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화 〉21화. (22/83)



〈 22화 〉21화.

네빌은 등장과 동시에 손을 들었다.


 순간 수천 기의 스켈레톤 나이트들과 메이지들이 나타났다.


무슨 아침 인사하듯이 가벼운 느낌으로 광기에 물든 스켈레톤 군대를 소환한 것이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클래스가 달라도 너무 다른괴물이었다.

적잖은 수의 적이 일시에 나타나자 사각이 허겁지겁 소리쳤다.

“네빌이다! 파이로 대신! 태세를 갖춰라!”


“우장!”


그의 부름을 받은 파이로 대신이라는 남자가 손을 들어 우장이라는 부하에게 신호를 보냈다.


무슨 장수처럼 복장을 갖춘 우장은 기수에게 수신호를 보내며 소리쳤다.

“진형을 갖춰라!”

붉은색 깃발이 올라갔다.


전투를 준비하라는 명령인  같았다.

내 추측이 옳았는지 적잖은 수의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전투대형을 갖췄다.


방패와 창을 든 병사들이 앞으로 움직이고, 궁병은 화살을 시위에 걸었다.

“의협지사와 의용지사들은 산개해 전투를 펼치시오!”


파이로 대신이 다시 소리쳤다.


중국 무협지에 나오는 사자후처럼 거칠고 우렁찬 그의 외침에 후방에 자리를 잡고 있던 부대가 움직였다.

검을 든 사내들이 의협지사 같았고, 지팡이를 든 사람들이 의용지사 같았다.

그들은 눈치껏 상황을 파악하고, 각지로 산개해 전투태세를 갖췄다.

“네빌은 어디냐!”

“사악한 흑마법사 네빌은 나와서 내 검을 받아라!”

의기투합한 의협지사와 의용지사들이 소리쳤다.


우장이라 불린 사내가 다시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위다! 위를 봐라!”


 외침을 다른 병사들의 입을 타고 전해지자 모두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네빌이다! 네빌이 공중에 있다!”


모든병사가 자신을 우러러보자 네빌은 팔을 양옆으로펼쳤다. 그리고 환호하는 군중 앞에 선 슈퍼스타처럼 고개를 살짝 쳐들고 자신을 바라보는 병사들의 시선을 즐겼다.

[후후! 다들 나를 경배하고 있구나.]

“저주에 물든 흑마법사 네빌이다!”

“저 사악한 괴물을 죽여라!”


“세상의 평화를 위해!”


“이 땅의 정의를 위해!”

“악마 네빌을 죽여라!”

경배는커녕 저주만 퍼붓고 있었지만, 네빌은 악플을 읽고 듣는 게 취미라도 되는지 기뻐했다. 그러더니 선거유세를 나서는 국회의원처럼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보는 눈이 많아 조금 쑥스럽군. 좀 치워야겠어.]

이제와서 부끄럼을 타는 것인지 그가 살짝 든 손을 아래로 내리며 마법진을 만들었다. 그의 등 뒤에서 검붉은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하나가 아닌 수십 개의 마법진이었는데 그 마법진들이 빠르게 완성되자 네빌이 말했다.


[자! 연주를 시작하겠노라. 어디 지옥불 아래에서춤을  보아라.]


그의 등 뒤로 검붉은 화염이 나타났다.

검은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기이한 화염은 하나하나가 5미터에 육박하는 크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구체의 형태를 갖추자마자 뭉친 병사들을 노리고 운석처럼 떨어졌다.


“방진을 펼쳐라!”


우장의 명령에 방패를 든 병사와 기사들이 나섰다.


그들은 단단한 강철 방패에 마력을 불어넣어 빛을 만들었다.


잘은 모르지만, 검기처럼 방어를 위한 기술 같았다.


그들은 그것으로 네빌이 만든 지옥불을 막기 위해 집중했다. 그러나 일개 병사들과 기사들의 능력으로는 네빌의 헬파이어를 막을 수 없었다.


힘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아아악! 누가 살려줘!”

“몸이 불탄다!”


“내 손이! 내 손이!”


“뜨거워!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아!”


“끄아악! 살려줘! 죽고 싶지 않아!”

지옥불이 병사들의 방패와 맞닿자 방패가 녹았다.


병사와 기사의 팔다리 몸도 녹아 뼛가루도 남기지 못한 채 지워졌다.


끔찍한 광경.

비명이 곳곳에서 난무하며 퍼졌다.

