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작가의 그림자가 살아가는 법 24화
월요일.
새로운 주의 시작은 언제나 시끌벅적하게 마련이었으나, 이번 주는 특히 심했다.
하나의 공지가 에버웨일을, 정확히는 신입생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공지>
- 정화교단에서 정화 작업 중인 거인들의 무덤, 쿠르트 산의 유적에서 대량의 구울 발생.
- 정화교단의 협조를 받아 신입생들의 교외수업을 실시합니다.
- 대상 : 1학년 학생 중 스스로 지원한 자
에버웨일은 대륙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그 에버웨일의 서쪽엔 인간제국 소메르가, 남쪽엔 수인왕국 자카르타가, 북쪽엔 요정궁 빙하백령이.
그리고 동쪽 땅을 칭하는 명칭이 바로 거인들의 무덤.
과거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였던 거인족이 모조리 참살당한 자리.
땅에 묻힌 거인들의 사체는 시간이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 산이 되고 들이 되고 사막이 되었다.
현재 동부의 땅은 수많은 산봉우리와 각종 험지가 자리해 있는 지대였다.
거대한 사체에서 피어오르는 사기(死氣)는 수많은 마물을 탄생시켰고, 동부 땅은 현재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었다.
“야, 너 갈 거야?”
“당연하지!”
1학년의 반응은 정확히 둘로 나뉘었다.
보통 거인들의 무덤에 진출하는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다. 최소 1학기, 늦으면 1년은 배워야 처음으로 임무가 내려온다.
그런데 정화교단의 요청 덕분에 이런 기회가 생겼다.
그 사실에 기뻐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음…… 난 좀……. 아직 좀 무서워.”
“우리 순위로 거인들의 무덤은 이르지 않을까…….”
“그렇겠지?”
스스로의 실력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이 있었다.
정화교단의 협조 요청이 모처럼의 기회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 기회에 모두가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실망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공지가 아카데미를 시끄럽게 만든 것은 사실이었다.
그 가열찬 분위기 속, 시안 역시 눈에 이채를 띠며 공지를 보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는 기대하는 쪽이었다.
“쿠르트 산의 유적이라.”
쿠르트라는 거인의 사체라 하여 쿠르트 산이다.
그 산은 거인들의 무덤 바로 입구, 초입 지대에 있는 산이었다. 초입인 만큼 확실히 안전이 보장되어 있는.
그렇지 않고서야 신입생들을 들여보낼 리가 없었다.
그 거대한 마경(魔境)에.
‘구울이라면 언데드 마물이군.’
언데드는 나름 까다로운 몬스터긴 하지만 괜찮다.
따지고 들자면 몬스터 중에 까다롭지 않은 녀석이 어디 있을까.
정확한 대처 방법만 숙지하고 있다면 곤란할 것은 없었다.
그가 기대감이 깃든 눈빛으로 지원신청서 양식을 살펴보았다.
딱히 어려워 보이는 항목은 없었다.
그런데, 신청서의 마지막을 본 시안의 몸이 굳어왔다.
*주의 : 4인의 팀으로 신청할 것.
“음…….”
그가 침음을 삼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야, 나랑 가자.”
“그러지 뭐. 다른 팀원은 생각해 둔 사람 있어?”
“5명쯤 떠오르는 사람은 있는데. 그중에서 2명을 골라야 하는 건가.”
“아는 사람도 많네.”
곳곳에서 1학년 학생들이 의기투합하는 광경이 보였다.
저벅.
시안이 지금 얘기를 나눈 두 학생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들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혹시 남는 자리 있나?”
“시안!?”
“미, 미안! 우리 팀은 다 찼어! 하하하……!”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시안을 보더니 기겁을 하며 바깥으로 튀어버렸다.
시안이 눈을 찌푸렸다.
분명 방금 2명을 구해야 한다는 말을 했으면서.
‘4명이라……. 아니, 나 빼고 3명인가.’
그가 한숨을 쉬었다.
1학년으로만 3명.
어떻게 구할까.
* * *
반드시 4명을 채워야 한다는 제한.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으며 시안이 말을 걸 만한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다.
란, 알렌, 에르제 정도가 그나마 얘기를 했던 사이다.
