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9 서서히 드러나는 쓴 맛 (3)
“…그래, 아직 생각할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결정해도 좋아.”
소피는 다그치지 않고 페퍼를 부드럽게 대했다.
“…네.”
페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었는지 그녀의 어깨가 축쳐지기 시작했다.
선생들 틈 속에서 라이브 씨는 홀로 미소짓고 있었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하나.
문제를 보고 있음에도 나는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 일까.
“…그러면 노예군? 너는 어떠니?”
소피가 나에게 물었다.
“저… 말인가요?”
“설마 내빼지는 않겠지?”
포드가 내가 페퍼처럼 망설일지 불안해 하면서 물었다.
그가 비꼬는 투로 말하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그의 말의 의도를 알아챘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나는 어둑해져가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구름은 자유롭게 하늘을 흘러흘러 가고 있었다.
빨갛게 불타오르던 태양은 푸른 빛을 발하며 시들어가고 있었다.
소란스러웠던 바람도 잠잠해져 가고있었다.
뜨거웠을 터인 괴물의 피도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그 괴물도 가족이 있었을까?
그 괴물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었을까?
그 괴물은 자유로웠을까?
마음이 괴롭지는 않았을까?
나는 폭우처럼 쏟아지는 생각들을 멈추고,
마음을 차분하게 다잡고,
내 생각을….
내 야망을….
내 목표를….
내 마음을….
…내 희망을 그들에게 말했다.
일부러, 구태여 발설하고자 마음먹은 이유는 딱히 없다.
나는 마음껏 말할 자유가 주어진다면, 거리낌 없이 나에 대해 말하고는 한다.
다만, 내 깊은 것을 꺼내는 건 지금이 처음이다.
“저는 더… 더 높이 올라갈 겁니다.”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나’의 생각을 남에게 스스럼 없이 말하는 것은 살면서 처음이다.
“그런 것으로 만족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저는, 보고 있는 것들로 부터 ‘희망’을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래뵈도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 저는… 행동할 겁니다. 모두가 ‘벽’ 안에서의 생활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아무도 ‘밖’을 넘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는 다릅니다. 저는 ‘밖’으로 나갈 겁니다. 생각했던 모습과는 달라도 저는 포기하지 않을겁니다.”
내 말을 듣고, 마음이 움직이고, 흔들리고, 생각이 바뀌게 만들려는 의도로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며 말했다.
나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험해진 저 멀리의 산들을 바라보았다.
“괴물? 불행? 인간? 그 무엇도 저를 막지 못할 겁니다. 저는 저를 위해, 그리고 사람들을 위해, 희망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저 험난해 보이는 여행길을 나아갈 것입니다. 더 나아갈 겁니다.”
"뭘 말하고자 하는거야?"
브란도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저…말입니까? 저는 희망을 원합니다. 이것이 제 대답입니다.”
나의 대답을 들은 사람들은 일순간 조용해 졌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소신껏 내 생각을 밝혔을 뿐이다.
‘아, 좀 쉽게 풀어말할 걸 그랬나…?’
어찌 되었든,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서라도, 나는 나의 진의를 밝혔다.
내 신념에 관해, 현재 내 상태에 관해서는 많은 것을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내 야망 만큼은 전달해 졌으리라 생각한다.
* * *
왕궁으로 돌아온 우린 저녁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는 방안에 있다가 문뜩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서 공터로 나갔다.
그곳에는 페퍼가 홀로 앉아있었다.
오늘의 밤 공기는 찬 편이라 떨고있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을 했다.
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찰랑이는 그녀의 머리는 달빛에 반사되어 빛을 내고 있었다.
“…페퍼?”
나는 조용히 그녀를 불렀다.
그녀는 살며시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응? 무슨 일이야?”
“괜찮아?”
“…”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망설이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녀 옆에 앉았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질 수는 없어.”
나는 내 생각을 말했다.
“알아, 하지만 마음은 같은걸….”
그녀도 그녀의 생각을 말했다.
