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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투왕-41화 (41/43)

〈 41화 〉 11장. 정의맹 (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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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정의맹 (2)

"아무리 그래도 너무 까마득한 후배한테 그러시는 것 아닙니다. 순서가 있지요."

"으음?"

백강휘에게 노골적으로 비무를 하자고 말하던 홍문은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남궁혁을 보았다.

"저도 아직 못 해봤는데, 맹주님께서 하시려는 겁니까?"

"그러고보니 빈도도 아직 못 해봤소. 맹주께서는 좀 더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소."

"아니, 이게 무슨 만난 순서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태허 진인까지 끼어들어 순위가 뒤로 밀려나자 홍문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역시 본 맹주가 해야하지 않겠나?"

"그래도 당연히 순서가 있죠. 약한 순서대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사자인 백강휘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는데, 다른 세 사람이 그와 비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게 점잔 빼고 있더니.'

설마 태허 진인마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남궁혁이야 백강휘와의 비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말이다.

"전 그리 비무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만."

결국 당사자인 백강휘가 그리 탐탁치 않다는 모습을 보이자, 세 사람의 눈에 노골적인 실망의 빛이 스쳐지나갔다.

"원래 강자와 비무를 하며 얻는 것도 많다네."

그리고 홍문은 끈질기게 백강휘에게 들러붙었다.

"그렇게까지 저와 비무를 하고 싶으신 이유를 모르겠군요."

백강휘의 말에 세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이 비무를 하고 싶은 이유는 백강휘의 실력을 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 정도의 고수라면 보는 것만으로도 백강휘의 무위를 알아볼 수 있었다.

'단순히 몸이 찌푸둥해서라고 말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홍문은 계속 정의맹주의 업무를 하고 있으니 한동안 몸을 쓰지 못했다.

남궁혁이나 태허 진인 역시 그들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십이신룡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었기에 직접 몸을 쓰지 않고 있었다.

즉, 그들은 무인의 호승심 때문이 아니라 그냥 몸을 움직이고 싶으니 비무를 하자고 하는 것이다.

"세 분이서 돌아가면서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이미 많이 해봐서 이들하고 하는 것은 지겹다네."

"맹주께서는 항상 이기시니 지겹겠지요."

홍문의 거침없는 말에 남궁혁은 물론이고 태허 진인 역시 얼굴을 굳혔다.

"아직 시간은 있으니 그건 천천히 하도록 하세. 그보다 자네, 무슨 고민이 있나?"

홍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남궁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백강휘를 보았다.

'역시 정의맹주인가.'

홍문의 말대로 백강휘는 최근 고민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 대상은 바로 백씨세가였다.

"너무 답답하면 여기서 풀어보게. 여러 사람이 같이 고민하면 좋은 해법이 나오는 법이지."

"괜찮습니다."

굳이 정의맹주나 태허 진인에게 할 말이 아니었기에 백강휘는 곧바로 거절했다.

일말의 고민도 없이 거절하는 백강휘를 보며 기분 나쁠 법도 하건만, 오히려 홍문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여기는 항상 문이 열려있으니 언제라도 오게."

"대체 언제부터 정의맹주의 집무실이 항상 문이 열려있었단 말입니까?"

"아니, 자네들 정도라면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지. 뭐가 그리 불만인가?"

그렇게 계속되는 정의맹주의 비무 요청을 거절하고, 한 동안 잡담을 나눈 백강휘와 남궁혁은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그래서 우리 아우는 무슨 고민이 있으신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남궁혁이 곧바로 백강휘에게 물었다.

항상 같이 있었음에도 백강휘의 고민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 걸리는 모양이었다.

"별 것 아닙니다."

"그래도 말해보게."

"이야기 해도 이해하지 못 할 겁니다."

현재 백강휘가 고민하는 것은 백씨세가의 일이었다.

'녹가장에게 지도록 놔뒀어야 했던 것일까?'

전생에 백씨세가가 사라진 이유가 바로 녹가장이었다.

백씨세가는 결국 녹가장과의 싸움에서 졌고, 명맥을 유지했지만 날이 갈수록 세력이 더 약해졌다.

'그리고 녹가장주의 딸과 백자후가 혼인을 했지.'

그 이후 녹가장은 백씨세가를 원하는 대로 주물렀고, 그 때문에 화병이 돋은 것인지 백연호가 급사했다.

'녹가장에서 독을 썼던 것일지도 모르고.'

어쨌든 백연호가 죽고 백자후가 가주가 되자 녹가장이 더 백씨세가에 많은 것을 간섭하기 시작했고, 최후에는 백씨세가를 흡수하게 되었다.

'이게 분명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겠지.'

슬슬 백씨세가를 처리해야 하는데, 막상 전부 죽이는 것에는 제약이 너무 많았다.

'아닌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면 괜찮을까?'

만약 백씨세가가 그의 목숨을 노렸다고 하면, 그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태허 진인이나 남궁혁, 화산의 자하검군이 그를 지지해 줄 수도 있었다. 심지어 사천당가 역시도.

'하지만 천륜을 어긴다고 할 사람들도 많아.'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다.

'정말 가주와 부자 관계가 맞는 것인가.'

남궁혁도 의심했지만, 백강휘 역시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형님은······."

"음?"

"아닙니다. 아무 것도."

잠시 남궁혁에게 의견을 구할까 생각했지만, 백강휘는 입을 다물며 고개를 저었다.

"자네가 뭘 하고 싶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네의 적이 되더라도 나는 자네의 편일세."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정말이야. 자네가 천륜을 어긴다 하더라도 말이야."

