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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화. 아델라이드, 그대는 내 거야 (41/127)

41화. 아델라이드, 그대는 내 거야2021.08.21.

의식이 수면 아래로 잠겨 들었다. 천천히 가라앉는 몸이 나른했다. 아, 이것도 나쁘지 않겠다. 아델은 온몸의 힘을 빼고 영혼의 눈을 감았다. 시간의 흐름이 사라졌다. 깊은 바다의 흐름에 이리저리 밀려도 아델은 그저 그대로 있었다. 억겁의 시간이 흘러 온몸이 모래가 되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한참 그렇게 있었을까.

165532920335.jpg‘아델. 내 딸아.’

자상한 음성에 아델은 저도 모르게 눈을 번쩍 떴다. 깊고 검은 바다 한쪽에 과거의 한 장면이 둥둥 떠다녔다. 돌아가시기 2년 전쯤의 아버지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165532920335.jpg‘너는 너무 네 어머니와 척 지지 말아라. 그럼 네가 힘들어져.’

바닷속인데도 파도가 치는 듯 온몸이 밀려 떠내려간다. 아델은 멀어지는 얼굴을 향해 손을 뻗으며 아버지를 부르려 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밀려가는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 얼마나 그렇게 떠내려왔을까?

165532920335.jpg‘아델.’

차갑고 서늘한 어머니가 특유의 음성으로 아델을 불렀다.

165532920335.jpg‘굽힐 줄 모르면 부러지는 것이라 하지 않았느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현명하게 굴어.’

그때였다.

165532920335.jpg‘누님!’

그 목소리를 듣자 가슴이 아렸다. 아델은 밀려드는 죄책감에 서둘러 몸을 돌렸다. 그러자 눈앞에 황제, 카를 울리히의 얼굴이 나타났다.

16553292033524.jpg‘숙여. 내게 굴종해라. 그럼 그대는 편안할 거다.’

데스포네 공작의 얼굴이 이어서 나타났다.

16553292033528.jpg‘저와 손을 잡으시고 탑의 주인이 되십시오, 황후 폐하.’

아델은 귀를 틀어막았다. 제발, 제발……. 제발 입 닥쳐……. 아델은 필사적으로 뒤돌았다. 그곳에는 그녀와 뜻을 함께했던 사람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그들은 그녀를 향해 선하게 웃고 있었다.

165532920335.jpg‘황녀님,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십시오. 뒤는 저희가 지키겠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말이었다. 아델은 그들에게 손을 뻗으며 다가갔다.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그들과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질 않았다. 그러다 장면이 바뀌었다.

165532920335.jpg‘저희 중 누구라도 데려가십시오. 아니면 차라리 저희가 에흐몬트로 숨어들겠습니다!’

165532920335.jpg‘가지 마십시오. 황녀님, 제발 가지 마십시오.’

그때,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16553292059365.jpg‘어차피 홀로 걷는 길이다. 너흰 너희 길을 걸어. 고트로프에서 해야 할 일이 있는 놈들이 무슨 쓸데없는 걱정이냐?’

제발 같이 가자고 해!!!

16553292059365.jpg‘따라오지 마.’

빌어먹을!! 제발, 같이 가자고 하라고!!! 아니, 아니……. 거기서 버텨……. 그들이 웃는다. 웃으면서 운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숙인다. 아델은 오열하며 발악했다. 가지 마, 가지 마, 제발 나를 좀, 나를……. 너희를 두고 오는 게 아니었어. 한 명,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데려와야 했어. 그래야 내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델은 까마득한 무의식 속에서 무너졌다. 그렇게 끝도 없는 나락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귓가를 파고들었다.

16553292059376.jpg‘……니다.’

아델은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그러자 정직한 음성이 또렷하게 들려왔다.

