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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에 핀 제비꽃-82화 (75/208)

00082  피어오르는 꽃봉오리  =========================================================================

<1시간 이내 코멘 100개 넘으면 연참 ~_~>

“이번 레기우스 살바나가 무척 기대 되어요.”

이자카의 일로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샤를의 배려가 고마웠다. 레기우스 살바나까지 3주가 남아있었고 비올렛은 그나마 편하게 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무참하게 깨어졌는데, 집에 있는 비올렛과 친해지겠다는 명목으로 찾아온 패트리샤 때문이었다. 앞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이 아가씨는, 사교적인 미소를 지으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요사이 몸이 약해진 후작도 반기는 눈치였고 따로 거절할 명분도 없었으므로 그녀는 그 방문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10년만에 열리는 신의 이름아래에 무력을 겨루는 무투대회에 패트리샤는 들떠 있었다. 비올렛은 당시 여섯 살 이었고 그녀는 조금 고립된 마을에 있었기에 이 레기우스 살바나가 얼마나 대단한 대회인지는 와닿지 않았다.

“거기서 가디언(Guardian)도 가끔씩 발탁된다 하더라고요.”

역시나 아나스타샤를 배출한 가문 답게, 성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성녀는 성년이 되어 신전에 가게 될 때 가디언이라는 수호자가 생긴다. 성녀의 죽음을 가지고 감히 시험해 보는 사람은 없었으나, 성녀의 위협은 아그레시아의 존망과도 연결이 된다. 그에 가디언이라는 수호자가 항시 붙어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광된 자리는 이 레기우스 살바나에서 발탁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어떤 왕이 기획한 것인지 참으로 재미있는 대회이다. 신성왕국의 이름답게 온 나라에 드높은 레기우스 살바나는 성녀의 가디언을 뽑는 것만이 아닌 평민들의 지배계급에 대한 불만을 약화시키는 것에도 의의가 있었다. 우선 대회에서 각광을 받는 자들은 모두 기사가 될 수 있다. 기사가 된다는 것은 귀족의 옆에 나란히 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귀족이며 무예가 뛰어난 평민들로서는 준귀족이 될 수 있는 신분상승의 발판이다. 개중에 눈에 띈 사람은 왕실 수호대에 들어가는 영광을 누릴수도 있었다.

또한 신 앞에서 부딪히는 검, 그러나 이것을 주최하는것은 왕. 그러므로 왕과 교황의 보증 아래 이루어지는 신성한 시합이다. 그러므로 우승자는 소원을 빌 수 있으며, 그 소원 여하에 따라 왕과 교황은 그것을 들어주게 된다.

물론 그것이 평민에게 유리할리는 없다.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이 예선을 통과하고 나면, 본선때부터는 정규 훈련된 기사들이 참여하게 된다. 무예를 갈고닦은 기사들을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평민들이 이길 수 있을리가 없다. 게다가 예선에 막대한 힘과 심력을 소비한 그들은, 본선의 진짜 기사들의 실력에 압도되어 심지어는 경기를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것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나 실상은 평등하지 않다. 게다가 역대 우승자들 중에서 단 한 사람도 평민은 없다. 모두 다 기사가 우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나라의 검인 기사들에 대해 동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120년만에 성녀가 나왔다. 가디언이라는 영광된 자리역시 비어있다. 천민 출신이지만 이 성녀를 지킬수 있는 성직의 자리 역시 대단한 것이었으므로, 평민들은 신성하고 거룩한 자리를 탐낸다.

“글쎄요, 역대 가디언들은 사실 레기우스 살바나에 참여한 성기사, 또는 기사들이었으니 사실 기대는 안 해요.”

비올렛이 보기 드물게 차갑게 말했다. 어차피 가디언은 내정되어 있다. 체자레가 준비한 신전의 성기사단 중에 한명일 터였다. 말만 번드르르 하지 가디언은 검을 든 신관이었다. 그러므로 그곳에 지원하고 싶어하는 귀족들은 없다고 봐야 한다.

“어머, 좋은 가디언이 나타날지도 몰라요, 비올렛. 비올렛은 언제나 기대를 하지 않아서 문제에요. 멋진 기사님이 나타날지도 모르잖아요?”