그것만으로도 지독한 광경이었는데, 네빌의 공격은 단순히 불을 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울어라! 울어라! 계속! 더! 더 크게 울어라! 너희의 비명이 만천하에 퍼질 수 있도록! 하하하하!]


네빌이 광기에 물든 웃음을 터뜨렸다.


미치광이나다를 없는 그의 웃음이 널리 퍼지는 순간 병사들의 몸을 녹이며 지면에 닿은 불길이 갑자기 거센 폭발을 일으켰다.

쾅! 쾅! 쾅! 쾅!
요란한 굉음이 퍼졌다.


귀는 물론이고 골까지울리는 그 굉음이 충격파와 함께 퍼지며 화염에 노출된 병사들의 몸에 옮겨붙었다.


몸에 불이 붙은 병사들은 다시금 비명을 내질렀다.


“흐아악!”

“사람 살려!”

몸에 불이 붙은 병사들은 자신의 신체를 서서히 갉아 먹으며 확산하는 화염을 보더니 끔찍한 고통 속에서 절규하며 살려달라며 애걸복걸했다.

몇몇은 병사들의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뿌리고 흙을 덮었지만, 그때마다 불꽃은 더 거세게 타오르며 병사들을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갉아먹었다.

[미친….]


지옥불에 붙잡힌 사람들이 녹고 불타며 쓰러졌다.


불에  그들의 육체는 검은 연기를 뿌리며 만신창이가 된 몰골로 시들었다.

다 탄 고기처럼 검게 변해 꿈쩍도 않는 병사들의 시체를 보며 나는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은 심정이었다.

본드래곤의 브레스와 그 끔찍한 살육의 현장을 보고  이상의 끔찍함은 없으리라 생각했던 나였지만, 지금 광경은 그때의 끔찍함을 아득히 넘어섰다.


그때 본 살육의 현장이 단순히 끔찍하고 잔혹한 학살이었다면, 지금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사람이 산 채로 불타오르며 죽는 끔찍한 불지옥.


어찌나 끔찍한지 몸에 붙은 화염조차 끄지 못한 채 괴로워하다 끔찍한 몰골로 죽는 사람들의 처절한 절규가 뼛속까지 스미는 듯했다.


불과 화염으로 끔찍한 녹아 일그러진 병사들을 보자 나도 모르게 기분이 더러워졌다.

내가 멀쩡한 몸을 가진 인간이었으면 분명, 지금쯤 위장이  쪼그라들 때까지 구역질했으리라.


[이제 좀 볼만하군. 그래. 이래야지. 우둔한 벌레 같은 놈들! 크크큭! 크하하하하하!]

불을 끄느라 바쁜 적군을 보며 네빌은 흡족해하며 웃었다.

적에게 있어선 악의 화신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남은 병사들의 수를 확인했다.


이번에도 눈대중이지만, 헬파이어로   명 정도가 즉사하고 이제 8천 명 정도가 남은 것 같았다.


[손짓  번에  명이나 학살하다니. 진짜 악마가 따로 없네.]


화염이 이글거리는 대지를 보았다.


뜨겁게 익은 불판처럼 지글거리고 있었다.

뼈로 추리지 못한 적들은 재만 남긴 채 잔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으며, 끔찍한 표정을 지은  움직이지 못했다.

황당할 정도로 강력한 힘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충격에 빠져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쳤을 정도다.

하지만 르나르국의 병사들은 평범하지 않았다.


그들은 죽음의 공포조차 떨쳐낼 정도로 용맹했다.

“모두 전투 준비! 술사들은 힘을 모아 결계를 펼쳐라! 병사들은 은화살과 병기로 언데드를 상대하라! 검기가 가능한 전사들은 칠각보전을 도와 네빌을 직접 공격한다! 놈에게 틈을 주지 마라! 전군 공격!!”

파이로 대신이 혼란에 빠진 병력에 대고 직접 명령을 전달했다.

그의명령을 하달받은 전사와 병사들이 움직였다.


그들은 사각이 말한 파이로 대신의 명령대로 화살을 준비해 발사했다.


엄청난 수의 화살이 장대비처럼 하늘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화살이 만든 까만 그림자 그늘을 쫓으며 검을 든 전사들이 언데드와 우리를 노라고서 달려들었다.

나는 넓은 검의 옆면을 방패처럼 들어 화살을 막은 후 성난 불개미처럼 달려드는 적들을 보았다.

[이제 어떡하면 되지?]


