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0화 〉29화. 제 자리로(3) (30/95)



〈 30화 〉29화. 제 자리로(3)


무좀약과 키크는 약은 말간테의 이빨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포션의 안정성과 효과를 재입증했다. 그렇게, 개발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는, 고급스러운 포션 병에 담아 포장을 정성스럽게 했다.

포로들은 이상한 약과 무좀으로 고생하다가 소각처리 되었다..

“난,여기에서 루시안 오빠가 가장 무서운 거 같아요.”
“우리의 물주라 그래!”
“아하!”

그들의 농담을 무시한 루시안은 나갈 준비를 했다.

“전 필립 경을 만나고 올게요. 왕자님을 뵙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루시안도 없겠다! 숙소에 여자를 부르자!”

타몬트는 바닥과 얼굴이 붙는 기적을경험했다.

“우리끼리 맛집이나 돌아다니자!”
“느드가치가”

꿈틀거리는 타몬트의 손을 잡아주는 건 구리뿐이었다.

“형아는 맨날 왜 그러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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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루시안 님! 여기까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응접실에서 기다리던 루시안을 필립이 반갑게 맞이한다. 뒤에는 보탄이  있었다. 루시안이 의아한 듯 바라보자.

“왕궁이 답답해 잠시, 바람을 쐬러 나왔습니다.”

멋쩍게 웃는 보탄이었다.

“보탄 왕자님을 뵙습니다. 마침, 제가 만나 뵈려 했는데 다행입니다.”

응접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보탄이 앉는다. 루시안은 그 맞은편에 앉았다. 필립 경은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물러 났다. 루시안은 함 두 개를 꺼내 테이블에 놓았다.

“무좀약은 빨간 함이고,  크는 약은 녹색 함입니다.”

보탄은 녹색 함을 열어 포션을 꺼냈다. 잠시, 멈칫거리더니 이내 쭈욱 들이켰다. 얼마나 믿는건지, 의심조차 없다.

“약간의 통증이 있습니다”
“예? 윽!”

몸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한참 동안 고통스러운 듯 표정을 일그러 뜨린다.

“으윽! 일찍 말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하하, 말하기도 전에 들이켜버리셔서.”

통증이 완전히 가시고, 몸에 개운한 느낌이 돌자보탄이 밝은 표정으로 말한다.

“오! 확실히 느낌이 다릅니다.”

보탄은 루시안을 일으켜 세워보더니, 키를 살짝 재본다. 그리고는, 입꼬리가 하늘을 뚫을 듯 올라갔다.

“포션은 두 병까지만 효과가 있습니다. 한  더 드시면 저와 키가 비슷해지실 겁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정말로. 정말 대단한 실력이십니다.”

보탄이 호탕하게 웃는다.

“빨간 함은 깨끗이 씻으신 후에 잘 말리신 다음, 얇게 펴 바르시면 됩니다. 증상이 완화되실 때까지 여러  바르시면 됩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잠시 후, 필립 경이다시 들어왔다. 보탄의 키가 커진 걸 한눈에 알아봤다.

“왕자님의 키가! 키가! 보탄 왕자님 축하드립니다.더 크시면 저를 넘으실 것 같습니다.”

필립 경이 울먹이며, 보탄의 손을  잡고 놓질 않는다.

“필립 경, 고맙습니다.”

훈훈한 둘의 시간을 위해, 루시안은 빠지기로 했다.

“그러면, 저는 이제 제 마지막 의뢰를 위해서 움직이겠습니다.”
“필요한  있으면, 언제든지 필립 경을 통해 부탁하시면 됩니다. 제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보탄 왕자가 묵직한 주머니를 건네주며, 남은 의뢰도 잘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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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말간테의 이빨이 망해버렸다고?”
“그렇습니다. 공작님! 어젯밤 건물은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버렸고, 마론도 죽은  확인되었습니다.”

책상을 ‘쾅’ 내리친 공작이 분노로 부르르 떨었다.