패트리샤는 비올렛의 부정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비올렛은 뭐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말하지 않았다. 어차피 말해봤자 그것은 열등감으로 보일 뿐이었다. 사실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괴로웠다. 그녀는 말없이 차를 마셨다.

“비올렛, 비올렛은 정말로 귀족 아가씨 같아요.”

비올렛은 패트리샤를 보았다. 저것이 악의 서린 말인가, 선의가 어린 말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의도이건 별로 달갑지 않은 말인건 확실했다.

“어려서 이곳에 와 교육받았으니까요.”

비올렛의 말에 패트리샤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버님이 그러시는데 아나스타샤님은 무척이나 아름다우시고 기품어린 분이셨다고 해요. 아마 비올렛도 아나스타샤님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예요.”

그 말에 비올렛이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하는걸까, 가늠해보려는 사이 문이 벌컥 열렸다.

“비올렛은 아나스타샤님보다 더 훌륭해요!”

“........”

“......어.”

시수일레가 얼굴을 찡그리며 서 있었다.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비올렛의 옆으로 다가갔다 뒤에서 앤이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원래부터 막무가내였던 아이다. 앤이 무슨 수가 있어 말렸겠는가. 시수일레가 말했다. 패트리샤가 말했다.

“어머, 라이셀 양,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이에요 데후바스 양.”

시수일레가 얌전하게 인사했다. 그리고 패트리샤를 보았다.

“그래서, 어떻게 아나스타샤님보다 비올렛 양이 훌륭하다는거죠?”

“그거야, 당연히, 비올렛은 저보다 뛰어나니까요!”

“.........”

비올렛이 시수일레를 보았다. 패트리샤가 미소를 지었다. 비웃음이었다. 그제야 비올렛은 제대로 깨달았다. 호의인지 아니면 적개심인지는 모른다. 얕보이고 있었다. 성력을 잃어버렸다 공언한 시점에서 역대성녀중 가장 강하다는 성녀를 배출한 집안에서는 그렇게 보이는 것은 자명한 일일지도 몰랐다.

“말이 안되나 생각하나요? 비올렛은 사정이 있어서 우리처럼 어려서부터 예법을 배우지 못했어요. 하지만 비올렛은 우리 중에 가장 아름답게 걸을 수 있고, 가장 똑똑해서 왕자 전하의 스승까지 되었어요, 그리고 그 무섭다는 티게르난 공작의 제자죠, 태어나서부터 교육받은 아나스타샤 님보다 늦게 교육받았는데도 이 정도면 당연히 뛰어난 거 아닌가요?”

“.........”

반박할 거리는 많았지만 일단 시수일레의 ‘우리’라는 말 안에 들어가는 패트리샤의 입장으로선 그것은 모욕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모욕이라고 표를 내는 것은 비올렛에게 무례했으므로 그녀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어찌되었든 일단 한방은 먹인 것이었다.

“라이셀 양의 말도 타당하군요, 사실 120년의 기록이 어떤지는 잘 모르니, 그렇군요. 같은 상황에선 아나스타샤님께서 어떻게 되셨을 지는 모르니, 그렇다면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해 두죠.”

흥, 시수일레가 코웃음을 치며 마련된 의자에 앉아 콧김을 뿜으며 비올렛의 차를 뺏어마셨다. 분명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비올렛은 그 모습이 밉지는 않았다. 패트리샤 역시 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패트리샤는 그녀에게 친절하고 예의바른 편이었다. 하지만 기저에 있는 선민의식은 버릴수가 없는 것이다. 그녀가 천민이었으므로. 한숨이 나온다.

그때 문이 열리며 에셀먼드가 들어왔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는 안되어있지만 어차피 약혼이 아닌 결혼을 할 것 같은 그들이 만나는 것은. 에셀먼드는 검은 제복을 입고 있었다. 요사이 에이든은 야간근무조로 편성된 것인지 늦은 편이었고, 다니엘이 사이좋게 에셀먼드의 옆에 서 있었다.

“어머, 에드. 왔어요?”

패트리샤가 미소를 지었다. 에셀먼드는 언제나 처럼 똑같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인사했다.

“라이셀 양도 방금 와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어요. 사실 제가 어려서 부터 몸이 약해서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 즐거워요.”

패트리샤의 방긋한 미소에 다니엘이 말했다.

