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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투왕-9화 (9/43)

〈 9화 〉 2장. 다시 마주한 기연 (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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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다시 마주한 기연 (2)

'음과 양의 영약.'

정확한 명칭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사람이 만든 영약인 것은 분명한데, 이름에 대해서는 적혀있지 않았다.

'만약 전설에 나오는 만년화리의 내단과 빙정 같은 것을 먹는다면 더 많은 내력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이 영약들이 그 내단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영약들일 수도 있었다.

소림의 대환단이라는 것보다 뛰어날지도 모른다. 그가 그런 것들을 먹어본 적이 없으니 비교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영약이나 내단 중에서 가장 최상급에 속한 그런 것들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냥 그런 영약들이라고 생각하고 먹는 것이 좋겠지.'

수라파천공은 평범한 방법으로는 결코 내력을 쌓을 수 없는 무공이었다.

그리고 자칫하면 몸이 폭발할 수도 있는 위험이 있었다.

'정말 미친 무공이니까.'

상반되는 두 개의 기운을 서로 충돌시키며 폭발시킨다. 그 여파로 인해 단전만이 아니라 몸이 파괴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어쨌든 이건 보통의 단전과는 다르니까.'

정확히는 단전에 내단, 또는 영단이라 할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바로 수라파천공의 시작이었다.

-최초의 내공심법은 단순히 기를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단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내단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며, 내단을 만들기 전에도 단전에 쌓인 진기로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러니 점점 단전에 많은 양의 진기를 쌓는 것으로 내공심법이 변화한 것이다.

'지금의 무공과는 전혀 다른 무공.'

현재의 내공심법은 단순히 단전에 기를 쌓는 것이고, 그 단전은 결국 포화상태가 되어 더는 내공을 쌓을 수 없게 된다.

지금은 잊힌 사실이었지만, 여기서 더 많은 내공을 쌓기 위해 내단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내단은 단전 안에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단이란 것이 그리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백강휘 역시 양손에 들고 있는 영약들과 수라파천공이라는 무공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단순히 단전을 내력으로 가득 채웠다고, 또는 영약만으로 내단을 만들 수 있었으면 모든 무인들은 내단을 만들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하려니 무섭군.'

어쨌든 상반된 두 기운을 몸속에서 계속 충돌시키는 일이다. 고통스럽지 않다면 거짓이리라.

'그래도 처음 먹었을 때와는 다르니까.'

당시에는 습격 때문에 며칠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몸 상태가 엉망이었기에 살아남은 것이 기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후우."

숨을 내쉬며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킨 백강휘는 단숨에 두 개의 영약을 삼켰다.

아무런 맛도, 향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입안에서 녹아 없어지는 것을 느낀 백강휘는 곧바로 가부좌를 틀고 수라파천공의 구결에 따라 운기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그리고 곧바로 음과 양의 기운은 그의 몸속에서 마치 전쟁이라도 하는 듯 계속해서 부딪치기 시작했다.

"끄윽!"

신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큰 충격이 백강휘를 덮쳤다.

그렇게 두 개의 기운은 부딪치며 몸집을 점점 부풀리기 시작했다.

마치 상대를 잡아먹기 위해 힘을 기르는 것만 같았다.

'이 정도였었나?'

회귀 전에는 이 정도로 많은 양의 내력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때는 몸이 버티지 못해서 기운들이 도중에 멈추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

그 정도로 지금 느껴지는 영약의 기운들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했다.

"끄윽!"

신음이 절로 흘러나오고, 식은땀은 비 오듯이 흘러내릴 정도로 고통스러운 순간이 계속되었다.

'이제 슬슬 내단으로 만들어야 하나?'

서로 부딪치는 기운들은 아직 통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백강휘의 머릿속으로 욕심이란 것이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대로 내력을 더 키우면······.'

회귀 전보다 몸이 더 버틸 만하니, 내력을 더 늘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백강휘는 곧바로 기운들을 단전에 몰아넣는 것 대신에 음과 양의 기운이 계속 부딪치는 것을 지켜보았다.

-쾅! 쾅! 쾅!

다만 문제라면 기운들이 부딪치며 양이 불어나는 속도가 그의 예상보다 더 빠르다는 것이었다.

음과 양의 기운이 서로를 잡아먹기 위해서 무리하며 몸집을 부풀리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백강휘는 한계 없이 몸집을 부풀리는 기운들을 보며 슬슬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충돌을 계속하면 내력의 양은 더 많아지겠지만, 그의 통제를 벗어날 것이다.

백강휘는 기운들이 통제를 벗어나기 전에 전부 단전으로 밀어 넣었다.

"끄읍!"

음과 양의 기운을 인도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기운들은 뭉치지 않으려고 했다.

오히려 음과 양의 기운들은 백강휘의 단전에서 계속 부딪치며 몸집을 부풀리고 있었다.

'이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백강휘는 당황했다. 설마 내단을 만들기 위해 뭉쳐야 할 기운들이 단전에서 부딪치며 몸집을 부풀릴 줄이야.

'통제를 벗어났어.'

멈추지 않고 두 기운을 융합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애쓰던 백강휘는 결국 기운들이 그의 통제를 벗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쾅! 쾅! 쾅!

머릿속으로 폭발음이 들려올 정도로 기운들이 계속해서 부딪쳤다.

순간적으로 놓쳐버릴 것만 같았던 정신을 붙잡으며 백강휘는 이를 악물며 기운들을 통제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거대한 기운들의 일부분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됐다. 아주 조금이지만.'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정말 너무나도 작은 내단이 만들어진 것이 느껴졌다.

