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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제가 응하겠습니다 (22/127)

22화. 제가 응하겠습니다2021.06.15.

황후가 낸 보좌관 모집 공고에 수도 사교계가 들썩거렸다. 보좌관을 모집한다는 것 자체도 화젯거리이지만, 무엇보다 공고를 낸 황후부터가 당장 어제 탑을 깨부순 엄청난 실력의 스트라이커이지 않은가? 귀족들은 다들 귀를 쫑긋 세운 채 상황을 파악하려 안간힘을 썼다. 발드르 공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16553288052499.jpg“그런데 무슨 공고가…… 이게 다입니까?”

공작의 직속 비서 마이클 로젠이 달랑 한 장짜리 문서를 앞뒤로 탈탈 털어 보며 중얼거리자 테세우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16553288052504.jpg“구구절절하게 요건만 많아 봐야 원하는 사람을 얻는 데 발목 잡힐 수 있으니, 간단할수록 좋지.”

16553288052499.jpg“그래도요, 공작님…….”

테세우스는 미간을 손으로 문지르며 입매를 단단하게 굳혔다. 고민이 되는 것이다.

16553288052504.jpg“황후께서는 폐하께 시위를 하고자 하시는 것일까, 아니면 디안 푸아티에게 대항하여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고 싶으신 것일까?”

테세우스는 시선을 들어 정면에 앉은 동생을 바라보았다. 리오넬은 팔짱을 끼고 앉은 자세로 뚫어져라 테이블 위의 공고를 보고 있었다.

16553288052504.jpg“리오넬.”

테세우스가 어쩐지 어제부터 이상한 제 동생을 부르자 그제야 검푸른 시선이 돌아왔다.

16553288052504.jpg“어떻게 생각해?”

16553288052523.jpg“글쎄요. 둘 다가 아니겠습니까?”

16553288052499.jpg“아니면 정말 유희를 즐기고 싶으신 것일 수도 있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선발 요건이라 하시잖아요.”

공작의 비서가 끼어들었다. 테세우스와 리오넬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테세우스는 손으로 턱을 매만지다가 중얼거렸다.

16553288052504.jpg“아델라이드 황후. 그분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없다.”

16553288052499.jpg“아, 그런데 황후 폐하께서 정말 단독으로 탑을 파괴하신 겁니까?”

마이클의 질문에 리오넬은 고개를 끄덕였다.

16553288052499.jpg“와, 믿어지지 않는데요. 마법사나 기사, 하여간 이런 무력 집단에 속하실 것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정말 의욉니다.”

16553288052523.jpg“마법사는 외양만 놓고 판단할 수 없으니까.”

16553288052499.jpg“물론 그렇지만요. 누가 황녀 출신 황후께서 마법사라 생각하겠습니까? 아니, 마법사일 수는 있어도 탑을 부쉈다는 것은 전투 경험이 있다는 말이 되잖아요? 누가 짐작이나 했겠어요.”

그때 공작이 불쑥 입을 열었다.

16553288052504.jpg“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황후께서 보좌관 공고를 내셨으니 우리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어. 누구에게 이 일을 맡기는 것이 좋겠나?”

