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비 업무 일지 : 개미지옥(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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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처리 시설의 침투는 생각보다 너무 싱거웠다.
베넥트는 우선 저들이 외부에 지원을 요청할 수 없도록 방해 전파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를 선제 배치했다.
다만 저들의 조직 체계는 마치 개미처럼 촘촘하고 치밀해서 일정 시간 이상 정기 연락이 오지 않을 경우 큰일이 터졌다는 것을 자동적으로 감지한다고 들었다. TF에 심어둔 내부 첩자가 해준 말이니 아마도 틀림없으리라.
"작전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한다. 모두 진입 직전에 타이머를 맞춰라."
진리를 감추는 거짓(가상 현실)을 제외한다면 진리교에선 뭐든 사용한다.
인간도, 안드로이드(기계)도, 혹은 둘 모두 아닌 것도.
진리를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거짓의 수렁을 파헤쳐 진실을 찾아낼 것이다.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서라면 이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육체를 내던지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진리에 도달한다면, 모든 것을 통달할 수 있다. 삼라만상을 두루 살필 수 있는 통찰력과 우주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절대적인 지혜를 가질 수 있다. 그리한다면 이런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족쇄로부터......!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veritas liberabit vos)."
진리교단의 가장 우선시되며, 또한 가장 신성시 여겨지는 첫 번째 계명을 외우며 베넥트는 작전 결행의 시작을 알렸다.
"시작해라."
타캉! 파즈즈즈즈즈즈!
제 6 처리 시설 입구 근처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안드로이드에게 대구경 쇼크탄이 적중했다. 저격수가 처리 확인 신호를 보내기가 무섭게 방해 전파 안드로이드가 광역 재밍을 걸었다.
"진입한다! 우리는 이 시설을 점령하거나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교단에서 오랫동안 갈구해왔던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진실의 파편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것에 유념하며 행동해라!"
입구를 박살내고, 엘리베이터까지 박살낸 다음 곧장 아래로 향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시설의 직원들 대부분은 잠들어 있을 터. 베넥트는 그 점을 노리고 정확히 새벽 3시에 급습을 시도했다.
"제압조는 시설의 직원들을 제압해라. 우리가 진실의 파편을 찾는 동안 놈들에게 방해받아선 안 된다."
베넥트는 전투용 안드로이드와 함께 로프를 타고 내려가며 명령했다.
제압조로 편성한 인원은 고작 다섯 명. 소수이지만 재단 직원들의 무력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탈출 전까지 시설을 마비시키는 건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단숨에 B40 까지 도달한 베넥트는 첩자로부터 전해들었던 '특별한' 경비의 존재를 떠올렸다.
철컥. 장전된 펄스 라이플을 견착한 채 엘리베이터 통로에서 빠져나온 그는 B40의 거대한 게이트와 마주했다.
흡사 성문과도 같은 그것은 TF 산하의 모든 시설에 존재하는 최후의 보루라고도 불리우는 방벽이며, B40 아래와 위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분단의 벽이기도 했다.
'경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군.'
차례차례 내려온 형제단과 안드로이드가 주변을 경계하면서 천천히 게이트에 접근했다.
하지만 게이트에 남아있는 것이라곤 노숙자나 살 법한 구린 디자인의 컨테이너 박스 하나가 전부였다. 내부를 살핀 결과 사람의 온기와 흔적이 느껴졌으나, 정작 중요한 경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CCTV를 파괴해라. 그리고 작업조는 서둘러서 게이트를 열어라."
형제 한 명이 쇼크탄을 쏴서 CCTV를 박살내고, 작업조로 편성된 엔지니어와 안드로이드가 게이트에 들러붙었다.
이전의 습격을 우려한 탓인지 첩자의 정보와는 달리 게이트에는 이중 잠금 장치가 새롭게 추가되어 있었다.
하지만 잠금 장치가 더 늘었다고 한들, 결국 이 게이트도 무적은 아니다. 애초에 무력적으로 인간을 아득히 뛰어넘는 ES를 가두기 위해 쓸데없이 내구도만 늘려놓았다.