“어떤 놈들인지 확인했나?”
“목격자의 정보와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모아확인해본 결과 보탄 왕자 측에서 초대한 루시안과 그 일행들이었습니다.”
“루시안이라 루시안……. 잠깐! 그자들은 나가에 대해 파헤쳐서 내가 처리하라고 명한 이들 아닌가?”
“이빨 놈들한테 시켜놨는데, 왈패 집단이라 무력의 한계가 있었나 봅니다. 예상외로 그자들의 무력이 강했던 탓도 있습니다.”

공작이 화가나서 삿대질을 했다.

“금패 용병이 있으니, 힘 좀 써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공작이, 손에 잡히는 장식물을 사내에게 던졌다. 사내에게 맞은 장식물이 우그러져 떨어져 내린다. 공작의 눈썹이 살짝 움찔거린다.

“알겠네! 알겠어! 젠장할! 가면 서커스단에게 그자들의 처리를 맡기게!”

살짝. 고개를 숙인 사내가 어둠으로 서서히 흩어져 사라진다.

“젠장, 이놈이고 저놈이고 맘에 드는 놈들이 없어!”

공작의 눈에 우그려진 장식물이 들어온다. 입안을 짓씹으며, 분노를 삼킨다.

“젠장할”

그때, 책상이 부르르 떨린다. 수정구의 통신이 들어온 것이다.

“칼스 공작! 일 똑바로 못하는 건가? 나가 주술사의 예지가 그대로이지 않은가? 분명, 자네가 후보자들을 제거해 나간다 약속했을 것인데?이런 식이면 우리의 지원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야!”

통신구로 나가 여왕의 분노가 전해져오는 듯하다. 속으로 욕설을 내뱉은 공작이 분노를 짓누르며 대답한다.

“메리엘 여왕님, 사람을 풀어 나가의 뒤를 캐는 자들을 비롯해 후보자로 가능성이 높은 자들을 다 처리하고 있습니다. 후보자의 징표를 확실히 알려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놈이! 지금 그게  나의 잘못이라는 말이냐! 이런, 미천한 인간 놈 같으니라고! 내 분명 영혼을 덧씌운 자와 금을 먹는 자라고 했을 텐데? 말귀를 못 알아먹은 네놈의 머리가 문제이지 않으냐! 예언을 바꾸지 못하면, 자네와의 약속을 깨버릴 것이니! 각오하는 것이 좋을 것이야!”

통신구가 일방적으로 끊겨 버린다.

“이런 XX! 더러운 뱀 새끼가, 감히 나를 호통쳐? 지 말만 하고 꺼버려? 그런 애매한 말은 나도 하겠다.  뱀 새끼야!. 네 놈은 그저 나의 발판일 뿐이란 말이다! 육지에 올라온 바다뱀 새끼들을 토막 치는 날, 왕국은 나의 것이 될 것이란 말이다!”

공작이 책상을 쾅쾅 내려치며 분노한다.

“이 새끼나, 저 새끼나. 진짜, 짜증 나게 하는구나! 난 공작이란 말이다! 이 나라를 손에 넣을 공작이란 말이다!”

#

“여! 왔냐?”

루시안이 숙소로 돌아가자, 구리의 볼을 늘리며 놀고 있던 타몬트가 반긴다.

“혀아, 사려져”
“구리야, 일로와!”

구리가 타몬트를 뿌리치고, 달려와 안긴다.

“루시안 왔어? 일은 잘 끝났고?”
“오셨어요? 루시안 오빠!”
“왕자님께 간 일은 잘 해결되었습니다. 보수도 받아왔습니다.”

루시안이 일행에게 백금화 하나씩을 나눠주었다.

“오! 백금화라니!”

루나와 구리에게도 얼마간의 돈을 주었다.

“저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요?”
“그 두목 잡으러 갈  힘썼으니까! 구리는 용돈이야!”
“헤헤!”
“루시안이 줄  확실히 주는데, 아낄 때는 또 짠돌이 같다니까?  때 팍팍 받아놔야 해! 내가 루시안의 큰 손에 반해서 같이 다닌다니까?”

타몬트가 욕인지 칭찬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하며 크게 웃는다.

