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기만 하고만, 우리 휘아가 먹으면 되잖아!"
휘아는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바라보다 애들 영양제라는 소리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헌데, 세 아버지들은 그래도 아들에게 먹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코 끝이 찡해 지는 휘아였다.
"에이 씨... 기왕이면 아버지들 먹을 수 있는걸 주워 올 걸...."
휘아가 서운한 표정으로 중얼거리자 조동인이 자기병을 들어 올렸다.
"입 벌려라! 이런 건 오래 두면 똥 된다. 병 열었을 때 바로 먹어야 돼! 어서!"
서두르는 모습이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휘아는 할 수없이 입을 벌리고 고개를 내밀었다.
"아...."
입으로 쏟아지는 액체, 입안 가득히 퍼지는 향기, 그야말로 천상의 향기가 있다면 이런 냄새일 것 같았다.
그 때서야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액체는 입으로 들어오자마자 목구멍으로 스며들 듯이 빨려 들어가 버렸다. 꿀꺽!
"어? 아부지!"
"왜?! 더는 없어! 더 달라고는 하지 마라!"
"이.이거...."
"우리한테는 아무 쓸모 없는 거다니까!"
더 말할 필요 없다는 듯 휘아의 말을 끊어버리는 조동인이다. 그러자 진형구도 맞장구를 친다.
"우리가 뭐 어린애냐?"
"맞어."
"씨이...."
아닌 것 같다. 분명 아버지들이 먹어도 몸에 좋은 것일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어쩔 수 없다. 먹은 걸 뱉어 낼 수도 없으니.
며칠이 지나면서 휘아는 그 액체가 결코 영양제 따위가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신주령을 외우며 달리다 보면 전신에서 솟구치는 기운이 온몸의 내부를 휘젓고 다니는 것이다. 힘도 더 세진 것 같고.
신주령을 외우지 않고 달리면 오히려 견디기가 힘들 정도의 거센 기운이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그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들이 신기하게도 신주령의 법문에 따라 상중하로 갈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대로 일이년만 지난다면... 도사할배가 남긴 삼령문의 법을 조금이나마 익힐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시간은 살과 같이 흘러갔다.
목함의 비밀이 밝혀진지도 벌써 일 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진형구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휘아의 슬픔은 도사할배나 이빨이 죽었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컸다. 그 자신도 자신의 자그마한 가슴속 깊이 이토록 큰 슬픔이 묻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빼빼아부지.... 죽으면 안돼..... 아부지..."
"빼빼야! 너 죽으면 우리 심심해서 어떻게 하라고. 응? 어여 일어나! 돌팔아! 빼빼 안 죽는 거지? 그렇지?"
여강두의 울음 석인 물음에 조동인은 벌게진 눈으로 하염없이 진형구를 바라만 볼 뿐이다.
그는 느끼고 있었다.
자신들의 나이 육십을 넘어 칠십이 다되어 간다. 게다가 오랜 동굴 생활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몸이었다.
도저히 노구로는 견딜 수없는 생활에 몸이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그나마 지금까지 견뎌 온 것도, 어쩌면 휘아 덕분이었을 것이다.
수심에 잠겨 있던 조동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리 나이가 몇이냐? 죽을 때가 된 거지, 뭐."
사흘 후, 끝내 빼빼아버지 진형구가 숨을 멈췄다. 죽기 전에 휘아에게 한마디만을 남기고.
"휘.휘아야... 삼류무사도 사람이다... 놈들에게 그걸 알려 줘야...."
다시 일 년이 지나고, 휘아가 열 다섯이 되었다.
새로운 죄수는 여전히 들어오지 않는다.
이제 동굴 안에서 살아 있는 사람은 세 사람 뿐이다.
제 정신이 아니었던 두 명의 죄수노인 역시 얼마 전에 나란히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게다가 조동인과 여강두의 몸도 좋지 않은 상태였다.
슬퍼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염소아버지 말대로 나이를 먹으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아버지들은 내가 있었기에 행복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들이 있어 아예 외로움이란 것을 몰랐었다. 그런데, 몸이 안 좋은 아버지들을 바라보면, 언제고 혼자가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요즘은 가끔씩 외로움을 느낀다.
염소아버지 왈, 나이를 먹어 가니 그런 거라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얼마 전부터는 삼신주를 찾는 것조차 포기했다.