“그렇죠, 비올렛과 시수일레 양은 무척이나 지켜보면 재밌답니다.”

비올렛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다니엘을 보았다. 재밌다니, 그의 비틀린 취향에서 재밌겠다는 거겠지. 비올렛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수일레, 너는 계속 차를 마셔.”

“싫어, 네가 없으면 재미 없어.”

시수일레가 볼을 부풀리며 말하자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에셀먼드가 말했다.

“난 별로 차를 마실생각이 없다.”

“그런가요?”

그러면 둘이서 어디라도 가버리던지. 하지만 그들보고 나가라 할 생각이 없으니 비올렛은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수일레가 같이가, 라고 따라왔다. 조금 귀찮았지만 시수일레의 방문은 패트리샤보다는 나은지라 그녀는 조용히 정원을 거닐었다.

“흥, 분명 널 비꼬는 거야.”

시수일레가 재잘거렸다.

“자기가 뭐라도 된줄 알고 판단해? 벌써 에드 경이랑 결혼이라도 했다 생각하나봐?”

그녀가 떠들었다. 에셀먼드와 결혼하게 된다면 분명히 이곳에서 살게 되겠지. 생각해보니 그렇다. 이 집에서 자식들을 낳아 에셀먼드 역시 후작이 되어 살아갈 것이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부부가 되어. 그렇다면 이곳은 그들의 '집'이지 그녀가 머무를 곳은 아닐 것이다.

“시수일레, 목소리가 너무 커. 그리고 그런 말 하지 마.”

그녀의 만류에 시수일레는 입을 다물었다. 특이한 여자아이. 천민 출신인 여자아이가 귀족의 예법이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기분나빠 하지 않는다. 비올렛은 시수일레를 바라보았다. 예전 라이셀 백작이 자신이 비올렛을 데려갔으면 더욱 더 행복했을 거라는 말을 했다.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모른다. 다만 시수일레가 있어 심심하지는 않았겠지.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 더 느긋하게 차를 마시지.”

“하지만 나도 사실 널 데리고 나오고 싶었는걸? 데후바스 양은 조금 착한 척 하지 귀족영애와는 똑같아 아나블라 그 계집애만큼은 아니지만 말이야.”

시수일레가 말했다. 풀벌레 소리가 울려퍼졌다. 비올렛은 시수일레와 걸었다.

“요즘 들어 후작님께서 편찮으시다던데, 괜찮니?”

시수일레의 말에 비올렛은 어깨를 으쓱 했다. 사실 그가 건강에 약간 이상이 생긴지는 꽤 되었다. 잔기침을 달고 다녔으니 말이다. 그것을 자세히 보노라면 별로 걱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비올렛을 안심시켜 주고는 했다.

“그래, 대장군 직위도 은퇴하실 생각인지도 모르지.”

비올렛이 대답했다. 분명 기사단 중의 단장에게 그 지위가 내려질 것이다. 에셀먼드가 조금 더 자라면 그 지위는 에셀먼드가 오르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녀와는 별로 상관 없는 먼 훗날의 일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니, 시수일레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들어주다보니 시간이 한 시간은 훌쩍 지나 있었다. 싫다는 시수일레를 억지로 집에 돌려보낸 비올렛은 하아, 하고 한숨을 쉬었다. 어차피 저녁은 그녀 혼자 먹으므로 시수일레를 그 조촐한 식사에 초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시수일레를 비올렛을 제외한 다른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것도 모양새가 이상했으므로,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를 보낸 비올렛은 다시 방에 들려 옷을 갈아입은 뒤 연무장을 향했다. 무언가를 하고 싶었는데, 조금 소홀히한 무력을 연습해야 할 것 같았다. 무언가를 해하는 날붙이를 드는 것은 그녀의 적성에 맞지 않았으니 그녀는 활을 들어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사실 연습해야 할 것은 검술 쪽이었으나 비올렛은 화살이 더 좋았다. 정확도에 따라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생명을 바로 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활을 쏘는 것은 오랜만이라 과녁의 중앙에 빛나가던 활이 점차 중앙을 향한다. 비올렛은 쉴새없이 활을 쏘았다.

‘너는 검을 쓰기엔 너무 손의 힘이 약해.’