16553292059376.jpg‘원하시는 것이 무엇이든, 제가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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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황후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황제는 한걸음에 황후궁으로 달려왔다. 외부인의 출입은 철저히 금해졌으나, 그는 외부인이 아니었다. 카를은 당당하게 황후의 침실에 발을 들여놓았다. 침대엔 황후가 누워 있었다. 열에 들뜬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뜨겁고 창백했다. 그나마 해열제를 먹고 열이 조금 가라앉은 것이라는데도 이 작은 여자는 신음 한 자락 흘리지 않았다. 벌어진 입술에서 끊임없이 뜨거운 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렁이는 아지랑이가 보일 것만 같은 광경이었다. 그때, 일정하게 내뱉던 황후의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16553292033524.jpg“황후?”

갑작스러운 상황에 카를은 아델을 부르며 그녀의 어깨를 조금 흔들었다. 그러나 아델은 여전히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러워할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지점부터인가 실크처럼 반짝이는 검은 속눈썹 아래로 투명하고 여린 것이 굴러떨어졌다. 열에 갈라진 입술 사이로 흐느낌이 샜다. 아델라이드, 차가운 불같은 그 여자가 울고 있었다. 카를은 홀린 것처럼 그 모습을 응시했다. 조심스럽게 뻗은 손으로 자그마한 얼굴을 감싸자 뜨거운 체온이 전해졌다. 손이 녹아 붙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간신히 들이켜는 숨, 흐르는 눈물에 온통 젖은 얼굴.

16553292033524.jpg“아델라이드.”

카를은 보드랍고 연한 어조로 주문을 외우듯 아델의 이름을 불렀다.

16553292033524.jpg“아델라이드.”

그저 있음. 그대가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면, 좋아. 어르고 달래어 언제인지 모르는 순간에 그대를 가져야지. 절대로 그대에게 들키지 않고 목줄을 걸어야지. 그것마저 어렵다면, 그대 몰래 울타리를 쳐야지. 갇혔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넓은 울타리를 쳐서, 나는……. 나는……. 뭘 하고 싶은 것일까? 잠시 고민하던 그는 찰나의 고민을 밀어냈다. 그는 황제이며, 원하면 가지는 이였기 때문이다. * * * 황후가 쓰러졌다는 소식은 비밀에 부쳐졌으나, 궁에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얼마나 많은가? 황후가 쓰러진 그 날 저녁, 디안의 귀에도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그녀가 궁금한 것은 사실 따로 있었다.

16553292059413.jpg“황제 폐하께선 어디에 계시느냐?”

디안이 묻자 시종은 조금도 곤란해하지 않고 답했다.

165532920335.jpg“황후궁에 계십니다.”

도대체 왜?! 디안은 속으로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으나, 겉으로는 티를 낼 수가 없었다. 늘 그녀의 눈치를 보던 황제궁 시종들이 고작 며칠 사이에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달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종들뿐이 아니었다. 굳이 그녀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 않는 이가 점점 늘어 갔다. 몇 년 전, 처음 황제의 부름으로 황제궁의 귀빈용 객실에 머무를 때보다도 못한 대우에 디안은 어금니를 세게 물며 몸을 돌렸다. 그때, 황제의 침실에서 누군가가 쏙 나왔다. 디안은 스쳐 지나가는 잔상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멀어지는 이의 뒷모습을 집요하게 쳐다보았다. 선이 고운 뒷모습, 곱게 땋아 흔들리는 금빛 머리카락. 사뿐하게 방향을 틀던 시녀가 우연히 고개를 돌려 디안과 눈이 마주쳤다. 디안은 입술을 깨문 채 몸을 홱 돌려 성큼성큼 걸었고, 로레인이 재빨리 그 뒤를 따랐다. 다급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디안은 로레인이 들어오자마자 몸을 돌리며 화를 냈다.

16553292059413.jpg“금발에 푸른 눈!! 내가 그렇게 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165532920335.jpg“죄송해요. 하지만 이곳은 황제 폐하의 궁이라 제가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16553292059413.jpg“방금 폐하의 침실에서 나온 그 여자 봤어? 금발에 푸른 눈이야. 어려 보이던데……. 이제 갓 스물이 되었을까……. 폐하와 무슨 관계일까, 무슨 관계…….”

위기감이 노도처럼 몰려들어 디안을 강타했다. 그녀는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방을 서성였다.