삼년에 걸쳐 모든 동굴을 이 잡듯 뒤져 봤었다. 호수동굴의 가장 깊은 곳까지. 그러나 아무 것도 발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나갈 연구를 해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알고 있는 것들부터 차분히 돌아 보며 완벽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신주령을 외우며 몸을 일으키고, 이빨아저씨의 다섯 걸음, 오보천환을 연습하는 걸로 일과를 시작한다.
전 같으면 체력훈련을 하는데 하루의 반을 소비했다. 그러나 요즘은 해야 할 일이 더 늘었다.
그 하나는 도사할배가 남긴 삼령문의 법이라는 것을 해독하는 일이었다. 전에도 하기는 했지만 너무 어려워 포기하다시피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뭐든 하나라도 더 힘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최근에서야 그 난해함 속에 숨은 무서움을 깨닫게 된, 동굴 속 광량이라는 자가 남긴 세 송이 꽃을 연구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선이었다. 끊어지지 않는 선. 그리고 무서운 길이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그 그림을 생각하면 내부에서 한 가닥 기운이 그 길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변화는 손 끝에서 일어났다.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허공에 꽃을 그린다. 결코 끊어지지 않는 선으로 된 꽃 그림을.
때로는 하얗게, 때로는 빨갛게.
그 꽃을 쳐다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끼친다. 선을 따라가면 그 동선의 끝에서 뭔가가 부서지고, 잘라져, 조각조각 스러지는 것만 같은 것이다.
부르르...
만일 내 손에 칼이 들려 있다면... 내 앞에 누군가가 있다면...
'제기랄! 삼신주는 찾지도 못하고 살벌한 수법만 얻었네.'
그래도 익히는 것을 게을리 할 수는 없었다.
언제 나갈 지는 몰라도 나가면 무슨 일이 닥칠지를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의 몸을 지킬 수법이 한가지쯤은 있어야 할 게 아닌가.
또 일 년이 지나갔다.
삼령문의 삼법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제 겨우, 우수에 열기를 피워 올리고, 좌수로 바람을 불러 오며, 발끝으로 대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나마 그 정도라도 하게 된 것은, 꾸준히 신주령을 외워 온 덕에 법문의 구결을 조금이라도 해석해 냈고, 염소아버지가 먹인 그 뿌연 액체-일명 애들 영양제- 덕분이었다.
하지만 휘아는 느끼고 있었다.
처음이 문제였을 뿐, 점점 내부의 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아마 머지 않아 정삼법의 첫 번째 술(術)을 조금쯤은 익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보천환은 그럭저럭 자신이 생각해도 대견하다 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그리고 휘아가 혈련삼화(血蓮三花)라 이름 붙인 세 송이 꽃도, 이제는 잠깐이나마 허공에 머무르게 할 정도는 되었다.
“쿨룩! 쿨룩!”
기침소리가 동굴을 울린다.
요즘와서 염소아버지의 기침이 잦아졌다.
석두 아버지의 허리도 구부정해졌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말도 없어졌다.
가슴이 아리하게 아파 온다.
아무래도 나가는 것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아버지들이 살아 계실 때 밖으로 모실 수 있을 테니까.
휘아가 자신이 세운 계획표에 따라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조동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휘아를 불렀다.
“휘아야......”
“아부지! 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끝에 머금은 붉은 열기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휘아가 다급히 아버지들의 동굴로 뛰어 갔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게 들린 것이다.
“아부지, 많이 아파?”
“으음.... 그게 아니고... 이리 와 봐라.”
휘아가 가까이 다가가자 주섬주섬 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휘아에게 내밀었다.
“받아라. 이제부터 네 거다.”
“뭐야?”
“.....네 어미 거다.”
“.........”
휘아가 차마 말은 못하고 가늘게 떨리는 눈길로 조동인이 내민 물건을 바라보았다.
하나의 찢어진 옷자락이었다. 검게 변색된 것이 보였다. 핏자국인 것같다.
“어...머니....것?”
천천히 손을 뻗어 옷자락을 받아 펼쳐 봤다.
그의 생각이 맞았다. 검은 자국은 핏자국이었다.
헌데 그 핏자국 아래 쪽에 글씨가 보인다. 다 해 봐야 열자 정도...
“그걸 쓰는데.... 내가 알기로는 일 년도 더 걸렸을 것이다. 우리도 죽은 후에야 발견 할 수 있었다.”