나는 그녀가 사람들을 위해 행동하고 싶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렇게 못하는 이유가 있음도 느꼈다.
그래서 나는 뭐라 더 말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곁에 앉아있었다.
그렇게 조용히 시간이 흘러갔다.
영롱한 달빛에 반짝이는 시계 초침도 막힘 없이 움직이고 있을 터다.
그저 들려오는 소리는 바람에 일렁이는 공기일 뿐이었다.
서로 부딛히는 그들 또한 아플 것이다.
오래도록 닫혀있었던 그녀의 입이 열렸다.
“…라이브 씨가….”
‘역시 라이브 씨인가…?’
“어떡하지…?”
그렇게 말한 그녀는 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대로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형태나, 모습이나, 나이가 달라도 같은 사람인데 어째서 이렇게 다른 것인가.
나는 무릎에 포개져있는 그녀의 손에 내 손을 얹었다.
그리고 아주 아주 부드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너는… 어떤데?”
그녀의 동공은 흔들리고 있었고, 두 볼에는 구슬이 미끄러지고 있었다.
“…나는… 모두와 사람을 돕고 싶어….”
“하지만?”
“라이브 씨는….”
“…”
“나도 알아… 나를 걱정해서 인걸….”
아니다.
그것은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붉게 물들어버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고 있을 뿐이다.
걱정에서 우러나온 말은 적어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의 라이브 씨의 언행은 달랐다.
그 사람의 생각은 짐이며,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그 짐을 얹어주고 있다.
나는 잠자코 그녀의 말을 들었다.
“어머니처럼 생각했는데… 어째서….”
“모든 것은 뜻대로 돌아가지 않아.”
나의 말에 그녀는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중요한 것은 소중한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거야.”
“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거야.”
“…어?”
“언제든 말해, 나는 너를 도울 준비가 되어있어.”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한 사람 보다는 두 사람이 낫겠지.”
그리고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포기하지마, 너의 소중한 마음을.”
“…응….”
* * *
페퍼를 그녀의 방에 데려다 준 뒤에 나는 다시 공터로 나왔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과연… 내가 잘 한 것인가….’
확신이 들지 않았다.
혹시라도 페퍼의 숨이 끊어진다면 분명, 라이브 씨는 나를 원망할 것이고, 내 마음속에 무거운 돌이 들어서겠지.
그런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도록 나는 내 자신을 갈고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공방으로 향했다.
선생들은 나에게 무기를 만들라고 하셨었지.
나는 가끔, 내 자신을 도구로 생각할 때가 있다.
아무래도, 이번에도 새로 생긴 내 목표를 위해서, 이 한몸 다 바쳐야 할 듯 하다.
* * *
끼익!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두울 줄 알았던 방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우왁!”
소피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뒤로 넘어졌다.
물론, 나도 놀라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으헉!”
빛에 익숙해지고 시야가 넓어지자, 넘어져있는 소피가 보였다.
소피는 몽글몽글한 잠옷을 입고 있었다.
평소에 보여주는 털털하고 시원한 분위기는 어디가고 색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뭐, 뭐야! 이 밤중에 여긴 왜 왔어!”
그녀는 심하게 당황한 듯 했다.
물론 나도 당황했다.
“아, 아아… 죄, 죄송… 아니, 그것보다 그 옷….”
“뭐! 나는 이런거 입으면 안돼?”
내가 옷을 가리키자 그녀는 버럭하며 화를 냈다.
“아, 아뇨 그런건 아닌데요.”
“아니면 뭐!”
“색…다르다고 해야 하나….”
“뭐?”
“어, 어울립니다.”
“그, 그래….”
나의 말에 소피는 얼굴을 붉혔다.
어떻게든 넘어간 것 같다.
“아니 그것보다 여긴 무슨 일이야?”
소피는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옷을 툭툭 털었다.
“아…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아~ 그건 내일 부터 하면 돼.”
“…그런데 좋은 소재가 떠올라서 말이죠.”