“에휴, 타몬트 말은 걸러서 들어! 알았지? 루나는 돈 잘 아껴서 쓰고, 집도 구하고 장비도 구하고 그래야 해? 누구처럼 주점에서 술만 먹으면 안 된다!”
“누님은 나만 미워해!”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인 루나가  울먹이기 시작한다.

“울보 루나다!”

발터가 울려는 루나를 웃기려고 애를 쓴다. 구리도 합세했다.

“루시안, 매번 이렇게 많이 나눠주면  뭐가 남니?”
“흠! 추억이 남겠죠. 뭐!”

루시안은 빙긋이 웃어 보였다.

“으으, 오글거려.  손발!”

타몬트는 몸을 배배 꼬며 꿈틀거렸다.

“이젠 우리 뭐해?”

발터가 구리와 놀아주다가 루시안에게 물어본다.

“레비아탄의 자식을 만나러 가봐야지. 남은 건, 그거 하나니까.”
“심연의 이빨, 네오돈 말이지?”
“문제는, 그 왕의 침소가 어디냐는 건데!”
“그건, 내가 도울 수 있어!”

구리가 손을 들어 나선다.

“구리가?”
“응! 환수들은 환수의 존재를 느낄 수 있어!”
“레비아탄이나 네오돈은 환수가 아니라 약간 섞인 존재인데 가능할까?”
“멀리서는 몰라도, 가까이 가면 문제는 없어!”
“그래도, 저 바다를 다 뒤지고 다닐 수도 없잖아!”

발터의 물음에 구리가 시무룩해 했다.

“히잉”
“왕의 침소에 대한 정보를 모아보고, 약간의 단서라도 얻어보자!”

라펠라의 의견에 모두 찬성했다.

“정보를 모아서 장소를 좁혀내고, 구리와 같이 가는 거로 하죠!”
“나랑 발터는 정보 상인에게 가볼게!”
“나는 루나랑 같이 탐문을 해볼게.”
“그럼, 저는 왕자님께 배를 구해 달라고 할게요. 그리고,여기에서의 정보가 어느 정도 모이면, 마덴 항구로 가서 거기서 더 모아보는 거로 하죠.”

일행들이각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루시안이 당부를 덧붙였다.

“공작의 마수가 어떻게 뻗칠지 몰라요. 이빨을 뽑아놔서 더 난리 칠 테니, 다들 몸조심하세요.”

루시안이 반지 하나를 루나와 구리한테 넘겼다.

“통신 반지야. 각자 차고 있어!”
“감사합니다!”
“난 형아랑 안 떨어질 건데?”
“그래도, 가지고 있어!”
“응!”

다음  저녁, 일행이 다시 모였다.

“일단, 마덴 항구와 용의 둥지 주변에 의심 가는 지역을 표시해놨어!”

라펠라가 지도를 꺼내 표시된 지점을 보여준다.

“공통적인 내용은, 거대한 아가리가 입을 벌린 동굴이라는 점이야.”
“타몬트 오빠가 주점에서 선원 분들한테 얻어냈어요!”
“야. 타몬트! 루나한테 술 먹인 거 아니지?”
“누님! 많이는 아니고 약간?”
“진짜, 못 말린다!”

루시안은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이곳에서의 정보는 이것으로 끝이네요. 내일, 마덴 항구로 출발할게요. 마차가 가장 빠른 수단인데 2일 정도 걸릴거구요. 준비는  마쳐두었습니다. 짐들 정리하시고, 필요한 것들 사두세요. 내일 점심때, 출발합니다.”

다음날 점심,

“필립 경!”
“마덴 항구로 가실 준비는 끝나셨습니까?”
“네, 도와주신 덕에 빠르게 준비되었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마음 같아선 같이 따라 나가고 싶으나, 공작의 움직임이 수상해서 자리를 비울 수가 없군요.”

필립이 루비가 박힌 브로치를 꺼내 루시안에게 달아주었다.

“왕가의 손님이라는 표식입니다. 어딜 가셔도 편히 다니실 수 있을 겁니다.”
“왕자님께 감사하다 전해주세요.”

