 자만추~~~~
- 자연스럽게 만난 추발럼들
- 탑 못말려~~~ ㅋㅋㅋㅋㅋㅋㅋㅋ
- 누가 봐도 저기 지들 이름표 달려있잖아ㅋㅋㅋ
- 배끼얏호우!배끼얏호우!배끼얏호우!
- 칼끼얏호우!칼끼얏호우!칼끼얏호우!
- 탑끼얏호우!탑끼얏호우!탑끼얏호우!
- 엄마 나는 커서 탑이 될래요!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코칭 박스로 돌아가던 감독 두 사람이 꽤 오랫동안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는 것이다.
마치 너희 탑도? 라고 묻는 것처럼.
“진짜 서로 짐작이 안 될 것 같은 픽이었는데. 배인 보자마자 칼리 뽑아버렸고 그대로 둘 다 탑으로 돌렸죠?”
“이게요. 자존심 상하는 데 재밌을 것 같아.”
“나도 프로 하던 때 꼭 해보고 싶었던 건데.”
“저도요. 하.. 로망이었는데. 이게 팀에서 허락이 안 떨어지거든요. 이런 구도도 안 나오고..”
“그쵸.”
짧은 부러움이 오가고.
“근데 이런 경기가 생각보다 허망하게 끝날 수도 있는 거거든요?”
“예. 터지면 끝입니다. 리스크가 있어요.”
몇 가지 의견도 더해진다.
이제 갓 출발한 선수들이 우물 문을 두드리면서 경기가 시작된다.
“이게 이 두 선수를 보면서 전부터 꼭 해보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예! 뭔가요?”
“그거 아세요, 포지션과 챔피언으로 성격 테스트하는 거?”
“아! 저도 그거 봤어요.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확률 높은..”
- 아ㅋㅋㅋㅋㅋ
- 벌써 뭔 말 할지 짐작이 간다 가 ㅋㅋㅋㅋㅋㅋ
- 존나 잘 들어맞음ㅋㅋㅋ 너무 용해ㅋㅋㅋ
- LOS 사주팔자ㅋㅋㅋ
- 이렇게 정초부터ㅋㅋㅋㅋ 병오년 LOS 성격 테스트 가나요ㅋㅋㅋㅋㅋ
“오! 저는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어떤가요?”
캐스터가 호응하기 시작하자 해설진이 입을 열었다.
“탑인데 탱커를 하는 경우에는 어떨 것 같아요?”
“묵직하죠. 왠지 든든하고. 약간 해머스의 리모 선수 느낌.”
- 특) 착함
- 문제는 착하기만 함
- 탱커여. 남쪽에서 비황(飛蝗, 메뚜기 떼)의 재액이 닥쳐온다. 순리로서 받아들이라. 언젠가 광명을 마주할 날이 오나니.
- 허머나 이게머야 게이머야?
- 전문가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근데 제이슨이나 카뮐 같은 챔피언을 선호한다?”
“약간.. 약간.. 킬에 목숨 건다? 과감한 플레이? 스톰이나 호넷이 떠오르는군요!”
- 특) 이기적임
- 손절해야 함 존나 킬에 미친 새끼들임
- 킬에다 자원까지 쫌쫌따리 다 쳐먹고 “캐리” ㅇㅈㄹ
- 다들 뭐 탑에 원수졌어? 캐리했으니까 캐리라고 하지
- 탑신병자 들어가고~
- 브루저여. 사방을 주시하라. 도움이 필요한 자가 있다면 손길을 내밀라. 겸양지덕(謙讓之德), 겸손해야 하며 사양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의 공이 나 혼자만의 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 뭐야 잘해ㄷㄷㄷㄷ
“그런데. 이렇게 오늘처럼.. 배인을 한다던가. 칼리를 고른다던가.. 아니면 아예 미드 챔피언을 들고나온다던가..”
“누누라던가.. 아자르라던가..”
“오.. 그건 정말. 좀. 음. 듣고 보니 정말 낯선.. 낯선 픽이죠? 기록도 별로 없고.”
“인상이 어떠세요?”
“이런 말씀 드려도 됩니까?”
“어떤..”
- 특 ) 또라이
- 누누는 써머가 했었음ㅋㅋㅋㅋ
- 차니 아자르도 했었잖아ㅋㅋㅋ
- 공식임?
- ㅇㅇ
- 저 새기들 개악질이네?
- 존나 싸이코가 틀림없음
- ㄹㅇ
- 꼴픽을 하는 자들이여. 귀신의 사주는 볼 수 없다. 백귀야행(百鬼夜行), 사람인 척하는 귀신들이 저자를 떠돈다. 법과 질서가 무너지고 온갖 악인들이 이름을 떨친다. 난세가 오리라..
- 형님 어디서 영업하십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까지 말씀 드리는 순간!”
