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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에로영화감독의 비상-95화 (95/140)

〈 95화 〉 차영남: 충분히 성공했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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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는 어둠이 내리고 길가에는 네온사인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장미 여관>으로 들어가는 골목에는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의 소음이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장미여관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오늘 잘 마셨어요. 성철씨.”

“나도 잘 먹었어. 성철씨”

“성철이 형. 잘 먹었어요.”

“아닙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저도 즐거웠습니다.”

장미여관 사람들은 조성철 덕에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고 장미여관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조성철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각자 자기 방으로 헤어지려고 하는데, 이한이 장미여관 사람들에게 말했다.

“자. 자. 제 말에 주목해 주세요. 제가 횟집에서 맛있는 농어회를 떠왔거든요, 술이 부족하신 분들은 제 방으로 와주세요. 제 방에서 2차가 있겠습니다.”

“영남 아저씨. 같이 해요.”

“나는 됐어. 피곤해서 먼저 들어갈게.”

“그래, 2차는 젊은 사람들끼리 해. 우리 같은 사람은 쉬는 게 제일이야.”

“그럼, 성철이 형님이랑 미숙씨는 제 방으로 오세요.”

“이한씨, 먼저 방에 가 계세요. 제가 부엌에서 회 좀 정리하고 다른 안줏거리 좀 준비해서 들어갈게요.”

먼저 여관 안으로 들어가던 박마리아가 급하게 돌아와 미숙에게 말했다.

“미숙아. 부엌에 불이 켜져 있어. 너 나갈 때 불 켜놓고 갔니?”

“아뇨. 미리 확인하고 갔는데요.”

박마리아가 이미숙에게 부엌에 불이 켜져 있다고 말하자, 사람들은 모두 부엌을 보았다.

부엌에는 불이 켜져 있고,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부엌에 누가 있는 것 같은데?”

“그래요.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

“제가 들어가 볼게요.”

“미숙아! 너 말고 다른 남자들 보고 들어가 보라고 해.”

이미숙은 박마리아 말을 무시하고 부엌으로 가서 부엌문을 열었다.

장미여관의 부엌은 이미숙만의 공간이었다.

부엌 안에는 한 사내가 등을 돌리고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누, 누구세요?”

이미숙이 사내에게 말하자, 슬림한 남색 슈트를 입은 사내가 미숙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사내는 잘생긴 미간을 찡그리고 아랫입술이 살짝 올라간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이미숙에게 말했다.

“미숙이, 오랜만이네~”

이미숙은 사내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었던 검정 비닐봉지를 떨어뜨렸다.

“명, 명수씨”

라면을 먹고 있던 차명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미숙에게 다가오더니, 이미숙의 얼굴 앞에서 멈췄다.

두 눈이 흔들리는 이미숙의 얼굴을 차명수는 오른손을 들어 천천히 미숙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우리 미숙이, 예전보다 많이 예뻐졌네.”

“...”

“무얼 그리 놀라나, 죽은 사람이 살아온 것도 아닌데”

미숙은 차명수의 등장에 너무 놀랐는지, 말을 하지 못하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여, 여기는 어떻게?”

“뭐? 내 집에 내가 오는데, 뭐가 이상해, 나는 이 집에 오면 안 되는 거야.”

“어떻게 된 거예요. 다음 주에 아저씨하고 같이 면회 가려고 했는데.”

“면회는 무슨, 내가 이렇게 나왔다는 게 중요하지”

이때, 부엌 문가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사람들 중에서 이한이 부엌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에요. 미숙씨.”

갑자기 끼어든 이한의 목소리에 차명수는 이한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한은 낯선 사내가 이미숙을 위협한다고 생각했는지, 서둘러 이미숙 앞에 서서 차명수와의 거리를 떨어뜨렸다.

“다, 당신 누구요!”

이한이 낯선 사내 앞에 서자, 사내의 목까지 올라온 문신을 보고 위험한 자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차명수는 순간 사나워졌던 눈을 숨기며, 이한의 행동을 비웃으며 말했다.

“이건 또 뭐야?”

“...”

“내가 학교에 간 사이에, 다른 놈이 생긴 거야.”

“이분과 나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럼 뭔데, 이러실까?.”

“그냥 놔둬요. 여관 손님일 뿐이에요.”

이미숙은 차명수가 이한에게 해코지를 할 것 같아서 차명수에게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다.

사실, 특별한 사이는 아니다.

이한이 일방적으로 호감을 보이는 사이라고 할까.

순간, 이한의 얼굴에는 실망하는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차명수는 이미숙이 이한을 보호하려고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 게 아닌 것 같은데”

차명수는 뒷주머니에서 발리송 나이프를 꺼내 돌리기 시작했다.

발리송 나이프는 버터플라이 나이프라고도 불리는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양아치들이 사용하는 무기로 자주 나온다.

칼날 양쪽에 두 개의 손잡이가 있어 손잡이를 접었다 폈다 하면 칼날을 꺼냈다 넣었다 할 수 있다.

차명수는 발리송 나이프를 화려하게 돌리다가 이한의 목에다 대었다.

이한은 무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공포심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

차명수는 이한의 귀에다가 섹시한 목소리로 말한다.

“어이 형씨, 저년과 무슨 사이야.”

사람들은 이한의 목에 칼을 대고 있는 사내를 보고 놀라서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차영남이 부엌 안으로 들어왔다.

“명수야! 그만!”

차영남이 아들 명수의 이름을 부르면서 차명수 앞으로 나섰다.