휘아의 손이 격하게 떨렸다. 자신도 모르게 눈에 물기가 서렸다.
열자를 쓰는데 일 년이 더 걸렸다는 것이 무슨 말인 줄 아는 것이다.
손을 못쓰셨다고 했었다. 말도 못하고. 더더구나 걸을 수는 더욱 없었고.
그런 어머니가 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피눈물나는 고통을 참으며 맨손으로 돌에 글을 새기듯이 쓰셨을 것이다.
옷자락에 피로 쓰인 글을 읽어가던 휘아의 눈에서 끝내 방울방울 눈물이 맺혀 떨어졌다.
아(兒)... 애(愛).... 사랑한다. 아이야......
“칫! 어머니도...”
이 한마디를 쓰시면서 얼마나 울었을까? 쓰윽 눈물을 훔치며 아래 글을 읽어봤다.
"낙양... 유벽혜....?"
조동인이 흐릿한 눈으로 휘아를 보며 말했다.
“아마.... 네 어미의 고향하고 이름인 것 같다.”
“어머니.... 이름...? 낙양의 유...벽...혜?”
한참을 쳐다보고 서야 겨우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흐트러진 글씨였다. 그야말로 읽을 수있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가슴 아픈 글이었다.
그 밑으로 세 글자가 더 있었다. 그런데 그 글자들은 알아보기는 쉬워도 이해하긴 어려운 글자였다..
휘아가 잔뜩 이마를 찌푸리며 글을 쳐다보자 조동인이 다시 힘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게 좀 이상하더라.....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마지막에 아니다고 하는 말이... 뭔 말인지...”
......부(不)... 이(耳)... 부(否)...
“아마.... 누군가를 의심 하다 그가 아닐 거라는 생각에 혼돈이 온 것 같은데?”
“너도 그러냐?”
“응. 그런데 귀는 뭔 말이지? 염소아부지가 보기엔 어때?”
“내 생각으로는..... 가까운 사람을 의심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귀하고 뭔가 연관이 있고.”
“......한 쪽에 반쯤 지워진 글자가 혹시...?”
“그래....”
사실 가까운 사람이건 먼 사람이건, 휘아에게 그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가까웠던 사람은.... 세 아버지를 비롯한 동굴의 사람들.
그 외에는... 모두가... 먼 사람들이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내 이름은....
휘아가 잠깐 상념에 잠겨 있자 조동인이 다른 것도 내밀었다.
“이것도 받아라.”
목함이었다. 자신이 호수동굴에서 주워 왔고, 일명 애들영양제가 들어 있었던 그 목함.
“그거... 뭐에 쓰게요?”
조동인의 주름진 입가가 슬쩍 이그러진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흐흐흐... 그게 말이다. 자세히 보니까 이게 제법 귀한 물건이지 뭐냐. 이게 바로 철령침목이다. 같은 무게의 금보다도 훨씬 비싸다는 것이지.”
“금은 굉장히 비싼 거라고 아부지가 그랬잖아?”
“그래, 그런데 이것도 굉장히 비싼거야. 가볍고 비싸고. 나갈 때 가지고 가기에 이보다 더 좋은 건 없다.”
“귀찮지 않을까?”
“그래도 가지고 가라. 나가면 돈이 꼭 필요하다. 없으면 거지 소리 듣거든. 나는 내 아들이 거지소리 듣는 거 싫다.”
“....알았어. 가져가지 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던 조동인이 또 다른 것을 내민다. 헌데 이번 건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물건이다.
“이걸 뒤집어 써라.”
“응? 뒤집어 써? 왜?”
“내 생각이 맞다면.... 너의 가장 무서운 적은 철혈성의 무사들도 아니고, 저 까마득한 천공의 높이도 아니다. 그 것은.... 바로 햇빛일 것이다.”
“햇빛?”
“너는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살았다. 그래서 햇빛을 한 번도 보지 못했지. 햇빛은 너에겐 천하의 그 무엇보다도 더 무서운 적이 될 것이다.”
“천공의 빛을 봐도 이상이 없었잖아.”
“햇빛은.. 천공의 빛에 비하면... 백배? 천배?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네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지. 햇빛은 멀쩡한 살도 태울 정도로 뜨겁고, 멀쩡한 눈도 멀게 만들 정도로 밝단다.”
