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5화 〉#7 의구심과 착각의 접근 (6) (25/128)



〈 25화 〉#7 의구심과 착각의 접근 (6)

서빙하던 종업원은 주방에서 누군가를 불렀다.
곧, 자신의 손을 앞치마에 닦아내며 이쪽을 향해 한 여성이 걸어왔다.

“언니! 저희가 부탁드릴게 있는데요~”

줄리의 얼굴을 보니, 오늘 하루 중에서 제일 신나보였다.
그녀가 줄리의 말을 듣지 못했기를 빌었다.
하지만 나의 소원은 어디로 날아간 것인지,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녀는 만반의 준비를 마친 모양이다.

“넵!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녀는 친절하게 응대를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불안함만 가득할 뿐이어서, 그녀의 친절은 와닿지 않았다.

“그거 주세요~”

마리가 베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그거요?”

그녀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보다못한 페퍼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저번에 우리가 맛본 시험작 말이에요.”

그제서야 그녀는 박수를 쳐대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 그거요?”
“네,  친구 먹이려고요.”

뒷목에 감촉이 느껴져 옆으로 보니, 줄리가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사악해 보이는 표정은 덤이다.
나는 애써 침착한 척을 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제발 구해달라는 눈빛을 쏘아보았지만, 통하지 않았다.
그녀는 내 시선은 무시한채로 나머지 세명을 보면서 물었다.

“…두배로 해드릴까요?”

‘두배…?’

나는 그녀의 말에 불안해졌다.
하지만 거침없이 상황은 흘러가고만 있었다.
왠지 그녀도 한패인 듯 하다.
얼핏 보아하니, 일부러 과한 맛?을 주려는 것 같았다.
마치… '너 죽어봐라.' 라는 느낌?
그녀의 물음에  사람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아군은 한명도 없구만.'

“알겠습니다!”

그녀는 기쁜듯이 힘차게 대답하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대체 나는 뭘 먹게 되는거냐….”

나는 체념하면서 말했다.

“글쎄~?”

마리가 얄밉게 대답했다.
그렇게 나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걱정하면서 의자에 앉아 얌전히 기다렸다.


* * *

“아.”

잠시 후에, 종업원이 가져온 것은 다름이 아니라 컵에 담긴 까만 차였다.
나는 조심스레 코를 가져가서, 그 정체 모를 차의 향을 맡아보았다.

킁- 킁-

향은 내 걱정과는 달리, 매우 향긋했다.
내 마음이 차분해지는 향이었고, 묘하게 계속 맡고 싶어지는 향이었다.
컵에서 코를 떼고 그녀들을 쳐다보자, 그녀들은 기대만발하는 표정을 지었다.
독약을 들이키는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소녀들이란… 의외로 공포감이 심한 모습이다.
심리적인 쪽으로.
내가 까만 차를 쉽사리 입에 대지 않고 망설이자, 줄리가 재촉하면서 말했다.

“빨리 마셔봐.”

마리도 거들면서 나를 보채기 시작했다.

“그래~ 마셔 봐!”

나는 불안한 눈으로 페퍼를 바라보았고, 페퍼는 안심하라는 듯이 방긋 웃었다.

“안 죽어, 페스틴.”
“하….”

나는 페퍼의 말을 듣고, 그녀를 한 번 믿어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

나는 뜨거웠던 그 차를 후후 불고는 심호흡을 했다.
눈을 질끈 감았고, 컵을 내 입에 가져갔다.
따뜻한 액체가 내 입안을 적셨다.
향긋한 향이 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내 입안에 씁쓸한 맛이 맴돌기 시작했다.
나는 멈추지 않고 향긋한 차를 들이키고 있었다.

그녀들은 뭐가 웃긴지 키득대고 있었다.
나는 기울였던 컵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내 입안에 들어온 차의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잔뜩 기대하고 있어 보였고, 내가 무슨 반응을 할지 고대하고 있었다.

