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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엘리자베타와의 공조 (68/127)

68화. 엘리자베타와의 공조2021.11.23.

다음 날, 이른 아침. 그랜드 공작이 고요한 황후궁의 공기를 똑똑 두드려 깨웠다. 긱스 부인이 환한 얼굴로 엘리자베타를 반겼다.

16553297479189.jpg“그랜드 공작 전하.”

엘리자베타는 긱스 부인의 얼굴을 물끄러미 살피다가 씩 웃었다.

16553297479195.jpg“부인, 얼굴이 활짝 피었소. 요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요?”

긱스 부인은 그저 싱긋 웃을 뿐이었다. 엘리자베타는 긱스 부인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리며 걸음을 옮겼다.

16553297479195.jpg“내 너무 일찍 온 것은 아닌가 싶은데. 황후 폐하를 뵐 수 있을까?”

16553297479189.jpg“잠시 응접실에서 기다려 주십시오. 여쭤보고 오겠습니다.”

그런데 그때, 별안간 머리 위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16553297479206.jpg“그럴 것 없소.”

걸음을 옮기던 엘리자베타와 긱스 부인이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들었다.

16553297479195.jpg“황후 폐하.”

테라스 난간에 비스듬히 기대어 선 황후가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16553297479206.jpg“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랜드 공.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아델이 씩 웃으며 묻자, 엘리자베타는 정중히 무릎을 구부렸다 펴며 인사를 올렸다.

16553297479195.jpg“예고도 없이 찾아온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16553297479206.jpg“괜찮습니다. 아침은 드셨나요?”

16553297479195.jpg“아직입니다.”

아델은 자세를 바로 하며 긱스 부인을 보고 말했다.

16553297479206.jpg“부인, 아침 식사를 준비해 주시오.”

16553297479189.jpg“예, 폐하.”

  * * * 엘리자베타는 조용히 식사를 이어 하는 아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눈치챈 아델도 시선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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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두 사람은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엘리자베타였다.

16553297479195.jpg“뷔에타까지 다녀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발드르 공작을 통해 폐하의 활약을 전해 들었답니다. 마법사셨다니, 깜짝 놀랐어요.”

아델은 일전 긱스 부인을 통해 엘리자베타와 테세우스가 이혼한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16553297479206.jpg“나 혼자만의 공이 아닙니다.”

16553297479195.jpg“암살 시도가 있었다 들었는데, 몸은 괜찮으신지요?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16553297479206.jpg“국방부 장관이 호위를 강화해 주어 괜찮았습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두 사람은 그쯤에서 냅킨으로 입가를 톡톡 두드려 닦았다. 대기 중이던 긱스 부인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다가와 두 사람 앞에 놓인 식기를 정리하고 차를 내어 왔다. 차를 한 모금 마신 두 여자는 잠시 숨을 고르며 서로를 살폈다. 탐색은 이만하면 됐고, 본론을 꺼내야 할 차례였다. 긱스 부인은 눈치 빠르게 식기 트레이를 끌고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아 주었다. 문이 닫히자, 엘리자베타가 입을 열었다.

16553297479195.jpg“황후 폐하 덕분에 기울어졌던 추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6553297479206.jpg“…….”

16553297479195.jpg“지금껏 모두 버려두고 도망쳤던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폐하, 저와 함께 추를 끌어당겨 보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아델은 엘리자베타의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엘리자베타도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 함께 손을 잡으려면 서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인지상정.

16553297479195.jpg“저는 엘리자베타 울리히 그랜드. 선황제의 적통 황녀이며, 한때 발드르 공작과 혼인했던 사이였습니다. 오래전 이혼했지만요.”

아델은 진지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16553297479195.jpg“발드르 공작과의 혼인은 선대 황후이신 제 모후와 선대 발드르 공작 사이의 약속이었습니다. 모후께서 타계하신 뒤, 저는 발드르 공작과 혼인했습니다.”