중원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천륜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백강휘는 남궁혁이 그의 생각을 알고 있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정말 천륜인지도 모르겠군. 자네와 백 가주는 너무 안 닮았어."

"그렇습니까?"

강인해보이는 백연호와 달리, 백강휘는 오히려 서글서글한 인상을 가진 청년이었다.

아무리 부친을 닮지 않았다고 하지만, 차라리 남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사실 백씨세가에서 자네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네."

"······."

갑작스러운 이야기였지만, 백강휘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계속 백강휘를 주시하고 있던 남궁혁조차 백강휘가 전혀 동요하지 않다고 느낄 정도였다.

"아무래도 자네가 점점 유명해지니 개방에서도 자네의 과거에 대해 조사한 것이지."

"그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겠군요."

"아직까지는 아는 사람이 적지만, 알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

하오문에서도 알고 있는 것이니, 개방에서도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

호북에서 그 정도로 소란스럽게 움직였는데 모르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자네가 정말 복수를 한다면 과거가 있기 때문에 수긍하는 사람도 많을 것일세."

따지고보면 먼저 천륜을 어긴 것은 백연호였으니까.

정의맹주, 태허 진인, 남궁혁, 자하검군, 암독군까지 그를 지지한다면 소란도 바로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다른 세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

"······."

남궁혁이 생각한 것은 바로 혈교였다. 지금 혈교가 준비하고 있는 일을 방해한 사람은 남궁혁 한 명으로 소문이 났다.

정의맹주와 태허 진인만이 백강휘가 함께 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다.

'내가 관여되었다는 것을 소문 내면, 혈교에서 백씨세가를 공격한다는 것이로군.'

아무리 최근 백씨세가가 힘을 불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혈교의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남궁혁은 백강휘의 생각을 대부분 짚어냈지만, 단순히 추측일 뿐이었다.

'하지만 맞는 것 같군.'

세가를 나오고 싶다고 했을 때, 그리고 백강휘가 백씨세가에게 죽을 수도 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결정적인 것은 남 부인과 서희를 다른 곳으로 보내고 싶어한 것이지.'

즉, 백강휘는 백씨세가를 멸문시키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백씨세가를 차지하는 것이 어떻겠나?"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대답 없이 듣기만 하던 백강휘가 곧바로 반응했다.

백씨세가를 멸문시킬 것이라 생각했던 남궁혁이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그 정도만 되어도 자네를 싫어하는 가주에게 큰 복수가 될 것이네."

"하지만 그들을 살려주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멸문시킬 생각은 없지만, 가주의 자식들을 살려줄 생각은 없었다.

물론 목숨을 노린 정실 부인 장문영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천륜이란 말을 들었을 때 가만히 듣고 있던 건가.'

세가를 차지할 생각이라는 것이 남궁혁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 것이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비슷했다.

'좋지 않은 방법으로 세가를 차지할 생각인 것이로군.'

그 방법이 대충 무엇인지 알 수 있었기에 남궁혁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네. 그럼 본가가 자네를 지지하겠네."

남궁혁이 남궁세가의 가주는 아니었지만, 그 정도의 결정권은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백강휘는 결국 남궁혁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백씨세가를 공격하는 것이 정당한 복수라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정말 가주를 죽일 생각인가?"

"······."

남궁혁은 백강휘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게다가 무림인에게 은원은 무척이나 중요한 것 중 하나였다.

먼저 천륜을 어기고 백강휘의 목숨을 노린 백씨세가와, 그것에 대해 복수를 하려는 백강휘.

아마 여러 의견으로 갈릴 것이다.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도와줄 수도 있네."

"괜찮습니다."

백강휘의 단호한 거절에 남궁혁은 쓰게 웃었다.

"하나만 말해두겠네. 분명 자네를 지탄하는 이들이 생겨날 걸세."

백강휘가 사파의 인물이라면 몰라도, 정파의 인물이기에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하여 백강휘가 사파로 옮길 수도 있었기에 남궁혁은 그 지탄으로부터 백강휘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분명 태허 진인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와 좋은 인연을 쌓기 위해 지금까지 참고 있던 것일 수도.'

남궁혁이나 태허 진인은 물론이고, 정의맹주인 홍문마저 이제 백강휘가 사파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애를 쓸 것이다.

그만큼 백강휘의 존재가 너무 커졌다. 십이신룡이라는 후기지수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만약 백강휘가 그것을 노리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생각보다 그게 무섭다고 느껴졌다.

"꽤 재미있는 말씀들을 나누고 계시는군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목소리까지 죽여가며 대화를 하고 있었음에도,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이가 있었다.

남궁혁은 갑작스러운 그 목소리에 얼굴을 굳히며 서둘러 검을 뽑아들었다.

"누구냐?"

"너무 그렇게 경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곳에 계신 분의 몸종이니까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능글맞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로군."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런데 제가 왔는데도 별로 반가워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만?"

"설마. 매우 반가워하고 있어."

백강휘의 말에 상대, 왕평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곧바로 백강휘의 앞으로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명하신 대로 잘 숨어 있다가 유명해지셔서 찾아왔습니다."

"더 진전이 있었나 보군."

실제로 일류 수준이었던 왕평은 어느새 절정을 넘어선 고수가 되어서 돌아왔다.

"저보다 공자님이 더 변하셨군요. 무공도 모르시던 분이 이 정도로 강해지시다니."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스릉!

갑작스러운 스산한 소리와 함께 검 한 자루가 왕평의 목에 닿았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나도 묻고 싶군. 대체 어째서 살막의 살수가 정의맹에 들어온 것이지?"

날카로운 남궁혁의 목소리에 왕평의 얼굴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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