1655329207903.jpg‘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스물아홉보다 어린 여성들은, 얼마나 많겠습니까?’

긱스 부인의 저주가 귓가를 맴돌았다. 디안은 손을 덜덜 떨면서 거울을 꺼내 제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싱그러운 젊음엔 비할 바가 못 될 거야. 여린 잎사귀 같던 시녀의 얼굴이 떠오르자 디안은 참지 못하고 거울을 확 밀어 버렸다. 거울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에 로레인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났다.

16553292059413.jpg“로레인.”

165532920335.jpg“예, 예.”

16553292059413.jpg“오라버니를 데려와.”

165532920335.jpg“알겠습니다!”

디안의 광기 어린 명령에 로레인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문밖으로 줄행랑을 쳤다. 깨진 거울의 파편이 디안의 얼굴을 조각내어 비췄다. 파르르 떨리는 입술, 날카롭게 벼려지기 시작한 눈매. 여린 백합 같던 디안 푸아티에는 더 이상 없었다. 그녀는 한쪽에 준비된 약을 꺼내 꿀꺽꿀꺽 마셨다. 노화를 늦춰 준다는 약과, 아이를 잉태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는 약이었다. * * * 리오넬이 황후의 병환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은 같은 날 오후였다. 공작의 대리를 보던 비서 마이클 로젠이 리오넬을 찾아와 그 소식을 전해 준 것이다.

165532920335.jpg“정확하지는 않으나 아무튼 황후궁이 어수선하다고 합니다. 주치의가 벌써 다섯이나 번갈아 드나들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의식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16553292059376.jpg“의식이 없으시다니?!”

리오넬이 몸을 일으키며 다급하게 묻자, 마이클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의 얼굴을 살폈다. 그 시선에 리오넬은 재빨리 표정을 갈무리했다. 잠시 후 마이클이 주위를 살피며 은밀하게 속삭였다.

165532920335.jpg“솔직히 저는 장관님께서 보좌관이 되시는 것에 찬성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언제나 유동적이니까요. 황후 폐하와 황제 폐하의 관계가 바뀐다면, 빠르게 치고 빠지셔야 합니다.”

16553292059376.jpg“…….”

165532920335.jpg“탑에 관한 정보, 조금 더 빠르게 알아 오십시오. 황후 폐하께서 의식을 잃으신 뒤로 황제 폐하께서 계속 그 옆을 지키고 계시다 합니다.”

리오넬 발드르의 검푸른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그가 할 말을 전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는 마이클을 다급히 붙잡으며 물었다.

16553292059376.jpg“황후 폐하께서 얼마나 안 좋으신지 더 아는가? 혹시 독에 중독되신 것은 아니고?”

165532920335.jpg“장관님?”

16553292059376.jpg“아는 대로 말해 주게.”

리오넬 발드르의 채근에 마이클 로젠이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기울였다. 단언컨대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 * * 황후궁 시녀들은 충직한 시녀의 표본처럼 살뜰히 황후 주변을 살폈다. 디안 푸아티에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황제는 의식 없는 황후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16553292033524.jpg“왜 아직도 의식이 없는 것인가?”

165532920335.jpg“……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폐하.”

16553292033524.jpg“빨리 찾아내라.”

165532920335.jpg“예.”

황제의 명령에 주치의는 정중히 고개를 조아린 뒤 밖으로 나갔다. 아델라이드 황후의 열은 아직도 잡히지 않고 있었다. 주치의들이 이 약, 저 약을 써 가며 밤새 황후의 곁을 지켰으나 차도는 없었다. 카를은 아델라이드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강렬한 색채의 금빛 눈동자가 사라지자 남은 것은 앳된 얼굴의 작은 여자였다.

16553292033524.jpg‘이렇게 작았나.’