엘리자베타가 굳이 묻지도 않은 제 과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하나였다. 너와 나의 처지가 다르지 않고, 목표가 같으니 손잡자. 엘리자베타는 당장 황제를 몰아내어 반역을 저지를 생각이 없었다. 그랬기에 황후인 아델을 찾아온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황제를 등에 업고 폭정을 일삼는 데스포네 공작의 세력을 꺾어 정치를 바로잡는 것이었다. 이윽고 엘리자베타가 모든 이야기를 끝냈을 때, 아델은 부드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16553297479206.jpg“한데, 갑자기 마음을 바꿔 내게 직접 손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부드러운 어조였지만, 그 내용은 날카로웠다. 엘리자베타는 아델의 질문에 씁쓸히 웃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16553297479195.jpg“……도망치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녀의 말을 아델은 이해했다. 시선을 내린 엘리자베타의 시야에 하얀 손이 불쑥 들어왔다. 황후가 담담한 얼굴로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16553297479206.jpg“좋습니다. 기울어진 추를, 함께 끌어당겨 봅시다.”

솔직하고 선명한 말에 엘리자베타의 입꼬리가 점점 위로 치솟았다. 아델과 엘리자베타는 강렬하게 서로를 마주 보며 씩 웃었다. 아델이 내민 손을 엘리자베타가 마주 잡았다. 우정 한 줌 없는 관계였으나, 단단히 얽혀 오는 서로의 손이 기꺼웠다. 강인하기 그지없는 눈빛이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도 원하는 목적이 명확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힘주어 한 번 잡았다가 놓았다.

16553297479195.jpg“그나저나 숙부님이 화가 많이 나셨더군요.”

엘리자베타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아델도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16553297479206.jpg“뷔에타에서 오는 내내 어찌나 나를 노려보던지, 얼굴에 구멍이 나는 줄 알았답니다.”

16553297479195.jpg“다행히 멀쩡하시군요.”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긱스 부인은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싱긋 미소 지었다. * * *

16553297533249.jpg“오라비가 돌아왔는데, 잘 다녀왔냐는 인사 한마디가 없어. 버르장머리 없는 것.”

레녹스는 반짝이는 상아궁 지붕을 힐끔 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16553297533249.jpg“내가 저 때문에 무리하다가 얼마나 곤란해질 뻔했는데! 저 궁에서 다시 살 수 있게 된 것이 누구 덕인데!”

레녹스의 얼굴엔 디안에 대한 애증의 감정이 진득하게 묻어 있었다.

16553297533249.jpg“배 속 아이가 계집이기만 해 봐라.”

그는 악의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마법사단 관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데스포네 공작은 뷔에타에서 오는 내내 레녹스와 말 한마디 섞으려 들지 않았다. 간간이 스치는 시선이 어찌나 살벌한지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울분을 꾹꾹 내리누르며 마법사단 관저를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누군가가 불쑥 그를 불렀다.

16553297556447.jpg“푸아티에 백작님!”

다름 아닌 황제궁의 시종이었다. 레녹스는 그의 옷차림을 빠르게 훑은 뒤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물었다.

16553297533249.jpg“무슨 일이냐.”

16553297556447.jpg“황제 폐하께서 백작님을 뵙고자 하십니다.”

16553297533249.jpg“황제 폐하께서?”

16553297533249.jpg‘황제 폐하께서 황후 폐하 암살 미수 사건을 다시 조사하라고 하시면…… 어찌합니까?’

  일전에 레녹스의 질문에 데스포네 공작은 아주 차가운 얼굴로 일갈했다.  

16553297556468.jpg‘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네 할 일이나 똑바로 해. 시키지도 않은 짓 해서 일 망치지 말고.’

  찔리는 구석이 있는지라 레녹스는 갑작스러운 황제의 부름에 입안이 바짝바짝 말랐다. 시종이 당혹스러워하는 그의 얼굴을 미심쩍게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길을 안내했다.