이런 순간에 에셀먼드의 음성이 귀에 들어온다. 사실 힘따윈 약하지 않았다. 비올렛은 생각한다. 3년만에 호랑이 목을 자를 정도의 힘은 있었다. 활을 가르친 것은 그의 배려인 것이다. 그 생각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활은 금세 중앙을 벗어나 과녁을 넘어 나무에 꽂혔다.

“아깝다.”

그 말에 비올렛이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다니엘이 서 있었다.  언제부터 와 있는건지 이미 바위 위에 앉아 있었다.

“언제부터 와 있었어?”

비올렛이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보고 다시 화살을 쏘았다. 이미 과녁은 고슴도치처럼 활이 가득했으나 비올렛은 개의치 않았다.

“아까부터, 귀여운 동생이 노력하는데 지켜봐줘야 오빠의 도리지.”

다니엘이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비올렛이 움찔 하며 벗어나려 하자 그는 팔에 힘을 세게 주었다.

“다니엘. 기사들이 오다가 볼 수도 있어.”

“상관없어, 볼테면 보라지. 비난받는건 내가 아니라 너니까.”

그가 키득거렸다. 비올렛이 입술을 깨물며 화살을 들었다.  날카로운 화살촉이 옆에 걸린 횃불에 반짝였다.

“이걸로 손을 찌르기 전에 빨리 손 풀어.”

“아, 무서워라.”

다니엘이 팔을 풀고 키득거렸다.

“무기를 손에 드는 것조차 싫어하는 네가 화살을 쏘다니 말이야. 넌 말이야 정말 보는 재미가 있어, 그래서 너를 사랑해, 비올렛.”

그녀가 그 말에 실소를 지었다. 다니엘이 그녀의 볼을 쓰다듬더니 자신에게 시선을 마주하게 했다.

“왜, 에드 형이 패트리샤를 데려와 질투하는거야? 아니다, 그 계집애가 뭐라고 말했니?”

그 바다같은 푸른 눈은 횃불의 빛을 담은건지, 아니면 본디 그랬던 건지 번들번들 거리고 있었다.

“뭐라 해도 상관 없잖아. 그 여자를 데려오든.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비올렛이 묻다 다니엘이 갑자기 화를 냈다.

“모르겠어? 네 얼굴이 어떤 표정인지? 비올렛,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나는 다 알아. 티게르난 공작이 너의 외적인 것을 다 알아차리고 있다면 나는 너의 내면과 외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

“다니엘.”

“절망했지? 그래, 희망을 가졌던 너에게 또 뭔가가 일어났던거야, 그렇지?”

“다니엘!”

그녀가 소리쳤다.

“아무도 널 구원해주지 않아. 비올렛, 온몸을 바쳐 널 사랑해 줄 수 없을거라고. 넌 그럴만한 가치가 없으니 말이야. 설령 네가 몸을 바쳐 나라를 구해도 말이야. 꿈에서 깨어났다고, 나에게 그렇게 말했잖아? 형이 돌아와서 기대 했어? 아니면 소문대롤 칸이 정말로 네게 구애해서 벗어날수 있다고 착각한거야?”

마주하는 시선이 뜨거웠다. 그 독설과 대비되게도 다니엘은 아주 다정하게 비올렛의 이마에 키스했다.

“형은 다음해 여름에 결혼할걸? 그래서 약혼조차 발표하지 않는거야. 어차피 결혼할테니까. 그렇지만 나는 가만히 있을거야. 나는 둘째라 가문을 잇지 않아도 상관 없거든. 비올렛, 나는 널 배신하지 않아.”

다니엘이 비올렛의 허리를 다시 끌어안았다. 입술이 닿을듯 말듯 했다. 하지만 비올렛은 그를 서늘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분명히, 너는 내게 진실해.”

비올렛이 말했다. 다니엘이 그 말에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는 행복한 얼굴이었다.

“넌 내게 유일한 존재야.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을 만큼.”

비올렛이 다니엘을 보며 말했다. 체자레가 그녀의 타락을 원하면 다니엘은 그녀의 절망을 원한다. 비올렛은 똑같이 애정을 구하는 이자카를 보며 다니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비올렛이 말한다.

“하지만 넌 똑같이 혐오스러운 존재야.”