“그래? 소음은?”
‘아, 그 생각은 못했다.’
“아, 이거 쓰실래요?”
나는 팜 아저씨 공장에서 썼었던 귀마개를 건넸다.
“이게 뭐야?”
“제가 팜 아저씨 공장에서 쓰던 건데요, 소음을 완전히 막아줘서 일하기 편해요. 물론, 소통은 힘들지만요.”
귀마개란, 내가 팜 아저씨 공장에서 일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다.
하도 소음이 삼하다 보니까 집에 갈때면 귀가 먹먹해져서 만들게 되었다.
팜 아저씨 부인에게 부탁해 갖가지 천을 꼬매서 만들었다.
참고로 이거를 끼고 일하다가 팜 아저씨한테 혼난적이 있었다.
“한번 써보세요.”
내가 권하자 그녀는 귀에 끼웠다.
“어때요?”
“뭐?”
“어떠냐고요.”
“뭐라고?”
“휴… 이 아줌마야…!”
“뭐 임마!”
퍽! 퍽!
나는 소피에게 두들겨 맞았다.
‘아니! 어떻게 들은거야!’
“입모양 보고 알았다 이놈아!”
‘확실히.’
퍽! 퍽!
‘아야!’
그렇게 나는 계속 소피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았다.
“헉, 헉….”
온몸이 욱신거렸다.
“흥! 난 잘테니 들어오지 말라고?”
그렇게 말한 그녀는 안쪽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몸을 힘겹게 일으켜서 품속에서 귀마개 한 쌍을 더 꺼냈다.
‘하나를 더 챙겨오길 잘했구만….’
나는 문득 떠오른 ‘그것’을 만들기 위해 꼼지락 거렸다.
밤은 더 깊어져 갔고, 나의 집중력도 더 깊어져 갔다.
* * *
“휴….”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다 만들었다…!”
이제 시험 단계만 남았다.
과연,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줄지 궁금했다.
나는 씻으러 가기 위해서 정리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끄흡! 하~!”
물론 기지개를 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럼, 가볼까?”
나는 가기전에 시간을 보았다.
‘제 8시….’
“아?”
벌써 아침이라니, 시간이 상당이 흘렀다.
조금 서두를 필요가 있어보였다.
“그런데 일어 났으려나?”
귀마개의 단점 중 하나는, 아침에 제 때에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소피가 들어간 방은 굳게 닫혀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나는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고 문틈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방안은 조용했다.
조금 어지럽혀져 있는 그 방은 몽실몽실한 물건들이 많았다.
나는 몇걸음 걸어 들어가 바닥에 놓여져있는 인형을 집어들었다.
‘이런 취향이었던 건가….’
방안 어디에도 소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도…와줘….”
갑자기 소리가 나서 놀랐다.
“으어!”
어째 요즘 들어, 놀라는 일이 많아졌다.
소리가 난 곳을 보니 침대에 토니가 있었다.
그는 이불 속에서 얼굴만 빼꼼 나와있었다.
“아니, 토니 여기서 뭐해…!”
“소피를 깨우러… 것보다 나…좀….”
“으으음~”
소피가 뒤척이면서 토니를 더 끌어당겼다.
아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형 중 하나라고 착각한 모양이다.
“나…좀…!”
토니는 다급해 보였다.
나는 서둘러 손을 뻣어 토니가 잡을 수 있도록 하였다.
‘것보다 이불 속에 있었어…?’
이불이 워낙 풍성해서 소피가 자고있는 것도 몰랐다.
“내 손 잡아!”
“흡!”
쿠당탕!
힘을 너무 주는 바람에 이불채로 토니를 끌어내려버렸다.
물론, 소피도 같이 딸려왔다.
그 바람에 소피가 잠에서 깨었다.
“제엔장…!”
들어오지 말라는 그녀의 말을 어긴 나를 어떻게 할지 벌써 부터 무서워졌다.
“으음~ 뭐야~?”