16553297556447.jpg“따르시지요.”

황제의 명령을 거부할 도리는 없었다. 레녹스는 떨떠름해하면서도 시종의 뒤를 따랐다. * * *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 내고 있는 황제는 명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아름다웠다. 날카로운 턱선은 베일 듯했고, 움푹 들어간 눈은 그윽하면서도 어딘가 위태로운 느낌이 들었다. 황제는 눈을 내리깐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델라이드, 그녀가 그를 지옥으로 처박았다. 황후궁에서 돌아온 이후, 황제는 나락의 끝자락을 붙잡고 밤새 방황하며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그녀의 매혹적인 음성과 달콤한 향기가 그를 사로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도대체 누가 황후를 죽이려 했던 것일까? 호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구실로 이번 기회에 리오넬을 벌하려 했지만, 데스포네 공작이 에둘러 막았다. 결과적으로 암살자를 잡은 것이 리오넬 발드르이기 때문에 그에게 죄를 묻는다면 분명 발드르 공가 쪽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카를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감히 내 허락도 없이 누구에게 손을 대려고. 그때, 레녹스 푸아티에를 데리러 갔던 시종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카를의 허락이 떨어지자 곧 마법사 정복 차림의 레녹스가 조심스럽게 방으로 들어왔다.

16553297533249.jpg“부르셨습니까, 폐하.”

16553297556483.jpg“앉게.”

레녹스는 황제의 눈치를 보며 황제의 맞은편에 앉았다. 카를이 레녹스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만 있자, 황제의 침묵에 불편한 듯 자꾸만 엉덩이를 들썩이던 레녹스가 참다못해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16553297533249.jpg“……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

16553297556483.jpg“황후를 죽이려 했는가?”

16553297533249.jpg“예?!”

황제의 기습적인 질문에 레녹스는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펄쩍 뛰며 하얗게 질렸다. 눈을 냉담하게 가라앉힌 황제가 몸을 기울이며 씹어뱉듯 다시 물었다.

16553297556483.jpg“암살을 사주했나?”

레녹스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무릎을 꿇었다.

16553297533249.jpg“아, 아, 아닙니다. 믿어 주십시오.”

16553297556483.jpg“……아니다? 그럼, 데스포네 공의 소행인가?”

16553297533249.jpg“폐하…….”

암살을 해서까지 황후가 죽기를 바라는 자라면 뻔했다. 데스포네 공작. 혹은 디안 푸아티에. 누가 되었건, 이를 사주할 장기 말로 레녹스 푸아티에를 골랐을 가능성이 높았다. 황제가 레녹스를 불러들인 이유였다. 레녹스는 사색이 되어 벌벌 떨며 간절한 눈으로 황제를 바라보았다. 카를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레녹스에게 다가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그의 턱을 한 손으로 잡아 들며 몸을 기울였다. 가까이 다가온 얼굴이 악마처럼 섬뜩했다.

16553297556483.jpg“그 여자는 내 거야.”

황제의 목소리와 눈빛에는 질척한 집착과 소유욕이 광기처럼 흘러넘치고 있었다. 온몸이 이미 땀범벅이 된 레녹스는 밀려드는 오한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16553297556483.jpg“그러니까, 감히 내 것에 손대지 마라. 알겠어?”

어떤 변명도 지금의 황제 앞에선 무용할 것이다. 레녹스는 떨리는 숨을 가다듬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16553297533249.jpg“예, 폐하.”

카를은 그의 턱을 세게 움켜쥐었다가 탁, 털어 내듯 놓아준 뒤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혼비백산한 레녹스가 도망치듯 방을 벗어나는 것을 끝까지 노려보다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숨을 내쉬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이 그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길 없는 불길이 도저히 손 쓸 수 없을 만큼 거세게 번져 카를의 온 마음을 태우고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그가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를 미치게 했다. 생각이 자꾸만 어둡게 흐르고, 홀로 곱씹는 상상은 자꾸만 덩치를 키웠다. 어둠이 물러간 이른 아침, 환한 햇살 아래에서 그는 불현듯 리오넬을 향한 아델의 미소를 떠올렸다. 카를은 신음하며 어금니를 세게 물었다.