비올렛은 그를 떼어내며 말했다. 그녀의 자살시도 이후 다니엘은 어둠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서워 훌쩍였으나. 다니엘은 말했다. 곁에 있겠다, 네 곁에 남아 있겠다. 너 같은 천민에게 누구도 오래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네 오빠가 되어 주겠다.

그러나 이자카의 말에, 비올렛은 자신이 천민이 아닌 제비꽃이었을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바다를 보고 싶었고 조금이나마 설렘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니엘에게 잘 학습이 되어 이미 절망으로 일그러진 일생을 살고 있던 그녀는 이런 일에도 굴하지 않았다. 다만 알아챈 것은 다니엘의 너무나 비뚤어진, 그러나 올바르지 않은 애정이다.

다니엘이 얼굴을 찌푸리며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비올렛은 다니엘을 마주보았다. 비올렛은 그의 외로움을 동감하고 동정했다. 자신을 동정해주는 다니엘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자카의 다소 독특한, 그러나 지극히 평범한 애정을 받은 지금은 비교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네가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비올렛은 미소를 지어 고개를 저었다.

“넌 여기 이 지옥에서 살아갈 거야. 혐오스럽다고? 이젠 나까지?”

다니엘이 웃으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그럼 이 혐오스러운 지옥에서, 혐오스러운 사람들과 혐오스러운 일생을 살아가자, 영원히.”

비올렛은 대답하지 않았다. 귀를 막고 싶었지만, 그 말은 귀에 울렸다. 누가 악마를 묻는다면 비올렛은 주저없이 여기 이 남자를 가리킬 것이다. 점점 입지가 사라져가는게 느껴지는 이곳, 그녀를 손에 넣으려고 애쓰는 신전. 그녀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묘한 미소로 언제나 그녀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체자레, 같은 나락에 빠져 절망을 속삭이는 다니엘.  그리고 혼인하는 에셀먼드. 끝은 어떻게 맺을지 정해놨다.  그럼에도, 그녀는 괴로웠다.

============================ 작품 후기 ============================

표지좀 이자카로 바꾸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꾸게 됐다 연락왔더니 첨부파일이 활성화는 또 막상 안해두셔서

표지를 기본표지로만 변경하게 하는 마법! 표지변경이 된다니 기본으로만 되는구나!!!

어제 안올렸으니 오늘은 이걸로 대체합니다. 이벤트 결과 나왔어요! 이벤트 발송은 이벤트 당첨자들이 다 확인하고 보내주실때까지

참고로 이벤트 우승하신분은 후원에 핀 제비꽃 가상캐스팅 올려주신 분인데 ^^ 공지에 올려놨으니 보세요 ^^^.........비올설리와......에셀종수와 마동자카 자레수빈이 아주 예술입니다 예술! (무슨말인지 모르면 보고 오시면 됨)

드디어 레기우스 살바나입니다!

어제 제가 글이 안써져서  어젠 못올렸어요 그래서 오늘은 용량이 낭낭하게 돌아왔음에도 그래도 뭔가 아쉬워 독자에게 배틀을 신청한다!!!!

쿡.. 나는 이제부터 한시간동안 신이 내린 속도로 글을 쓸거시야... 과연 한시간내에

그대들이 100개를 만드는게 가능할까? 한시간내에 100개가 넘으면 한시간 후에 돌아오도록 하지.. 야레야레 오늘은 토.요.일. 이라궁? 불금이라도 자빈 없어? 난 자지 않을거양

과연 한시간 내로 여러분들은 코멘 100개에 성공할것인가 ㅎㅋ ㅎㅋㅎㅋ ㅎㅎㅎㅎㅎ

난 한시간 내에 10키바 이상 쓸수있는뒈? 진짠뒈 는 넝담이고..조금 쓴거 조금 더해서 10키바이상으로 만들생각..이에여... 뭐 100개 못채우면 전 민망해 하며 내일 또 뵈는거죠 뭐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는 코멘 100개당 한편으로 해서 연참 내기라도 해야겠어요

사실 제가 이벤트 여는걸 좋아해요... 제몸을..제돈을 희생해서...ㅎㅎ

그래도 여러분도 기왕 읽을때 재밌게 하시는게 좋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연재하시면서 같이 놀아요 여러분 ㅋㅋㅋㅋㅋㅋㅋ 비록 본편은 암울하지만

밖에선 같이 즐겁게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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