마법 장벽으로 화살을 막고 있던 네빌은 내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손을 뻗었다.

네빌의 손은 일리나에게 닿아 있었다.

그가 쭉 펼친 손을 오므리자 나무 기둥에 있던 일리나가 둥근 장벽에 감싸지더니 빛에 휘감겨 신기루처럼 그 자리에서사라졌다.


아무래도 현장은 위험하니 네빌이 하멜 성으로 옮긴 것 같았다.


일리나를 무사히 구조한 네빌은 마침내  물음에 대한 답을 해주었다.

[인간 여자는 구조했다. 이제 알아서 싸우도록.]


즉, 각개전투를 하라는 소리였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공중에 떠 있던 나와 일검의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


우리가 바닥에 안착하는 순간 언데드들이 병사와 전사들을 노리고 돌진했다.


두 진영은 강하게 부딪치더니 서로 엉겨붙은 채 필사적인 전투를 벌였다.


졸병이 붙자 간부들의 싸움도 시작되었다.


눈부신 광명을 품은 뇌전과 거대한 모래를 동반한 검기 그리고 한데 뭉쳐 드릴처럼 회전하는 유리조각이 네빌을 노렸다.

번개가 네빌의 마법 장벽을 강타하고, 모래로 된 검기가 번개에 휘감긴 장벽을 베어 부쉈다.


이어서 유리조각들이 네빌의 몸을 강타해 자잘한 유리파편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칠각보전의 공격이었다.

나와 일검이 바닥에안착하기가 무섭게 가해진 공격으로 놈들의 공격이 쏟아지는 타이밍을 보니 네빌이 이를 알고 우리를 먼저 내려보낸  같기도 했다.

“1명도 아니고 3명의 칠각보전을 앞에 두고 꽤나 여유롭구나! 흑마법사 네빌!”

“영혼마저 팔아넘긴 한심한 마법사여! 오늘이 너의 최후가 될 것이다!”


“오호호호! 추한 해골 사라지시와요!”


공격에 성공한 3명이 소리쳤다.

사각과 같은 칠각보전이라는 자들이었다.

그들의 만면에는 승소가 가득했다. 하지만 아직 승리를 단언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었다.

[크크크! 뭐가 칠각보전이냐. 인간 사회에 기생한 쓰레기 같은 도깨비들 주제에!]

유리파편을 맨몸으로 버텨낸 네빌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곤 칠각보전에게손을 뻗었다.

[사라져라! 미련만 남은 도깨비들아!]


그가 소리치자 하늘에서 생성된 거대한 마법진에서 다시 빛이 번쩍이더니 화염들이 유성우처럼 우수수 떨어졌다.


융단폭격을 연상시키는 광범위한 공격이었다.

칠각보전의 뒤를 이어 공격을 하려던 전사들은 갑자기 쏟아진 화염 유성우에 휩쓸렸다.

그들은 한 데 뒤엉켜 쓰러졌다.

마법사 같은 자들이 네빌처럼 마법 장벽을 만들어 버티려 했지만, 공격의 수준이 달랐기 때문에 그들이 만든 장벽은 가볍게 깨지며 병사들이 있는 진영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사각을 비롯한 칠각보전은 달랐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그들은 출중한 능력으로 네빌의마법에 맞섰다.

뇌전으로 화염을 파훼하고, 모래를 휘감아 불길을 꺼트리고, 유리로 떨어지는 화염들을 막아 각자의 강함을 증명했다.


일반 병사들에겐 절망적인 마법이지만, 영웅으로 분류되는 칠각보전에겐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공격 같았다.


네빌은 효과 없는 유성우는 거두고 다음 마법을 사용했다.


[살을 찢어주마!]


그의 손에서 검은 마력이 나와 이번엔 바람이 되어 불기 시작했다.

솟구친 검은 바람은 토네이도처럼 몰아치며 은화살과 병사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실력이 뛰어난 자들은 검을 바닥에 박으며 버텼지만, 나머지는 검은 토네이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미 바람에 휘말린 은화살과 각종 무기가 토네이도에 휩쓸린 병사들의 몸을 찢어발겼다.

병사들은 토네이도 속에서 숨을 거두었으나, 칠각보전은 뒤로 물러나 네빌의 공격을 피했다.


칠각보전이 공격을 피하자 토네이도가 쭉 나아가 적진을 휩쓸었다.


현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다들 비켜라! 내가 막겠다!”