'하지만 인간은 힘이 아니라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동물이지.'
오직 힘과 본능으로만 답을 찾는 짐승과는 달리 인간은 끝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창의성 하나로 벽을 깨부순다. 저 거짓된 존재들이 현실과 가상 현실의 벽을 깨부순 것 처럼.
"열 수 있겠나?"
"다행히 상층에서 제압조가 재단 직원들을 무사히 제압했는지 락이 걸려있지는 않습니다. 이러면 게이트가 순수한 중량으로만 차단되어 있다는 얘기인데, 유압 기어를 사용하면 어떻게든 들어올릴 수 있을 겁니다."
파괴할 수 없을 만큼 튼튼하다면 파괴하지 않고 문을 열면 된다.
안드로이드 몇 대가 동원되어 엔지니어의 지휘 하에 게이트의 거대한 문을 조금씩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금속이 긁히고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퍼져, 잔뜩 긴장한 형제들이 주변의 경계에 더욱 촉각을 세웠다.
끼기기기기! 머지않아 칠판을 손톱으로 긁어대는 듯한 불쾌한 소음이 울려퍼지면서 게이트가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베넥트는 이걸 위해 안드로이드를 넉넉히 공수해온 보람을 느꼈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달리 흔적을 남기지 않게 처리할 수 있지. 명령 하나로 어렵잖게 방패막이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토록 편리한 '도구'는 없지.'
사람과 안드로이드가 무난하게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통로가 확보되자 엔지니어는 아래에 받침대를 단단히 고정시켰다.
"이제 들어가도 됩니다. 대사제님."
"좋아. 아직 1시간 반 정도 남았으니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철수한다."
첩자가 언급했던 제 6 처리 시설의 유일무이한 경비가 보이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으나, 베넥트는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고작 경비 한 명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특수부대 출신이라고 해도 이 수와 화력을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상층에는 제압조가 시설을 장악했으며, 아래로는 자신들이 내려갈 것이다.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는 한 명의 경비는 크게 당황하다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자멸해버리고 말겠지.
"망을 설 필요는 없다. 모두 아래로 내려가서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데 주력하도록."
"괜찮겠습니까?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경비가 한 명 있다고......"
"놈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설령 우리가 타고 내려온 로프를 끊어버린다고 해도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면 다시 위로 올라갈 수 있지. 놈은 우릴 막을 수도, 가둘 수도 없다."
그러니 불필요하게 망을 설 필요도 없다. 고작 한 놈 뿐이라면 매우 쉽게 멱을 따버릴 수 있을 테니까. 특별한 놈이고 나발이고 그런 놈을 신경쓰느니 진실의 파편을 찾는 것이 더 중요했다.
"아, 그 전에."
베넥트는 품 속에서 작은 금속 통을 꺼내 덮개를 열었다. 그러자 금속으로 만들어진 작은 벌레들이 우르르 기어나와 게이트 너머로 향했다.
'일전의 전투 보고에 따르면 게이트 너머의 함정에 걸렸다고 했었지.'
아니나다를까, 기계 벌레들이 바닥이나 벽에 감춰진 것들을 찾아내서 회로를 박살내기 시작했다. 섣불리 게이트 너머로 발을 들였다면 당했을지도 모르는 정교한 함정들이었다.
"무인포탑에...지뢰인가? 준비성이 철저하군."
이런 수싸움도 결국 준비성이 더욱 철저한 쪽이 이기는 법. 상대가 준비한 것보다 베넥트가 준비한 것이 우위였다.
"수색조를 편성하겠다. 형제 3명과 안드로이드 1기가 1개 수색조다. 각 구역을 확실하게 살피고 필요한 모든 정보를 수집해라. 그리고 누구라도 진리의 파편을 발견할 시 즉시 단거리 무선 통신으로 연락하고 전력을 다해 확보해라. 미리 말해두겠지만 진실의 파편의 외형은 '책' 이다. 절대로 잊지마라."
형제들에게 세부 지시 사항을 전달한 그는 B40 아래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 통로 아래로 몸을 던졌다. 곧이어 그의 뒤를 따라 정예 전사 다섯과 엔지니어 하나, 안드로이드 1기가 따라나섰다.
