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66.에필로그
이그니트의 ‘신’으로 추앙받는 황제가 깨어났다.
동시에 그토록 미루던 ‘종전 선언’까지 한꺼번에 이루어졌다.
큼지막한 전쟁은 끝났지만 종전이 아니기에 계속되었던 높은 세금, 징병들이 끝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이 환호했다.
특히 이그니트 제국민들이 가장 기뻐했던 건 바로 제국의 위상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었다.
「그랜드 마스터 글렌 혼수상태」
「그랜드 마스터 시카리오 후작 혼수상태」
「마스터 살바토르 중상 (회복 기간 알 수 없음)」
「마도사 월크셔 공작 내상 (회복 기간 4년)」
「마스터 아켈리오 오른팔 치명상 (회복 기간 3년)」
마스터급 이상의 전력이 대부분 부상을 입고 요양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남은 마스터들 역시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그림자의 수장인 타리온을 제외하면 죄다 내상을 입어 쉬어야 되는 상황.
압도적인 전력이었던 이그니트의 주요 전력이 죄다 부상으로 전력 이탈을 하면서 서대륙 통일 국가라는 그들의 위상이 약해져 버렸다.
거기다 신으로 추앙받는 카리엘까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으니 동대륙이 기회라 여긴 것도 당연하리라.
그런 상황에서 카리엘이 돌아왔다.
“와아아아아!”
미리 공영 신문을 통해 공지한 대로 종전 선언을 한 카리엘이 직접 제국민들을 보기 위해 광장으로 향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웃으며 광장으로 향하는 카리엘.
하지만 속마음은 타들어 갔다.
그런 카리엘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수르트가 나타나서 귓속말로 속닥거렸다.
- 은퇴는 그른 거 같지?
수르트의 놀림에 눈을 부라린 카리엘이 다시금 미소를 지으면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눈가가 떨리는 것까지는 감출 수 없었다.
수르트가 말한 것처럼 카리엘 역시 은퇴가 쉽지 않겠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부담스럽네.’
마스터급 이상의 주요 전력들이 줄부상에다 이그니트의 병력들 역시 부상 병동을 꽉꽉-채우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카리엘이 깨어났다는 소식에 기뻐하는 제국민들을 두고 갑자기 은퇴 선언을 한다?
카리엘의 가슴속에 남은 쥐꼬리만 한 양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루피엘을 묶어 두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
황태자인 루피엘을 묶어 두고, 여차하면 세리엘까지 잡아 둔 다음 천천히 은퇴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낮아진 제국의 위상을 다시 높이는 것부터 해야 했다.
그 첫걸음으로 광장에 선 카리엘이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제국민들을 바라보았다.
인류의 존망을 건 전쟁은 일선에 선 병사들이 가장 많이 고생했겠지만, 제국민들이라고 희생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높은 세금, 군수물자를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며 본래라면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까지 차출되어 일을 시켰다.
모두의 희생 속에서 간신히 이뤄 낸 승리.
그렇기에 거창한 말보다 이 말 한마디가 필요했다.
“모두 고생했다.”
제국의 신으로 추앙받는 이의 위로.
그 한마디에 제국민들이 눈물을 흘렸다.
환호성이 나오는 대신 모두가 울음을 터뜨리면서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받았다.
“이제 다 끝났다. 오늘을 계기로 제국은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것이다. 인류 역사를 새로 쓸 것이며, 앞으로 그 어떤 존재도 쉬이 넘보지 못할 강한 나라가 될 것이다.”
찬란한 미래를 약속하는 황제.
그를 보면서 모든 제국민들이 울음을 멈추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지옥 같은 암흑기를 끝낸 것만으로 성군으로 남았을 업적이건만, 기어코 인류까지 지켜내며 초대 황제의 위상을 넘어선 황제.
모두가 믿는 그 황제는 말만 번드르르하게 하고 허울뿐인 약속만 하지 않았다.
대신들을 시켜 만든 법안.
종전을 기점으로 세금을 확 낮췄으며, 그동안 늦춰진 복지 역시 점진적으로 높여 갈 것임을 약속했다.
무엇보다 전쟁으로 희생당한 이들을 위한 혜택 역시 국력이 회복되는 상황에 맞춰서 조금씩 높여 갈 것임을 서류를 펼쳐 보이며 약속했다.