그에 세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현재 공가는 황제의 공격을 받는 상황이고, 따라서 황후의 보좌관 공고에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 방도를 마련하는 것이 유리했다. 그러려면 그럴듯한 인물을 보좌관 후보로 제시해야 하는데, 과연 누구에게 이 중요한 일을 맡기겠는가? 보좌관 후보로 보낼 인물은 여러 요건을 만족해야만 했다. 첫째, 발드르 공가와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어야 하며. 둘째, 황후께서 만족하실 만해야 하고. 셋째, 보좌관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황제의 권력을 견제할 방도를 마련할 만큼 유능해야 하며. 넷째, 황후 폐하께서 내건 조건에 맞게 약혼자가 없는 스무 살 이상의 미혼 남성이어야 하고. 그리고 마지막 다섯째, 이 일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이러나저러나 황후의 보좌관은 ‘황후의 정부’라는 뒷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대놓고 조롱당할 일은 거의 없다지만, 명예가 실추되는 것은 각오해야만 한다는 뜻이었다. 이 다섯 번째 이유로 역대 황후의 보좌관은 세도가 가신 가문의 차남 혹은 삼남 정도가 맡아 왔다. 마이클은 콧잔등을 찡그리며 머리를 굴렸다. 현재 공가와 유대가 있는 가문 사람 중 이 다섯 가지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인재가 있을까? 마이클의 방대한 인명사전을 뒤지고 뒤져도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없었다. ‘오, 그 사람?’ 하면 결혼했고, ‘오, 그 사람?’ 하면 대부분 장남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 후계를 황후의 보좌관 후보로 추천할 수는 없는 법. 도대체 누굴 추천하지? 그렇다고 손 놓고 있기엔 아쉬운 상황인데. 무엇보다 알 듯 말 듯 찝찝한 이 기분은 그의 무의식이 ‘답이 있어, 답이 있다고!’라며 외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뒷머리를 벅벅 긁어 대며 긴 숨을 몰아쉬던 그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형제는 나란히 마주 보고 앉아 각자 생각에 빠져 있었다.

16553288079041.jpg“…….”

16553288052499.jpg‘작고하신 선대 공작 부인께서 자제분들을 참 잘 낳으셨지. 이야, 그냥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셨겠어. 우리 집 애들은 그냥 동네 망아지가 따로 없는데. 신은 불공평하지. 아차차, 잘못해서 좋은 건 다 쏟아부은 것 아냐?’

  같은 남자가 봐도 가슴이 술렁일 만큼 수려한 얼굴, 깊고 그윽한 눈빛, 탄탄한 육체, 출중한 능력, 빵빵한 뒷배경. 형제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마이클은 공작을 힐끔 보았다가 공제를 돌아보았다. 순간 그의 무의식이 발악하기 시작했다.

16553288052499.jpg‘좀! 생각 좀 해 보라고!’

마이클의 시선이 게슴츠레하게 변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리오넬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던 그는 ‘어라?’ 하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기울였다. 여기, 첫 번째부터 네 번째에 이르는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걸리는 것은 다섯 번째이다. 일단 장남은 아니긴 한데……. 선대 발드르 공작은 죽기 전, 제가 가지고 있던 헤르베르트 후작위와 영지를 차남인 리오넬 앞으로 남겼다. 다만, 공작이 죽던 시점에는 리오넬이 미성년이었기에 제국법상 승계가 미뤄졌고, 그것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황제를 필두로 하는 데스포네 공작 진영과 발드르 공가가 첨예한 싸움을 이어 가고 있는 지금, 리오넬이 헤르베르트 성을 받는 순간 상황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발드르 공작이 후작위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리오넬이 후작이 되어 발드르에서 독립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어찌 되었든 이런 이유로, 리오넬은 현재 발드르 공제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16553288052499.jpg‘애매하네…….’

한편, 리오넬도 생각에 잠겨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밤, 그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선명한 금빛 눈동자와 서늘한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을 자꾸만 휘저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흐트러진 얼굴로 황급히 도망을 치던, 위태롭던 모습도. 그리고 날이 밝아 황후가 보좌관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찬물을 뒤집어쓴 듯한 충격을 받았다. 어두운 숲속에서 맹수의 시선을 느낀 절체절명의 순간 맹렬히 종을 울려 대는 본능과도 같은 강렬한 무언가가 그를 사로잡았다.

16553288052523.jpg“칼뱅 백작에게 황후 폐하께서 금괴를 주셨지요. 폐하께서는 무척 언짢아하셨을 겁니다.”

언뜻 맥락에서 벗어난 듯한 리오넬의 말에 마이클도, 테세우스도 고개를 기울이며 그를 응시했다.