“지금! 바로!”
“두 사람! 맞붙습니다!”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이거 둘 다 칼 하나 들고 이거, 이거! 아니 처음에 부쉬 플레이할 만도 한데 완전 서로 그냥!”
“하이그나이트?!”
- 야 맞잖아 시발
- 난세가! 난세가! 난세가! 난세가 온다! 난세가 와!
- 오늘이 탑 멸망의 날이다!
- 가자이이이이이이잇!
“붙습니다! 붙습니다! 평타! 평타!”
“평타! 평타!”
“뛰고! 평! 첫 스킬, 스킬 중요합니다! 찍었나요? 찍었어요?”
“그냥 말 할 게 평타밖에 없어요! 두 사람 살짝 떨어지.. 지 않고! 다시!”
두 사람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싸울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걸 알아야 한다.
탑은.
상대보다 한 대 더 때려야 한다는 것을.
무조건 마지막 타격은 내가 때려야 그때부터 라인전을 시작할 수 있다.
“미친놈들..”
“지구 종말의 날이 오더라도 난 탑을 이해할 수가 없어..”
어떤 스펠이 더 현명할 수 있었는가, 어느 타이밍 싸움이 더 전략적이었나는 중요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그들을 지배한 것은 바로 가오.
때론 리그에서도 그렇다.
누군가 먼저 시작한 이상, 이 고집은 전략이 되고.
먼저 빼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 된다.
“굴러요! 굴러요! 굴러요! 점멸 선고 밀어내기이이이익!”
“차아아아아아아아니이이이이이! 솔! 로! 킬! 으아아아아아아아아!”
- 야 이제 지쳐 그만 싸워ㅋㅋㅋㅋㅋ
- 존나 웃기네ㅋㅋㅋㅋㅋㅋ
- 이 집 유꼴라시코 잘하네ㅋㅋㅋㅋㅋㅋㅋ
- 아니 왜 다 탑 외면하는데ㅋㅋㅋㅋㅋ
- 야 올라가기도 전에 뒤지는데 뭘 어떻게 탑을 가줘ㅋㅋㅋㅋ
하지만 우려와 다르게 허망하게 한 번의 솔로킬로 기울며 끝나지는 않았다.
역배에 목숨을 거는 용사들.
탑.
“뛰어요! 뛰어요! 앞 점프! 앞점며어어어어어얼!”
“결코 지지 않습니다! 잡아 뽑아..요! 빠아아아악! 써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머! 솔! 로! 킬!”
- 아이 시바ㅋㅋㅋㅋㅋㅋ
- 이게 뭐야ㅋㅋㅋㅋㅋㅋㅋ
- 개웃기네ㅋㅋㅋㅋ
- 솔로킬 기록 넉넉하게 가져갑니다 77ㅓ억ㅋㅋㅋㅋㅋㅋ
- 이 새기들 어뷰로 신고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니버스와 FWX.
FWX와 유니버스의 경기.
이유찬 최종 성적 11/12/0.
이것 하나만 놓고 보자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지만.
최정인 최종 성적 10/12/1.
KDA 동률.
데스가 많이 쌓이게 되면 존재감이 없어져야 맞는 것 같지만.
오히려 서로를 잡아먹으며 지하에서 게임을 지배한 두 사람.
리그에서 본 적 없는 기묘한 숫자에 팬들은 당황했지만.
“아.. 이제.. 목이 다 쉬었어요..”
- 형들 마지막엔 킬 나와도 소리도 안 지르더라
- 이 악물고 못 본척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러려니~ 쟤네 또 저러네~ 타워나 칩시다~
- LKL 최초 4대4 경기(이벤트전)ㅋㅋㅋㅋㅋ
- 코이츠www 스불재로 인간 쟁기가 되어버린www
“분당 1킬을 훌쩍 넘겨준 일등 공신들!”
어쨌든 볼거리만큼은 확실한 게임이었다.
“결국, 결국! 결국!”
마지막에 최정인의 칼리가 계약했던 정글러를 수비적인 용도가 아니라 공격적인 용도의 궁극기로 소모해버리면서.
“이 미친 게임을! 드디어어어어어! FWX에서! 끝! 냅니다!”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해버리고 말았다.
“GG!”
경기를 지배하지는 못했지만 게임은 지배했던 두 사람.
이것 또한 리그의 탑 챔피언 폭이 넓어지는 데에 영향을 줄 터였다.
LKL에 탑은 두 명만 있는 게 아니니까.
네가 하면 나도 한다.
그것이 바로 탑.
정글, 그리고 이번에는 탑.
FWX가 제안하기 시작한 새로운 유행이 어디에서부터인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팀들에게 영감을 주기 시작했다.
- 우리 팀은 왜 저런 픽 안 해?
- 진짜 프로 수준에서 짜오면 할만할 것 같은데?