병사들이 끔찍한 몰골이 되어 쓰러지자 뒤로 물러났던 남자가 소리쳤다.


2미터가 넘는 큰 덩치에 뿔이 달린 남자였다.

그는 양손을 하나로 모으더니 다시 펼치며 마력을 뿜었다.

그순간 밝았던 하늘이 어두워지며 천둥이 쳤다.


요란한 우레를 들은 네빌이 하늘을 보았고, 그 순간 남자가 네빌에게 손을 뻗었다.


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졌다.


거대하고 두꺼운 번개가 마치 신의 철퇴처럼 떨어져 네빌의 몸을 강타했다.


머리를 후려치는 번개에도 네빌은 미동도 않으며 소리쳤다.

[진각! 듣던것보다 훨씬 더 형편없는 번개로구나! 고작 이런 힘으로영웅 노릇을 하고 있던 것이냐! 크하하하! 가소롭구나! 가소로워!]


네빌은 떨어지는 번개에 손을 뻗었다.


순간 비처럼 주르륵주르륵 내리치던 번개가 그의 손과 마법 장벽에 막혀 사라졌다.


엄청난 모습이었지만, 네빌 역시 충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지 그의 몸이 처음 위치보다 조금 아래로 밀려났다.


“마법을 사용할 틈을 줘서는 안 된다! 내가 바람을 잠재우겠다. 경각, 사각 너희가 놈을 상대해라!”


“알았다.”


“알겠사와요.”

칠각보전 진각은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듯 토네이도의 중심으로 뛰어들더니 번개가 맺힌 두 주먹으로 흥분한 고릴라처럼 바닥을 내리찍었다.

지상에서부터 엄청난 번개의 기둥이 솟구쳤다.

솟구친 번개의 기둥이 태풍의 눈에 있던 네빌의 마법진이 깨부쉈고, 토네이도가 중심에서부터 흩어졌다.

토네이도가 사라지자 병사들의 시체와 병장기들이 비처럼 쏟아졌다.

“지금이와요!”

틈을 노린 경각은 수백 개의 유리파편을 만들어냈다.

사각은 두더지처럼 땅으로 숨어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자 경각이 먼저 네빌을 향해 사방으로 흩어진 유리조각들을 쏟아 부었다.

끝이 날카로운 조각이 네빌을 노렸으나, 그는 손을 뻗어 마법 장벽을 만들어 경각이라는 여자의 공격을 막았다.

마법 장벽과 유리 조각이 닿을 때마다 조각들은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쉬이 막은 것 같지만, 나는 알았다.


네빌이몸 전체를 감싸는 마법 장벽을 만들지 않고, 손을 뻗어서 막았다는 것은 그가 방어에 더 집중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즉, 경각이라는 여자의 힘도 진각처럼 만만치 않다는 뜻이었다.

[자신 있게 나서더니….]

나는 태연한 척하는 네빌을 보며 검을 들었다.

[프로즌….]

계속되는 공격에 네빌이 반격에 나서려는 순간, 땅에 숨었던 사각이 다시 튀어나오더니 네빌의 뒤를 노렸다.

하반신을 모래 기둥처럼 만든 그는 순식간에 네빌이 있는 위치까지 떠올랐는데, 두 손에는 드릴처럼 빠르게 회전하는 뾰족한 모래가 있었다.

“머리를 부숴주마!”

사각이 소리치며 네빌에게 모래 드릴을 뻗었다.

뾰족하고 두꺼운 모래 드릴이 네빌의 머리를 노리는 타이밍에 맞춰 나는 뛰어올랐다. 그리고 사각과 네빌의 사이에 끼어 사각의 팔을 베었다.


팔이잘린 사각의 모래 드릴이 흩어졌다.

놈은 깜짝 놀라며  보았다.

“데스나이트?!”

[모래 두더지!  개새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쳐죽여 주마!]

“뭣?!”


나는 다시 검을 휘둘러 사각을 공격했다.


놀란 사각이 왼팔로 모래 방패를 만들어 막았지만, 나는 그 방패와 함께 그의 팔을 잘랐다.

[크큭! 이제야 좀 부하답군! 집으로 돌아가고 싶거든 계속 그렇게 협조적으로 움직여라!]


잘린 팔이 바닥에 떨어지자 네빌이 기뻐하며 손을 뻗었다.


성공적으로 마법을 완성한 그는 양손을 아래로 뻗어 얼음의 창을 쏘기 시작했다.