16553288052523.jpg“어쩌면 황후 폐하께선 탑에 대한 견해가 현재의 마법사단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오넬은 검푸른 눈동자로 형을 직시했다.

16553288052504.jpg“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 리오넬?”

16553288052523.jpg“황후께서 내신 보좌관 공고 말입니다.”

16553288052504.jpg“그래. 추천할 만한 사람이 생각났나?”

16553288052523.jpg“제가 응하겠습니다.”

테세우스는 잠시 할 말을 잃고 동생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긴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저었다.

16553288052504.jpg“다시 생각해라.”

형의 단호한 말에 리오넬은 마이클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16553288052523.jpg“마이클, 후보로 보낼 만한 사람이 있는가? 내 생각엔 없는 것 같은데.”

마이클은 난감한 표정으로 고민하는 척하며 중얼거렸다.

16553288052499.jpg“글쎄요, 베르디 백작가의 삼남이 그나마 가깝기는 한데,”

16553288052523.jpg“그 애는 스무 살에 이르지 못했어.”

16553288052499.jpg“그러니까요. 올해 열일곱인가, 열여섯인가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로로망 백작가의 차남이 있죠. 그런데 부인과 사별한 사람도 괜찮을지는 모르겠네요. 작년쯤인 걸로 압니다. 아이가 셋이나 있지요.”

테세우스는 그 말에 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16553288052504.jpg“그럼 됐다. 없던 일로 해도 상관없어. 어차피 확실한 방법도 아니야.”

16553288052523.jpg“제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16553288052504.jpg“리오넬!”

16553288052523.jpg“다른 가문 차남, 삼남은 고려 대상에 넣으시고 저는 안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형님.”

리오넬의 물음에 테세우스는 말문이 막힌 듯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형제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침묵했다. 이윽고 테세우스는 긴 한숨을 몰아쉬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16553288052504.jpg“리오넬.”

16553288052523.jpg“네, 형님.”

16553288052504.jpg“네가 가서 얻을 것이 없다. 황후께서는 폐하에 대한 적당한 시위 겸 디안 푸아티에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보좌관을 들이시는 거야.”

16553288052523.jpg“얻는 이득보다 깎이는 체면과 명예의 무게가 더 크다, 이 말씀 아닙니까?”

16553288052504.jpg“그래. 몰라서 물어? 네가 보좌관이 되면 모두가 뒤에서 너를 황후의 정부라 조롱할 것이다. 너도 뻔히 알고 있으면서 왜 하겠다고 하는 거야?!”

그에 옆에 있던 마이클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16553288052523.jpg“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지 않습니까?”

테세우스가 날 선 시선으로 비서를 노려보았지만, 마이클은 난감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했다. 리오넬도 형의 마음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16553288052523.jpg“여기서 더 깎일 체면이 어디 있습니까?”

16553288052504.jpg“…….”

16553288052523.jpg“형님. 우리가 더 물러날 곳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는 어째서 이 지경까지 내몰렸습니까? 어제만 해도 레녹스 푸아티에는 저의 지원 명령에도 일부러 미적거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마법사단에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국방부 장관임에도 말입니다.”

16553288052504.jpg“…….”

16553288052523.jpg“마법사, 탑, 마수. 에흐몬트를 흔들고 있는 이 세 가지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타국에서라도 정보를 빼내려 숱한 시도를 했으나, 국가 기밀이라 수포로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고트로프에도 사람을 보냈다가 오히려 그 사람만 잃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테세우스는 리오넬을 응시했다. 리오넬의 검푸른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16553288052523.jpg“이 세 가지에 대해 황후께서는 최소한 우리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보좌관이 되어 황후께 그 정보만 획득하더라도 우리는 지금보다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구구절절 합당한 말이었다. 테세우스는 차게 식은 찻물을 한입에 털어 마셔 버렸다. 그럼에도 입안이 소태를 삼킨 것처럼 썼다. 그는 미간을 일그러뜨리며 들끓는 머릿속을 식히고 차분하게 계산했다. 천하의 발드르가, 아무리 그래도 보좌관이라니?! 하지만……. 테세우스는 리오넬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형이 한참이나 침묵하자 리오넬은 단단한 어조로 쐐기를 박았다.