“음…?”

나는 씁쓸하고 중독성있는 맛에 다시 한번  차를 내 입에 따랐다.

“으음…?”

나는 향이 좋고 씁쓸하면서 차분한 기분을 가지게 해주는 이 차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맛있는데…?”

내가 말한 ‘맛있다.’는 것은 결코 달다거나 짭짤하다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쓴맛일 뿐인데, 이렇게나 맛있을 수가 있나 싶었다.
그녀들은 예상하던 반응이 아니었는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앞에 놓인 차를 마시고, 감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방 쪽에서  외침이 들려왔다.

“방금 맛있다고 했습니까아아아!?!?”

주방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앞치마를 두른채로 뛰쳐나왔다.

“아잇…! 아빠!”

아까의 여성 분이 당황하면서 같이 나왔다.
가게 안에 있었던 손님들도 당황하면서  모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거 봐라! 맛있다고 하는 손님이 있잖냐!”

아빠로 보이는 주방장은 잔뜩 기세등등해지면서 말했다.

“무슨 소리야! 아니죠 손님…? 혀가 마비되어서 맛을 착각 하신거죠…?”

딸로 보이는 그녀는 애써 부정하려 하면서 나에게 물었다.
나는 솔직히 마음에 들어서 다시 한 번 말했다.

“맛있어요, 향도 좋구요.”

내 말에 주방장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히얏호오오―!”

뭐가 그리 기쁜지, 나는 모르고 있어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몇몇 손님이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금세 가게 안은 박수 소리로 가득차게 되었다.
나도 영문도 모른채로 따라서 박수를 쳤다.
주방장은 연신 허리를 숙이면서 가게에 있는 손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내가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이해하기는 시간이  걸렸다.

* * *


나는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오면서까지도 방금 일어난 상황을 이해못하고 있었다.
상황을 이해하고자 페퍼에게 물었다.

“대체 뭐야?”
“주방장이랑 부주방장이 신메뉴 대결을 했대.”

페퍼는 바닥의 돌멩이를 발로 차면서 대답했다.

“신메뉴?”

나는 좀  설명이 필요해서 재차 물었다.

“장사가 잘 되어서 신메뉴를 출시하려고 했는데, 의견이 갈린거지.”

줄리가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서 호평을 받은 쪽을 신메뉴로 내걸기로 한거야~”

마리가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그렇구나….”

나는 그제서야 주방장이 왜 그렇게 기뻐했는지 알게 되었다.

“네가 결정타였어.”

페퍼가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말했다.

“맞아! 조금은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구~?”

의기양양해 보이는 마리는 나를 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것참, 나 물맥이려고 했으면서.’


* * *


그녀들은 왕궁으로 향했다.
나는 그녀들과 동행하지 않았다
따로 볼 일이 있어서 조금 늦게 들어갈 것 같다고 느껴서다.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왕궁으로 향했고, 나는 내심 누군가 같이 와주기를 바랐지만 참담한 현실에 절망하고 말았다.

‘좀 같이 와주면 어디 덧나나….’

물론, 심심해서 그렇다.
백색소음이 없다면 심심할 뿐인 시간들 속에서 귀를 가득 채우고 싶었을 뿐이다.
여하튼, 그렇게 나는 심심하고 심심한 목적지를 향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 *


“어?”

세티가 탁자를 닦다 말고, 나를 쳐다보았다.

“아, 일하고 있네…? 다음에 올까?”

나는 세티를 방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다음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냐 아냐 아냐 아냐!”

세티는 황급히 탁자를 마저 닦고는 수건을 홱 던지고 나에게 다가왔다.
수건은 곡선을 그리며 바구니에 부드럽게 안착했다.
그 소녀는 잔뜩 들떠보이는 듯한 모습으로 자신의 옷무새를 다듬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도 잘 넘기고, 물기가 묻어있던 손도 앞치마에 대충 닦았다.
살짝 상기되어 보이는  볼은 덤이다.