'그건 그렇고 소음이 굉장히 심하군.'
순조롭게 로프를 타고 낙하하면서도 베넥트는 인상을 찡그렸다. 일은 막힘없이 잘 풀리고 있고, 자신이 가장 걱정했던 무력충돌도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소름끼치는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특히 고막을 인정사정없이 파고드는 기괴한 소음은 조금만 긴장을 풀어도 정신을 좀먹는 듯 했다.
거대한 시설이니 만큼 당연히 자동화 공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기계 부품들이 작동하고 있으리라. 벽마다 방음재와 단열재를 대량으로 사용해서 지하의 열기와 소음을 최대한 차단한 듯 했으나, 그마저도 완벽하진 못 했다.
'위에서 전력을 차단한 탓에 시설의 냉방 시스템이 꺼졌군.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다.'
기기기기기긱.
이 기괴한 소음은 어쩌면 급격하게 오르는 열기를 감당하지 못 하고 과부하를 일으키고 있는 기계 부품들의 비명일지도 모른다.
기기기기기긱.
어쩌면 자신의 고막이 철판이고, 공기가 손톱인 게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도, 손으로 귀를 막아도 이 지독한 소음이 계속 들려오는 것이 아닐까?
'마치 내 귀가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감각이다.'
기괴한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건 비단 베넥트만이 아니었는지, 시설 아래로 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정예 전사들도 힘들어하는 눈치였다.
급기야 B70을 지나쳤을 때는 전사 중 한 명이 귀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전등에 비친 그의 안색은 몹시도 창백했는데,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짐작한 베넥트는 재빨리 수신호를 사용해 집중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B75를 지나쳤다.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던 전사가 아래로 내려가던 것을 멈췄다. 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무어라고 빠르게 중얼거렸다.
"아, 아니야...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어...아니야, 아니라고, 내가 어떻게 그러겠어? 그러니까 나는...이기이이이익......!"
로프에 매달린 채 그는 갑자기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아, 아니야...아닙니다. 제가 그럴리가...그럼요! 저는 절대로 그런 짓은......!"
"대사제님, 막스가 이상합니다."
"정신착란 증세다. 이 음침한 구덩이 아래로 내려온 탓에 당황한 거야. 하지만 정예 전사가 저래서야...교단에서 제대로 된 놈들을 보내주지 않았던 건가?"
빌어먹을 추기경 늙은이들. 욕지기를 하며 침을 탁 뱉은 베넥트는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지 않아도 거슬리는 소음이 자꾸 고막을 괴롭히는 탓에 열이 잔뜩 올랐건만, 정예 전사라는 놈이 저러고 있으니 화가 난 것이다.
"놈은 두고 간다. 낙오자를 당장 끌고 내려갈 수는 없으니 돌아갈 때 데리고 나간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고 말고. 그리고 내가 아니라 다른 대사제였다면 가장 먼저 저 놈의 머리통에 바람 구멍을 내줬을 거다."
"......"
고작 이정도의 스트레스도 견디지 못 해서야 정예 전사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있겠는가.
저 혼자 반쯤 정신이 나가서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놈을 내버려두고, 일행은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 안드로이드를 이용해서 짊어지게 할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러진 않았다.
'한 번 발작을 일으킨 놈은 스스로 진정하기 전 까지 외부에서 쓸데없이 자극을 주는 건 오히려 좋지 않다.'
베넥트는 전쟁이 끝을 맞이하기 전의 시대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겁에 질리고, 발작을 일으키는 이들을 수도 없이 봐왔다.
모두 전장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총알과 뻥뻥 터지는 포탄에 겁에 질려 맥을 못 추는 이들이었다. 자신도 처음 전장에 투입되었을 때는 그랬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 안다.
그렇기 때문에 저 공포를 극복하려면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 딛고 일어서야 한다. 극복이 가능했던 이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았지만, 극복하지 못 한다면 누구도 기억하지 못 하는 떨거지로 죽는 것이다.