“와아아아아!”
말만 하는 약속보다 황제의 직인이 찍힌 실질적인 약속을 보여 주는 황제.
그렇기에 제국민들은 환호했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전후 복구 때문에 당장에 많은 혜택을 약속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제국민은 크게 불만을 터뜨리지 않았다.
국력이 회복되면서 혜택을 늘려 준다는 약속을 다른 이가 했다면 믿지 못하겠다며 분노했겠지만, 황제가 약속했기에 받아들인 것이다.
「이그니트의 종전 선언! 본격적으로 동대륙에 개입을 시작할 것인가?」
황제의 부활과 종전 선언은 제국민에겐 기쁜 일이겠지만, 동대륙에겐 아니었다.
강력한 국력을 가진 이그니트가 본격적으로 동대륙에 개입하게 된다면 아직 점령한 영역을 안정화하지 못한 국가들은 혼란에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걱정과 다르게 이그니트는 동대륙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로지 국력을 회복하는 데에만 전력을 다하며 내정에 집중한 것이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흘렀다.
* * *
“폐하.”
“······후, 부럽군.”
늙은 노인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표정을 짓는 카리엘.
하나는 은퇴를 미루면서 계속해서 자리를 지켜 주던 재상 윈스턴.
다른 하나는 카리엘을 보필하던 비밀 수호대의 수장인 시종장이었다.
“그대까지 떠나나?”
“이젠 떠나도 될 것 같습니다.”
비밀 수호대가 지켜 왔던 비밀은 이제 의미가 없었다.
초대 황제조차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던 인류 멸망을 완전히 끝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대 가장 안정적인 제국을 만든 황제가 있기에 비밀 수호대의 원로들이 전원 은퇴를 선언했다.
시종장은 그런 원로들의 사직서를 대표해서 가지고 온 것이다.
“난 아직 멀었건만······.”
부럽다는 듯 바라보는 카리엘의 눈빛을 애써 외면하는 두 노인.
“크흠!”
“흠흠!”
헛기침하는 시종장과 윈스턴을 부럽다는 듯 바라보던 카리엘은 한숨을 쉬면서 사직을 윤허해 주었다.
“자유의 몸이 된 것을 축하하네.”
진심으로 축하하는 카리엘을 보면서 윈스턴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마침내 이 지긋지긋한 황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막상 사직서가 윤허되니 시원섭섭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건 잠깐에 불과했다.
괜히 머뭇거리다가 잡힐 수도 없으니 인사와 함께 후다닥 떠나는 재상.
그건 시종장을 비롯한 비밀 수호대의 원로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재상께서 자유의 몸이 되셨다!”
황궁답게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대신들 중에 나이가 있는 이들 역시 희망을 품었다.
물론 그들의 사직서는 빛보다 빠르게 반려되었다.
“그대들은 아직 일해야지.”
단호하게 답하는 카리엘.
칼같이 차단했기 때문인지 대신들뿐만 아니라 말단 관료까지 한동안 사직을 청하는 이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모두가 카리엘과 같이 서류 지옥에서 코피를 쏟아 가며 죽어 나가는 동안 제국은 무럭무럭 발전했다.
혼자만 고생할 수 없기에 중앙 관료들을 붙잡고 늘어지면서 업무 지옥으로 끌고 간 황제.
분명 카리엘의 복귀를 누구보다 바란 그들이었으나 다시금 생생하게 느껴지는 지옥 같은 업무에 두 명만 모이면 황제를 욕하게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동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라버니는 정말 너무해요.”
착하기 그지없는 미리엘조차 카리엘을 씹어 대는, 실로 바람직한 상황.
그 덕에 제국민의 삶은 점점 나아지고 있었다.
부족했던 식량은 순식간에 회복되었고, 제국민의 복지 역시 빠르게 범위를 넓혀 갔다.
윗사람이 고생하면 아랫사람들이 편하다는 말처럼 고위 관료들이 개처럼 일하니 제국민들이 편해지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그렇게 관료들을 갈아 넣어 국력의 회복에만 전념하며 다시 2년이 흘렀다.
“폐하!”
새로이 시종장이 된 젊은 남성이 다급한 표정으로 카리엘을 불렀다.
“무슨 일인가!”
몇 년간 제대로 황제 업무를 봐서 그런 것인지 한껏 근엄해진 목소리로 대답하며 바라본 시종장.