16553297556483.jpg‘아델라이드. 너의 시선, 웃음, 삶, 그리고 죽음까지도 모두 내 것이야.’

아델라이드 울리히는 카를 울리히의 아내이고, 에흐몬트의 황후이니까. * * * 레녹스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상아궁으로 달려갔다. 한데 분위기가 너무나 이상했다. 궁 전체가 쥐 죽은 듯 적막하고, 시녀들의 표정도 어딘가 어두웠다. 레녹스는 불안하게 쿵쾅대는 가슴을 붙잡고 거침없이 디안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집무실을 정리하던 시녀가 갑작스럽게 문을 열고 나타난 레녹스 때문에 깜짝 놀라 짧게 비명을 질렀다.

16553297533249.jpg“궁주님은 어디 계시느냐! 이 시간에 어디 있는 거야?!”

레녹스가 윽박지르듯 묻자, 시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침실에 계신다고 답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녹스는 디안의 침실로 달려가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16553297533249.jpg“디안!!!”

1655329760661.jpg“…….”

안락의자에 앉아 있던 디안이 차게 식은 눈으로 오라비를 바라보았다. 레녹스는 디안의 맞은 편에 털썩 앉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16553297533249.jpg“너, 왜 이 시간에 집무를 보지 않고 여기에 있어?!”

디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서 침묵했다. 좀 모른 척해 주면 좋으련만, 레녹스는 늘 그랬듯 그녀의 속을 아무렇지 않게 뒤집었다.

16553297533249.jpg“……권한을 모조리 빼앗긴 거야?”

1655329760661.jpg“피곤하니 가.”

16553297533249.jpg“내가! 너 때문에 어떤 곤욕을 치를 뻔했는지, 알고나 있어?!”

그 말에 디안은 눈을 치켜뜨며 억눌린 화를 냈다.

1655329760661.jpg“나 때문에? 도대체 네가 하는 것 중 뭐가 날 위한 건데? 어? 왜 너는 항상 내 탓을 해? 왜 항상 일이 잘 안 풀리면 모조리 나 때문인 거냐고!!”

레녹스는 바락바락 대드는 디안의 얼굴을 보며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모두 옳은 말이었지만, 기분이 나빴다. 디안이 소리 없이 울고 있었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지 않았다. 레녹스는 디안에게 고개를 기울이며 속삭였다.

16553297533249.jpg“꼭, 아들이어야 할 거야.”

1655329760661.jpg“…….”

16553297533249.jpg“오라비가 진작에 말했지? 사랑은 식는 것이라고.”

1655329760661.jpg“입 닥쳐!!”

16553297533249.jpg“내가 왜 늘 네 탓을 하느냐고?”

1655329760661.jpg“…….”

16553297533249.jpg“엄마 아빠도 너 때문에 죽었잖아. 그때 네가 그 곰 인형 떨어트렸다고 돌아가지만 않았어도 엄마 아빠는 죽지 않았을 거야. 안 그래?”

1655329760661.jpg“아니야!!!”

16553297533249.jpg“아니긴 뭐가 아니야.”

가혹한 계절을 맨몸으로 버티던 어린 시절, 의지할 곳이라곤 서로밖에 없었기에 필사적으로 동생의 손을 쥐고 있었지만, 레녹스는 동시에 그녀를 증오했다. 부모님을 돌아가시게 만든 원흉. 레녹스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16553297533249.jpg“꼭 아들이기를 바라.”

다시금 궁지에 몰린 남매는 벌겋게 물든 눈으로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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