“어, 어쩐 일이야?”

세티는 의외라면서 나에게 물었다.
나는 별 이야기를 하지 않으며, 등 뒤에 숨겼던 포장된 봉지를 세티에게 건넸다.

“그냥, 과자를 좀 먹으라고.”
“과자?”

봉지를 받아든 세티는 살짝 열어 안의 내용물을 살펴 보았다.
그리고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던 세티의 얼굴이 점차 환하게 변해갔다.

“고마워!”

나를 올려다 보는 소녀의 해맑은 미소란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나에게 없는 것을 보면 부러워함과 동시에, 동경하게 되니까.
세티는 기뻐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소녀의 모습을 보며 안심했고, 살며시 웃으면서 말했다.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

기뻐하는 것도 잠시 세티가 살짝 경계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런데, 어째서?”
“응? 아니, 저번에 그냥 가버렸잖아.”

나는 당연하다는 투로 대답했다.

“아, 아아… 그랬지.”

세티는 이제야 생각났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웃었다.

“그럼, 내 소원 하나 들어주어야 겠네?”
“그래야 겠구만.”

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세티는 잠시 고민하더니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으음… 갑자기 생각하자니 막상 떠오르는게 없네….”
“흠, 그럼 다음에 또 외출해서 오면  때 말해 줄래?”

나는 다른 곳도 가봐야해서 다음으로 넘기려고 했다.
시간은 유한하니까.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네.”

다행이도 세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해주었다.

“고마워, 그럼… 나는 다른 곳도 가봐야 해서, 제시 아주머니에게 인사만 하고 갈게.”

나는 몸을 돌려 제시 아주머니가 있을 법한 주방으로 가려고 했다.

“그래 알았어. 잘가~”

세티가 나에게 인사를 했다.
눈 앞에 있는 소녀가 손을 흔들자, 앞치마에 달린 프릴도 덩달하 흔들렀다.

“그래, 수고해.”

나도 세티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주방 너머로 보이는 제시 아주머니가 바빠 보이길래, 원래 전해주려고 했던 리본을 선반에 놓아두고는 여관을 나왔다.
실제는 그렇다쳐도, 마음만은 청춘이신 제시 아주머니께서 좋아하실 만한 리본을 말이다.

'음, 어디까지나 마지노선을 유지하며 고른 그런 선물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 * *

나는 내 발걸음을 도서관으로 향했다.
라이브 씨를 만나기 위해서 나는 구태여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내 목적을 위해서란, 이런 수고스러움도 기꺼이 감내한 다는 것도 포함된다.
입구가 커다란 도서관으로 들어가니, 차분해지는 책 냄새가  코 끝을 스쳐갔다.
마음이 차분해지며,  생각이 진정되어간다.

내가 살면서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책읽기다.
아니 무슨 놀이가 책읽기 라니,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어릴 때의 패기 넘치던 내가, 누군가와 맞붙어서 엎치락뒤치락  수 있었던 상대는 안타깝게도 팜 아저씨 밖에 없었다.
그러니, 거의 죽마고우처럼 지냈던 책이, 나에게는 더없이 친숙하고 좋았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내가 지불해야 하는 건 없었으니까.
오히려, 이득을 얻는 거니 나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좋은 친구라는 말이다.

“역시 좋구만…?”

나는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냥 입밖으로 감상을 꺼내본다.

“그렇죠?”

누군가 나의 말에 대답을 해주었다.
나는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얼마 전의 그녀가 있었다.
차분해 보이지만, 알게 모르게 날이 선듯한 사람이다.
히터와 베피를 진정시킨  사람.
그녀의 눈은 여전히 올곧은 눈이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 만큼은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의 분위기에서 흘러나오는   없는 무언가가 나를 안심시켜 주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 해도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것은  심장에 좋지 않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을지언정, 매우 놀랐다는 것은 빠르게 뛰고 있는 내 심장을 보면 충분히 알  있는 것이다.