- 이 게임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 잘하는 놈이랑 잘하는 놈이 꼴픽 같이 하면 재밌잖아
- 그건 맞지.. 우리랑 다르지..
- 맨날 똑같은 픽 보는 것보다는..
- 심근경색 온다
- LKL 밴픽 빌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
솔랭처럼 춤췄던 2세트가 끝난 뒤.
묘하게 업된 분위기 속 모두가 한 경기를 더 하고 싶은 눈치로 보였다.
탑만 재밌는 걸 한다고?
나도 저렇게 게임하고 싶다, 뭐 이런 마음이다.
종종 이런 날이 있다.
정신력이 소모되기보다 한 경기 정도 더하고 싶은 날.
이건 유니버스가 설렁설렁 게임을 했다는 뜻이 아니기도 하고.
우리의 경기 체력이 전보다 늘었다는 아주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이런 날은 돌아가서도 계속해서 게임을 돌리고 싶거든.
아마 유니버스도 마찬가지일 거다.
지더라도 재밌는 날이 있잖아?
뭐, 어쨌든 경기 승리는 우리가 가져왔고.
당연히 POM은 탑이 아니었다.
“감사합니다!”
“반가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팬 여러분께서 응원해주셔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선수들은 귀갓길에 켜는 방송인 승리 라이브에서도 제법 안정적이다.
처음에는 승리 라이브만 켰다 하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처럼 아무 말이나 쏟아내거나 긴장해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면.
“성격이요?”
“성격론? 어디 보자.. 뭔데요? 채팅 보고 있어요. 말씀해주세요.”
이제 익숙해진 모양.
전문가 최은호는 진행자 없이도 뚝딱 방송을 켜고 정규 코너를 시작하기 전에 프리 토크 타임을 가지고 있다.
오늘 해설진에서 성격론에 관한 이야기를 제법 많이 했던 모양이다.
“아..”
“나 이거 본 적 있긴 해.”
팬들이 올려주는 글을 읽는 건 최은호다.
“이유찬 미친놈이래.”
“인정.”
“인정.”
“그래.. 난.. 탑에.. 미친 남자.”
“칭찬 아니다, 트롤.”
“응. 내가 빡빡이 맞아. 어차피 내가 1킬 더 많아. 탑 내가 이겼어.”
“저렇게 말하니까 더 화나네.”
“탑이 그렇지 뭐.”
하지만 FWX 팬들이 들고 온 것은 성격론에 관한 얘기만이 아니었다.
“근데 채팅에 무슨.. 사주 보시는 분이 있었나 봐.”
이제 운세 징크스를 버린 최은호지만.
남아있는 관심은 어쩔 수 없다.
“올해 난세가 온대.”
“그럼 안 좋은 거 아니야?”
“근데 그중 제일가는 귀신이 이유찬이래.”
“?”
“픽과 생년월일로 분석한 결과..? FWX의 탑은 말파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과 배인처럼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 마음을 타고났다..”
- 중요한 건..꺾0lz1 않는 마음..☆
- ㅋㅋㅋㅋ미친 걍 절대 안 뺀다는 거잖아
- 적 탑이 ‘불의’였고
“일단 들이박고 보는 습관과 잘 구른다는 말을 고급스럽게 하신 것 같은데.”
“그리고 올해는 입조심을 해야 한대. 그리고 한동안 찬 음식을 멀리하래. 알겠지?”
- 겨울이니까 찬 음식을 멀리하겟짘ㅋㅋ
- 우리 차니 선수..^^ 이유‘찬’이라서 찬 음식
- 킹리적 갓심
- 존나 대충인데 이거..?
“아.. 어쩐지..”
“왜?”
“요즘 똥이..”
“닥쳐. 라이브 중이니까 그건 나중에 얘기해.”
“그게 무슨 챔피언으로 나와? 말도 안 돼.”
“진짜. 좀 어이없어.”
잠깐 다들 웃었지만.
“은호 형, 미드는?”
그냥 운세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LOS와 관련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왠지 궁금증이 생기는 것 같다.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김예성이 몸을 내민다.
뭐.. 유명한 이론이잖아.
그냥 그거로 말장난하는 거고.
뻔하지.
뭐 좋은 말만 하겠지.
정글은 원래 이타적인 라인이니까.
나는 저런 데에 관심도 없고, 믿지도 않는다.
“야. 건이 갑자기 잘생긴 표정 짓는다. 치트 쓴다. 야!”
내가 언제?
“뭐야. 존나 비겁해. 야! 최은호! 화면 돌려! 건이 찍지 마!”
한바탕 카메라가 흔들리고, 김예성이 교묘하게 손가락으로 카메라의 포커스를 흐트러뜨리려고 하지만 나는 점잖은 표정을 유지하며 슬쩍 치운다.
뭐.
나는 관심 없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