'하지만 고된 훈련을 받은 정예 전사 중 한 명이 저런 반응을 보일 정도라니. 확실히 이곳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불쾌하고 음침한 장소다.'
벌써 몇 백 미터를 아래로 내려왔는지 알 수도 없다. 그저 로프에 고정한 안전 바를 붙잡고 천천히 내려가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다. 어느덧 B78을 지나치고 B79에 도달했다.
'앞으로 하나 남았다.'
TF 산하의 모든 시설들의 공통점. 최하층인 B80에는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된 것이 은폐되어 있다고 들었다.
다른 형제들에겐 가능한 열심히 진실의 파편을 찾아보라고 일러두었지만, 사실 베넥트는 그것이 B80에 은폐되어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세상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으니까.
바로 그때였다.
콰앙!
"윽?! 아아아아아아아!!"
B79의 엘리베이터 문이 뜯기면서 무언가가 튀어나와 단숨에 정예 전사 한 명을 강하게 붙들었다. 안 그래도 신경이 곤두서있던 정예 전사들은 갑작스러운 습격과 터져나오는 비명에 적잖이 당황했다.
"뭣들하고 있어! 쏴버려!!"
로프에 매달린 채 엘리베이터의 문을 비집고 나온 기괴한 고깃덩어리에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자칫 잘못하면 도비탄이 자신들에게 날아들 수도 있었지만, 이같은 상황에선 누구도 그런 걸 신경쓰지 않았다.
흰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촉수 같은 살덩어리는 자신에게 쏟아진 탄환 세례를 느꼈는지 속박을 풀었다.
그 대신 촉수의 끝이 날카로운 창으로 변모하고, 음속을 뛰어넘는 속도로 정예 전사의 심장을 꿰뚫어버린 것은 다른 이들도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꺼, 흐으으으......?"
튼튼한 기동 슈트를 착용했음에도 살덩어리로 구성된 창이 그를 꿰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도 빠르고 깔끔한 찌르기에 육체가 반응하는 것이 늦어 출혈이 한 박자 뒤쳐졌을 정도였다.
순간, 소음이 바뀌었다. 무언가를 긁어대는 것 같던 소음이 마치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것으로. 그리고 그 소음은 창에 꿰뚫린 정예 전사의 몸 속에서 들려오는 소음이었다.
"대, 대사제님."
"아래로 내려가라. 저 자는 이미 글렀다."
그의 육신이 마구 뒤틀리며 불어난 살점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체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지독한 소음에 어울릴 만큼 끔찍한 일인 것은 확실했다.
뼈가 부서지고, 살점이 찢어지고, 그것들이 영양분이 되어 새로운 무언가로 채워진다. 세포 단위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탓에 마치 수천 마리의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소음이 들려오는 것이다.
"B80이다. 입구를 열어라!!"
안드로이드와 엔지니어가 B80 이라고 쓰여있는 엘리베이터의 특수 격벽 앞에 들러붙었다.
"격벽이 매우 튼튼합니다. 시간이 조금......!"
"일단 열기나 해라!"
남은 정예 전사 셋과 베넥트는 허공에서 드러 눕는 자세를 만들어 위로 총구를 겨눴다. 손전등의 불빛이 비춘 그 곳에는 약간의 피와 탄환이 긁고 나간 흔적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안으로 내뺀건가?'
도로 안으로 들어갔다면 다행이다. 한 명 정도로만 '만족' 해준다면 자신들은 어떻게든 임무를 수행하고 철수할 수 있을 테니까.
베넥트는 이 시설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는 입수했지만, 정확히 무엇이 이곳에 갇혀있는지는 모른다. 그저 아래로 내려오면 내려올 수록 위험한 것들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을 뿐.
'그래도 진실의 파편만 찾을 수 있다면 이깟 위험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베넥트는 광학 조준경에 눈을 갖다댄 채 모든 신경을 일점에 집중했다.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정신착란 증세를 일으켜 두고왔던 정예 전사가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 전까지는.
"'그 분'께서 나를 부르신다아아아아아아아아!!"
자신의 양쪽 귀에 단검을 하나씩 박아넣은 그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수십 미터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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