뾰족한 얼음의 창이 네빌의 손에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쏟아졌다.


양손에서 초당 10발씩 나가는것이흡사 기관총을 쏘는 것만 같았다.


그는 진각과 경각을 동시에 노렸다.

뾰족하고 차가운 냉기를 머금은 얼음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들자 진각은 번개를 일으켜 네빌의 얼음의 창을 부쉈고, 경각은 새로운 유리파편을 모아 얼음의 창을 빗겨내며 피했다.

뜨겁게 달궈진 대지에 얼음이 떨어지자 얼음이 용암에 떨어진 것처럼 녹으며 팽창하더니 폭발했다.

깨진 얼음 파편이 사방으로 튀며 새로운 얼음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피한 자리에 있던 르나르국의 병사들은 모두 얼음 파편에 적중 당한 채 몸이 얼어붙으며 쓰러졌다.

[쥐새끼처럼 달아나기 바쁘구나! 날 심판하려거든 더 힘을 쓰도록 해라! 크하하하!]

네빌은 경각이 자신의 마법을 피하자 출력을 더욱 높여 얼음의 창을 사방으로 쏘았다.

답답해진 진각과 경각은 합류했다. 그리고 경각이 유리로 네빌의 공격을 막는 동안 진각이 반격에 나섰다.

“이 빌어먹을 놈이!”


그는 두 손에 거센 번개를 일으키더니 자신의 몸을감싸 번개로 된 황소 같은 형상을 취한 채 네빌에게 돌진했다.

“비켜라! 데스나이트!”


[어림없지!]

사각 역시 모래 드릴로 다시 공격했으나, 나는 그의 모래 드릴을 검으로 막은 후 그를 아래로 날렸다.

묵직한 검기를 맞은 사각은 아래로 떨어졌다.


[네빌! 저놈은 내가 맡는다!]

[거치적거린다! 빨리 꺼져라!]

네빌은 충격파를 일으켜 날 사각이 날아간 방향으로 밀어냈다. 그리곤 아래에서 솟아오르는 진각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이번엔 얼음의 창이 아니라 두꺼운 얼음의 기둥을 만들어 진각을 공격했다.

솟구쳐 오르던 진각은 곧 네빌의 얼음 기둥과 충돌했다.


얼음과 번개로 된 황소가충돌하면서 요란한 굉음이 울리더니 진각과 네빌의 몸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밀려났다.

“지금이다!”


진각이 외쳤다.

손이 비어 있던 경각은 충돌로 밀려난 네빌의 위치를 확인하더니 유리로 만든 화살을 쏘았다.

빛을 머금은 유리화살이 별똥별처럼 네빌에게 퍼부어졌다.

그는 다시 마법 장벽을 펼쳐 화살을 막았다.

요란한 충돌과 함께 섬광이 번쩍이더니 네빌의 몸이 다시 뒤로 날아갔다.

[뭐가 셋이면 충분하다는 건지.]

바닥에 안착한 나는 유리화살을 막느라 바쁜 네빌을 돕기 위해 검을들었다. 하지만 그를 도울 틈도 없이 바닥에서 모래 기둥을 일으키며 솟구친 사각이 내 앞을 막아섰다.

“사라져라! 데스나이트!”

잘린 팔을 회복한 그는 거대한 모래 사자를 만들어 날 집어삼킬 듯이 공격했다.


[그래! 다른 놈은 몰라도 넌 내가 죄책감 없이 죽일 수 있지!]

나는 사각에게 늑돌이의 한이 잔뜩 담은 검기를 쏟아부었다.

내 검기는 그의 모래 사자를 단숨에 조각조각 내었고, 공격이 파훼된 것을 안 사각은 서둘러 장벽을 만들었다.


“사벽(砂壁)!”


폭풍처럼 쏟아지는 검기를 막기 위해 모래로 된 장벽을만드는 사각.

매우 두꺼운 벽이었지만, 모래 따위로는 내 검기를 막을 없었다.


모래의 벽은 두부처럼 여러 개로 조각나 바닥에 떨어졌다.

“큭!!”


검기에 어깨와 옆구리가 잘린 사각이 짧게 신음하며 밀려났다.


나는 검을 잡은 손에 다시 힘을 주고, 바닥에 떨어진 사각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검기를 실은 검을 힘껏 휘둘렀다.

[넌 내가 반드시 잡는다!]

이 녀석만큼은 내가 반드시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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