일행의 마차가 출발한다. 필립이 구해준 대형 마차라 일행이  타고도 자리가 남았다. 구리는 창문 밖의 풍경을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타몬트는 어제 또, 술을 마시고 들어와 마차에서 단잠에 빠져있었다.

“어휴, 기어이 마차 안에  냄새를 풍기고 있네.”

라펠라와 루나의 한숨이 깊어진다.

“그게, 타몬트 형이니까요.”
“루시안의 표정이 별로 안 좋네? 무슨 일 있어?”

라펠라가 루시안의 얼굴을 보더니 이상을 바로 눈치챘다.

“공작 말이에요. 분명 우리를 주시하고 있을 건데. 나가에 관한 일이건 이빨들 일이건 간에 말이에요. 너무 조용해요.”
“포기한 거겠지 뭘 신경 쓰냐!”
“아니야, 발터! 루시안이 저렇게 신경 쓴다면, 분명 무슨 일이 생길 거야!”
“에이, 설마요!”

마차가 숲길에 접어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두의 말 앞으로 나무가 쓰러진다. 깜짝, 놀란 말들이 크게 울며 대열을 이탈하려 한다. 마부가 급히 말들을 진정시키며, 마차를 세웠다. 이어서, 마차의 뒤편에도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았다.

마차 안, 일행의 눈빛이 빠르게 오고 간다.

“발터!”

발터가 끄덕이더니, 마차 문을 열고 지붕 위로 몸을 날렸다. 주변을 둘러보던 발터의 미간이 좁혀진다. 마차 안의 일행에게 현 상황을 알렸다.

“약 15~20명 사이의 검은 옷을 입은 알  없는 무리가 마차를 둘러싸고 있어!”

라펠라의 타몬트의 이마에 딱밤을 날려 강제로 깨웠다.

“누님? 무슨 일 있어요?”
“적이 나타났어!”
“뭐요? 아함! 술도 깰  몸이나 풀어야 겠네요! 먼저 갑니다!”

“형! 그래도 상의를!”

이미, 마차 밖으로 나가버린 타몬트였다. 그리고 우렁찬 기합 소리가 들리고,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 그리고금속 마찰음이 들려 온다.

“구리는 여기 있어!”

루시안과 라펠라, 루나도 무기를 챙겨 마차 밖으로 나갔다.

마차 앞을 가로막던 나무는 반으로 갈라져 있었고, 주변에도 몇몇 반으로 갈라진 시체들이 보였다. 여기저기, 화살이 박힌 시체들이 보였다.

“형! 혼자 나가면 어떻게 해요!”

루시안이 타몬트의 뒤를 노리던 자의 머리를 날려버리며 말했다.

“고마워, 루시안!”

암기를 날리는 자들의 단검이갈 길을 잃고 이리저리 튕겨 나간다. 파고든 라펠라의 칼날이 뼈와 근육을 갈라낸다.

“이것들 비명 한마디  질러! 분명, 전문 암살자 들이야!”
“낮에 암살자를 만나긴 처음이네!”

루나가 마법을 시전해 적들을 공격했다.

“어스 스파이크!”

완드의 움직임에 따라 땅의 돌들과 흙들이 뭉쳐져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목표를 꿰뚫어 올린다.

루시안은 마차의 뒤편으로 접근하는 자들에게 총알을 먹여주고 있었다.

“마부 아저씨! 마차 안으로 들어가 계세요!”
“루시안, 적들이 생각보다 많아! 점점 더 몰려오는 느낌이야!”
“다들 힘내시고 다치지 마세요!”

발터가 앞을 신경 쓴 사이, 슬쩍 뒤에서 나타난 상급 암살자가 발터에게 칼을 겨눈다. 칼을 겨눈 채로 그대로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어 무너진다.

“발터!  조심하라고!”

어느새, 다가온 루시안이 단검을 털어낸다.

그때, 붉은 연기가 터지더니 습격자 무리가 빠져나간다. 그리고는 기세가 남다른 자들이 자리를 메꾼다.

“피의 무도회의 오프닝이 끝났습니다. 참가해주신 여러분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신경을 써드리겠습니다. 자! 1막이올라갑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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