생각도 못했던 장벽에 멍하니 조동인을 바라보던 휘아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그럼... 그것으로 가리면 괜찮은 거야?”
“그건... 나도 장담 못한다. 다만 최선을 다 할 뿐이지.”
조동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휘아가 손을 내밀었다.
“줘 봐!”
그 것은 머리카락으로 만든 천이었다. 어찌나 조밀하게 짰는지 눈을 가리자 앞이 안보일 지경이었다. 휘아의 뛰어난 안력으로도.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돼?”
휘아의 말에 조동인이 힘없이 웃으며 손을 뻗더니 한쪽 구석에서 뭔가를 꺼내 든다. 지그시 입꼬리를 올리며.
“히히히... 이것도 있지.”
“서.설마... 그걸...? 아부지!!”
말 그대로 넝마였다. 서너 개의 헤진 옷자락을 깨끗이 빨아서 머리카락을 꼰 실로 꿰맨 것이었다. 그것도 두껍게.
“이걸 어떻게 입으라고...”
휘아의 얼굴이 우는 듯 찡그려 졌다. 그러자 조동인이 나직이, 그리고 자신의 몸무게보다 열 배는 더 무겁게 느껴지는 목소리로 휘아를 짓눌렀다. 도저히 빠져 나갈 수 없는 구석으로.
“그걸 입지 않으면... 여기서 나가는 순간,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아부지???”
휘아의 눈이 더 할 수없이 크게 떠졌다. 세상에... 지금 아버지가 한 말이 뭔 말이지?
“왜냐하면... 나에게는 아버지를 믿지 않는 아들은 없거든!”
“크으....알았어. 입을게! 입는다구!”
“암! 그래야 내 아들이지. 흐흐흐...”
느물거리는 조동인의 눈에 언뜻 안개같은 이슬이 서린다.
얼마 남지 않은 아들과의 이별이 현실로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절대 붙잡을 수 없는 이별이, 붙잡아서는 안 되는 헤어짐이.
눈물을 보여선 안 되는데, 왜 이리 눈 앞이 뿌옇게 가려지나.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가슴에서 복받친 감정이 목구멍까지 치솟아 있었다.
입을 열면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한쪽에서 구부정한 허리로 두 사람을 쳐다보며 가끔씩 고개만 끄덕이고 있던 여강두가 온몸을 짓누르는 침묵의 무게를 참지 못하겠는지 휘아를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다.
“휘아야. 밖에 나가면 여기서 최대한 멀리 도망가. 알았지? 죽어라 뛰어서 도망가....”
“석두아버지....”
“철혈성의 무사들은 진짜 무섭다. 그러니까 무조건 도망가. 멀리 멀리... 다시는 여기 오지 말고. 우리는... 괜찮아. 그렇지? 돌팔아?”
“어? 어! 그럼! 그럼!!”
두 사람의 장단에 휘아가 말도 안 된다는 듯 두 아버지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버럭 소리를 질렀다.
“석두아버지!! 염소아부지!!! 다.시.는. 그런 말 하지마!! 만일 내가 왔을 때, 휘아야! 하고 안 부르면 나 아버지들 아들 안 할 거야!! 알았지??”
두 노인네의 눈에 끝내 이슬이 뭉치더니 뚝, 떨어졌다.
“......어....”
“.........힝..”
천공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둡게 보이던 날, 마침내 세 사람이 천공의 아래에 섰다.
고개를 꺾어 천공을 바라보던 조동인이 말했다.
"휘아야. 아버지가 한 말 명심해야 한다."
"응. 사람조심! 햇빛조심!"
"특히! 사람조심. 아버지들이 왜 여기에 잡혀 왔는지 알지?"
끄덕끄덕...
"빼빼는 재수가 없어서, 나는 비밀을 알았다고, 석두는 좋은 일하고도... 잡혀 왔다. 그리고... 네 어미는... 잘은 몰라도 가까운 사람에게 당해서...."
"...알았어. 사람을 사귀거나 상대 할 때는,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행동할게. 그럼 되지?"
"휘아야..."
"응."
"그 중에서도 열 번을 생각하고도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사람이 있다."
"응? 누구?"
".....여자...."
끄덕끄덕, 여강두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세상에서 젤 무서운게 여자다! ....정말이야!!"
끄덕끄덕, 조동인이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