“글렌 경이 깨어났습니다!”
시종장의 보고에 카리엘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오래도 걸렸군.”
진즉에 깨어난 시카리오 후작과 달리 마지막까지 잠들어 있던 글렌까지 깨어났다.
오래 걸릴 것 같았던 마스터들까지 급격히 발전한 의료 체계로 복귀가 빨라진 상황에서 제국을 지탱하는 마지막 기둥까지 깨어났다.
이로써 제국의 주요 전력 대부분이 복귀한 상황.
“후······ 드디어 내 계획을 실현할 때가 된 건가?”
그렇게 중얼거린 카리엘이 시종을 보내고 책상의 단추를 눌러 기관을 작동시켰다.
그러자 한쪽에 비치된 서재가 열리면서 카리엘이 비밀리에 만든 계획들이 좌르륵 나타났다.
드디어 카리엘의 은퇴 계획을 실현시킬 때가 찾아왔다.
- 아슬아슬하긴 했어?
“그러게.”
글렌이 깨어나는 게 조금만 더 늦어졌어도 동생들이 은퇴하고 말았을 것이다.
카리엘이 황제인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
오늘도 어김없이 날아든 카리엘의 혼인에 대한 상소문.
대륙 최고의 신랑감답게 신붓감만 수백 명이 넘어갔다.
많이도 필요 없으니 일단 한 명만 만나 보라고 한 것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수백 명으로 확대된 것이다.
황제치고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신붓감으로 올라온 수백 명이 전부 대륙에서 최고위층 자녀들이었다.
심지어 마스터 샤르도나까지 신붓감으로 올라와 있었다.
이 모든 게 다 동생들의 계략이었다.
카리엘이 혼인하는 순간, 곧바로 은퇴를 결정할 루피엘부터 부담스러운 군권을 카리엘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며 틈만 나면 중앙으로와서 대전 회의에 안건으로 올리는 세리엘.
심지어 미리엘조차 황후가 나타나면 황궁에 대한 관리는 전부 황후에게 넘겨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라버니를 돕겠다고 나서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 미리엘도 이제 다 알 때가 되었지.
황궁에 남아 있으면 X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미리엘도 은근히 황궁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다른 곳은 권력을 잡기 위해 혈안인데 우리 집안은 왜 이럴까?”
카리엘의 물음에 그걸 정말 모르냐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수르트.
그런 그의 눈빛을 애써 외면한 카리엘이 작게 한숨을 쉬더니 은퇴 계획을 빠르게 준비했다.
글렌이 깨어나면서 제국의 군사력은 완벽해졌다.
그동안 동대륙의 국가들 역시 빠르게 군사력을 회복했고, 마스터급 후보들 역시 많이 늘었지만 이그니트에 비하면 소국 수준.
두 명의 그랜드 마스터가 깨어났으니 더 이상 불안하지도 않을 터.
그렇기에 카리엘은 빠르게 루피엘을 황제로 만들고 상황으로 물러날 생각을 했다.
명분은 하나.
“아직 완벽하게 없애지 못한 마계 게이트를 슬슬 처리해야겠지?”
그렇게 말한 순간 수르트가 빤히 카리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스콜과 아그니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 이제 우리의 소원도 이뤄 줄 때가 된 것 같다.
수르트의 말에 아그니와 스콜이 빤히 카리엘을 바라보았다.
미루고 미루었던 소환체들의 소원.
“······어려운 거 아니지?”
카리엘의 물음에 세 소환체들이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어려운 거 아니라고 말은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어찌 되었든 약속은 지켜야 하니 알겠다고는 했는데 그 말을 한 순간 소환체들의 미소가 진해졌다.
마치 자신이 과거 재상과 중앙 관료들을 엿먹일 때 보였던 사악한 미소가 그들의 입가에 맺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일단 은퇴부터 하고 봐야 했기에 차근차근 계획을 진행시켰다.
* * *
「신임 황궁 기사단장! 글렌 브리타뉴 디 베네룩스 공작 임명!」
「신임 재상 루터 W 비스마르크 임명!」
「군부 총사령관 세리엘 서부 사령관 임명!」
핵심 인사를 빠르게 임명한 카리엘은 늦은밤 나이가 지긋한 대신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며칠 후.