16553288052523.jpg“허락, 하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16553288052504.jpg“…….”

16553288052523.jpg“형님.”

이미 결심을 끝낸 듯한 동생의 태도에 테세우스는 크라바트를 풀었다. 목이 답답했다.

16553288052504.jpg“어머니께서 살아 계셨다면 쌍심지를 켜고 달려와 내 등짝을 내리치셨을 것이다. 이런 일까지 너에게 시키게 될 줄이야…….”

그런데 그때, 형제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마이클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16553288052499.jpg“그런데, 황후께서 공제를 선택하지 않으시면 어찌합니까?”

16553288052504.jpg“…….”

16553288052523.jpg“…….”

테세우스와 리오넬은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마이클을 바라보았고, 마이클은 황당하다는 듯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중얼거렸다.

16553288052499.jpg“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신 거죠?”

얄미운 말에 형제의 날카로운 시선이 날아들자 마이클은 고개를 자라처럼 집어넣으며 중얼거렸다.

16553288052499.jpg“에이, 뭐 그러실 리가 있겠습니까? 아무렴 리오넬 발드르인데요. 멋지게 차려입고 가세요.”

  * * * 디안은 카를을 바라보았다. 그는 문서를 처리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그래서인지 인사를 건넨 이후로 그녀에게 한마디 말도 건네지 않았다. 황후궁에서 만난 그날 이후 오늘 처음 보는 것인데도 그랬다. 물론 바쁠 것이다. 황후궁 사건 직후 탑이 내려왔고, 그 탑을 황후가 파괴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아침, 황후는 보좌관 공고를 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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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안의 푸른 눈이 불안하게 일렁였다. 숨이 턱턱 막히고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흘렀다. 가슴이 술렁이는 오싹한 기분에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바로 옆에서 디안의 상황을 민감하게 눈치챈 로레인이 얼른 그녀에게 물을 내밀었다.

16553288052499.jpg“궁주님, 괜찮으세요?”

로레인의 목소리에 황제의 시선이 디안에게 향했다.

16553288173586.jpg“으응……. 괜찮아.”

디안은 아주 작게 로레인에게 속삭이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16553288173591.jpg“힘들면 궁으로 가서 쉬어라. 굳이 이곳에 있지 말고.”

16553288173586.jpg“…….”

사무적인 어투에 디안은 입술을 세게 짓씹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디안의 모든 신경은 늘 황제에게 쏠려 있었다. 그의 눈빛, 미묘한 표정, 작은 말투, 어조, 작은 몸짓까지. 디안은 언제나 그의 모든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알아냈으며 그리고 집요할 정도로 신경 썼다. 어떻게 행동해야 그가 반응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게 사랑 아닌가? 결국 디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약 그녀의 상태가 신경 쓰였다면 이리 와 보라 했을 것이다. 아니, 그 전에 상아궁으로 직접 찾아왔겠지.

16553288173586.jpg“죄송해요. 제가 신경 쓰이게 만들었어요, 폐하.”

16553288173591.jpg“안색이 좋지 않다. 가서 쉬도록 해라.”

이곳에서 버티지 말고 가라는 의미다. 디안은 애써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16553288173586.jpg“뵙고 싶어서 왔는데 무리였나 봐요. 요즘 몸이 좀 그래요.”

16553288173591.jpg“의원에게 말해 약을 좀 지어 먹도록 해.”

16553288173586.jpg“……네, 그럴게요.”

그럼에도 디안은 망설였다. 원래 이쯤에서 몸을 돌려야 하건만,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날 황후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묻지 않으시지? 물으신다면 대답할 것인데. 비록 그것이 사실이 아닐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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