선배들도 가능하다면 데미안과 줄리오도 있었으나 1학년 한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데미안에게는 말을 걸기조차 싫고 줄리오는 요새 이상하게 자신을 피하고 있으니.
‘결국 이 3명인가.’
더는 없었다.
그가 입맛을 다셨다. 입학 첫날 염노가 동료를 많이 만들라고 했던 것 같은데.
시간만 나면 홀로 수련에 매진하느라 그런 쪽으로는 전혀 신경 쓰지 못하였다.
물론 후회되지는 않는다.
지금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의 단련이다.
만약 입학할 당시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그는 똑같이 수련으로 시간을 보내리라.
‘그래도 이럴 때는 불편하군.’
원하는 수업이 있는데 인원수를 채워야 할 때.
망나니 도련님이 뿌려놓은 소문이라도 없거나, 아니면 자신의 행동으로 그 소문이 헛소문이라는 것이 알려지거나.
둘 중 하나라도 됐으면 좋았겠지만 아직은 그렇지 못했다.
소문을 불식시키기엔 아직 이 에버웨일에서 지낸 나날이 너무 짧았다.
일단은 아는 사람을 통해 구해보는 수밖에 없긴 한데.
그가 가장 먼저 찾아간 것은 알렌이었다.
“미안, 난 그거 안 갈 거라서. 따로 하고 있는 게 있거든.”
그러나 알렌은 쓴웃음을 지으며 제안을 거절했다.
눈에 살짝 다크서클이 보이는 것이 진짜로 요새 매진하고 있는 일이 있는 모양이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안 된다는 것은 알았다.
다음으로 찾아간 것은 에르제였다.
“미안! 내일모레 고향 사람이 올라오거든…….”
그녀에게 역시 거절당했다.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다. 그녀의 고향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최소 몇 주에서 한 달 이상은 여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오는 고향 사람을 두고 따라와 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결국 마지막 남은 것은 란 아슬라 하나뿐.
그래도 조금 희망은 있었다.
란 아슬라는 인망이 두텁다. 항상 볼 때마다 몇 명이나 되는 학생들과 어울리고 있다.
그녀가 들어온다고 하면 나머지 인원들도 쉽게 채워지리라.
라는 생각이었으나.
“꺼져.”
그녀에게선 꽤나 강렬한 대답이 돌아왔다.
얘는 텄다.
까칠함이 장난이 아니다. 도저히 부탁을 들어줄 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그나마 긁어모은 지인이 전멸.
잠시 미간을 찌푸리던 시안이, 최후의 방법을 사용했다.
“팀 짜게 사람 좀 알아봐 달라고? 허어…… 학생들의 자율성을 위해 신청 단계부터 팀으로 신청하라고 공지한 건데 교관인 내가 끼어들면 되겠나?”
테일 교관에게 상담을 하는 것이었다.
분명 무슨 일 있으면 거리낌 없이 상담하라고 했었지.
“팀을 짜달라는 건 아닙니다. 설득은 제가 할 테니 소개만 시켜주십시오.”
“그런 거는 그냥 근처에 보이는 아무나 붙잡고 말하면 되잖아. 그 정도 숫기도 없나?”
“제가 말을 걸면 대부분 도망갑니다. 안 도망가는 나머지는 결투를 신청하는 녀석들이구요.”
“…….”
테일 교관은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 시안이 소문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학생들에게까지 널리 퍼지진 않은 모양이었다.
시안의 짠한 학창생활을 상상하며 그가 잠시 침묵했다.
“……그럼 이런 건 어때. 결투를 그냥 받지 말고 조건을 걸어봐. 지면 같은 팀이 되라고. 이것도 제대로 안 되면 그때는 한번 알아봐 주지.”
“오.”
그 말을 듣곤 시안이 눈을 빛냈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아닌가?
어차피 결투를 걸어오는 학생은 지금도 차고 넘친다.
아직까지도 자신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녀석들이다. 충분히 실력에 자신이 있는 이들이란 얘기.
즉 이번 교외수업에도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 * *
<결투가 종료되었습니다.>
<‘17’ win>
<도전자의 승리로 순위 변동이 일어납니다.>
남자의 손에 있던 반지가 빛나더니 숫자가 바뀌었다.
본래 17이었던 것이 9로.
“크으!”