카를은 새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열은 떨어지지 않고 의식도 없는데, 카를은 아델이 곧 돌아올 것 같다는 근거 없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이따위 열에 죽을 것 같지 않았다. 카를에게 있어 황후란 강인한 자였고, 아델라이드는 정말이지 그 이름과 어울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 확신 때문인가? 카를은 이 상황이 이상하리만치 만족스러웠다. 그는 직접 아델의 물수건을 갈아 주기를 자처하며 그녀를 돌보았다. 아델라이드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자 마치 밤을 손에 쥔 것만 같은 충족감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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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왜 가련하고 불쌍한 것에 자비를 베풀고자 하는가? 동시에 존귀한 것을 손아귀에 쥐려 하는가?

16553292033524.jpg“아델라이드. 그대는 내 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다.”

그는 산야를 누비는 맹수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과연 그 맹수들의 삶은 편안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았다. 자유를 얻은 대신, 생존을 위한 무한한 투쟁을 해야 하지 않은가? 그래서 카를은 생각해 냈다. 이를 뽑지 않고도 맹수를 길들일 방법을.

16553292033524.jpg“내가 쳐 놓은 울타리를 굳이 넘어가려 하지 마라, 아델라이드.”

그때였다. 한 번도 열린 적 없는 것처럼 닫혀 있던 눈꺼풀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길고 검은 속눈썹이 나비의 날개처럼 파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이윽고 찬연한 금빛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카를은 그 모습을 홀린 듯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그녀가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반쯤 벌어진 입술, 공허하게 허공을 헤매는 눈빛.

16553292033524.jpg“아델라이드.”

그가 연하고 보드랍게 속삭이자 그녀의 공허한 시선이 천천히 카를에게 향했다. 카를은 붉은 입술을 끌어 올려 매혹적으로 웃으면서 아델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손에 쥔 한 줌의 밤을 들어 올려 입을 맞추며 그가 속삭였다.

16553292033524.jpg“그대는, 내 거야.”

16553292059365.jpg“…….”

16553292033524.jpg“아델라이드 울리히는 카를 울리히의 것이다. 알겠지?”

카를은 대답 없는 입술을 검지로 부드럽게 쓸었다가 꾹 눌렀다. 여린 꽃잎 같은 것을 톡 건드리자 만족스러움에 웃음이 나왔다. 황후의 눈빛은 여전히 몽롱했고, 눈은 떴으나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중요한 것은 눈을 떴다는 사실이니, 곧 의식도 돌아올 것이다.

16553292033524.jpg“어서 돌아와라. 나의 아델라이드.”

황제는 그녀의 무의식에 제 인장을 낙인처럼 아로새기려 수십 번 그 말을 반복했다. 마치 주문을 외우듯. * * * 황제가 나가고 얼마 뒤, 허공을 헤매던 공허한 눈동자에 점점 빛이 차올랐다. 검고 까마득한 바다를 헤매던 의식이 별안간 수면 위로 솟구치자, 풀려 있던 동공이 바짝 조여졌다. 커다랗게 눈을 치켜뜬 아델은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제 목을 움켜쥐었다.

16553292059365.jpg“허, 허억, 허억…….”

마침 방으로 들어오던 긱스 부인이 그 장면을 목격하고 놀라 뛰어왔다.

1655329207903.jpg“황후 폐하!”

16553292059365.jpg“허억, 허억.”

황후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불규칙하게 숨을 몰아쉬었다.

1655329207903.jpg“밖에 누구 없느냐? 당장 의원을 불러라, 어서!!”

긱스 부인이 문밖을 향해 소리를 치자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1655329207903.jpg“황후 폐하. 천천히, 더 천천히 숨을 내쉬세요.”

긱스 부인이 아델의 어깨를 받쳐 올리며 다급하게 말했으나, 황후는 간신히 꺾이는 소리만 낼 뿐, 제대로 호흡하지 못했다. 목에 핏줄이 불거지고, 붉게 충혈된 두 눈에선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아델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긱스 부인의 옷자락을 세게 움켜쥐었다.

1655329207903.jpg“예?”

뭐라고 필사적으로 말하는데 잘 들리지 않자, 긱스 부인은 황후의 입에 귀를 가져다 대었다.

16553292059365.jpg“……데려와.”

1655329207903.jpg“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16553292059365.jpg“리오넬을, 데려와.”

황후가 명령했다. 마치 그가 오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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