너무 기뻐서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며 날뛰고 싶을 정도였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야.'

통제할 수 있는 기운들의 일부분으로 내단을 만들 수 있었지만, 나머지 기운들은 계속해서 서로 부딪치며 몸집을 부풀리고 있었다.

'조금씩, 그리고 아주 천천히.'

몸집을 부풀리는 기운들을 단번에 통제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아주 조금씩이라면 그가 통제할 수 있었다.

백강휘는 천천히 통제할 수 있는 기운들부터 내단에 집어넣었다.

'이 내단을 키워야 해.'

아직 작은 내단이기에 부풀려진 기운들을 전부 담기에는 무리였다.

백강휘는 내단에 기운들을 몰아넣어서 계속해서 압축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는 조급하지 않게, 아주 천천히 내단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후우. 죽을 뻔했군.'

처음에는 내단에 집어넣는 기운의 양보다 서로 부딪치며 불어나는 기운의 양이 더 많았다.

그래도 초조해하지 않고 차근하게 작업한 덕분인지, 그 속도가 점점 붙기 시작하면서 내단에 전부 기운들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이제는 이것을 수라파천공의 진기로 바꾸면 된다.'

비록 내단을 만드는 것에 성공했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현재 그의 내단에는 음과 양의 기운들이 완전히 섞이지 못한 채 자리를 잡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는 구결대로 이 기운들을 운기하며 수라파천공의 내력으로 바꾸어야만 했다.

'이번에도 제발 아무 일 없이 익힐 수 있기를.'

백강휘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빌었다. 그것은 이 수라파천공이 일반적인 무공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소주천은 단전으로부터 시작하여 독맥을 타고 임맥을 통해 다시 단전을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수라파천공이란 이 미친 무공은 소주천을 반대로 돌려버린다.

기가 역류해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수라파천공의 핵심이었다. 괜히 역천의 무공이라고 칭하는 것이 아니었다.

'진짜 난 어째서 이걸 익힐 생각을 했던 것인지.'

당시에는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이 무공을 익혔었다. 게다가 이 무공을 익히지 않았으면 여기서 나가질 못했으니까.

'이 무공을 만든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걸 가능하게 만든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력도 충분하니, 임맥과 독맥을 모두 타통해도 되겠어.'

독맥은 회흠혈부터 시작하여 척수를 타고 정수리인 백회를 지나 윗입술에서 끝난다.

그리고 임맥은 윗입술 아래에서부터 회흠혈까지를 말한다.

백강휘는 이 두 개에 속한 혈들을 모두 타통할 생각이었다.

백강휘는 곧바로 수라파천공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소주천이 아니라, 그 역행으로 시작하는 소주천이었다.

'음.'

그의 진기가 노도와 같이 나아가며 혈맥을 타통하기 시작하자 또다시 고통이 그를 덮쳤다.

-쾅!

성난 진기가 계속해서 혈도들을 뚫으며 움직였다.

그리고 그때마다 느껴지는 고통에 백강휘는 이를 꽉 깨물어야만 했다.

이 고통은 이전의 고통과는 달랐다. 이전에는 온몸이 터질 것만 같은 고통이었다면, 지금은 몸이 찢어지는 것만 같은 고통이었다.

어떤 고통이 더 버틸 만 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하겠지만, 둘 다 다시는 경험하기 싫다는 대답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쾅!

고통으로 인하여 멍해지는 정신을 어떻게든 부여잡고 있을 때, 드디어 이 빌어먹을 임맥과 독맥의 모든 혈도가 타통되었다.

특히 독맥이 시작하며 임맥이 끝나는 회음혈과 정수리의 백회혈을 뚫을 때의 고통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어째서 임맥과 독맥이 만나는 부분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임맥과 독맥이 만나는 부분, 항문쪽에 위치한 회음혈은 고통스러운 것이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윗입술 쪽에 위치한 은교(齦交)가 아니라 백회혈을 뚫을 때 고통스러운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하늘과 가장 가까운 정수리에 있는 혈이라 그런 것일지도.'

어쨌든 임맥과 독맥의 모든 혈도들을 뚫은 덕분인지 진기들이 신나게 임맥과 독맥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진정한 소주천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대주천은 무리인가.'

대주천은 임독양맥은 물론이고, 다른 열여덟 개의 맥을 모두 동원하여 운기하는 것을 말한다.

임독양맥을 타통하여 소주천에 성공하면 강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초절정 고수에 올랐다는 말이다.

대주천에 성공하면 그 이상의 경지에 오를 수 있지만, 백강휘는 이전 생에서 대주천을 성공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이번 생에서도 당장은 무리였다.

'저번 생보다는 더 빠르게 익혔으니 조급해하지 말자.'

게다가 수라파천공의 내공이 이전 생보다도 훨씬 많았다.

'예상보다 더.'

이전 생보다 몸의 상태가 좋았지만, 그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많은 양의 내력을 얻었다.

그가 욕심을 부리다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음과 양의 기운이 커진 덕분이리라.

그것이 위험으로 다가오긴 했지만, 결국 또 다른 기연이 되었다.

"후우."

백강휘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충만한 내력에 놀라며 눈을 떴다.

처음에는 괜히 욕심을 부렸다고 후회했지만, 지금은 욕심을 낸 자신을 칭찬하고 싶어졌다.

'정말 죽는 줄 알았네.'

꽤 오랫동안 앉아있었던 것인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몸에서 고통스러운 비명이 들려왔다.

하지만 백강휘는 그대로 일어나 천천히 몸을 풀었다.

그의 움직임은 동굴 벽에 그려져 있던 그림들과 같은 움직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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