고개를 떨구는 9위였었던 이를 보며, 남자 이안 벨체스터가 환호를 삼켰다.
드디어 9위, 한 자리 숫자를 따냈다!
‘요즘 물이 올랐어.’
스스로도 느껴진다.
에버웨일에 들어온 이후, 매일같이 자신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특히 근래 들어선 편차가 컸다.
마치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처럼 실력이 널뛰기하고 있었다.
자신감이 생기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저 녀석은?’
이안이 누군가를 발견했다.
신입생들 사이에선 아마 가장 유명할 그 녀석.
시안 아그리드였다.
‘쟤가 그렇게 싸가지가 없다고 했던가…….’
시안에 관해 수없이 떠도는 소문들이 떠올랐다.
아주 망나니가 따로 없다던 그 소문.
‘뒤에 놈들은 또 누구야?’
그리고 그 시안의 뒤를 금붕어 똥마냥 졸졸 쫓아다니는 남녀.
그가 코웃음을 쳤다.
대충 잔심부름이나 하는 부하 같은 놈들이겠지. 원래 저런 놈들은 혼자서 다니진 않지 않던가.
그가 시선을 돌렸다.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는 생각.
그런데, 문득 다른 생각이 들어왔다.
‘저 양아치를 내가 잡는다면……?’
얼마나 기분이 째질까.
하늘 높은 줄 모르던 놈의 콧대를 꺾어버린다는 짜릿함. 에버웨일에 쩌렁쩌렁 울려 퍼질 나의 명성.
녀석의 손에 끼워져 있는 1위의 반지가 거슬리긴 했다.
아직까지도 1위라는 것은 놈의 실력이 실제로 강하단 증거였으니까.
하지만 자신도 꿀리지 않았다.
‘나도 이제 한 자릿수야.’
9위.
1위나 9위나 똑같은 한 자리 숫자인데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는가.
실제로 그가 17위였을 때, 11위와 20위도 그렇게 큰 실력 차이가 나지 않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아예 훌쩍 건너뛰어 9위에게 덤볐던 것이고.
‘할 만한데?’
어느 방향으로 머리를 굴려보아도 결과가 긍정적이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
망나니를 참교육하고 1위의 반지마저 뺏어온다면, 자신은 대번에 신입생들의 화제의 인물로 부상할 테지.
“시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안은 어느새 시안의 앞을 막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안과 그 부하들이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나랑 결투 한 판 하자.”
그가 반지에 마력을 담아 손을 내밀었다.
빛나고 있는 9의 숫자.
시안이 잠시 그걸 보는가 싶더니, 선뜻 손을 맞잡았다.
“그러지.”
<결투가 성립되었습니다. ‘1’ vs ‘9’>
‘좋아.’
콜로세움 마법이 펼쳐지는 것을 보며 그가 입술을 축였다.
충분히 자신은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긴장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니.
그가 허리춤에서 두 뼘 정도 길이의 지팡이를 꺼내 겨눴다.
“바로 간다!”
마력이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예열은 필요 없었다.
그의 마력이 지팡이에 모이며 불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마법사인가 보군.”
“그래. 너 같은 칼잡이들 잡는 마법사.”
마법사와 검사. 둘 중에 누가 더욱 유리한가.
이는 사람들마다 모두 말이 다르다. 마법사는 전쟁에서 강력한 존재지 대인전에선 검사보다 아래라는 이도 있고, 그와 관련 없이 대인전도 강력하다는 이도 있고.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경지에 오른 마법사는 마법사가 더욱 강력하다 얘기하며, 경지에 오른 검사는 검사가 더욱 강력하다 얘기한다는 것.
요는 자긍심이 중요하다는 얘기.
그런 의미로 이안은, 지금껏 단 한 번도 마법사가 대인전이 약하다 생각한 적은 없었다.
[ 아케인 플레어(Arcane Flare) ]
화르륵!
이안의 지팡이에서 쏘아진 불의 구체가 시안의 발밑을 향했다.
마침 앞으로 움직이려던 시안. 그러나 불꽃의 방해로 옆으로 뛸 수밖에 없었다.
‘똑같아!’
시작이 좋다.
지금까지 이겨온 자신의 승리 패턴.
그가 다시금 불의 구체를 만들어 퍼퍼펑 쏘아냈다.