한껏 나른하게 잠에서 깨는 소피였다.
자세히 보니 그녀의 귀에는 여전히 귀마개가 끼워져 있었다.
“시간… 없어요….”
토니가 소피의 팔을 붙잡고 흔들었다.
“으음~? 토니 아니야~?”
여전히 소피는 잠을 덜 깬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그녀의 귀에 있는 귀마개를 뺐다.
“어읍…음?”
소피와 눈마주치고 말았다.
“너… 너…!”
그렇게 나는 두들겨 맞았다.
이건 불가항력이다.
* * *
“좋은 아침 페스틴~!”
마리가 식당에 들어선 나를 반겼다.
요즘들어 마리가 나를 보는 시선이 뭔가 달라진 것은 기분탓이다.
뭔가… 초롱초롱해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해야 하나….
“좋은 아침! 이… 아닌가…?”
줄리가 나의 몰골을 보고는 안쓰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아… 안녕, 좋은 아침.”
나는 그녀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내가 자리에 앉자 메이드 아주머니가 왔다.
“아니, 페스틴 군 몰골이 왜 그래~?”
“아하하….”
“맛있는 거 먹으면 나아질거야.”
“아… 네….”
“파하하! 얼굴 왜 그래!”
페퍼가 뒤늦게 와서 내 얼굴을 보고는 웃었다.
“그래, 웃어라 웃어.”
페퍼는 웃음을 멈추고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페퍼는 괜찮아 보였다.
* * *
“그래서 여러분은 오늘 부터 전달 받은대로 둘로 나뉘어 행동하게 될거에요!”
조이드가 이번에는 정신을 차렸는지 우리에게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우리는 이제 둘로 나뉘어 선생들에게 맞춤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훈련도 잊지 않는다.
싸운다는 것은 기본적인 체력이 있어야 하며, 적어도 자신의 몸은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몸쓰는 걸 잘 못하는데요….”
마리가 잔뜩 울쌍인 채로 조이드에게 물었다.
“음… 괜찮을 거에요….”
그도 그녀의 사정을 알고 있는지 씁쓸한 웃음을 띄었다.
“그럼! 이동해 볼까요?”
* * *
“그래서, 밤새도록 만든게 뭐야?”
소피가 물었다.
“밤새도록?”
베피가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음… 일단 착용하고 올게요.”
* * *
부스럭- 부스럭-
내가 만든 것은 [외골격]이다.
정확히 말하면 팔에 끼우는 건틀렛과 다리에 차는 외골격, 그리고 허리를 지지해주는 외골격까지 내가 만든 것이다.
나는 내 손으로 모든 것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걸 입고 조이드와 대련을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읏차.”
철컥-!
“됐나?”
나는 시험삼아 움직여보았다.
잘 고정되었고 흔들림이 없었다.
역시, 나는 해낼 줄 알았다.
나는 팜 아저씨의 제자이고, 내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나에게 재능도 있었다.
심지어 팜 아저씨의 실력이 녹아든 그 기계들을 수없이 많이본 나로서는 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 작동시켜 볼까…?”
딸깍-
나는 스위치를 눌러 코어를 가동시켰다.
키이잉—
코어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고, 내 뜻대로 움직였다.
피쉬이익—
기계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왔고, 냉각수도 작동하기 시작했다.
등에 멘 기계의 과열도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내 생각대로 가볍고 강력하고 슬림한 형태로 잘 만들어졌다.
그리고 나는 모두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 * *
“와….”
방에 들어서자, 마리의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오~ 나름 완성도가 높은데?”
소피도 나를 칭찬했다.
“음… 확실히….”
토니가 등에 맨 기계를 만져보면서 말했다.
“이걸… 하룻밤 만에?”
베피도 놀랐는지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부탁이 있습니다. 조이드와 대련해 봐도 될까요?”
그렇게 말하자, 베피는 나를 응시했다.
“그래, 그렇게 해봐.”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고, 우리는 대련장으로 향했다.
<계속>