“아…! 이런 곳에서 만나네요.”

나는 뒤늦은 반가움을 표현했다.

“그렇네요, 여긴 어쩐 일이죠…?”

그녀는 손에 들려있는 책을 훑어보면서 나에게 물었다.
나에게  관심은 가지고있지 않아보였다.
그저, 면식이 있는 사람에게 안부를 묻는 느낌이었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그녀의 관심을 느끼며, 나는 별 감흥없이 대답했다.

“라이브 씨를 만나러 왔습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사서의 휴식실을 바라보았다.

“네?”

조금 당황한 듯한 목소리에, 나는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깐이지만, 동공이 커졌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곧 다시 침착함을 되찾았고, 시선은 곧장 책으로 돌아갔다.
나는 그녀가 못들은 줄 알고, 다시 한 번 말했다.

“라이브 씨요, 여쭤볼게 있어서 왔어요.”
“그, 그렇군요.”

그녀는 헛기침을 하면서 예상 외의 상황에 당황하고 있는 자신을 침착하게 하려고 심호흡을 했다.
그냥 그래보였다.

“그보다, 저기….”
“테리스, 테리스라고 불러요.”

잠깐 동안 자신을 진정시키고 있었던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아, 테리스 씨는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나의 물음에 테리스는 잠시 허공에 시선을 두면서 생각하다가 눈을 회피했다.

‘응?’

“별거 아닙니다. 그저, 흥미로운 책을 살펴보러 왔을 뿐.”

그녀가 흔들어 보이는 책에는 '뼈에게 묻는 사생활.' 이라는 제목이 적혀있었다.

'흠, 확실히 흥미로운 제목이다.'

내가 테리스의 손에 들려있는 책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하자, 그녀는 그 책을 품안에 안고는 돌아가려고 했다.

'서두르는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그녀의 행동에 대해 딱히 캐묻고 싶은 생각과 이유는 없었다.
내가 하고 있었던 건 단순한 친분을 쌓기 위한 대화일 뿐이었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위해서 시간을 소비해도 괜찮다고 판단한 행동이었다.
아무튼, 나도 가야 할 길이 급해서 더 이상 캐묻지는 않았다.
이제 필요한 일은 끝마쳤기도 하다.

“그럼, 나중에 봐요….”

그녀는 손을 들어 흔들고는 도서관 밖으로 나갔다.

“네, 나중에 봐요….”

나는 밖으로 나가는 테리스를 등지고 사서 휴식실로 향했다.

'흠….'

* * *

“아~ 어서와요!”

라이브 씨가 나를 반겼다.

“오랜만입니다.”

회의를 했던 곳에서와는 전혀 다른 태도에 잠깐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런데, 페퍼는 안보이네요?”

라이브 씨는 의외라는 듯했다.

“아, 오늘은 저만 왔어요. 개인적으로 여쭤볼게 있거든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소파에 앉았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요?”

라이브 씨는 부드럽게 웃고는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방금 잠깐 멈칫한건  일까?


* * *


“그래서, 물어볼게 뭐죠?”

라이브 씨는 차분히 나에게 말했다.
나는 라이브 씨가 대접해  따뜻하고 향기로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몸에 긴장을 풀고, 내가 궁금해 했던 것들을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  하나는 이것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심리학에 대해 알고 싶어서요. 생각보다 기피되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이유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나의 말을 라이브 씨가 차분히 듣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며, 일부러 민감한 단어들을 사용했다.
과거에 사람들이 많이 다루던 심리학이, 어째서 지금은 퇴폐화 되었고, 교육에 친숙한 귀족들이 심리학을 멸시하고 있었는가?
그것이 왕궁에서 조차 조심스럽게 다뤄지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다.
뭔가, 심리학 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라이브 씨는 내가 말을 멈추자, 차분히 차를 들이켰다.
내리깔아진  눈은 알 수 없는 고요함을 자아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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