“새로운 미래에는 젊은 자들이 이끌어야 하는 법. 짐은 오늘부로 황태자에게 모든 권한을 물려주고 상황으로 물러나고자 한다.”
카리엘의 말에 대번에 안 된다고 말하는 관료들.
그러나 그들의 대표인 대신들이 묵묵부답으로 허리를 세운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빙그레 미소를 짓는 카리엘.
“참고로 대신들 역시 그리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자리를 물려줄 합당한 인사가 있다면 대신들의 사직도 윤허할 생각이다.”
서로의 눈치만 보는 애매한 상황에서 루피엘이 황급히 무릎을 꿇으며 안된다고 반항해보았지만, 이미 상황은 카리엘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이미 대신들은 은퇴라는 미끼를 물었기에 카리엘의 은퇴를 막을 자는 없어 보였다.
“아니 되옵니다!”
“폐하! 저희를 이끌어 주십시오!”
황궁 밖에서 카리엘의 은퇴는 절대 안 된다고 결사반대를 외치는 제국민들.
- 야, 네 은퇴는 물 건너간 것 같은데?
“······.”
수르트의 말에 카리엘이 침묵한 채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카리엘이 대신들을 꼬시면서 은퇴 계획을 잡는 동안 루피엘은 제국민과 귀족들을 꼬셨다.
- 이거 어디서 보던 상황아니냐?
“뭐?”
- 너 황태자 시절. 그때 그 상황 아니야?
수르트의 말에 카리엘이 그때를 떠올렸다.
부패한 관료들이 한데 뭉쳐 그를 방해할 때 제국민과 여론을 움직여 박살 낸 것처럼 이번엔 루피엘이 그것을 똑같이 따라 하고 있었다.
루피엘이 가장 닮고자 했던 카리엘이기에 그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은퇴를 막아선 것이다.
- 아무래도 네 은퇴는 좀 오래 걸릴 것 같다?
수르트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소환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 아무래도 우린 먼저 가 봐야 할 것 같다.
“······어딜?”
수르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 카리엘.
- 난 무스펠의 흔적을 좀 찾아볼 생각이야.
“흔적?”
- 그래. 아직 과거의 잔재들이 대륙에 남아있는 것처럼 무스펠의 부하놈들도 어딘가 있을 것 같거든. 그 녀석들을 잡아야지. 언제까지 고통 받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수르트가 원하는 건 강제로 깨어난 부하들의 안식.
그건 스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형제인 하티의 흔적을 찾는 것.
아그니 역시 자신과 같은 정령왕의 파편이나 고대 고위 정령들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본래라면 카리엘이 같이 다녀야 했으나,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단기간에 은퇴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자 자기들끼리 떠나려는 것이었다.
이 모든 건 카리엘이 그들에게 자유를 부여해 주어야 가능한 상황.
“야, 너희들만 그렇게 가기 있냐?”
- 어차피 계약은 유지되잖아. 필요하면 언제든지 돌아올게.
“아니 나도······.”
카리엘이 은퇴하고 같이 가자고 말하려 했으나 수르트와 소환체들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
‘네 은퇴는 글렀어!’라고 말하는 듯한 그들을 보면서 카리엘은 이를 갈았다.
“후······ 일단 먼저 가 있어. 금방 따라간다.”
카리엘의 말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소환체들.
하지만 그들에게 약속했던 것과 달리 카리엘의 은퇴 계획은 자꾸만 늦어져만 갔다.
카리엘이 무력으로 성장할 때 정치력이 성장했던 루피엘, 그리고 그를 돕는 세리엘로 인해 둘 사이에 은퇴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 것이다.
신기한 건 카리엘과 루피엘 간의 은퇴 싸움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자기 일은 꼭 다 끝낸다는 점이다.
오늘도 대전에서 긴급한 현안들을 처리한 대신들이 양 파벌로 갈리기 시작했다.
“오늘의 마지막 안건. 황제폐하의 은퇴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겠소.”
새로이 재상이 된 루터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대전 회의의 마지막 안건을 말했다.
‘오늘은 기필코!’
반드시 은퇴하겠다 다짐하는 카리엘과 대신들.
그리고 그를 막아서는 신진 세력.
이 둘의 싸움이 오늘도 치열하게 이루어졌다.
<<황태자는 은퇴가 하고 싶습니다>>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