차명수가 이한을 해칠까 봐 나선 것이다.

성질이 개차반 같은 차명수도 아버지한테는 성질대로 하지 않고 조금 양보하는 편이다.

아버지라는 말은 하지 않지만.

“오~. 영남씨, 오랜만.”

차명수는 발리송을 이한의 목에서 떼고는 화려한 손기술을 보이며 허리춤으로 숨겼다.

이한은 자신의 목을 잡고 ‘쿨럭, 쿨럭’ 마른 기침을 했다.

아마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나 보다.

차영남은 고개를 돌려 장미여관 사람들을 돌려보내려고 했다.

“자, 자, 들어가세요. 아들이 오랜만에 집에 왔어요. 지금은 밤이 늦었으니, 인사는 나중에 하지요.”

여관 사람들이 등을 돌려 자기들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박마리아가 나가기 전에 명수를 아는 체했다.

“명수야. 오랜만이다. 고생했어, 정말. 한 번도 면회를 가지 못해 미안하다. 얘”

“아~ 마리아 아줌마. 아줌마도 있었네. 아줌마, 아직도 우리 영남씨 못 홀렸어. 아줌마는 우리 영남씨 취향이 아니라니까.”

“못됐어, 얘는 지 아버지를 닮아서 정말 못됐어. 고생했다는 말은 취소야.”

“그래도 나를 반겨주는 사람은 마리아 아줌마밖에 없네”

“그렇지. 네 생각에도 그렇지.”

“자. 마리아씨도 그만하시고 들어가세요.”

“알았어요. 영남씨는 왜 나를 자꾸만 쫓아내려고 하세요. 명수야. 이번에는 진짜 안녕이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부엌에는 차영남과 이미숙, 차명수만 남았다.

“컷. OK요. 스텝들은 다음 씬을 준비해 주세요.”

강산이 ‘컷’을 하고 모니터가 있는 곳으로 가자, 임정재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로 와서 연기한 씬들을 확인했다.

임정재가 모니터를 확인하려고 모니터 앞에 서자 서정아가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임정재의 출연은 그동안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섭외하지 못해 비밀로 했지만 섭외한 후에는 배우들에게 충격을 주려고 비밀로 했다.

특히, 상대역인 서정아 배우에게 말이다.

사람들은 임정재가 우리 영화에 출연하다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임정재는 젊은 남자 배우들중에서 탑급 배우로 전작들의 출연료만 해도 적지 않았다.

독립영화 정도의 제작 규모인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소문은 있었다.

강산 감독이 차명수의 배역에 대해 연기를 잘하는 탑급 배우를 고집해서 캐스팅이 늦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소문이 임정재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강산은 여러 테이크 중에서 첫 번째 테이크를 ‘OK 컷’으로 했다.

첫 번째 테이크에서 서정아는 임정재의 목까지 문신한 얼굴을 보고 놀라 눈이 커지고 자신도 모르게 손에 든 검정 비닐봉지를 놓쳤다.

두 번째 이후, 테이크들도 나쁘지 않았지만, 첫 번째 테이크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   *   *

이곳은 <장미여관>의 안채에 있는 거실이다.

안채는 차영남의 가족들이 살았지만, 아내가 죽고 아들인 차명수가 교도소에 들어가면서 이미숙이 차명수의 방에서 살고 있었다.

거실에 놓인 탁자 안쪽에는 차영남이 앉아있고 차명수는 반대편에 앉아있었다.

이미숙은 커피 대신 보리차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구석으로 물러났다.

차명수는 유리컵에 든 보리차를 단숨에 다 마시고 탁자 위에 유리컵을 내려놨다.

“영남씨,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니요.”

“오늘 일은 미안하게 됐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들이 혼자 출소하고 아버지라는 사람은 전화해도 전화를 받지 않고 말이요.”

“전화기는 고장 나서 수리 맡겼다.”

“음,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 봐요. 안 하던 술도 마시고.”

“기분이 상했다는 거 이해한다. 고의는 아니지만 미안하게 됐다.”

“영남씨는 매번 이런 식이죠.”

“무슨 말이냐?”

“매번 이런 식으로 시작도 끝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기감정이 제일 중요하죠. 사과를 받을 준비가 안 됐다고요. 자기감정 편하자고 사과하면 끝나는 거요?”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

“내가 학교에서 퇴학당할 때도, 내가 교도소에 들어갈 때도 영남씨는 미안하다고 했죠. 대체 뭐가 미안한 거예요.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건데, 뭐가 미안하냐고요.”

차영남은 차명수의 도발에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그만하자. 명수야. 너는 내가 하나밖에 없는 자식에게 실수하기를 원하는 거냐? 너를 때리거나 욕하면 네가 나를 미워하는 감정이 정당하다고 인정받고 싶은 거냐?”

“...”

“그런 의도로 이러는 거라면 너는 충분히 성공했다.”

“그런 말로 빠져나가지 마시죠. 어머니가 죽을 때 마지막으로 저에게 남긴 말이 뭔 줄 아세요? 아버지, 아니 영남씨를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에요.”

차영남과 차명수의 대화가 사나워지자, 이미숙이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들었다.

“아저씨, 밤이 너무 늦었는데, 부자들만의 깊은 이야기는 내일 이야기하시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하시죠.”

“미숙이, 많이 컸네. 대체 니가 뭔데, 무슨 자격으로 우리 부자 사이에 끼어드는 거야.”

“명수씨도 이제 그만 해요. 오늘은 오랜만에 가족이 모인 날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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