화염마탑에 내려오는 화염 마법술 중 하나, 아케인 플레어.
광범위한 화력은 부족하지만 일점에 가해지는 파괴력은 일품이라 평가받는 마법이다.
“흡!”
쾅! 쾅쾅쾅!
불덩어리가 연달아 쏘아졌다.
그 하나하나의 위력이 결코 낮지 않았다.
심지어 술사의 실력이 상당한지 발현 속도와 투사 속도 역시 경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후폭풍이 상당한데. 어중간하게 피했다간 자세가 쉽게 흐트러지겠어.”
“잘 아네.”
시안의 말에 그가 코웃음 치며 얘기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아케인 플레어는 화염마탑의 마법들 중에서도 가장 기본임과 동시에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마법.
그 이유 중엔 일차적인 폭발 외에 후폭풍 또한 상당하다는 것도 있었으니까.
‘그 후폭풍을 고려해서 설계하면 적이 접근하는 걸 원천 차단할 수 있어.’
그게 최근 그가 깨달은 것이었다.
실제로 이 전법은 정확하게 먹혀들었다.
이걸로 9위의 반지까지 쟁탈할 수 있었으니까.
“애써 접근해 봤자 몰래 준비하고 있는 마법에 지져지겠어.”
그래, 맞다.
설령 이 불 세례를 뚫고 접근해봐야 소용없었다.
그사이 이미 준비해 놓은 다음 마법으로 다시 거리를 벌릴 수 있으니까.
이론상 질 수가 없는 방법.
1위의 반지도 내 거다!
그런 생각에 이안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런데.
“좋군. 합격이야.”
“뭐?”
순간, 상대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불 세례에 물가 위 소금쟁이마냥 펄쩍펄쩍 뛰어다니던 놈이 뭔 소리를 지껄이는 것인가.
“헛소리 말고 그만…….”
포기하라면서 3개의 구체를 더 쏘아내려던 그 순간.
이안이 기겁을 하였다.
시안이, 마치 유령처럼 순식간에 눈앞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가문에서 교양으로 익혔던 검술사범에게 들은 적이 있다.
달인의 체중 이동은 지극히 매끄러워 일반인은 그 시작점을 인식조차 할 수 없다고.
“으악!”
머리가 새하얘져 왔지만 그 역시 9위의 남자다.
순간적인 반사 속도로 대기하고 있던 마법을 발동했다.
[ 플레임 월(Flame Wall) ]
화르륵!
둘 사이에 두꺼운 불의 장벽이 솟아올랐다.
후우.
그 든든한 모습에 이안이 순간 안도하였다. 일단 한고비는 넘겼다며.
그러나.
번쩍!
불의 장벽에 구멍이 뚫렸다.
시안의 손이, 불의 벽을 뚫고 들어오더니 그대로 불을 흩어내었다.
플레임 월을 이루던 마나가 시안의 손에 담긴 검은 마나에 속절없이 흩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시안의 검은 이미 이안의 목덜미에 닿아 있었다.
“하, 항복.”
그가 더듬거리며 백기를 들었다.
실전이었다면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는 패배였다.
<결투가 종료되었습니다.>
<도전자의 패배로 순위 변동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가 망연자실 주저앉았다.
순위는 9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없으니 본전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불을 피해 다녔던 게, 피한 게 아니라 그냥 탐색을 하고 있던 거라고?’
절대 본전이 아니었다.
1위와 9위 사이에 있는 거대한 벽.
그것을 뼈저리게 깨달아 버렸으니까.
그런 이안을 시안이 내려다보았다.
그러곤 대뜸 그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
이안이 눈을 깜빡거렸다.
이 손은 뭐지?
의아해하는 그에게 시안이 얘기했다.
“내 팀에 와라.”
“……뭐?”
이안이 한껏 눈을 찌푸렸다.
그런 그에게 시안 뒤쪽에 있는 두 남녀가 보였다.
두 사람이 자신을 보며 안쓰러운 듯, 혹은 다 공감이 간다는 듯 그런 표정으로 끄덕이고 있었다.
“교외수업에 갈 건데 팀원이 필요해서.”
이안이 입을 벌렸다.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시안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던 저 두 명, 시안의 부하가 아니었다.
지금의 자신처럼, 패배의 대가로 그의 팀에 납치된 이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